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견자들 2 - 자연 발견자들 2
대니얼 J. 부어스틴 지음, 이경희 옮김 / EBS BOOKS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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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카르트는 진리는 국가를 통해서가 아니라 한 개인을 통해 발견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 책에는 진리를 발견한 사람들이 가득하다. 자신이 살았던 시대의 '상식'을 반박하고 당시의 '진리'에 도전한 용기 있는 사람들 말이다. 시대에 따라 통용되는 상식은 변하기 마련인데 변하는 과정이 평탄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사람들은 알고 있는 사실을 지키려는 의지가 굳건하기 때문에 그 틀을 깨기 위해 노력하는 이들은 질타를 받고 때로는 위기에 처하기도 한다. 종교가 삶을 지배하던 중세만 해도 과학적인 발견을 사회에 알리는 데 눈치를 봐야 했다. 지구가 우주의 중심이 아니라거나 미생물이라는 게 존재한다거나 하는 사실이 대중에게 받아들여지는 데는 시간이 필요했다. 지금은 상식이 된 지식이 당시에는 조롱거리였다는 게 아이러니하다.


나침반, 망원경, 현미경, 인쇄기 등이 발명되고 사용되는 과정이 흥미롭게 담겨 있는 책을 읽으며 우물 안 개구리처럼 내가 알고 있는 게 다라고 생각하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보았다. 과거, 유럽 의사들이 고대 그리스 의사들의 기록에 의존해 인체를 이해했다는 사실에서 알 수 있듯 머릿속에 자리 잡은 '권위 있는 지식'이 새로운 지식의 걸림돌이 되기도 하므로. '지식의 환상'에 사로잡혀 현재 필요한 지식을 배척하는 것만큼 어리석은 일이 없는 듯하다. 예전에는 맞았지만 지금은 틀린 지식이 많다. 그렇다면 지금은 맞지만 나중에는 틀린 내용이 될 것도 많을 것이다. 발전에 발전을 이룬 과학 기술이 지금은 상상도 안 될 정도로 변화를 이룰 모습이 기대된다. 호기심 가득한 발견자들이 어떤 발견을 하고 어떤 기술을 새롭게 선보일지 흥미롭게 지켜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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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딕 이야기 은행나무세계문학 에세 4
엘리자베스 개스켈 지음, 박찬원 옮김 / 은행나무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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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0년대 영국 사회를 배경으로 하는 <고딕 이야기>에는 실종 사건이 나온다. 볼일 보러 간 아들, 사업 때문에 다른 도시로 간 남편, 낯선 사람과 이야기하러 나간 신랑 등 무수하다. 몇십 년이 지나 살해 전모가 밝혀지기도 하고 본인이 가족을 배신하고 스스로 자취를 감춘 것이라 실토하기도 하는데 이유가 밝혀지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쥐도 새도 모르게 사라지는 사람이 그렇게 많았으니 사라지는 데서 오는 두려움이 가히 컸으리라 짐작된다. 작가는 실종, 살인 등 현실에서 일어날 수 있는 스산한 이야기뿐 아니라 초자연적인 현상 등을 통해 삶과 죽음에 걸쳐진 공포를 드러낸다. 복잡한 사람들의 관계와 다채로운 감정의 파고를 포함해서.

소설집에는 흥미로운 이야기가 많았는데 <늙은 보모 이야기>가 특히 기억에 남는다. 대저택에 울려퍼지는 오르간 소리, 숨겨진 초상화, 겁에 질린 사람들의 모습으로 비극적인 사건을 암시하고 과거를 재현하는 유령들을 등장시켜 끝나지 않는 삶의 굴레를 드러낸 구성이 마치 영화 같다.

