꽤 오래전, <악인>을 읽고 크게 실망했다.

이후 3년 정도, 요시다 슈이치는 읽지 않았는데, 갑자기 읽고 싶어졌다.

이유는? 글쎄...

 

도서관 일본소설 쪽을 보면, 미야베 미유키 옆에 요시다 슈이치 작품이 쭈욱 있다.

이름을 보면 옆에 있는 게 의아하긴 한데, 뭐 아무튼 잘 보이는 자리에 엄청 많다.

그간, 못 본체 지나치다 드디어 2권을 골랐다.

가장 슬림해서 만만해 보이는 녀석들로. <여자는 두 번 떠난다>, <열대어>.

 

<여자는 두 번 떠난다>부터 읽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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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도시 감성여행 - 낭만을 찾아 떠나는
염관식.옥미혜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3년 10월
평점 :
품절


 

<소도시 감성여행>을 읽으며, 크게 놀랐다. 이전에 보던 여행안내서와는 차원이 달랐다. 지금까지의 여행안내서가 작가의 여정을 그대로 소개하고 안내하는데 그쳤다면, 이 책은 맛집, 명소 등을 테마별로 소개하고 독자가 직접 여행계획을 세울 수 있게 돕는다. 유명인의 여행경로를 그대로 따라다니는 게 무슨 여행인가? 여행 디자인은 스스로 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소도시 감성여행>이야말로 여행안내서의 본분을 다하고 있는 게 아닐까?

 

12개의 도시가 소개되는데, 도시마다 주제가 있다. 강릉은 [커피여행], 가평은 [캠핑여행]처럼 말이다. 강릉이 커피여행 테마인 게 약간 의아했는데, 강릉은 인구수 대비 가장 커피전문점이 많은 곳(p.16)이고, 안목해변에는 자판기만 70여 대가 늘어서 있다고 한다. 근처에 살면서도 몰랐던 사실.

 

 

테마별로, 처음에는 1) 여행기 같은 에세이가 있고, 이어 이 책의 핵심, 2) [여행 디자인하기]가, 다음에 3) 구체적인 명소와 맛집이 소개된다. 1) 항목에서는 감성을 한껏 충전한 다음, 2)에서 여행 디자인을 하고, 3)에서 실용적인 정보를 얻는 거다. 또한, 2) 항목엔, 3)에서 소개될 부분의 페이지가 실려 있다. 그래서, 필요한 항목만을 찾아볼 수 있다. 입체적이고 유기적인 활용이 가능하도록 배려되어 있는 것이다.

 

올컬러 사진이 하나 가득한데, 특히 맛집 소개가 잘 되어 있다. 주말에 읽다 얼마나 먹고 싶었는지 모른다. 특히, 통영 우짜(p.85), 전주비빔밥(p.124), 흑임자 팥빙수(p.126)페이지에서 침이 10리터 정도 흘렀다. 단,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저자분들이 생선과 해산물을 좋아하시는지 소개된 맛집 상당수가 생선과 해산물 요리 전문이었다는 거. (난 생선이나 해산물을 아주 싫어한다-_-)

 

 

책 속에 가득한 명소는 전부 아름다웠지만, 추리고 추려서 딱 세 군데를 골랐다. 나중에 가볼 곳으로. 첫째는 경주의 유채꽃 들판(p.151). 경주하면 어릴 적 수학여행 생각이 난다. 불국사, 석굴암에 줄지어 들어갔던 기억도 나고. 당시에는 "맨날 경주만 가?" 이러면서 싫어했는데, 돌아보면 즐거웠던 추억. 둘째, 드라마 [환상의 커플] 촬영지, 독일마을(p.262) 국내에 독일마을이 있다는 것도, [환상의 커플] 촬영지가 독일마을이었다는 것도 처음 알았다. 독일 분위기를 만끽하며, 나상실 장철수를 떠올리는 것도 좋을 듯. 셋째, 대관령 양 떼 목장(p.438) 넓게 펼쳐진 목장이 마치 스위스 같았다. 항상 겨울되면 첫눈이 가장 빨리 내렸다고 나오는 곳인데, 겨울철에 가보면 유럽 분위기가 날 듯.

