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도일주
마이크 혼 지음, 이주희 옮김 / 터치아트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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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출간소식을 듣자마자 사고 싶었다. 적도를 따라 세계를 일주하는 이야기는 듣는 것만으로도 가슴뛰었다.  

'마이크 혼'은 대서양-남아메리카 아마존정글-태평양-인도네시아-인도양-아프리카를 거쳐 마침내 적도 세계일주를 성공한다. 그가 아마존 밀림에서 나무가지로 착각해 뱀에서 물리고, 모기에도 뜯기고, 인도양에서 험한 파도에 죽을뻔한 일은, 글로만 읽은 독자로서 극히 일부분만을 접한것 이리라…단 한문장으로 처리된 부분도 사실 엄청난 고난이었겠지.

사실 책을 읽기 전에는 막연히 '적도세계일주? 대단한데, 재밌겠는데' 이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그러한 도전에는 엄청난 준비와 용기가 필요하며, 현실적으로 돈이 필요함을 알게 되었다. 엄청난 돈, 엄청난 돈. 저자도 비용때문에 고민하는 부분이 많이 나타난다. 그래도 운좋게 훌륭한 후원자를 만나 다행히 일주를 마치지만…어떤면에서 난 로빈슨 크루소 같은 여행을 원했는지 모른다. 문명이기와는 완전히 격리된 상태에서의 도전…하지만 그건 불가능한 것이었다. 저자는 지원팀(친구들 가족들)으로부터 물자지원을 끊임없이 받는다. 초반 그 점을 이해하기까지 실망 했음을 고백한다.

저자가 세계에서 최초로 적도세계일주를 해냈다고 한다. 대단한 일이다. 마이크 혼뿐만 아니라 곁에서 물자보급에 힘쓴 친구들, 부인, 지원자들도 많은 역할을 했다. 이 책은 그들의 도전정신 하나만으로도 읽을 가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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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계단 - 제47회 에도가와 란포상 수상작 밀리언셀러 클럽 29
다카노 가즈아키 지음 / 황금가지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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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읽어본 많은 추리소설중에서 13계단을 으뜸이라고 칭해도 무방하리라. 처음 신인작가의 작품이라 큰 기대하지 않았다가 책을 덮고선 큰 놀라움에 빠져버렸다. 정말 대단했던 것이다. 기존 유명작가의 작품보다도 더 흥미롭고, 뛰어난것 같다는 생각이다.

일본의 사법제도,교정제도(우리의 것도 거의 유사함)에 대한 진지한 고찰과 고뇌를 바탕으로 흥미로운 이야기를 전개하고, 나중에는 비판적으로 승화시킨다. 대단하다. 내 전공분야이기도 해서 그런지 더욱 관심이 갔다. 내 생각에는 법대생들은 꼭 이 책을 읽어봐야지 않을까 싶다. 

상해치사혐의로 2년형을 선고받은 미카미 준이치, 그는 가석방으로 출소하지만 그를 기다리고 있는건 엄청난 보상금과 합의금으로 피폐해진 일가족과 사회의 무서운 눈초리. 그에게 전직 교도관 난보 쇼고가 어느 사형수(사카키바라 료)의 원죄를 푸는데 함께 하자고 권하고 그들은 진실을 파헤쳐 간다. 어떤 일들이 벌어질것인가? (줄거리는 요기까지!)

막판 놀라운 반전이 있고, 사형제도에 대한 고뇌비판과 세밀한 교도소안 묘사등이 압권이다. 강력추천한다. 소장가치 충분하다고 자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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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참
성석제.윤대녕 외 지음 / 북스토리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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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마치 어린시절 읽었던 동화집처럼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짧은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거짓말이 안 좋은 이유](p.46) 마지막에 픽 웃어버렸을 정도로 해학적이다. 노영필과 송채원은 연인사이다. 채원은 부모님이 남동생을 데리고 외출하는 틈을 타 영필을 불러 들인다. 하지만, 영화나 소설속에서 항상 벌어지는 일이 그들에게도 닥치는데, 광란을 일으키는 남동생때문에 부모님과 남동생이 집으로 돌아온 것. 과연 우리의 영필과 채원은 이 위기를 어떻게 헤쳐나갈 것인가?^^

"채원이가 심심하다기에 함께 있어주려고 지금 막 도착하던 참이었습니다. 어휴, 길이 얼마나 막히던지 혼났네……"(p.52) 영필은 천연덕스러운 연기로 천신만고 끝에 일을 무마하고 집으로 향한다. 집에 홀로 계시는 홀어머니. 영필은 초인종을 누른다. 하지만 나타난 건 어머니가 아닌, 옆집 아저씨. 이건 뭔일이란 말인가? 쭈뼛거리는 아저씨의 말, "수챗구멍이 막혔다고 하시길래……지금 막 도착하는 길일세……" "……"(p.56) 

