건축가가 사랑한 최고의 건축물 - 구조에서 미학까지, 교양으로 읽는 건축물
양용기 지음 / 크레파스북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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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건축물에는 멋진 이야기가 담겨 있다고 여기는 저자는 몇 가지 기준을 정해 다양한 건축물을 소개하는데 사회 변화에 영향을 준 건축물이 그 중심이 된다. 시대상과 문화 양식, 건축가의 철학이 담긴 건축물은 각각의 특징을 지녔고 그에 얽힌 이야기는 흥미를 자아낸다. 이 책에서 건축물은 자연, 도전, 구조, 미학, 클래식이라는 주제로 구분되는데 변치 않는 가치를 전하는 마지막 장이 특히 마음에 든다.

구조에서 미학까지' 이야기로 풀어나가는 내용을 읽고 있자면 건축물 탐방을 떠난 기분이 든다. 미국의 글래스 하우스에서 시작되는 여정은 독일과 체코, 대만, 이탈리아 등 여러 나라를 거쳐 다시 미국으로 돌아와 끝나는데 인상적인 건축물이 한둘이 아니다. 그중 반듯한 직선을 탈피한 헤이다르 알리예프 센터와 브로드 박물관, 로마 건축의 부흥이라는 열망이 담긴 피렌체 대성당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

한국 현대 건축을 대표하는 건축가인 김중업이 정부에 의해 추방당하지 않았다면 한국의 건축은 달라졌을 것이라 아쉬워하는 문장을 보고 김중업의 생애가 어땠는지 찾아보기도 했다. 아무래도 지금과는 여러모로 다른 건축 환경이 되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자연스러운 공간을 구상하고 평범함에 맞서는 건축가들은 지금도 다양한 구조를 시도하며 아름다움을 탐구한다. 이들은 우리가 사는 공간을 조금씩 바꾸어왔고 앞으로도 다채로운 공간으로 우리를 이끌 것이다. 아름다우면서 누구나 살기 좋은 공간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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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왜 여행하는지 알려 줄까? 자연 속 탐구 쏙 5
레이나 올리비에.카렐 클레스 지음, 스테피 파드모스 그림, 박서경 옮김 / 상수리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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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개, 고양이 소나 닭 같은 동물들은 사람들 곁에 사는 동물이에요. 그런데 이런 동물들과 다르게 먼 곳으로 여행을 떠나는 동물들이 있어요. 먹이를 찾거나 번식을 하기 위해 길을 떠나는 거지요. 이들은 누가 가르쳐 주지 않아도 자신이 가야 할 길을 정확히 알고 수천 킬로미터, 수만 킬로미터에 달하는 거리를 왕복합니다. 너무 신기한 일이지요. 이 책에는 북극제비갈매기, 치누크연어, 크리스마스섬홍게 등 아홉 동물들의 이야기가 나와 있어요. 생동감 넘치는 그림을 보면서 한 번 감탄하고 생김새, 속도, 서식지, 먹이, 천적 등을 자세히 드러낸 글에 또 한 번 감탄했어요. 크리스마스섬홍게는 이름을 처음 들어봤는데 열대 우림에서 산다고 해요. 축축한 땅에 구멍을 파고 사는데 11월이 되면 수백만 마리의 붉은 게들이 모두 나와 바다로 기어간대요. 짝짓기가 끝나면 다시 땅속 구멍으로 되돌아가지요. 새끼 게들은 바다에서 태어나 다 자란 게들이 그래왔듯 열대 우림을 찾아 먼 길을 떠나겠지요. 4킬로미터의 거리는 크리스마스섬홍게에게 너무 먼 것 같아요. 알에서 갓 부화한 홍게 새끼들을 노리는 쥐가오리, 물고기, 고래상어 등을 다 피해 살아남아도 집을 찾아가는 길에 노랑미친개미에게 습격을 받을 수 있으니 조심해야겠네요. 다른 게들은 어떤지 몰라도 크리스마스섬홍게는 20~30년을 산다고 하는데 매년 바다를 왕복하는 길에 수명을 다하는 경우가 많을 것 같아요. 목숨을 걸고 하는 여행길이겠네요. 지구상에서 가장 위대한 여행자라고 불리는 동물이 있어요. 바로 북극제비갈매기인데 매년 북극에서 남극까지 날아가니 이런 호칭이 어울리죠. 매년 적어도 4만 킬로미터 이상 날아간다고 하니 정말 체력이 대단하다 싶어요. 아이와 책을 읽으며 동물들의 여행길을 따라갈 수 있어 좋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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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리몰리맨디 이야기 6 - 멋진 모험을 해요 모든요일클래식
조이스 랭케스터 브리슬리 지음, 양혜찬 옮김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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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리몰리맨디와 수전, 빌리는 오늘도 함께 놉니다. 낮게 뻗은 나뭇가지 위에 올라타서 말을 타듯 펄쩍펄쩍 뛰면서 즐거워하고 있는데 진짜 말을 탄 친구가 나타나요. 아이들은 이제 가짜 말타기 놀이가 시시해졌어요. 다들 밀리몰리맨디의 집에 몰려가 조랑말을 탈 수 있게 해달라고 졸라서 짐마차를 끄는 트윙클토스는 잠시 아이들의 말이 됩니다. 삼총사는 조랑말을 번갈아 타면서 진짜 말을 타는 기쁨을 누립니다. 드넓은 벌판을 자유롭게 누비는 아이들이 떠오르네요. 처음 말을 타고서 세상을 바라보면 얼마나 신기할까요. 눈높이가 성큼 높아져 더 멀리 볼 수 있을 테고 바람은 살랑살랑 얼굴을 스치겠지요. 새로운 경험은 아이들의 마음에 차곡차곡 쌓일 거예요. 밀리몰리맨디가 사는 마을에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중에서 대장장이 러지 씨가 기억에 남아요. 항상 열심히 일하는 러지 씨는 아이들이 찾아와 말을 걸 때마다 진지한 얼굴로 대답을 해요. 전혀 귀찮아하지 않고요. 무뚝뚝해 보이지만 따뜻하고 다정한 사람이지요. 아이들의 비밀을 지켜주기도 하고 아이들의 동심이 깨지지 않게 배려하는 러지 씨가 정말 멋집니다. 러지 씨 덕에 이야기가 재밌어지는 부분이 많아요. 처음 읽는 분들도 러지 씨의 매력을 발견했으면 좋겠어요.