 

 

<소도시 감성여행>은 여행에세이의 촉촉한 감성과 여행안내서의 실용성을 겸비한, 최고의 여행도우미이다. 1) 독자 스스로 여행을 디자인할 수 있도록 배려한 점 2) 가격, 연락처, 운영시간까지 꼼꼼하게 상세정보를 제공한 점, 3) 엄청난 양의 올컬러 사진을 소개한 점은 발군이었다. 그간 여행서의 업그레이드판을 확인하고 싶다면, <소도시 감성여행>을 펼쳐보시길.

 

 

 

* 멋진 사진이 하나 가득한 책이라 포토리뷰를 준비했습니다. 책사진을 100여장 찍었는데, 편집하고 보니 하나같이 그지같네요-_- 결국, 포토리뷰는 포기. 극히 일부 사진만 첨부했어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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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분노 조절이 안 되는 호텔리어입니다
제이콥 톰스키 지음, 이현주 옮김 / 중앙M&B / 2013년 10월
평점 :
절판


1.

 

<저는 분노조절이 안 되는 호텔리어입니다>(이하, 분노조절 호텔리어)는 장르구분이 꽤 어렵다. "논픽션, 에세이네. 아마존 '논픽션'분야 베스트셀러고, 앞날개에 '에세이'라고 적혀있잖아!" 이런 반응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분노조절 호텔리어>는 소설로 읽힌다. [좌충우돌 흥미진진한 토미 제이콥스의 호텔업계 투신기(소설) + 중간중간 이어지는 호텔업계에 대한 비판 혹은 숨겨진 비밀 폭로(비평)] 일반적인 에세이와는 전혀 다르다.

 

2.

 

먼저 소설 측면을 보고, 항목을 바꿔 비평 측면을 이야기 하겠다. 주인공 토미 제이콥스는 철학과를 졸업했지만 그를 필요로 하는 회사는 없었다. 그가 얻을 수 있는 일이란 고작 호텔 주차요원. 거칠고 불성실한 직원들 중 토미는 단연 한마리 학이었고, 곧 프런트 직원으로(p.41), 객실관리 지배인으로(p.76) 승진한다. 승승장구하던 토미는 재충전을 위해 사직을 결심(p.125)하고 런던행 비행기(p.129)에 오른다. 얼마지 않아 호텔업계로 돌아온 그는 예전의 토미가 아니었다. 업그레이드를 원하는 여자고객과 사랑을 나누고(p.232), 사기도 쳤고(p.271), 자기 기분을 상하게 한 고객에게 은밀한 보복을 가하기도 한다. 타락의 끝은 어디일까?

 

<분노조절 호텔리어>에서 특히 재미있는 건, 다양한 호텔직원과 고객의 면면을 살피는 거다. 과도한 팁 경쟁을 벌이다, 주먹다짐을 벌이는(p.38) 키스와 월터, 룸메이드에게 군림하며 그들의 일이 얼마나 쉬운지를 강조하는 재수없는 관리자 테런스, 토미를 유혹하며 룸 업그레이드를 얻어낸 줄리(p.229) 등등. 또한 토미가 호텔업계에 적응하기 위해 노력하다 결국, 타락해 가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도 흥미롭다.

 

3.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분노조절 호텔리어>의 하이라이트는 비평측면 즉, 호텔업계의 숨겨진 비밀폭로다.

 

1) A호텔의 빈방이 있음에도, 고객을 인근 B호텔로 보내버리는 이유는?(p.67)

 

한도이상으로 예약을 받은 경우, 교통비를 지불하고 인근호텔로 안내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이유는 다음과 같다. 온라인 여행사를 통해 예약해서 할인을 많이 받았기 때문에 그리 중요한 손님이 아니다. /  한 번도 우리 호텔에 묵은 적이 없었고, 이런 일을 겪지 않았더라도 이 도시를 다시 방문하지 않을 것이다. / 프런트 직원에게 못되게 굴었다.

 

2) 호텔 유리잔이 반짝반짝 빛나는 이유 / 유리잔에 따라 마신 물에서 레몬향이 나는 이유(p.87)

 

일부 청소부들이 유리잔 닦는데, 레몬향이 나는 가구용 광택제를 사용하기 때문.

