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리몰리맨디 이야기 3 - 티 파티를 열어요 모든요일클래식
조이스 랭케스터 브리슬리 지음, 양혜찬 옮김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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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로 줄무늬 원피스가 잘 어울리는 밀리몰리맨디 이야기예요. 벌써 3권이네요. 영국의 작은 시골 마을에 사는 소녀의 일상을 들여다보며 전원생활을 상상하기도 하고 어린 시절을 떠올려보기도 하며 재미있게 읽었어요. 처음 표지를 볼 때부터 마음에 들었는데 책을 읽고 나서 더 좋아졌답니다. 책 내용이 좋은 건 물론이고 중간중간 실린 삽화가 1920년대 분위기를 잘 드러내고 있거든요. 작가가 직접 그렸다고 하는데 글과 그림 모두 재능이 있었던 모양이에요. 귀여운 책 표지를 넘기자마자 마을 지도가 나와요. 지도를 보면 등장인물들이 어디쯤 있는지 가늠할 수 있지요. 밀리몰리맨디가 새끼 고슴도치를 발견한 숲이 어딘지, 친구들과 함께 캐럴을 부른 대장간이 어딘지, 식료품 가게와 빵집은 어딘지 알 수 있어 책 내용이 더 잘 다가오는 것 같아요.


밀리몰리맨디와 친구 수전이 같은 날 찻잔 세트를 선물 받고 서로 티파티에 초대하려는 부분에서 웃음이 났습니다. 찻잔과 접시, 찻주전자와 설탕 그릇이 가지런히 담긴 귀여운 찻잔 세트를 보고 감탄하며 친구를 초대할 생각에 들뜬 소녀들이 모습이 상상되지 않나요. 어른들의 티파티를 보며 언젠가 자신들도 커서 티파티의 주최자가 될 생각을 했을 텐데 그 기회가 빨리 왔으니 얼마나 기뻤을까요. 빌리의 조언으로 둘 모두 준비한 차와 빵을 가지고 함께 모여 티파티를 하는 장면이 절로 그려집니다. 찻잔 세트 두 벌과 여러 가지 빵과 케이크를 나누는 친구들. 아이들의 즐거운 시간을 함께 하고 싶다는 생각도 들고요. 티파티가 끝나고 시냇가에서 찻잔을 씻는 아이들을 보세요. 마무리까지 확실하게 하는 아이들이 기특하네요. 작가가 밀리몰리맨디 시리즈를 여섯 권 출간됐다고 하니 한국에서도 그만큼은 나오겠지요. 4권이 얼른 출판됐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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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는 칩칩칩 요리조리 사이언스키즈 9
세실 쥐글라.잭 기샤르 지음, 로랑 시몽 그림, 김세은 옮김 / 아름다운사람들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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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키즈 시리즈 9권째 책이에요. 감자에 관한 모든 게 담겨 있죠. 저는 감자를 좋아하는 편이에요. 평소에 쪄 먹고 국을 만들어 먹고 각종 감자칩을 즐겨 먹어요. 집에 쟁여 놓는 건 기본이지요. 그래서 커다란 감자가 나온 표지를 보고 반가웠어요. 이 책은 프랑스의 어린이 출판사에서 생활밀착형 과학 교재로 만들어 아주 흥미로워요. 과학은 딱딱한 학문이 아니라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과목이라는 걸 체득할 수 있게 하자는 취지로 만든 교육 방식에 따라 다양한 실험 방법, 요리 방법 등이 실려 있어요. 한 장씩 읽으면서 따라 할 수 있을 정도로 간단한 실험이 많아서 좋네요. 책을 다 읽고 나면 감자의 원산지, 감자로 만들 수 있는 음식, 녹말의 성질 등을 저절로 알게 되지요.