밀리몰리맨디 시리즈가 끝나서 아쉬워요. 밀리몰리맨디와 친구들 이야기가 계속 나왔으면 좋겠는데 말이에요. 생계를 위해 그림을 그리던 작가가 종일 집 안에서 일만 하는 대신 햇살이 눈부신 시골 마을에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서 밀리몰리맨디라는 소녀 이야기를 떠올렸다고 해요. 전쟁에 시달리던 사람들은 영국 시골에 사는 소녀와 친구들의 이야기를 읽으며 자연 속에서 근심 없이 살아가는 삶을 그려볼 수 있었을 거예요. 순수한 아이들, 서로 배려하면서 우정을 나누는 아이들 이야기는 그 시대에 꼭 필요한 이야기였고 당연히 인기를 얻었답니다. 물론 지금 읽어도 좋은 이야기이기도 하지요. 밀리몰리맨디가 사는 아담한 하얀 집, 허블 부인의 빵집과 머긴스 양의 가게가 있는 네거리, 아이들이 뛰어노는 숲이 있는 작은 마을이 계속 기억에 남을 것 같아요. 귀여운 삼총사도 그 모습 그대로겠지요. 한 번씩 책을 꺼내 읽으면서 시골 마을로 나들이 가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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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리몰리맨디 이야기 5 - 금혼식을 준비해요 모든요일클래식
조이스 랭케스터 브리슬리 지음, 양혜찬 옮김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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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리몰리맨디의 평화로운 일상이 담긴 이야기를 읽으면 마음이 평온해집니다. 아늑한 마을에서 멋진 풍경을 마주하며 살고 싶다는 생각도 들지요. 영국 시골 마을에 사는 소녀와 친구들, 그 가족들이 나오는 동화에는 사랑과 우정, 따뜻한 정이 가득합니다. 100년 전부터 지금까지 인기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지요. 천진난만한 아이들은 위험하지 않은 범위에서 놀기 때문에 특별히 걱정할 일이 생기지도 않습니다. 서술자가 사람들의 행동을 묘사하면서 덧붙이는 말도 재미있고요. 요즘 어린이 도서에 자극적인 내용이 많은데 이 책을 보면 놀랄 일이 없어 좋습니다. 심하게 싸우고 욕하고 폭력을 휘두르고 누군가가 죽는 내용이 꼭 들어가야 할 필요는 없으니까요.