 

3) 미니바 음식을 돈내지 않고 먹는 방법(p.93)

 

저자는 미니바 요금이 가장 빈틈이 많은 요금이라 말한다. 각종 입력실수, 직원들의 절도, 시스탬문제 등으로. 그래서, 먹어놓고 "난 이것들을 절대로 먹지 않았어요!"라고 주장하면 호텥측은 별다른 문제제기없이 요금을 철회한다고 한다.

 

또한, 체크인 과정의 헛점을 교묘하게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금연객실을 달라고 한 다음, 객실로 올라가 미니바 물건을 모조리 챙긴다. -> 그후 담배을 피고, 프런트에 전화해 담배냄새가 심하다며 방을 바꿔달라고 한다. -> 바뀐 방으로 가 챙긴 물건들은 맛있게 먹는다. (ㅋㅋㅋ) 방을 바꾸는 5분은 기록에 남지않고, 미니바 담당자들도 여러 사정때문에 비어있는 물건에 의심을 품지 않는다고 한다.

 

4) 진상 손님들에게 가하는 호텔의 보복.

 

중국집에서 음식 재촉을 하면, 음식에 침을 뱉는다는 소문이 있다. 얼마 전에는 피자배달원이 피자에 침 뱉고 조롱문자를 보내 문제가 된 사례가 있고. 호텔업계는 어떨까?

 

저자는 '열쇠폭탄'(p.327)이야기를 한다. 체크인을 하게 되면 '초기화된 열쇠'를 받게 되는데, 진상에겐 그냥 이전 열쇠를 줘버린다. 그러면, 열쇠는 작동하지 않고 고객은 낑낑대다 결국 프런트와 방을 오가야만 한다. 고객 눈앞에선 정상작동하는 것처럼 조작할 수 있기에, 고객은 항의도 제대로 할 수 없다. 또한, 열쇠를 두 번째 사용했을 때 갑자기 열쇠를 기능하지 않게 만들 수도 있다고 한다.

 

프런트 직원의 기분을 상하게 하면, 프런트 직원은 고객을 더 나쁜 방으로 보내버린다. 원래 고객의 방은 센트럴파크를 내려다 볼 수 있는 멋진 곳이었지만, 경치가 형편없는 방으로 보내는 거다. 물론 고객은 이를 전혀 알 수 없다. 또한, 호텔번호와 유사해 끊임없이 전화가 오는 방으로 보내버리기도(p.326) 한다.

 

4.

 

<분노조절 호텔리어>는 10년간 호텔에서 근무한 저자의 경험이 제대로 녹아있는 작품이다. 소설적 재미가 가득하기에 소설로 읽어도 좋고, 호텔업계 비밀폭로에 집중해도 좋다. 사실, 호텔업계의 비밀이라곤 하지만, 모든 서비스업계가 마찬가지다. 알게 모르게 고객 뒤에서 수많은 일이 진행되고 있겠지. 전미 호텔업계를 발칵 뒤집었다는 <분노조절 호텔리어>, 이제 우리 호텔업계가 긴장할 차례다.

 

 

 

 

 

* 리뷰에는 언급하지 않았으나, 부록(p.387이하)에 실린, [호텔에서 손님이 절대로 입에 올려서는 안 되는 이야기], [호텔에서 손님이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행동], [모든 호텔 손님이 알아야 할 사실]은 꼭 한번 찾아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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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조를 만든 경종의 그늘 - 정치적 암투 속에 피어난 형제애
이종호 지음 / 글항아리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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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년 책이 나오자마자 썼던 리뷰인데, '어떤 사정상' 올리지 못했습니다.

묵히기 아까워 수정없이 그대로 올립니다.

