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탐정의 제물 - 인민교회 살인사건 명탐정 시리즈
시라이 도모유키 지음, 구수영 옮김 / 내친구의서재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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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제23회 본격 미스터리 대상 수상 이외 수많은 미스터리 상을 수상했다.

처음 만나는 작가이고, 이전 소설 제목은 너무나도 특이했다.

이 소설이 다루고 있는 인민교회 사건은 너무나도 유명해 나도 알고 있던 사건이다.

1978년 11월 18일 남아메리카 가이아나 요릭 타운에 있었던 집단 자살 사건이다.

미국 사이비 교주 짐 존스가 창시한 사이비 종교 단체 이름이 인민 교회다.

이 집단자살로 죽은 사람의 숫자가 무려 909명이다.

너무나도 유명한 이 사건이라 어떤 식으로 변주를 했을지 궁금했다.

현재가 아닌 과거 사건이고, 너무나도 유명한 사건이기에 더욱 그랬다.


일본 작가가 미국의 사이비 종교의 집단 자살을 전혀 예상하지 못한 방식으로 풀어낸다.

과거의 사실과 작가의 상상력이 어우러져 멋진 일본식 탐정 미스터리가 탄생했다.

하나의 사건이 아니라 다양한 사건을 소설 속에 밀어 넣고 다양한 탐정의 해설을 들려준다.

어떻게 보면 황당한 부분도 있지만 그 이전에 깔아 둔 설정 등이 이 황당함을 누그러트린다.

일본에서 시작해 남아메리카까지 이어지는 과정에 일어나는 사건은 많은 경우 예상을 벗어난다.

생각하지 못한 갑작스러운 살인과 죽음은 특히 그렇다.

소설 마지막에 도달하면 왜 제목이 이렇게 지어졌는지 이해하게 된다.


소설의 도입부는 인민교회 신도들이 음독 자살하는 장면이다.

강제적으로 청산가리가 든 쿨에이드를 먹인다.

먹지 않으려고 달아나는 사람들도 잡아와 강제로 먹인다.

실제 사건에 작가의 상상력이 덧붙여졌는데 아주 참혹한 장면이다.

그리고 무대는 1978년 10월 30일 일본의 민박집으로 넘어간다.

총소리가 들렸고, 경찰은 시체 두 구를 발견한다.

이 중 한 명이 방송으로 유명해진 요코야부 유스케 탐정이다.

이 사건의 진상을 알기 위해 오토야 탐정에게 경찰이 도와달라고 요청했다.

오토야 탐정은 죽은 사람의 이름을 듣고 조수 아리모리 리리코와 함께 현장에 간다.


이 사건은 두 개의 미스터리가 담겨 있다.

하나는 미제 사건 108호의 총이고, 다른 하나는 유스케 탐정이 죽은 방이 밀실이란 것이다.

여러 사람을 죽인 108호는 그 당시 수사 결과에 따르면 10대의 소년이다.

10년 전 사건이지만 너무나도 유명한 사건이라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다.

108호의 총과 밀실. 오토야는 자신만의 추리를 내세워 경찰을 설득한다.

그런데 조수가 이 추리를 뒤집고 새로운 가능성을 말한다.

조수의 추리가 더 현실적이고, 증언이나 증거와도 맞아떨어진다.

그리고 조수 리리코는 인민교회 조사를 위해 떠난다.


리리코가 떠날 때 인민교회를 조사하러 간다고 말하지 않았다.

귀국해야 할 시간이 지났는데도 아직 연락도 없다.

오토야는 자신이 가진 단서를 가지고 리리코가 간 곳을 찾아낸다.

그곳이 바로 짐 존스의 인민 교회다.

기자를 하는 친구와 함께 오토야는 떠난다.

인민사원 근처에서 비행기에서 읽고 무심코 바지에 넣어둔 인민사원 비판 기사 때문에 친구가 죽는다.

죽기 직전의 오토야를 살려준 인물이 연락두절되었던 리리코다.

리리코가 이곳에 오게 된 이유를 설명하고, 함께 온 동료들도 소개한다.

기이한 사이비 종교 집단 속에서 평범하지 않은 사람들이 끼어든 것이다.


각 분야 전문가로 구성된 조사단에 리리코가 낀 이유는 간단하다.

그녀가 일본 사이비 종교 하나를 박살낸 이력 때문이다.

