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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 나무
허정윤 지음, 정진호 그림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17년 2월
평점 :
절판


 

집을 나서서 걷다보면 곳곳에 자리한 나무들을 볼 수 있습니다.
계절마다 옷을 갈아입는 나무는 생동감이 넘쳐 보는 사람들을 기운나게 하지요. 시골이나 숲이 아니더라도 나무는 가까운 곳에서 언제나 우리와 함께 하는 존재입니다.
그런데 이런 나무가 사라진다면 우리 삶은 어떻게 될까요?
너무나 삭막한 풍경에 사람들의 가슴까지 메말라 버릴지 모르겠습니다.
'투명 나무'는 이렇게 나무에 대해, 자연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책입니다.

 

 

투명나무가 자라는 숲이 있습니다.
아름다운 투명나무는 어느 날 바나나처럼 노란빛을 띠다가
양파처럼 흰 빛을 띱니다.
계속해서 여러가지 색깔로 옷을 갈아입는 나무들은 숲 속을 색색깔로 물들입니다.
동물들도 투명 나무 곁에서 함께 변화를 지켜보지요.

 

 

그렇게 평화롭던 숲 속에 갑자기 들이닥친 사람들.
이들은 망설이지 않고 투명나무를 전부 베어 버립니다.

 

 

투명나무들이 사라지고 회색 도시가 들어섭니다.
나무 한 그루 없는 회색빛 세상은 온기도 없고 생기도 없습니다.
이제 투명 나무는 완전히 사라진 걸까요? 다시는 볼 수 없는 걸까요?
푸른빛 하나 없는 세상에서 어떻게 살아갈 수 있을까요...
정말 이렇게 되는 것은 막아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이에게 책을 주니 나무가 예쁘다며 책장을 넘깁니다.
투명 나무 옆을 지키는 동물들을 하나하나 가리키며 이름을 부릅니다.
아저씨가 나무를 벴다며 토끼눈을 할 때는 제가 그런 것처럼 괜히 부끄러워집니다.

지구에는 수많은 동식물들이 살고 있지만 어떤 동물도 자연을 해치지 않습니다.

오직 사람만이 그런 행동을 하고 있지요.
우리 아이는 나무를 비롯한 자연을 소중히 여기며 자라기를 바랍니다.
계절별로 달라지는 자연을 보면서 그 신비함을 느끼고 자연과 더불어 살 때

진정으로 행복해진다는 것을 깨달으며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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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앵담 - 나른한 화요일을 깨우는 새콤달콤한 앵두 맛 이야기 요일들의 이야기 2
안영실 지음 / 헤르츠나인 / 2016년 1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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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두는 참 예쁩니다. 바구니에 담긴 앵두를 볼 때면 옅고 짙은 붉은 빛들이 가득 모인 것 같다 싶습니다. 가만히 손대고 싶은 여린 빛들이 눈길을 잡아끕니다.
이런 예쁜 앵두는 먹는 것보다 보는 것이 더 좋습니다. 작은 열매 안에 분명히 씨가 들어있기에 조심스레 먹기가 여간 귀찮지 않습니다.
그러나 보다보면 결국엔 손이 가기 마련이지요. 어떤 것은 시고도 달고 어떤 것은 조금 달고 또 어떤 것은 씁쓸하기도 합니다.

알알이 어여쁜 앵두가 가득한 책 한 권이 있습니다. 작디작은 이야기들이 모여 한 바구니를 이룬 '화요앵담'은 내게 그런 책이 되었습니다.
후회, 그리움, 상실감, 희망 등이 모여서는 삶을 들여다보게 하고 꾹꾹 눌러 덮어두었던 괜한 기억을 들추기도 합니다.
불과 두어 장에 불과한 이야기들이 마음을 잡아끕니다. 화자들의 담담한 이야기에 오히려 감정이입을 하며 그 인생을 상상하는 것은 오로지 내 몫이 되었습니다.

이야기 한 편 한 편이 끝나면 여운이 남습니다. 몇몇 글의 여파는 아주 오래 가는데 화자인 '나'와 함께 카페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을 들으며 '그 집 앞' 가사를 되뇌는 것으로 그 길이를 점점 늘이기도 합니다.
그리워 나도 몰래 발이 가는 그 집 대문을 떠올립니다. 차마 발길이 떨어지지 않아 서성대는 그 마음이 다시 살아난 듯 생생합니다.
아주 어릴 때 친구와 싸우고 그 아이 집 앞에 간 시시한 기억이 전부인데 왜 이 노래는 아직까지 가슴에 남아 있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무언가 다른 것이 숨어 있기라도 한 것처럼 말입니다.

화요앵담의 이야기들은 개인을 보여주다가 사회를 보여줍니다. 사랑을 말하다가 죽음을 말하고 연인, 친구, 부모에 대해 이야기하다가 전혀 모르는 사람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관계 없는 것 같은 이야기들, 그 다양한 내용들은 결국 삶 속에서 누군가는 겪어내었던 일들입니다. 이미 내가 겪었을 수도, 앞으로 겪을 수도 있는 일들이기도 합니다.
그 과정에서 느끼는 기쁨도 슬픔도 고통도 모두 삶의 일부입니다. 그 속에서 느끼는 생각들도, 겪은 일들을 앞으로의 삶에 어떻게 적용하느냐도 사람마다 다를 것입니다. 작가는 이런 삶도, 저런 삶도 있다고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은 아닌가 싶습니다.

가볍게 읽고 넘길 책이겠거니 했던 짐작이 편견에 불과한 것임을 깨닫습니다. 오묘한 삶의 단면들을 고루 구경한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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