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표지. 그냥 표지의 반투명 종이에는 글자만 금박으로 찍으시지.
안쪽에 있는 그림이 훨 이쁘다. 안쪽의 그림과 반투명종이의 그림이 어긋나면 보기가 좀 아니좋다. 개인적으로는 말이다.

크리스마스와 새해 방학기간. 무슨 사연인지 기숙사에 남은 학생들.
그들간에 벌어지는 이야기라는 모티브는 그닥 새로운 것이 아니다.
성장기의 불안한 학생들이 모여서 생활하는 기숙사. 또래 집단 사이에서 흐르던 미묘한 균형이 깨어지고
더러는 몇명만 남은 곳에서 귀신을 만나기도 하고,
숨겨진 갈등이 증폭되어 서로를 불행으로 몰아가기도 하고,
판타지의 세계와 만나기도 하고 말이다. 여튼.
네버랜드는 그런 모티브 이긴 하지만 칙칙하지도 암울하지도 않다.
깔끔한 국물이 있는 한그릇을 먹은 것 처럼. 책을 읽고나도 책 자체의 느낌은 깔끔하다.
4명 주인공들의 사연은 밝지만은 않지만. 서로에게 얘기를 털어놓음으로서 짐을 내려놓을 수 있게되는

그렇지만 주인공들의 이야기 보다는
확실히 내가 남자아이의 엄마가 되어서 그런지
내가 우리 꼬맹이 한테 어떠한 경험을 안겨주게 될지 그게 더 걱정이 되었다.
주인공들의 숨겨진 이야기들은 다 그들의 부모로 부터 비롯된거다.
그들이 그렇게 되고자 한것이 아닌, 부모의 선택들로부터 맞닥뜨리게된 아픈 기억들.

나는 내 아이가 이런 상황에 친구들과 마주했을 때
무슨 이야기를 하도록 할 수 있을까?
분명한건 마쓰히로 같은 경험은 절대 하지 않게 하겠다는 다짐은 있다.
하지만 요시쿠니 같은 경험을 하지 않게 하겠다는 보장은 내가 못하고.
음 그러고보니 오사무 같은 경험도 못하긴 못하겠군. 그건 내가 않하면 되는거고.
간지는 말이지.. 그렇게 될지도 모른단 말이지. 사람일이란 알 수 없는 거니까..

읽을 때는 후딱후딱 잘도 읽었는데, 덮고나니 막상 내가 내 아이가 어떤 기억을 가지는 부모가 될 것인지에 대한 생각때문에 되려 덮고 나서 심각해진 책. 그리고 내가 아이 엄마라고 자각하고 있나보다 라는 스스로에 대한 생각을 하게 만든 책.
물론 작가님은 그럴 의도가 없으셨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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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oldhand > 본격 추리 소설에 대한 잡설

후더닛(Whodunit), 퍼즐 미스터리, 본격 추리소설...

비슷한 의미로 쓰이는 명칭들이다. 포우에 의해서 '발명'된 '추리 소설'은 이후 많은 작가들에 의해 계승, 발전되었다. 그리고 사실 포우가 '발명'한 '추리 소설'은 어쩌면 위에서 말한 후더닛, 퍼즐 미스터리, 본격 추리소설에 국한된 것일 수도 있다. (이 글에서는 비록 일본에서 명명되어졌지만 우리가 가장 흔하게 쓰는 '본격'이라는 용어를 쓰겠다)

 1841년 신천지가 열렸다. 이것은 두말할 것도 없이 천재 포우의 발명품.

'본격'의 찬란한 황금기를 열어젖혔다고 회자되는 코넌 도일의 셜록 홈즈 시리즈는 사실 '본격성'의 측면에서 보자면 포우의 작품들에 미치지 못한다. 그 대신 풍부한 모험적 요소와 불멸의 캐릭터들로 인해 큰 인기를 끌었다고 봐야 할 것이다. 도일 이후 많은 작가들에 의해 양산된 미스터리 소설들은 이후 '본격성'의 측면에서 한 전기를 맞이하게 되는데, 그 작가는 다름아닌 S.S. 반 다인이다.

