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 누구의 것인가 - 한국 기업에 거버넌스의 기본을 묻다 서가명강 시리즈 23
이관휘 지음 / 21세기북스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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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주식시장을 대상으로 투자론 분야를 연구해 온 이관휘 교수가 쓴 책이다. 주식시장의 중심인 기업지배구조를 분석한 내용을 담고 있어 투자자들이 투자할 때 기업의 어떤 부분을 살필지 도움이 될 만하다. 주주우선의는 무엇인지, 경영자가 누구를 위해 일해야 하는지, 상장기업의 수가 줄어드는 이유가 무엇인지 등을 살피면서 경영자와 주주와의 갈등, 주주와 채권자의 갈등 같은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 나갈지도 이야기한다. 실제로 주식투자를 하는 많은 사람들이 투자자인 주주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투자한 돈을 기업이 잘 운용해 이익을 극대화하고 꾸준히 성장한다면 주식 가격이 안정될 것이고 그렇게 된다면 주주와 기업 모두가 잘 되는 것이라 여기기 때문이다. 다만 이런 시각은 단기적인 성과를 우선시하는 경향을 보이면서 '근시안적인 경영'을 부르게 되므로 경계할 필요가 있다. 장기적으로 성과를 낼 거라 예상되는 프로젝트가 외면당하기도 하고 고용의 양과 질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 정도만 알아두어도 좋을 것 같다.


주주는 주가가 오르기를 바라고 경영자는 자신의 보수가 오르기를 바란다는 저자의 말이 와닿는다. 동상이몽이랄까. 바라는 것과 정보력의 차이는 주주와 대리인 사이에 갈등을 야기한다. 이를 대리인 문제라 하는데 경영자 성과 보상 체계, 독립적인 이사회, 소유구조, 해외 상장 등의 방법 등이 해법으로 거론되고 있다고 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평소에는 생각지도 못했던 사례 등을 접할 수 있어 좋았고 투자하고 있는 기업들에 대해 너무 모르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경영자를 모니터링하는 이사회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기업의 가치를 높이는 활동, 즉 기업이 사회적인 책임을 지는 활동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에 관심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코로나19 같은 전염병, 전쟁 등의 변수가 생기는 것은 개인으로서 어쩔 수 없겠지만 기업을 살피고 지배 구조와 정보의 흐름을 파악하고자 노력하는 정도는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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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허한 십자가 - 개정판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이선희 옮김 / 자음과모음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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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자와 피해자 위주로 전개되는 다수의 범죄 소설과 달리 유족의 입장을 자세히 그려낸 소설이다. 강도에게 아이를 잃고 아픔을 이기지 못한 채 이혼한 나카하라가 십여 년 뒤에는 아내였던 사요코의 부고까지 듣게 되는 도입부를 읽으며 감당하기 어려운 일을 거듭 겪게 하는 저자의 의도가 궁금했다. 죄를 지은 자에게 형벌을 내린다면 어떤 형태여야 할까. 특히 살인자의 경우에는. 저자는 형벌이 온전한 속죄가 될 수 있느냐는 문제에 초점을 맞추고 대립되는 의견을 폭넓게 다루고 있다. 반성 없이 덤덤하게 사형되는 범죄자를 본 변호사는 사형이 무력하다고 한다. 사형은 범죄자를 변화시킬 수 없으므로. 유족들은 반대의 입장이다. 살인범이 사형된다면 또 다른 희생자가 생기지 않으므로 사형은 꼭 필요한 제도라는 것이다. 또 다른 이는 현실 속에서 다른 사람을 구하며 속죄하는 사람도 있으니 형벌만이 답이 아니라고도 한다.


