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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톈, 중국인을 말하다
이중텐 지음, 박경숙 옮김 / 은행나무 / 2008년 3월
평점 :
품절
항상 관심을 가졌던 중국이지만, 제3자 입장에서 중국을 바라보는 것엔 한계가 있었다. 내가 본 것은 영화, 연예인, 소설정도가 전부였다. 직접 중국에 가서 사람들과 부댓겨 보는 것만한게 있을까 싶지만, 그럴 수 없는 현실에서 이 책은 특별한 의미로 다가왔다. 무엇보다 <초한지강의>, <품인록>등으로 친숙한 이중톈 교수의 작품이라 더욱 큰 기대가.
<이중톈, 중국인을 말하다>는 크게 음식, 의복, 체면, 인정등 9개 장으로 나눠 이야기를 풀어간다. 논의가 깊어지는 부분은 미주처리하여 깊이 있는 이해가 가능하도록 돕는다. 서양과의 비교, 역사적 사건과 인물 분석을 통해 중국인, 중국문화를 논하는데, 이중톈교수의 광범위한 지식의 엿볼 수 있었다.
이 책을 읽으며 가장 놀랐던 것은, 이중톈교수가 말하는 중국, 중국인이 우리와 너무나 똑같다는 것이다. 같은 문화권이기에 어느 정도 비슷하리라 생각했지만, 이정도일 줄을 몰랐다. 글 속 '중국인'을 '한국인'으로 바꾸고 읽는다 해도 전혀 어색하지 않다. 특히, '중국인들은 만나면 하는 첫 마디가 "밥 먹었냐?"이다.'(p.36)내지, '다른 사람과 형제가 되는 데 가장 간편한 방법은 바로 다른 사람과 한솥밥을 먹는 것이다.'(p.64)같은 말. 또한 손님을 초대해 산해진미를 차려놓고도 "차린 것이 없다"(p.161)고 말하는 것, 결혼을 "인륜지 대사"(p.377)라고 하는 것등등 정말 놀랍다.
또하나 특징적인 것은 고전 속 등장인물을 자유자재로 인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삼국지의 조조ㆍ유비, 수호지의 송강ㆍ이규, 초한지의 항우ㆍ한신, 금병매의 서문경ㆍ반금련등등 고전의 등장인물을 재해석해 중국인의 특징을 살펴본다. 무척 흥미롭다. 고전에 대한 방대한 지식없이는 절대 불가능한 부분. <초한지 강의>, <삼국지 강의>등을 저술한 이중톈 교수의 진가를 여기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중톈, 중국인을 말하다>, 부쩍 늘어가는 중국에 대한 관심을 충족시켜주는 책이다. 우리와 놀라울 정도로 비슷하지만, 또 전혀 다른 중국, 중국인. 이 책을 통해 그 미묘한 차이를 느껴 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