크리스티의 <애크로이드 살인사건>을 '언페어'라며 통렬히 비판하는 입장에 있었던 반 다인은 미스터리 소설의 미덕을 특유의 '정형성'에서 찾으려고 한 것 같다. 그의 작품들은 천편일률적이고 지루하게 느껴질 만큼 완변한 형식성을 고수하고 있다. 사건의 발생, 탐정의 개입, 관계자들의 심문, 제2, 3의 살인, (보너스로 반스의 장광설 -_-;)그리고 범인의 색출. 반 다인은 '작가는 독자들을 속여서도 안되며 탐정은 독자들이 모르는 사실을 혼자서만 알고 있어서도 안된다'라는 명제를 미스터리 소설의 기치로 내세웠다.

 정통파 미스터리의 미덕은 천편일률적인 정형성인가.

반 다인의 유지를 이어 받아 본격의 시대를 찬란하게 열어젖힌 작가는 엘러리 퀸이다. 그의 데뷔작 <로마 모자의 비밀>은 반 다인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 있지만 한 발 더 나아가 미스터리 역사상 최초의 시도를 하고 있다. '독자에의 도전'이 바로 그것이다. 국명 시리즈 전편과 <중간 지점의 집>까지만 등장하는 '독자에의 도전'은 명백히 작가가 독자들에게 던지는 도발적인 도전장이자 페어 플레이를 다짐하는 선언문이었다.

 정력적인 독자들은 '도전장'을 마주하는 순간 소설의 처음으로 돌아가 재독을 시도한다는데..

공교롭게도 <로마 모자의 비밀>이 발표된 1929년은 '추리 소설의 시작'이라고 불리우는 <모르그 가의 살인>만큼 중요한 또 하나의 작품이 세상의 빛을 본 해이기도 하다. 사무엘 더실 해미트가 '하드보일드의 시작' - <피의 수확>을 발표한 것이다. <피의 수확> 이후 하드보일드는 도도한 흐름을 형성하며 미스터리 소설의 주류로 떠오른다.

영미에 이어 미스터리가 큰 인기를 얻은 나라인 일본도 역시 이런 추세에 발 맞추어 마쓰모토 세이초 이후 사회파 미스터리가 압도적인 주류를 이루게 되었다. 이제 미스터리 소설들은 여러가지 사회적 부조리를 파헤치기도 하고, 인간의 본성에 대한 깊은 통찰을 보여주기도 하며, 순문학에 못지 않은 빼어난 문체를 자랑하기도 한다. 어쩌면 현대의 작가들은 자신의 작품이 단순히 '장르'가 아닌 '문학'으로 기능하고 인정 받기를 바랐는지도 모른다. 그러다 보니 현대의 작품들은 '장르'적인 특성이 점점 희미해지게 되었고, 추리적 요소는 문학성이나 엔터테인먼트의 보조기능으로 전락하는 듯 보였다.

본격 추리 소설의 최대 이슈는 '트릭'이다. 황금기에 발표된 무수한 추리 소설들은 앞다투어 저마다 새로운 트릭을 개발해 내기에 여념이 없었다. 한마디로 '먼저 써먹는 사람이 임자'인 시절이었다. 엘러리 퀸도 크리스티의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를 보며 '나도 구상해 오던건데..'라며 탄식을 했다지 않는가. 해 아래 새것이 없다고 했듯이 '트릭의 황제' 존 딕슨 카 이후 더이상 기상천외하고 신선한 트릭은 없다고 여겨졌다.

 극한 '트릭' 콜로세움. 트릭의 장인 딕슨 카의 생애 최대의 트릭이 펼쳐진다.