밀리몰리맨디와 수전, 빌리가 어울려 노는 모습을 보면 절로 웃음이 납니다. 소풍을 갈 때나 올챙이를 잡으러 갈 때, 모닥불에 요리를 할 때도 함께 해요. 친한 친구들은 뭐든지 함께 하니까요. 밀리몰리맨디의 할아버지, 할머니의 금혼식을 맞아 축하공연도 함께 준비하지요. 빌리의 집에 모여 축하 시를 쓰고 축하 노래 연습도 하고 주위에 있는 물건으로 악기를 만들어 연주를 하는 아이들이 정말 사랑스러워요. 금혼식을 축하하는 자리에서 아이들이 준비한 공연을 보고 기뻐하는 조부모님을 보고 세 친구는 얼마나 뿌듯했을까요. 밀리몰리맨디와 빌리가 연못에 빠져 진흙을 뒤집어쓴 사건이 특히 기억에 남아요. 둘은 밀리몰리맨디의 집 마당에서 각각 양철 욕조를 차지하고 거품 놀이를 하는데 따뜻한 햇볕 아래서 노는 아이들이 너무 즐거워 보여요. 소꿉친구들과 지낸 유년 시절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추억이 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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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들
신주희 지음 / 자음과모음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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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들 경기를 볼 때면 긴장해서 손에 땀이 난다. 허들에 걸려 넘어지는 선수도 있고 허들을 가뿐히 넘어가는 선수도 있는데 다들 너무 힘들어 보인다. 그냥 달려도 숨이 찬데 전력으로 달리면서 장애물까지 넘어야 하니 오죽 힘들까. 허들을 넘고 또 넘어 결승점까지 가는 과정은 눈 깜짝할 사이에 끝나는데 그 경기를 치르기 위해 노력한 시간과 노력의 양은 측정할 수없이 거대하다. 결승점에서 만족하는 선수는 얼마나 될까. 이 책을 읽으며 생은 끝없이 세워진 허들을 넘는 과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허들을 넘어뜨리거나 넘어질 수는 있지만 멈추면 안 되는 허들 경기처럼 우리는 장애물 앞에서 넘을 수 있을지 가늠하고, 멈칫대기도 하고 장애물을 넘다가 넘어지기도 하지만 몸을 추스를 시간도 없이 다음 장애물을 향해 달려가야만 한다.


우리의 삶이 허들 경기와 다른 점은 개인에게 주어지는 허들의 높이가 다르다는 것일까. 아니면 이렇게 볼 수도 있겠다. 허들의 높이는 같지만 사람이 획득할 수 있는 기술이 다르다고. 등장인물들은 눈앞의 장애물을 아주 힘겹게 넘어간다. 같이 출발한 사람들은 뒤통수도 보이지 않을 만큼 멀리 갔지만 이들은 거북이가 기어가는 만큼의 속도 밖에 내지 못한다. 지나치게 높은 허들을 넘기 위해 치러야 하는 대가는 그만큼이나 크고 기운은 너무나 빨리 소진된다. 그러나 어쩌랴. 도중에 멈출 수 없는 게 삶인 것을. 쓸모없는 비난이나 학습된 공포를 이기고 당당히 홀로 설 수 있는 힘을 모두가 가지게 되었으면 좋겠다. 힘 있게 도움닫기를 해 허들을 펄쩍 넘어갔으면 좋겠다. 주류로 살지 못하더라도 마음만은 불행하지 않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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