저자는 영리하게도 중립적인 입장에 서서 형벌과 속죄에 대한 판단을 독자에게 맡긴다. 살인을 저지른 자는 한 생명만 앗은 걸까. 남겨진 가족들이 잊지 못할 상처를 안고 살아가게 만든 데 대한 책임은 없는 걸까. 살인자에게 십 년 정도의 형량을 선고하는 것이 과연 적당한가. 모범수라는 이유로 형기를 다 채우지도 않고 나오는 것은 옳은 일인가. 술을 마셨다는 이유로, 정신이 온전치 못하다는 이유로 감형되는 것은 정당한가.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에 마음이 무거웠다. 여러 인물들이 각기 다른 상황에 서서 옳다고 느끼는 생각을 내보이는데 그중에서 딸을 잃고 사법제도를 고찰한 사요코의 말이 기억에 남는다. 사람을 죽인 자의 반성이 공허한 십자가에 불과할지라도 감옥 안에서 등에 지고 있어야 한다는 말이. 죽은 자가 돌아오지 못한다고 해서 범죄자를 용서할 이유는 없다고 본다. 죄를 지은 자가 죄에 대한 대가를 치러야 함은 자명하다. 그게 어떤 형태가 됐든지 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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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올지 모를 희망 말고 지금 행복했으면 - 모든 순간 소중한 나에게 건네는 헤세의 위로
송정림 지음 / 자음과모음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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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한 마음을 지닌 저자가 헤세의 소설을 읽다가 어떤 문장에 이르러 자신감을 얻는다. '나보다 구름을 사랑하는 사람이 있으면, 나와보라 그래!' 한 가지에 있어서는 자신이 최고라는 당당함이 듬뿍 담긴 문장이다. 누구나 장점과 단점을 함께 가지고 있지만 자기 자신을 바라볼 땐 단점만 보일 때가 있다. 스스로가 초라해 견딜 수 없을 때 이렇게 떠올릴 문장이 하나쯤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헤세의 작품을 찾아 읽으며 푹 빠져든 저자는 그 속에서 찾은 헤세의 문장들을 우리에게 건넨다. 자신의 삶과 생각을 털어 놓은 작품들 속에서 여전히 살아 있는 헤세. 그는 인간은 누구나 이 세상에 하나뿐인 존재라는 걸 상기시키며 자신을 미워하지 말고 세상을 사랑하라 말한다. 스스로에게 맞는 삶의 형태를 찾으라는 말에 깊이 동감하며 인생에 주어진 단 하나의 의무, 행복에 충실하자 마음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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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덟 건의 완벽한 살인
피터 스완슨 지음, 노진선 옮김 / 푸른숲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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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몰아치는 눈보라를 뚫고 FBI 요원이 서점에 들어온다. 추리소설 전문 서점을 운영하는 주인공은 어리둥절한 채 요원과 대화하다 몇 건의 살인사건이 자신이 올린 글과 관계 있다는 걸 알게 된다. 몇 년 전, 서점 블로그에 올린 '여덟 건의 완벽한 살인' 리스트와. 사건을 조사할수록 범인이 주인공을 겨냥하는 듯한데 도통 이유를 알 수 없다. 그는 범인을 밝힐 수 있을까.

주인공이 화자가 되어 독자에게 이야기하는 방식은 스스로에게 유리하다. 밝힐 사실을 선별할 수 있으므로. 모든 일을 말하지 않고 특정 인물을 추켜세울 수도, 비난할 수도 있다. 은근슬쩍 누군가를 감싸면서 치부를 들출 수도 있는 일이다. 반전을 거듭해 독자를 혼란에 빠뜨린 뒤 마지막장에 이르러서야 목적을 밝히는 방식에 아주 적합하다. 어떻게 악인이 생기는지, 선인과 악인의 경계가 있는지 생각하게 되는 이야기라 흥미롭게 읽었다. 끝까지 읽어야 퍼즐이 맞춰지므로 방심하지 말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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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런 서바이벌 대작전 42 : 쿠키들의 흔적 - 안전상식 학습만화 쿠키런 서바이벌 대작전 42
김강현 지음, 김기수 그림 / 서울문화사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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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런 서바이벌 대작전 시리즈가 벌써 42권까지 나왔네요. 처음에는 안전 상식 학습만화가 재밌으면 얼마나 재밌겠나 했는데 웬걸요, 흥미진진합니다. 용감한 쿠키, 명랑한 쿠키, 탐험가맛 쿠키처럼 성격을 잘 드러낸 쿠키 이름도 있고 박하사탕맛 쿠키, 샤벳상어맛 쿠키, 랍스터맛 쿠키처럼 맛을 나타낸 쿠키도 있어요. 신나게 모험하는 쿠키들을 보면서 과학 상식, 안전 상식 등의 지식도 얻을 수 있는 책이라 인기가 많은 것 같아요. '신의 눈물'을 찾기 위해서 신전으로 향한 쿠키 일행 이야기가 전편에 이어서 계속되는데 이번에는 샤벳상어맛 쿠키의 활약이 대단해요. 다른 쿠키들과 달리 신의 눈물을 잡을 수 있는 샤벳상어맛 쿠키가 삼지창을 닮은 전설의 무기를 손에 넣으면서 강한 적을 물리치고 출생의 비밀도 알게 되지요.


위대한 힘을 자유자재로 쓰게 된 샤벳상어맛 쿠키가 멋진데 특히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최고의 왕이 될 수 있을 거라는 친구들의 말에 우쭐하지 않는 모습이었어요. 자신은 왕이 아니라고 하면서 남의 위에 서고 싶지도 않고 그래서도 안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하는 샤벳상어맛 쿠키! 앞으로 슈가티어에 쿠키들이 돌아오면 모두와 함께 도시를 잘 이끌어 나가겠지요. 위기에서 벗어난 쿠키 친구들은 이제 집으로 돌아가 평화롭게 살게 될까요? 그렇지 않아요. 집으로 돌아가지만 시나몬맛 쿠키가 남긴 쪽지가 기다리고 있거든요. 이들의 발걸음이 향하는 곳은 과연 어디일까요? 어딘지 수상한 곳에서 또 다른 모험을 할 쿠키들의 이야기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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