 

 

<영조를 만든 경종의 그늘>은 경종과 영조의 형제애에 초점을 맞춘 책이다. 갈등관계, 왕위쟁탈 같이 기존에 널리 알려진 것과는 정반대의 관점이다. 나아가 18c 탕평정치의 씨앗을 두 왕의 우애에서 찾기까지 한다. 아주 좋다. 색다른 관점에서의 역사 다시보기. 하지만 문제는 저자가 초점을 맞춘 둘의 형제애가 제대로 부각되지 않는다는 데 있다. 형제애의 증거라고 내세우는 논거는 미미하며 이해할 수도 없다. (후술) 이 책에서 색다른 관점에 걸맞는 '새로운 뭔가'를 찾긴 어려웠다. 기존의 논의 수준을 크게 벗어나는 것은 없고 독특한 관점에서 이야기할 뿐이다.

 

문제는 이 뿐만이 아니다. 전체적으로 장황하고, 막연한 추측성 서술이 많다. 다시말해 저자의 주장이나 논거가 설득력이 떨어진다.

 

 

1) 막연한 추측성 서술

어차피 역사는 사료를 바탕으로 추론할 수밖에 없지만, 저자의 추론은 다소 뜬금없다. 역사적 사실이 숨겨 있는 정치적 이해를 완전히 배제하고 해석한 것(~다고 생각되는)도 있고, 경종과 영조의 우애라는 대주제에 집착한 나머지 무리한 해석을 하기도 한다. 물론 저자는 수많은 사료를 검토하고 연구한 끝에 내린 결론일 것이다. 하지만 이를 효과적으로 제시해 독자를 납득시키지 못한다면 아무 소용없다. 논문이라면 몰라도 이건 전 국민이 보는 대중역사서다. 

- p.34 첫째문단. " (전략) 허나, 평소 자신과 아들 금에게 쏟아준 왕후의 은혜를 잊을 수 없는 숙빈 최씨로서는 가만있을 수 없었다. 장씨에 대한 두려움보다 돌아간 왕후에 대한 슬픔이 그녀의 가슴을 더욱 뒤흔들었다. 결국 그녀는 왕을 찾아뵙고 눈물을 흘리며 모든 사실을 털어놓기에 이른다."

이것만 보면, 마치 숙빈 최씨가 고결한 충의지사 같다. 물론 인현왕후와 숙빈 최씨는 사이가 아주 좋았다고 한다. 하지만, '인현왕후의 은혜를 잊지 못했기 때문에 일러바쳤다'란 해석은 너무 단순하다. 저자는 숙빈 최씨가 일러 바침으로써 얻게 되는 이해득실은 따져 보지 않는다. 무수리였다 신분상승한 숙빈 최씨를 가로막는 건, 희빈 장씨와 세자였다. 만일 윤이 그대로 왕위를 계승한다면 금과 최씨는 말그대로 바람 앞의 촛불 신세다. 반대로 장씨가 제거된다면 세자 윤의 입지는 흔들리고 금과 최씨가 운신할 폭은 확대된다. 한마디로 숙빈 최씨의 행동은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른 것이었다. 이를 배제하고 은혜만을 언급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 p.52 둘째문단. "문제는 어떤 논의를 하는 자리에서도 윤은 길게 말하는 법이 없었다는 점이다. 아뢰는 신하들의 말이 좋다 싶으면 그대로 하라 했고,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거부하는 게 고작이었다. (중략) 실어증으로 인한 말에의 두려움(-이 표현은 정말 심하다고 생각한다.)을 그는 떨치지 못하고 있었다. 문제 된 사안에 대하여 그의 두뇌가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그 핵심 또한 잘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그런데 말을 별로 하지 않으니 신하들로서는 답답할 때가 많았다."

가장 이해할 수 없는 부분. 저자는 경종이 '실어증'을 앓았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납득할 수 없다. 저자가 내세우는 논거는 어머니의 비참한 죽음으로 인한 충격, 실록의 몇몇 기록들이다. 물론, '경종이 지나치게 침묵을 지키고 문답중에 간혹 분명치 못한바가 있다'고 실록에 나온다. 그렇다고 해서 '실어증'이라고 하는건 지나치다. 당시 경종을 둘러싼 역학관계를 보면 그의 행동을 이해할 수 있다. 경종은 숙종과 노론신하들이 시퍼렇게 '감시'하는 틈에 대리청정을 했고, 즉위후에도 노론의 엄청난 압박을 받았다. 그런 그가 말을 많이 할 수 있었을까? 만약, 그가 할말 다하고 자기 주관대로 했다면 숙종이 살아 있을 때는 왕위를 넘본다며 쫒겨나고 노론에겐 비난의 빌미만을 줬을 것이다. 그는 실어증이 아니었다. 다만 할 수 없었을 뿐이다. 실어증이라면, 노론을 몰아붙이며 보여줬던 그의 모습은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한마디로 경종이 말을 적게 한 것은 실어증이 아니라, 몸조심에 몸조심을 한 경종의 생존법이었다. 