한국의 망명객 이하준의 존재도 재밌다.

오토야를 비롯한 다른 네 명도 모두 짐 존스의 트릭을 쉽게 간파한다.

짐 존스가 바라는 것은 인민교회를 소련으로 옮기는 것이다.

이 네 명의 조사관이 온 것도 인민교회의 사이비성을 확인하기 위해서다.

그런데 갑자기 이 조사관들이 한 명씩 죽는다.

밀실과 알 수 없는 트릭으로 가득한 살인이다.

실제 사건과 상상력이 맞물려 전혀 예상하지 못한 상황과 해설을 보여준다.

하나의 사건을 어떤 시각에서 보는가에 따라 달라지는 해설들은 이 소설의 백미다.

그리고 후일담은 재미와 긴 여운은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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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칠리아는 눈물을 믿지 않는다 여행자를 위한 인문학
김상근 지음, 김도근 사진 / 시공사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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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칠리아하면 가장 먼저 마피아가 떠오른다.

내가 본 영화나 소설 등에서 시칠리아 마피아는 너무 잔혹하고, 매력적이었다.

이 책에도 나오지만 영화 <대부>의 주인공도 시칠리아 출신이다.

이 섬에 대해 잘 모를 때는 시칠리아는 그냥 이탈리아의 섬이거나 마피아의 고향 정도였다.

하지만 이탈리아에 대해 알수록 이 섬은 다르게 다가왔다.

이탈리아 남북의 경제력 차이 부분은 그냥 무심코 읽고 지나갔는데 이번에는 달랐다.

지중해에서 가장 큰 섬이 어떤 역사를 가졌는지 알게 되면서 다른 시각을 가진 것이다.

겨우 이 책 한 권 읽고 내가 시칠리아를 안다고 말하지 못한다.

그렇지만 그 섬에 대한 이해의 첫 발을 내딛는 데는 큰 도움을 받았다.


저자는 시칠리아의 역사를 기원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기원전 800년경 시칠리아에 처음 식민지를 개척한 페니키아인들에서 시작한다.

그리스, 로마, 반달족, 이슬람, 프랑스 노르만, 호엔슈타우펜 왕조, 카페 왕조, 아라곤 왕조, 합스부르크 왕조, 부르봉 왕조 등으로 이어진다.

통일 이탈리아가 세워졌다고 시칠리아의 수탈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북부 이탈리아가 남부를 차별하면서 이전과 별다른 차이가 없다.

이 압축된 역사를 읽으면서 왜 이들의 비극은 덜 알려졌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유럽의 거대한 곡창 지대를 노린 주변 강대국의 수탈이 이렇게나 긴 역사를 가졌는데 말이다.

그리고 지정학적 요인으로 인해 생긴 부분은 읽으면서 매우 안타까웠다.

대충 알고 있던 로마사와 관련해서는 더욱 무심한 부분이 많았다.


이 지중해에서 가장 큰 섬이 강대국의 관심을 벗어난 계기가 재밌다.

아메리카 대륙의 발견이 이 섬에 대한 관심을 예전보다 적게 했다.

이전까지 유럽인에게 지중해는 가장 거대한 바다였고, 시칠리아는 가장 큰 섬이었다.

북아프리카와 지중해의 해상권을 장악하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요충지였다.

강대국의 관심에서 멀어졌다고 수탈 행위가 중단된 것은 아니다.

시대에 따라 바뀐 수탈 세력은 가혹한 세금과 폭정으로 수탈을 이어간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안타까운 부분도 멈추지 않은 수탈의 역사다.

믿었던 참주나 왕에게 배반당한 시칠리아인들의 마음도 어느 정도 이해된다.


한때 시칠리아가 지중해의 곡물 창고에서 유럽 문화의 중심지가 된 적이 있다.

비록 그 시간이 길지 않았고, 시칠리아인들의 삶이 풍족해진 것은 아니다.

지리적 위치 때문에 기독교와 이슬람 문명이 공존하는 순간도 있었다.

이베리아 반도와 닮은 부분도 있지만 독자적인 왕조가 없었다는 부분에서 큰 차이가 난다.

민주정이 도입되었다가 중세 봉건제로 퇴행하는 일이 일어난다.

외부의 지배 세력이 앞잡이가 된 세력의 수탈은 더욱 가혹했다.

