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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흑관의 살인 1 ㅣ 아야츠지 유키토의 관 시리즈
아야츠지 유키토 지음, 권일영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07년 10월
평점 :
절판
초반부 상당히 지루하다. '가와미나미 다카아키'가 암흑관을 찾는 과정, 암흑관의 겐지와 정체불명의 청년(츄야)간 끝없는 대화, 너무 늘어진다. 대부분 추리소설이 초반부는 심심하게 마련이기에 그려려니 넘어갔지만 지루함은 끝이 없다. 왜지? 왜 그럴까? 지루함의 근본원인은 '잦은 시점변화'때문이라 생각한다. 저자는 200자 원고지 6000매분량을 도저히 하나의 시점으로 펼쳐갈 수 없다고 판단한 듯 하다. 그래서 시점변화를 통해 다각적으로 이야기를 진행시킨다. (시점변화 p.78, 184, 191, 265, 276, 442등) 물론 이 자체는 문제될 것이 없다. 문제는 이런 구성이 하나로 수렴되지 못하고 따로 논다는데 있다. 결국 이야기에 몰입할 수 없게 하고 산만하게 만든다. 또한 시점 변화방식이 투박하다. 저자는 '변사'처럼 등장해 '시점'에 생기를 부여하고 살아있는 것처럼 묘사한다. 하지만 어색할 따름이다.
이 모든 것의 근본원인은 분량을 너무 늘렸기 때문이다. 아야츠지 유키토는 '기나긴 작품이지만, 부디 걱정하지 마시기를, 결코 쓸데없이 길지는 않습니다'라 했지만, 동의할 수 없다. <암흑관의 살인>을 <시계관의 살인>이나 <십각관의 살인>처럼 임팩트하게 서술했다면, 난 또한번 광분했을 것이다. 씁쓸하다.
줄거리를 보자. '가와미나미 다카아키'는 안개를 뚫고 구마모토현 Y군 산속으로 향한다. 나카무라 세이지가 개,증축을 맡았다는 암흑관을 보기 위해서. 천신만고 끝에 암흑관에 도착한 그는 갑작스런 지진으로 부상을 입고…시점은 '투박하게' 변화된다. 아직 이름이 밝혀지지 않은 건축학과 새내기가 화자('츄야'라고 불린다)이다. 그는 자기가 왜 암흑관에 있는지 모르고 있다.(p.93) 이 청년의 정체와 비밀, 하나의 미스테리다. 이후는 사실상 '츄야'로 불리는 이 청년이 주인공이다. 우리의 호프 가와미나미 다카아키는 사고때문에 거의 등장하지 않는데다, 깨어난 이후에는 기억상실증등으로 말도 제대로 못하기 때문.
조금씩 조금씩, 암흑관의 면모가 드러난다. 십각탑 꼭대기 비밀의 장소(감옥), 암흑관 중앙의 '방황의 우리', 갖은 비밀장치들. 또한 암흑관의 주인인 우라도가家의 정체도…. 현재 우라도가를 사실상 이끄는 인물은 우라도 겐지다. 그는 '츄야'와 같은 대학에 다니는 27세 청년으로, '츄야'가 암흑관에 오게된 '사고'를 일으킨 인물이다. (이 사고가 사실인지 아니면, 겐지가 지어낸 말인지 의심이 들지만 일단은) 겐지는 겉보기엔 밝지만, 자세히 응시하면 상당히 미스터리하다. 겐지의 정체도 하나의 핵심이 될 듯. (p.141중단 서술을 보면, 뭔가 심상치 않음을 느낄 수 있음) '미도리, 미오' 샴쌍둥이 자매도 흥미롭다.
드디어 본격적인 사건이 발생한다. 히루야마가 의문의 사고를 당한 것.(p.330) 너무 늦다. 과연 암흑관엔 어떤 비밀이 있을까? 어떤 사건이 벌어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