막강한 가장의 권위 아래 숨죽여 살던 두 딸의 사랑과 질투, 증오가 너무 선명해 마음이 떨리는 이야기라고 하면 될까. 유령보다 무서운 건 사랑에 눈 멀어 언니를 죽음으로 내몬 동생의 죄책감이다. 후회로 점철된 인생이라니. 평생 가는 후회보다 무서운 게 있을까. 슬픔에 젖어 내뱉는 독백이 절절해 자꾸 마음에 걸린다.


p.64 아, 슬프다! 슬프다! 젊은 시절 저지른 일은 나이 들어 절대 되돌릴 수 없구나! 젊은 시절 저지른 일은 나이 들어 절대 되돌릴 수 없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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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밤 마법 열차 웅진 세계그림책 221
미첼 토이 지음, 공경희 옮김 / 웅진주니어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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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만 봐도 내용을 짐작할 수 있는 그림책이에요. 하늘에 떠있는 열차를 보니 다양한 승객들이 보이네요. 맨 앞에서 손을 뻗어 무언가를 가리키고 있는 아이가 주인공이겠지요. 열차는 어디로 가는 걸까요? 책 맨 뒷장을 펼치면 마법 열차 탑승권이 있어요. 정차하는 장소와 순서가 적힌 탑승권이에요. 이것만 있으면 멋진 여행을 할 수 있다는 거지요. 마지막에 집이 그려져 있으니 어디로 가든 집으로 돌아오게 되겠네요. 일단 안심입니다. 이제 탑승권을 들고 책을 펼쳐 보도록 해요. 아이가 밤늦도록 게임을 하다 마법 열차에 올라탄 뒤 정신없이 여러 군데를 돌아다니는 걸 보면서 어린 시절을 아스라이 떠올리게 될 거예요. 텔레비전에서 본 멋진 장소를 그리다 결국에는 꿈속에서 가곤 했던 시절로요. 이불 속에서 눈을 감고 하늘을 나는 상상을 하던 때가 괜히 그리워집니다.


작가도 어릴 때 누구나 하는 상상을 하면서 자랐겠지요. 성인이 되어서도 상상의 세계를 잊지 않았네요. 나고 자란 호주 멜버른의 풍경 속에 근사한 이야기를 덧입히면서도 현재 호주 사회가 직면한 문제를 녹여 놓았어요. 잠수부가 거대한 진주를 얻으려 안간힘을 쓰는 바닷속에는 온갖 쓰레기가 널려 있고 유람선으로 가득한 물 위에서 파티를 벌이는 사람들은 즐거운 반면 유람선 틈새에서 차지할 자리가 없어 돌아다니지도 못하는 오리는 쓸쓸해 보여요. 편지로 가득한 요정들의 우체국은 어떤가요. 그냥 봐서는 모르겠지만 현재 쇼핑몰로 사용되고 있다고 하네요. 더 이상 편지를 쓰지 않는 현대인의 생활 방식은 우체국을 더 많이 사라지게 하겠죠. 이런 장면들과 달리 양치기가 양들을 이끄는 장면에서는 웃음이 나와요. 아이들이 잠이 오지 않을 때 세는 양들이 얼마나 많은지 양치기들이 바쁠 것 같더라고요. 아이 한 명에 100마리만 센다고 해도 몇만 명, 몇십만 명이 모이면 그 수가 어마어마해지겠지요. 현실과 상상을 잘 버무린 책을 보면서 모험담을 감상해도 좋고 책을 읽은 뒤에 호주 사회에 대해 조사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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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해력 교과서 : 초등 국어 2학년 문해력 교과서 국어
이도영 외 지음 / 창비교육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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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가 급속히 퍼지던 때부터 2년 정도 학생들의 등교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했다. 온라인 수업에도 장점이 있지만 어린아이들의 경우에는 아무래도 교실에 앉아서 수업받는 것보다는 수업 성취도가 떨어지기 마련이다. 이로 인해 초등, 중등생들의 문해력이 떨어진다는 보도가 많이 나왔다. 글을 읽고 쓸 수 있는 능력을 뜻하는 문해력은 '생각을 여는 열쇠'로서 일상생활을 하는 데 꼭 필요한 능력이다. 단순히 글자를 읽는 게 아니라 글을 읽고 해석해서 응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이런 능력이 부족하면 글을 읽을 때는 물론 다른 사람과 대화할 때도 맥락을 파악하지 못해 원활한 의사소통을 하지 못할 수 있으니 중요하다는 말로도 부족할 듯하다.


