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 방울의 피 블랙펜 클럽 BLACK PEN CLUB 3
엘리에트 아베카시스 지음, 홍은주 옮김 / 문학동네 / 2008년 3월
평점 :
절판


<일곱 방울의 피>는 엘리에트 아베카시스의 데뷔작 <쿰란>의 시공간을 더욱 확대한 '후속편'격인 책이다. <쿰란>의 주인공인 아리 코헨, 제인 로저스는 이 소설에서도 대활약한다. 그래서 등장인물간 미묘한 관계내지 일부 사건은 <쿰란>을 참조해야만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다. 또한 소설 자체도 종교적 깊이가 상당하기 때문에 약간의 사전지식이 필요하다. 시급했던 건 '쿰란', '사해 두루마리', '에세네인'등의 개념파악. 다행히도 앞에 올컬러 사진, 뒤에 '용어해설'이 실려있어 큰 도움이 됐다.

돌 제단 위에서 목이 베이고 불태워진 시체가 발견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피해자는 '구리 두루마리'를 연구하던 피터 에릭슨 교수. 희생제의를 연상시키는 살인수법에 수사책임자 쉬몬은 '학자인 동시에 병사인' '아리'의 도움을 구한다. 과연 '아리'는 누구인가?

아리 코헨, 그는 '에세네 파'란 비밀 종파에 귀의한 필사생으로 쿰란이라 불리는 가파른 절벽에서 금욕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 에세네인들에게 메시아로 지명된 아리. 그의 아버지 다윗 코헨 역시 에세네인이었지만 이스라엘의 성립과 함께 동굴을 떠났다. 아무튼 이들은 사건현장을 향하고 히로인 '제인 로저스'를 만난다. 한때 아리가 뜨겁게 사랑했던 여인 제인. 아리는 제인에 대한 사랑과 에세네인으로서의 역할 사이에서 갈등하지만, 결국 사건해결을 위해 에세네인들을 떠난다.

이어지는 내용은 코헨 부자와 제인 로저스의 사건 해결과정이다. 피해자 에릭슨 교수에 대한 정보도 속속 밝혀진다. 그는 프리메이슨이었으며, 탐사대는 구리 두루마리에 언급된 보물을 찾기 위한 구실이었다. 한편, 아리와 제인의 눈앞에서 에릭슨의 딸 루스 로즈버그일가는 살해 당한다.(p.120) 충격에 빠지는 아리, 제인. 구리 두루마리의 비밀은? 에릭슨 교수는 무얼 하려고 했던걸까? 그리고 사건의 배후는? 주목할 건, '누가 범인인지'보다 종교적으로 뒤엉킨 일련의 의문들, '두루마리의 비밀'내지 '성전보물의 행방'이 더욱 관심의 대상이 된다는 것이다.

이런 종교적인 분위기는 '성전기사단'이 본격적으로 등장하면서 더욱 심화된다. 아리와 제인은 사건해결을 위해 '은 두루마리'를 읽고, 은 두루마리의 내용은 다른 필체로 소개(p.224이하)된다. 은 두루마리 속 '성전기사 아드헤마르'이야기는 그 자체가 독립된 작품이라 봐도 무방할 정도로 흥미진진하며, 당시의 사회상내지 종교적 분위기를 한껏 드러낸다. 아드헤마르가 아리 코헨의 모습과 묘하게 오버랩되는 것도 주목할 부분.

마지막에 <쿰란>과 이 소설을 아우르는 반전이 있다. 이것이 쿰란 3부작의 마지막 작품인 <마지막 부족>에서는 어떻게 진행되는지 궁금하다. <일곱 방울의 피>는 종교적인 분위기 가득한 신비한 스릴러다. 사해 두루마리, 에세네인등 저자의 방대한 종교적 지식에 감탄했고, 이야기의 흥미진진함에 다시 한번 감탄했다. <일곱 방울의 피>, 쉽게 접할 수 없는 대단히 매력적인 소설이다. 꼭 한번 읽어 보시길.

 

* <일곱 방울의 피>은 아리의 1인칭 시점으로 전개된다. 읽는내내 독특하단 느낌을 받은건 단지 종교적, 신화적 소재 때문만은 아니었던 것이다.

* 쌩뚱맞게 이런 생각을 했다. 김탁환의 '백탑파 시리즈'와 이 작품은 통하는 부분이 있다는 생각. 전혀 접점이 없어 보이지만, 역사나 종교에 대한 지식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풀어가는 점이 상당히 유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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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리 2008-03-22 18: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을 보기 위해서는 전작인 "쿰란"을 먼저 보면 좋을것 같네요. 종교적인 분위기의 스릴러라면 "다빈치 코드" 와 같은 혹은 비슷한 선상에 있는 작품인지 궁금해 지네요. 저는 다빈치 코드를 읽고 한동안 책에서 언급된 종교적인 서술때문에 혼란스러웠던 기억이 있습니다. "과연 그럴수가?" "과연 그럴리가?" "어떻게?" 이런식으로 의문부호를 잔뜩 달아가며 말이죠...^___^

쥬베이 2008-03-22 18:33   좋아요 0 | URL
네^^ <쿰란>이 2권이라 약간 부담이 되지만 먼저 읽으면 좋을듯 해요~
하지만 뭐 이 작품부터 읽어도 큰무리는 없답니다^^
음...<다빈치코드>하고는 약간 달라요. '종교적인 서술'이 다빈치코드에서 양념정도였다면, 이 작품에서는 도리어 메인요리같은 느낌. 좀 더 종교적 깊이가 있어요. 그러다보니, 읽을당시엔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읽고 나면 더 뿌듯해 진답니다^^

Apple 2008-03-22 23: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이런 책도 있었군요..^^리뷰보니 기대가 됩니다~

쥬베이 2008-03-23 22:05   좋아요 0 | URL
종교,역사쪽으로 파고드는 작품이라, 안 맞을 수도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