- p.132 둘째문단. " (전략) 그의 말대로 잠시 물러나 있다가 몸이 회복되면 얼마든지 왕으로 복귀할 수도 있는 문제였기 때문이다."

저자의 말대로 경종은 물러났다 다시 복귀할 수 있었을까? 회의적이다. 당시 노론은 경종을 왕위에서 끌어내리기 위해 정말 갖은 노력을 다했다. 만약 경종이 물러나면 금이 왕위를 계승하고 게임은 끝이다. 설사 그것이 요양을 위해 일시적으로 물러난 것이라 해도 말이다. 이미 왕위에 있는 왕조차 저렇게 핍박하는데, 물러난 왕이야 상대가 되겠는가?


2) 저자가 말하는 형제애의 실체

경종과 영조의 각별한 관계, 우애라며 저자가 드는 논거는 크게 둘이다. 첫째, 목호룡 고변등 긴박했던 정치상황에서 경종은 영조를 적극 보호했다. 둘째, 영조 즉위이후 경종에 대한 애틋함을 많이 내보였다. 하지만, 동의할 수 없다. 저자는 둘의 형제애에 집착한 나머지, 배후에 깔린 정치적 의도를 간과했다.

- 노론 핵심인사와 연잉군 금이 경종을 시해하려 했다고 목호룡이 고발한 것이 목호룡의 고변이다. 노론을 제거하기 위한 소론의 음모(혹은 과장)라고 보여지고, 개인적 생각으론 경종의 배후지원, 적어도 암묵적 묵인 없이는 불가능한 사건이라 생각한다. 그렇다면 경종은 왜 연잉군을 보호했을까?

목호룡의 고변은 자체로 소수세력이었던 경종과 소론에겐 과감한 도전이었다. 그렇기에 더 나아가 연잉군까지 제거할 수는 없었다. 세자였던 연잉군까지 죽일 경우(혹은 유배) 불어칠 엄청난 후폭풍을 감당할 수 없었던 것이다. 차근차근 지지세력을 키워가던 경종의 스타일을 볼 때, 이런 해석이 타당해 보인다. 노론 인사의 처벌만으로 연잉군에겐 충분한 경고가 되었으리라고 판단했을 수도 있다.

- 영조가 즉위이후, 경종에 대해 보인 특별한 반응도 그대로 받아들일 수는 없다. 영조는 집권내내 경종 시해의혹을 받았다. 심지어 이인좌는 경종의 복수를 명분으로 반란을 일으키기도 한다. (놀라운 건 이들이 상당한 지지를 받았다는 것. 영조에 대한 민심이 어떠 했는지 알 수 있다.) 그런 영조가 경종에게 취할 수 있는 태도는 뭘까?


3) 경종은 독살 되었다.

저자는 경종 독살설이 근거 없다(p.208)고 주장한다. 하지만 저자가 주장하는 일련의 반론은 전혀 이해할 수가 없다. 반박할 필요를 느끼지 못할 정도로 논거가 미약하다.

- p.211 중간 "당시에 그렇게 할 긴급한 이유가 금에게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자신의 세자 지위를 윤이 적극 지지, 보장하고 있는 상태에서 금이 시간을 다투어가며 윤을 시해할 이유는 없다고 보아야 한다. 더구나 윤의 평소 건강 상태로 볼 때, 그가 오래 살지 못할 것은 충분히 예견된 상황이 아니었던가."