시칠리아와 비교해 짧은 우리의 일제강점기를 생각하면 이 부분은 더 부각된다.

물론 이런 역사 때문에 이들의 비극이 좀더 가까이 다가온다.


얼마 전 여행 카페에서 시칠리아로 여행가는 글을 본 적이 있다.

이탈리아 반도에 비해 저렴한 물가, 아름다운 풍경 등이 생각난다.

실제 에트나 화산은 여전히 연기를 품고 마그마를 흘려보낸다.

검색하면 최근에도 분화로 인한 굉음과 공항 일시 폐쇄가 있었다.

이런 자연 풍경보다 나의 시선을 더욱 강하게 끌어당긴 것은 표지 사진이다.

김도근 작가가 찍은 시칠리아 어부인데 그 표정이 너무나도 강렬하다.

아쉽게도 이 어부는 최근에 돌아가셨다고 한다.

그리고 책 후반에 마피아와 이탈리아 남북의 경제력 격차 등에 대해 간략하게 보여준다.

아직도 마피아와의 전쟁은 진행 중이고, 높은 실업률은 많은 문제를 품고 있다.

쉽게 읽히는 책은 아니지만 시칠리아의 역사를 압축해서 읽기는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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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든 샌즈 미스터리
J. J. 코닝턴 지음, 최호정 옮김 / 키멜리움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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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만나는 작가다. 1928년에 출간된 책이다.

혹시 다른 책이 출간된 적이 있는지 검색했는데 보이지 않는다.

추리소설 황금기 작가 중 한 명이고, 탐정 역의 클린턴 드리필드가 등장하는 네 번째 소설이다.

고전 추리에서 자주 보는 설정이나 전개가 그대로 나온다.

다만 소소한 살인 사건이 아닌 규모와 설계가 큰 살인 사건이다.

어떤 대목은 조금 대담해 보이고, 세밀하게 읽어야 하는 부분도 상당히 많다.

마지막에는 추리 소설의 아주 고전적인 방식으로 사건을 설명해준다.


사건의 배경이 되는 곳은 영국의 작은 해변 마을 린든 샌즈.

경찰청장 클린턴은 친구 웬도버와 이 마을에 새롭게 생긴 리조트에 휴가를 온다.

이들이 등장하기 전 폴 포딩브리지와 여동생 제이가 대화를 나눈다.

폭스힐스의 대저택과 유산 상속에 대한 이야기다.

처음 읽을 때는 무심히 읽고 지나갔는데 다시 읽으니 낯익은 이름들이 많이 나온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폭스힐스의 재산을 상속받을 조카 이야기로 넘어간다.

1차 대전 당시 포로로 잡혔다가 탈출하고 행방이 모호해진 데릭에 대해서다.

제이는 지난 밤 얼굴이 망가진 조카를 만났다는 이야기를 한다.

만약 미스 포딩브리지가 만난 사람이 데릭이 맞다면 재산은 그에게 넘어간다.

이 대화가 오고 가는 도중 폭스힐스 관리인 피터 영감이 죽었다는 소식이 온다.


이 마을의 아마데일 경위는 클린턴 청장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클린턴 청장은 친구 웬도버와 함께 피터 영감이 죽은 곳을 찾아간다.

지병으로 죽은 것처럼 보이지만 수상한 것들이 눈에 들어온다.

뛰어난 관찰력과 놀라운 추리력은 여기서부터 발휘된다.

클린턴은 전면에 나서지 않고 이 사건은 아마데일 경위의 사건이라고 말한다.

사건 해결의 주체가 아닌 조언자 위치로 내려가면서 경위의 활약을 북돋는다.

그리고 포딩브리지 남매가 와서 함께 폭스힐스에 간다.

귀중품 중 사라진 것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다.

이미 귀중품은 은행 등으로 옮겨 놓았다. 훔치려고 쌓아 둔 물건의 가격은 얼마되지 않는다.

하지만 데릭의 일기장이 사라진 것을 미스 포딩브리지가 발견한다.


얼마 후 해변의 바위 위에서 한 남자가 총에 맞자 죽은 채 발견된다.

그 역시 포딩브리지 일가와 관련된 인물이다.

작가는 여기서 사건 현장과 그 주변에 대해 아주 자세하게 그려낸다.

모래 위에 찍힌 발자국들, 피해자의 옷, 자동차 바퀴 자국, 탄피 등.