남자들의 대사가 어쩜 저리 같은지…참 해학적이다. 하지만 남녀간에 사랑이란 감정은 나이를 비롯한 모든 것을 초월하는 것이니, 어머니의 입장을 보면 마냥 웃는 것도 도리가 아닌 듯. '홀로된 어머니가 얼마나 외로우셨으면 아들이 잠깐 집을 비운사이 저러셨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어머니에게도 어머니의 사랑이 있으니…물론 옆집 아저씨에 부인이 있다면 문제는 달라지지만. (어쩌면 정말 옆집 아저씨는 수챗구멍을 뚫어주기 위해 온 것인지도 모른다. 그럴지도 모르지^^)

[나는 과연 쉬리를 보았을까?](p.151) 저자는 이렇게 시작한다. "기억이라는 것은 참 이상한 것이어서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은 어디론가 사라져버리고, 대신 사소하기 짝이 없다고 여겨지는 어떤 한 순간만 확대되어 또렷하게 각인되는 수가 왕왕 있게 마련이다. 나는 그것을 '기억 속 명장면'이라고 부른다."(p.151) 그리고 그다지 유쾌한 기억은 아니지만, 하나의 명장면이 될지 모른다며 이야기를 꺼낸다.

미리 표를 예매해두고 여유를 부리다 조금 늦게 입장한 저자와 친구. 거의 한가운데인 자석에 "미안합니다"를 연발하며 힘들게 앉았다. 하지만 그녀 등 뒤에서 들려오는 한마디, "재수 없어!"(p.153) 뒤를 보니 새초롬한 처녀가 못마땅한듯 비쭉 내밀고 있는 것이다. 저자는 그녀를 용서하기로 한다. 젊은 처녀의 화살은, 앞에 앉은 청년의 머리를 피하기 위해 분투하던 저자에게 또 날아온다. "정말 재수 없어!"(p.156) 청년의 머리를 피해 솟구치는 저자의 머리에 대한 분노. 과연 저런 상황에서 영화를 제대로 볼 수 있었을까?

저자는 이야기한다. "앞으로 사십 년쯤 후, 그대도 살아 있다면, 아마 나는 이런 말을 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그래, 사십 년 전 '쉬리'라는 영화가 장안을 떠들썩하게 했었지. 엄청났었어. 그런데, 나도 영화를 보았을까? 허리가 아파서 쩔쩔매며 극장에 앉아 있던 장면 하나만 또렷하게 기억나고 나머지는 글쎄, 가만있자, 영화 제목이었던 '쉬리'가 우리나라에만 살고 있는 작고 예쁜 물고기 이름이라고 그랬던가……"(p.159)

영화관에서 저런일은 누구나 한번쯤 겪어 보았을 것이다. 비단 영화관만이 아니라, 좌석이 있는 모든 곳에서 앞뒤에 앉은 사람사이 갈등은 꽤 많다. 갑자기 든 한가지 의문, 그 젊은 여자는 그 유명한 양귀자 작가님을 몰라봤단 말인가? 나 같음 부랴부랴 책 전부 다사서 사인 받았을텐데…하하

이처럼, 일상적이고 짧은 이야기지만, 그렇기에 더욱 아름답고 좋은 책이다. 큰 부담없이 시간나는 틈틈이 읽어도 좋다. 그래서 제목이 새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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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크로드 문명기행 - 오아시스로 편
정수일 지음 / 한겨레출판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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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이 책을 보고 바로 사야겠다고 생각했다. 장바구니에 10번이상 넣었다 뺐다 한거같다. 하지만 자금사정으로 아직 사지 못하고 도서관에서 일단 빌렸다. 지금은 27장 불교전파의 서단,메르브 쪽을 읽고 있다. 읽는내내 정말 몰랐던 것들을 알게되고 멋진사진들을 보았다. 이런 책을 가리켜 소장가치가 있는 책이라 하는것이리라...진정으로 소장가치 있는 책이다.

실크로드 탐사하는 정수일박사님과 한겨례탐사단 여러분의 땀방울이 책속이 스며있는 듯하다. 몰랐던 중앙아시아와 중국의 유적들, 그 외 여러 유적들. 관심은 있으나 지식이 짧은 내게 많은 충격과 기쁨을 주었다. 어른뿐 아니라 청소년들도 읽으면 여러모로 괜찮을거 같다. (부제로 '오아시스로 편'이라고 되어있는데, 다른 이야기도 나오는건지 기대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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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를 사랑한 여자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이선희 옮김 / 창해 / 200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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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 전까진 추리소설인줄 알았다. 물론 추리적 요소를 가지고 있지만 추리소설이라기보단 성정체성 문제에 대한 이야기로 보는 것이 적당할 거다. 한마디로 추리소설을 기대하고 읽는다면 조금은 실망할 것.

'성정체성 장애'라는 사회적문제에 대한 작가의 관심은 흥미롭기도 하고 주목할 만하다. 성에 대한 사회의 편견에 대한 비판의식 같은게 글 곳곳에 녹아 있어 공감가는 부분이 많았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이야기전개가 늘어지는 느낌이다. 특히 초반부 데쓰로, 미쓰기가 재회하는 부분은 엄청나게 늘어져 지루했다.

<용의자X의 헌신> 이후 읽는 두번째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이다. 드라마적 재미는 약했지만 나름대로 작가는 최선을 다했다고 본다. 성정체성 문제에 대한 관심이 있다면 훨신 흥미롭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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