<점성술 살인 사건>은 바로 이러한 '본격'의 철저한 쇠락과 퇴조기에 등장했다. 폐지처럼 구깃구깃하게 버려진 50년 전 엘러리 퀸이 세상을 향해 던졌던 '독자에의 도전장'을 다시 손에 들고. 이후 많은 '신본격 미스터리'들이 세상에 나왔지만, <점성술 살인사건>만큼 고전에 가까운, 순수하리만치 모든 첨가물을 제거한 생짜 그대로의 '본격 추리 소설'은 드물다. 불가해한 사건이 있고, 탐정과 조수가 있고, 명쾌한 해결이 있을 뿐이다. 독자를 현혹하기 위한 어떠한 불순물이 들어갈 여지도 없다. 오리지널은 원래 순수한 법이다.

일본 미스터리의 출판 붐과 아울러 인기 작가들의 최신작들이 따끈따끈하게 국내에 번역되는 요즈음은 어떨지 몰라도 적어도 좀 오래된 미스터리 애호가라면 그의 미스터리 편력은 아마도 도일과 크리스티로부터 시작된 것이리라. 나의 시작도 역시 마찬가지였으며, 넓어진 취향과 관심거리를 가지게 된 지금에도 미스터리에 대한 이 장르적 편애의 근원은 역시 '본격 추리 소설'에 대한 향수가 아닐런지.

신본격의 기치를 내걸고 시마다 소지의 깃발아래 모인 일군의 작가들 역시 추리 소설 작가가 되기 이전에 이미 이런 매니아로써의 '본격'에 대한 갈증을 갖고 있던 독자들이었을 것이다. 새롭게 정식 출판된 <점성술 살인사건>을 읽으며, '그래 이맛이야, 이게 추리 소설이지!'라고 속으로 몇 번이나 되뇌이던 나는 속절없는 구식 추리 소설 독자임에 틀림없다.

내게 있어 미스터리의 본령은 역시 '본격'이다. 취향이 변하고, 안목이 변하여도 이 생각은 변치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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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

언제였더라. 소설 ICO 안개의 성이 출간된다는 얘기를 듣고 도대체 그걸 누가 읽어라고 생각했었다.
오히려 책의 서술적 어조와 왠지 허술할것 같은 이야기는
이코 게임에서 봤던 그런 느낌들 이코와 요르다, 안개성의 배경들 바다와 나무들 낡은 성의 이미지..
여타의 게임들과 달리 배경음악을 최소화하고 바람소리 새소리가 들리던
그 게임이 너무 재미있었던 기억으로 남아있는데
어설픈 글이 그런 좋은 느낌을 오히려 날려버리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이런 책을 볼 사람은 없어 라고 흥분을 했었으나..
그건 미야베 미유키를 몰랐었을 때라고 말하고 싶다.

이코와 요르다 여와 이외도 토토와 촌장 등 여러 인물이 등장하여서
안개성의 슬픈 사연이 그리고 이코의 모험이 펼쳐지는 동안
묘사되는 주요한 장면장면 들에서 게임 장면이 너무너무 생각났다
내가 아는 공간, 내가 이코가 되어서 돌아다녔던 그 공간.
분명히 나는 이코와 요르다가 다음에 어디로 갈지도 알고 그 끝이 어떻게 될지도 아는데
그 장소에 얽힌 사연들이 이렇게 펼쳐지니.. 다시금 게임이 너무너무 생각났고
게임이 또 하고 싶어졌다.
다시 게임을 한다면 아무 생각없이 지나쳤던 돌무더기 들도, 그 물웅덩이로만 생각했던 곳들도
소설의 사연들이 생각나서 그냥 못 지나칠거 같다.
내가 알고 많은 사람들이 아는 그 공간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한 그런 소설이라
읽는 내내 너무 즐거웠다.

으흠.. 이코 게임 타이틀을 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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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게시판에 독후감 등록을 하면

마일리지 1000 점을 준다.

이 마일리지를 뭐에 쓰는지 몰라. 그닥 열심히 안 했는데

*.* 이 마일리지를 1원으로 쳐서, 교봉에서 책을 살수 있게 해준단다.