이 살인 사건의 가장 강력한 용의자를 아마데일 경위가 찾아낸다.

웬도버는 이 부분에서 아마데일 경위와 충돌한다.

논리적 추리와 개인적 감정이 하나의 사건을 다른 시각에서 보게 한다.

그리고 수사가 더 진행되면서 새로운 사실들이 하나씩 흘러나온다.

클린턴 청장은 아마데일 경위의 추리를 존중하면서도 신중하게 다가간다.


이 소설에서 웬도버는 추리 소설 애호가의 모습을 자주 보여준다.

불친절한 클린턴 청장은 자신이 생각하고 있는 것을 밖으로 드러내지 않는다.

그 의도를 알 수 없는 지시 사항과 새로운 사실들을 모을 뿐이다.

피터 영감의 살인 사건보다 새로운 피살자에 대한 수사로 무게의 중심이 옮겨간다.

그리고 피살자와 관련된 사람들의 이야기는 새로운 가능성을 드러낸다.

범인은 어딘가에 숨어 있고, 크린턴 청장 일행은 단서를 하나씩 쌓아간다.

사실 읽으면서 이 사건들의 원인은 쉽게 추측이 가능하다.

하지만 작가가 꼬고 뒤틀어 놓은 몇 가지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마지막 자동차 추격전은 이 시대를 생각하면 아주 예상 외의 장면이고, 아주 긴박했다.

고전 추리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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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 탐정 코난 1 : 거대 피라미드 미스터리 세계사 탐정 코난 1
정인영 옮김, 아오야마 고쇼 원작, 야마기시 에이이치 외 만화 / 아울북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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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탐정 코난〉의 역사 만화 시리즈 1권이다.

총 12권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번 편은 ‘거대 피라미드 미스터리’다.

과거로 시간 여행자들이 출동해 그 시대의 삶과 풍경을 보여준다.

코난이 시간 여행을 해서 미스터리를 풀어주는 이야기는 아니다.

아가사 박사는 시간의 틈 사이로 빠져 들어가 사라졌다.

아가사 박사를 구출하기 위해 시간 여행자들은 세계사 미스터리 속으로 들어간다.

그 첫 번째 여행지가 거대 피라미드가 건설 중인 고대 이집트다.


코난과 그 친구들은 시간 여행자들과 내비게이션 룸에서 통화한다.

<명탐정 코난> 같은 이야기를 기대했다면 아쉬울 것이다.

세계사 미스터리 속으로 들어간 이유도 아가사 박사를 찾기 위해서다.

이 시간 여행자들은 아사히와 우메, 그리고 강아지 타로다.

이 아이들은 피라미드 건축 중인 시대에 도착해 물에 빠진 왕을 구한다.

이 왕은 소년이고, 이름은 네페르다.

그리고 피라미드 건설의 가설 중 하나를 보여준다.

이 건설과 우기, 국민들의 일자리 등에 대한 설명이 나온다.


피라미드 건설이 국민을 위한 국책 사업이라고 하는데 실제 왕은 자산이 없다.

일하는 노동자에게 급여를 제공해야 하는데 국고가 텅 비었다.

이것을 바로잡을 방법이 선조들이 남긴 비밀문서 히에로글리프를 해독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 보물을 노리는 악당들이 있다.

비밀문서 해독은 코난 일행이 하고, 소년 왕 네페르 일행은 피라미드 속으로 들어간다.

이들을 뒤쫓아 왕가의 보물을 강탈하려는 악당들.

피라미드 속 보물을 지키려는 기관장치들. 위험하고 아슬아슬한 순간들.


지혜의 열매를 찾아 아가사 박사를 찾아야 하는 시간 여행자들.

이들의 모험 사이 사이를 채워 나가는 코난의 추리 NOTE.

이전에 알고 있던 사실에 덧붙여지는 몇 가지 이야기.

한때 유행했었던 투탕카멘의 저주, 오랜 세월 동안 살았던 최초의 발굴자.

고대문자와 영어 알파벳을 연결한 표.

이미 알고 있던 세계 곳곳의 다양하고 신기한 피라미드, 여기엔 한국 것도 있다.

초등학교 눈높이에 맞추었지만 생각보다 많은 정보를 담고 있다.

개인적으로 궁금한 책은 6권 ‘살인마 잭 미스터리’다.

