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네 시
아멜리 노통브 지음, 김남주 옮김 / 열린책들 / 2001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한번 생각해 보자. 이웃집 남자가 오후 4시에 찾아와 묻는 말에만 간단히 대답할 뿐, 말없이 거실에 2시간씩 앉아 있는 모습을. 단 하루도 빠짐없이, 단 일분도 어김없이, 단 한마디로 하지 않는 침입자. 숨막히는 침묵과 무례는 노부부 에밀, 쥘리에트에겐 비교불가능한 폭력이다.

이런 생각을 할지 모른다. '문을 안 열어주면 되잖아. 다시는 오지 말라고 하면 되잖아. 간단한 거 아냐?' 그러나 상황은 그리 간단하지 않다.

에밀과 쥘리에트는 이 침입자에게서 벗어나기 위해, 시간에 맞춰 외출도 해보고, 집에 없는 척도 해보고, 지루한 대화를 유도해 보기도 한다. 그러나 뜻대로 되지 않는다. 결국, 경찰에 신고하는 것도 고려하지만 이 침입자는 무례할뿐 법적인 제재를 가할 수는 없다.

침입자의 이름은 팔라메드 베르나르뎅. 직업은 의사지만, 도저히 교양인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몰상식한 행동. 그의 정체는? 그는 도대체 왜 저러는걸까? 그러던 중, 베르나르뎅은 자살을 기도하고, 에밀은 그를 구하게 되는데…과연 무례한 오후 4시의 침입자는 어떻게 될런지.

기존 아멜리 노통브의 작품과는 달리 충격적인 이야기는 아니지만, '강력한' 캐릭터가 등장한다는 점은 같다. 베르나르뎅의 그로테스크한 행각과 속수무책인 노부부의 모습은 가히 경악할 만하다. 하지만 갑작스런 결말은 아쉽다. 자세히 말하기는 어렵지만, 밋밋하다고나 할까. 그래도 별 다섯은 무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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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 2007-11-22 13: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몰상식한 침입자에게 뭔가 이유를 붙여주었더라면 좋았을뻔했던 소설이었다고 생각해요.^^
그나저나 책이 새로나왔나보네요! 표지가 달라졌다!!!;∇;

쥬베이 2007-11-22 19:05   좋아요 0 | URL
네 저도 그런생각 했어요~^^
거기다 결말도 조금 아쉽고...역자님이 각색해보고 싶다고 할 정도니ㅋㅋ

Apple 2007-11-22 13: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고보니, 요즘 쥬베이님 덕에 아멜리 노통 책을 좀 다시 들여다보고싶네요.
최근간들은 못읽었는데...^^

쥬베이 2007-11-22 19:06   좋아요 0 | URL
읽어보세요^^ 전 이제 <살인자의 건강법> 읽을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