감자를 그늘에서 보관해야 하는 이유, 감자칩이 바삭바삭해지는 이유 등이 궁금하다면 이 책을 권하고 싶어요. 아이에게 책을 줬더니 유치원 다닐 때 감자를 캤던 일을 이야기하네요. 저를 닮아서 감자를 좋아하는 아이라서 책을 반깁니다. 아이와 책을 보면서 감자에 빨대를 꽂는 실험을 했어요. 압력을 이용해 구멍을 뚫는 거지요. 이곳저곳 구멍을 뚫으며 신기해하는 아이와 재미있게 놀았습니다. 과학은 어려운 게 아니지요. 우리가 먹는 모든 음식이 어떻게 가공되고 어떤 성질이 있는지 살펴보기만 해도 그게 과학인걸요. 아이들이 과학과 친숙해졌으면 좋겠어요. 학교에서 배우는 과학이 우리 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걸 알고 즐기면서 배웠으면 해요. 어려운 용어가 적힌 책 대신 이렇게 친숙하게 다가오는 책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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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 멍냥 한자 7급 1 도전! 멍냥 한자
방콕고양이 지음, 이연 그림 / EBS BOOKS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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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기와 글쓰기 실력을 키우려면 풍부한 어휘력을 갖추어야 합니다. 알고 있는 어휘가 적은 데다 어휘를 적재적소에 쓰지 못한다면 논리 있는 글을 쓰는 데 어려움이 따르지요. 말하는 데도 마찬가지입니다. 따라서 다양한 어휘를 습득하고 활용하는 능력을 기르는 일은 아주 중요합니다. 한국어는 여러 종류의 어휘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중 한자어가 상당수를 차지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릴 때부터 한자 공부를 시작한다면 책을 읽을 때는 물론, 글을 쓰는 데도 도움이 되겠지요. 이 책에는 한자 능력 검정시험 7급에 나오는 한자 50자와 어휘 193개가 실려 있습니다. 한 살이 안 된 강아지 멍이와 세 살 고양이 냥이의 일상을 그린 만화를 보면서 한자를 재밌게 익힐 수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멍이와 냥이를 줄여 제목에 넣었군요. 즐겁게 뛰어다니는 멍이와 냥이의 일상은 즐거워 보이네요. 아직 세상을 잘 모르는 멍이도 귀엽고 멍이에게 이것저것 알려주는 냥이도 귀여워요. 책에는 한자의 음과 뜻, 부수, 획순은 물론 비슷하게 생긴 한자들을 모아 놓은 공간도 있어요. 비슷한 글자를 여러 번 써본다면 헷갈리지 않겠지요. 한 바닥은 만화, 한 바닥은 한자를 풀이하는 형식으로 되어 있는데 한자 상식과 7급 문제도 중간중간 실려 있으니 꼼꼼히 보면 공부하는 데 도움이 되겠네요. 아이가 재미있게 읽고 어휘를 쉽게 익히기를 바랍니다. 한자를 좀 안다면 7급 책을 바로 읽고 잘 모른다면 8급 멍냥 한자를 먼저 읽는 게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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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락모락 - 우리들은 자라서
차홍 지음, 키미앤일이 그림 / 문학동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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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카락이 속삭인다. 아이는 듣지 못하지만. 아이가 태어날 때부터 늘 함께인 머리카락은 누구보다 아이를 잘 안다. 아이의 작은 변화를 누구보다 먼저 알아채고 어떤 기분인지 헤아리는 존재. 부드럽게 흔들리며 소곤대는 머리카락이 사랑스럽다. 가늘고 부드러운 머리카락은 아이의 성장에 따라 점점 굵어지고 풍성해지다가 어느 순간부터 빠지고 가늘어진다. 노년에 이르러서는 다시 아기일 때처럼 보드라워지고. 저자가 헤어 디자이너라 그럴까. 머리카락을 표현하는 문장이 섬세하다.

주인공이 태어난 순간부터 100세가 될 때까지의 장면이 책에 담겼다. 아이가 자라나는 찬란한 순간, 사람들을 만나고 헤어지는 순간들이 물 흐르듯 지나간다. 책장을 뒤로 넘길수록 눈물이 고인다. 알아채지 못하게 지나가는 시간을 함께 하는 가족과 친구들이 떠오른다.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추억은 덤이다. 봄이 다가온 어느 날, 98세인 주인공이 라일락의 연녹색 가지를 바라보는 장면이 기억에 남는다. 몸피는 앙상한 가지처럼 변하지만 여전히 수많은 생각이 흐르고 모든 걸 편안하게 사랑하는구나. 세상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하루하루에 만족하는 모습이 그지없이 평온하다.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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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실수로 투명인간을 죽였다
경민선 지음 / 팩토리나인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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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 투명 인간 이야기를 읽었다. 옷으로 가릴 수 있는 부분을 빼고 얼굴과 손은 붕대로 감고 다녔는데 어느날 옷을 갈아입다가 누군가에게 들켰던 내용이었던 것 같다. 그래서 투명 인간이 옷을 모두 벗고 도망치다가 얼어 죽었다는 슬픈 이야기. 투명 인간이 되기 보다는 투명 망토를 찾아 두르고 다니는 게 여러모로 편리하지 않을까. 이 소설에도 투명 인간이 나온다. 제목 그대로 실수로 투명 인간을 죽이는 바람에 일어나는 머리 아픈 사건들을 담고 있다. 그런데 투명 인간이 상상을 초월하는 존재라는 거! 이 정도는 돼야 식상하지 않지. 기존의 투명 인간과는 달라도 너무 달라서 오히려 볼 맛이 났다.

투명 인간은 어떻게 만났고 무슨 원한을 졌기에 죽였다는 건지 너무 궁금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존재를 어떻게 죽였다는지 이해되지 않았는데 그에 대해 자세히 나오지는 않지만 읽다 보면 추측할 수 있는 내용이라 문제될 건 없었다. 그보다 투명인간과 처음 만나는 대목이라든가 투명 인간을 실제로 보게 되는 대목이 아주 흥미로웠다. 인간과 투명 인간이 이룬 여러 집단이 자신들의 이익을 추구하다 무너지는 내용을 잘 드러내는 내용이 속도감 있어 금세 읽었다. 인간의 욕망은 정말 끝이 없는 걸까 싶기도 했다. 모두가 두루두루 잘 지낼 수는 없는 건지. 작가가 영화 시나리오를 쓰던 사람이라 그런지 장면 장면이 구체적으로 떠오른다. 숨막히는 추격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분명히 반길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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