전혀 아니다. 저자는 경종이 연잉군의 세자 지위를 적극 지지, 보장하고 있다고 하지만, 위에서 살펴 봤듯이 경종의 태도는 정치적 고려가 깔려 있었고 연잉군 역시 이를 모를리 없었다. 또한 저자는 왜 노론의 입장은 고려하지 않는가? 혹여 연잉군에게 급박함이 없더라고 노론이 급박했다면 독살을 사주할 수 있는 것 아닌가?  저자는 경종이 오래 살지 못할 것은 충분히 예견 되었다고 한다. 어떤 논거로 저런 주장을 하는 건가? 경종이 급사했다는 건 널리 알려진 사실인데, 어떤 질병이 있었고 얼마나 상태가 안 좋았다는 건가? 또한 게장를 둘러싼 의혹을 반박하는 p.212는 마치 드라마를 보는 듯 하다.

- p.219 "(전략) 그러니 형 윤의 위급함을 당해 그가 인삼과 부자를 올리도록 한 것에는 전혀 악의가 있을 수 없다."

p.219의 모든 서술은 내 생각과는 반대다. 모든 걸 떠나, 객관적으로 당시 상황을 보자. 어의를 꾸짖어가며 취한 연잉군의 행동은 의혹을 불러 일으키기 충분하다. 저자는 형에 대한 애정으로 해석하고, 독살설은 허무맹랑하다고 한다. 나 역시 허무맹랑하다. 전혀 악의가 있을 수 없다니...


* 미처 정리하지 못했지만, 저자의 견해와는 다른 생각을 가진 부분들 & 지적할 부분들

p.35,36 전체적으로 장황.
p.49 추측성 서술
p.52 아래에서 9, p.53 위에서 3. 추측성 서술
p.55 아래 3. 그렇다면 과연 저자의 입장은 무엇인가?
p.93 마지막 과연 그랬을까? 이상적이라 생각함
p.106 둘째 문단. 추측성 서술
p.107 위에서 4. 완벽히 신뢰?
p.118 첫째 문단. 도대체 우애측면에서 뭘 살펴 봤다는 건가? 답답하다.
p.168 위에서 5. 경박한 인물? 당연히 금은 요망하다고 말했을 거다.
p.177 위에서 7,8 조금 재미있는 서술이라 생각한다.
p.200 위에서 6 앞 서술과는 모순
p.201 마지막 문단. 거의 드라마
p.202 위4 천만에. 쉬고 싶은 마음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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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나무의 고딕총서가 눈에 들어오네요.

한때, 야심차게 내놨던 시리즈고 주목도 꽤 받았던 거 같은데

이젠 1500원에 팔리다니ㅠ.ㅠ


11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레베카 1
대프니 듀 모리에 지음, 이상원 옮김 / 생각의나무 / 2010년 6월
14,000원 → 12,600원(10%할인) / 마일리지 700원(5% 적립)
2013년 11월 02일에 저장
품절
고딕총서가 분명, 처음에는 양장본이었어요.
지금 열린책들 세계문학과 비슷하지만, 광개본 아닌 형태요.
나름 멋졌는데, 책장 넘기기는 약간 불편했죠.

그런데 얼마전 산 <슬리피 할로우>는 반양장ㅠ.ㅠ
양장본인지 알고 샀단 말야-_-
레베카 2
대프니 듀 모리에 지음, 이상원 옮김 / 생각의나무 / 2010년 6월
14,000원 → 12,600원(10%할인) / 마일리지 700원(5% 적립)
2013년 11월 02일에 저장
품절
대프니 듀 모리에 <새>도 같이 나왔으면 좋았겠지만,
일단 이거부터 읽고 <새>는 나중에 구해야 겠어요.
아울크리크 다리에서 생긴 일
앰브로스 비어스 지음, 정진영 옮김 / 생각의나무 / 2008년 8월
9,800원 → 8,820원(10%할인) / 마일리지 490원(5% 적립)
2013년 11월 02일에 저장
품절
작가도 모르고, 책도 모르지만ㅋㅋㅋ
공포소설인 듯.
시리즈니까 나온김에 다 사자.
알함브라 1
워싱턴 어빙 지음, 정지인 옮김 / 생각의나무 / 2007년 5월
12,000원 → 10,800원(10%할인) / 마일리지 600원(5% 적립)
2013년 11월 02일에 저장
품절
<알함브라>는 처음 나왔을때 분권했다고 엄청 욕먹었음.
그때 생각남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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