과연 이 연쇄살인마의 정체를 어떻게 추리했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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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래스카 샌더스 사건 1
조엘 디케르 지음, 임미경 옮김 / 밝은세상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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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엘 디케르의 소설은 딱 한 권 읽었다. 바로 <볼티모어의 서>이다.

대단히 재미있었고, 가독성이 엄청난 소설이었다.

다른 책들은 구해 놓고 손 놓아 두고 있는데 이번에 달리고 싶은 욕망 불끈했다.

<알래스카 샌더스 사건>은 <해리 쿼버트 사건의 진실>과 <볼티모어의 서>와 이어진다.

특히 <해리 쿼버트 사건의 진실>에서 함께 활약한 형사가 등장한다.

이번에 다루는 사건은 현재가 아닌 과거의 살인 사건이다.

이미 해결 완료 처리된 사건인데 새로운 사실이 나오면서 분위기가 바뀐다.

내가 읽은 부분은 딱 거기까지다. 대단히 아쉽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이전 소설에 대한 이야기가 상당히 많이 나온다.

그의 첫 작품부터 이어져 나오는데 늘 두께 때문에 주저한 소설들이다.

솔직히 말해 이 책을 읽기 전 <해리 쿼버트 사건의 진실>을 읽으려다 분량과 시간 때문에 그만두었다.

읽고 싶어 불끈한 욕망들은 가끔 이런 분량 등에 너무 쉽게 사그라진다.

그리고 이번에 2권으로 나온 이 책도 합치면 거의 1000쪽에 육박한다.

뛰어난 가독성을 생각해도 완독하려면 4~5일은 걸릴 것이다.

가제본으로 1권 일부만 읽다 보니 남은 분량에서 나올 이야기가 궁금하다.

본격적인 수사가 시작하려는 시점이기에 더욱 그렇다.


평화로운 소도시 마운트플레전트에서 알래스카 샌더스 살인 사건이 일어난다.

알래스카는 죽기 전 주유소에서 일했다.

그녀를 발견한 사람은 조깅을 하던 중 곰이 사체를 먹는 것을 보고 신고했다.

곰의 습격이라면 간단하지만 그 이전에 죽었다.

이런 것은 검시 결과로 나온 것이고, 직접적 사인은 부검으로 밝혀진다.

이 사건을 수사하기 위해 3명의 형사, 페리, 매트, 니콜라스 등이 파견된다.

이 중에서 페리는 전작에서 작가인 마커스 골드먼과 함께 사건을 해결한 형사다.

마커스는 아직 해리를 그리워하면서 가끔 해리의 집 근처를 둘러본다.

해리 사건으로 둘은 절친이 되고, 페리의 가족들과도 아주 친하다.


소설의 앞부분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누어져 있다.

하나는 알래스카 샌더스 사건의 공식적인 수사다.

다른 하나는 마커먼의 현재와 과거가 그의 감정과 맞물려 흘러나온다.

공식적인 사건 수사는 경찰의 매뉴얼과 형사의 직감이 어우러진 것이다.

차근차근 단서를 모으고, 알리바이를 조사하고, 허점을 파헤친다.

가장 유력한 용의자는 남자 친구 월터 캐리다.

알래스카 앞으로 보내진 협박의 메시지와 제3의 인물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이야기는 빠르게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마커먼의 이야기는 그의 성공이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보여준다.

그의 소설은 영화화가 되고, 그 촬영현장에 그가 잠시 둘러본다.

가장 성공한 소설 <해리 쿼버트 사건의 진실>에 대한 영화화에는 반대한다.

해리가 그에게 끼친 영향과 그에 대한 그리움 때문인 듯하다.

이 소설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하는 몇 가지를 살짝 던져둔다.

그리고 그의 현재와 과거 연애사가 조금씩 흘러나온다.

현재의 연인은 결혼까지 생각할 정도인데 실제는 유부녀다.

가장 행복한 여행을 꿈꾸었는데 조용히 무너졌다.

이때 선택해 간 곳이 <볼티모어의 서> 창작의 원천이다.

복잡한 감정, 예상하지 못한 사고, 새로운 사실, 콤비의 재결합 등이 일어난다.

남은 분량은 생각하면 어떤 이야기가 예상하지 못한 순간을 만들지 궁금하다.

누가 진짜 알래스카 샌더스의 살인자인지도.

역시 이 작가 대단한 이야기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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