갑자기 눈빛이 반짝 반짝~~~

으흐흐~~중복리뷰고 뭐고 간에 이용할 수 있는 것은 최대한 이용한다~~~
(뭐 나는 리뷰 라기 보담은 그냥 읽고난 후 짤막한 느낌이지만 ㅋㄷㅋㄷ)

아. 이 좋은 걸 왜 이제야 알았을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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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7-01-16 1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려요^^

향기로운 2007-01-16 10: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 물만난 물고기마냥 기쁘시겠어요^^;; 화이팅입니다^^

하늘바람 2007-01-16 1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나 어떤 회사인데요 직원혜택인가봐요

ceylontea 2007-01-16 1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흐.. 그렇군요.. 좋은 정보.. ㅋㅋ
(그러나.. 과연 내가 할까 싶은.. --;;)

토토랑 2007-01-16 13: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흑 오늘 다시 알아보니. 1000 원이 아니라. 200원 이네요 흑흑..
물만두님 축하해주셨는데 ㅡ,.ㅡ 킁.. 어짜죠?
향기로운님 기뻤는데 기쁨수치가 한 20% 로 감소해버렸어요
하늘바람님 녜 ^^:; 사내 도서관이거든요. 근데 몸은 좀 괜찮으세요?
ceylontea님 ㅋㅋ 아마두 곧 하시기 않으까 싶은데요 호호호
 

 

우부메의 여름. 교고쿠도는 아무래도 아베노 세이메이를 생각나게 한다. 물론 그를 모시는 신사를 밭고 있으니 그렇겠지만. 오카노 레이코가 그린 만화책 음양사가 워낙 인상에 남아서인지 사실 우부메의 여름을 읽는 내내 음양사 책에 나오는 세이메이와 교고쿠도가 자꾸만 겹쳤다.
    그렇지만 이 책의 가혹한 그녀들의 집안에 내려온 가혹한 형벌은 너무나 가혹해서
내 안의 무언가가 그것을 거부하도록 만들어 깊이 공감하기가 조금 힘들었다.

 왠지 읽고나서, 장면들이 너무 생생하게 그려져서 무서웠다. 우부메에 비하면 더 엽기적이고
더 잔혹함에도 불구하고 왜 그 상자안에 든 소녀와 그것도 책에서 나중에 묘사가 된대로 말이지..
상자안의 소녀를 보고 부러워하는 남자와, 마지막에 그 부녀의 대화와, 그 아비의 죽음의 장면은
머릿속에 선명하게 그림이 그려지냔 말이다. 우부메 볼땐 전혀 안 그랬는데
오락을 하는 신랑 옆에서 붙어서 책을 봤는데 무서우니 더 빨리 보게되고
신랑은 옆에서 그렇게 책장을 넘기다니 안보는거 아냐 하면서 핀잔 주길래 아냐 하고 설명해 줄려다가
세부적인 것 까지 더 그림이 확 그려지고 으으 .. 나는 상자가 무서워 ㅡ.ㅜ

부동산 광풍이라는 말도 식상해진 지금. 유아원에서 주말에 머했어요 하고 물으니,
애들이 땅보고 왔어요. 모델 하우스 갔다왔어요. 이런말을 한다고 하더만.. 그런 시대에
이 이야기는.. 참.. 거시기 하다. 추리 소설이라기 보단 르뽀에 가까운 느낌. ( 아 근데 르뽀가 뭐였더라.)
무슨 사건 보고서, 인터뷰 같은 느낌이다. 하지만. 지루하거나 그렇진 않다.
읽을 때도 놀라왔지만 원고지 7천매 짜리 작품을 일년에 한 권씩 꼭꼭 내면서
이 작가는 하루에 2~3시간씩은 꼭 비디오 게임을 한다고 한다.
우째 그게 되시는고. 참으로 대단타 이런 생각이 더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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