문해력을 키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창비에서 출판한 <문해력 교과서>에 나온 방법을 전하자면 우선 초등학생 때부터 다양한 책을 읽으며 단어의 쓰임을 살피고 문제를 풀 때에는 묻는 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무 책이나 닥치는 대로 읽는 대신 좋은 책을 골라서 읽으며 글을 읽고 쓰는 방법을 체계적으로 학습해야 함은 물론이다. 책뿐 아니라 영상을 볼 때도 정보의 옳고 그름이라든가 주요 내용을 요약하는 연습을 해보는 게 좋겠다. 이 책에는 학년별로 필히 읽어야 할 글감이 실려 있다. 글을 읽고 독후 활동과 어휘, 어법 활동도 할 수 있어 자신의 생각을 정리할 수 있다. 앞에서부터 읽어 가도 되고 중간중간 읽고 싶은 부분부터 시작해도 되어 더 좋은 것 같다.


2학년 책은 시를 읽는 것부터 시작된다. 아이에게 읽어보라고 했더니 실감 나게 곧잘 읽으면서 다쳤을 때 아빠가 호호 불어준 경험도 이야기한다. 학교에서 선생님이 대화나 감탄사가 나오면 실감 나게 읽으라고 했다는 말도 하면서. 시와 소설, 에세이 등이 골고루 있어 매일 읽어도 흥미를 잃지 않을 것 같다. 아이가 글을 읽고 부모와 대화하면서 읽는 즐거움을 알게 되면 좋겠다. 어떤 글을 읽든 중심 내용을 찾아내고 자신의 생각을 다른 사람과 나누기도 하고 자신만의 언어로 내용을 표현할 수 있도록 잘 지도한다면 아이의 문해력은 쑥쑥 자랄 수 있지 않을까. 아무쪼록 책을 사랑하는 사람으로 자랐으면 한다.





*창비교육에서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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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로세포 - 당신을 서서히 죽이는
이동환 지음 / 쌤앤파커스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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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피곤하고 어깨가 묵직하다. 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아도 정상이라고 나오는데 왜 자꾸 피곤한 걸까. 이런 증상은 현대인에게 흔하게 나타난다. 만성피로에 시달리는 많고 많은 사람들. 가정의학 전문의인 저자는 이를 피로세포 때문이라 말하고 있다.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죽어 있는 세포들 때문에 다양한 증상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피곤해도 특정 질병이 없으니 안심하는 사람이 많지만 이런 피로세포가 계속 늘어난다면 언젠가는 질병이 생기게 된다고 하니 병이 없을 때 예방하는 게 중요하겠다 싶다. 피곤해서 밖에 나가기도 싫고 사람을 만나는 것도 내키지 않는데 계속 집에서 머무를 수는 없는 노릇이다. 집에서 가만히 있는다고 해서 몸이 건강해질 리는 없지 않은가.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피로세포를 없앨 수 있을까.


오래 잔 뒤에도 몸이 개운하지 않고 쉬는 시간을 늘려도 몸 상태가 여전하다면 자신의 몸을 들여다봐야 할 때다. 우리 몸의 기본 단위인 세포는 일상을 무기력하게 만들 정도로 영향력이 크다. 수많은 세포가 정상적으로 기능하지 않는다면 질병이 발생할 확률은 높아질 수밖에 없다. 코로나 시대를 살면서 마스크를 쓰고 손 씻기를 생활화한 덕에 감기처럼 일상적인 질병은 줄었지만 만성적인 피로감, 무력감은 줄어들지 않았다는 걸 기억하고 피로세포의 모든 것을 파악한 뒤 생활 습관을 바꾼다면 일상을 뒤덮는 무기력함에서 빠져나올 수 있을 듯하다. 세포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이유, 올바른 식습관과 적절한 영양제의 양을 올바로 파악하고 스트레스를 덜 받을 수 있는 방법을 익혀 생활 속에서 실천해 보는 게 어떨까. 자신의 몸을 제대로 바라볼 용기를 내는 것부터 시작하면 좋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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