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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치는 사랑
텐도 아라타 지음, 박태규 옮김 / 문학동네 / 2002년 10월
평점 :
절판
<넘치는 사랑>은 '우선은, 사랑' '텅 빈 연인' '평온의 향기' '멀어져가는 그대에게' 네 작품이 수록된 작품집이다. 처음 이 책을 접하고, 설정이나 느낌이 <영원의 아이>와 유사하다는 것을 발견했다. 아니나 다를까 '작가의 말'을 보니 '<영원의 아이>를 집필하던 중 새롭게 떠오른 소재와 테마를 다른 형태로 표현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쓴 작품이라 한다. 즉, 텐도 아라타의 불멸의 역작 <영원의 아이>와의 연관성 차원에서 이 작품을 이해하는 것도 무방하리란 것.
인상적이었던 작품은 '우선은, 사랑' '텅 빈 연인'이었고, '평온의 향기'는 기대에 못 미쳤다.
[우선은, 사랑] 젊은 부부 다케시와 사오리, 어린 딸 나츠미가 있다. 서로 사랑하는 부부, 행복이 넘치는 가족. 하지만 어는 날 갑자기 사오리는 '나츠미를 죽일 지도 모르겠다'는 말을 한다. "나츠미를 죽이고 말 거야. 죽일 것 같아. 목욕시키면서, 이 아이를 이대로 물에 빠트리면 어떻게 될까, 그런 생각을 했어."(p.17) 다케시는 그런 사오리를 이해하지 못하고, 점점 나츠미에게 집착하는데...
위와 같은 설정은 <영원의 아이>의 유키네 가족, 즉 유가쿠, 어머니, 유키의 관계와 유사하다. (이름이 맞나 몰라) 특히, 다케시의 집착은 유가쿠의 집착과 이어져 있지 않나하는 불안감마저 들었다.
[텅 빈 연인]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는 쇼지, 그는 병원 근처 찻집에서 웨이트리스로 일하고 있는 토모코라는 소녀를 알게 된다. 토모코는 '오가타 테츠로'라는 시인지망생과 연인사이라고 믿으며, 이런 관계속에서 삶의 의미를 찿는 예쁜 소녀. 쇼지는 그녀에게 단순한 감정이상의 무엇을 느끼고 토모코와 오가카 테츠로를 조사하기 시작하는데, 드러나는 진실. 가슴 아픈 상처. 읽어 보시길. (스포일러 때문에 살짝만)
제목 '넘치는 사랑'의 의미를 생각해 보자. 등장인물들은 모두 '넘치는 사랑'속에 둘러싸여 있다. 나츠미에 대한 다케시의 사랑, 토모코에 대한 쇼지의 사랑. 다만 그 사랑이 일반적인 그것이 아닌, 조금은 비정상적이고 편집적이라는 것이다. 이것이 비극이다. 넘치도록 지나친 사랑은 결국 상대에게 상처와 부담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 그 안타까움을 느낄 수 있었다.
<영원의 아이>를 통해 느꼈던 충격과 감동을 새롭게 되내이는 계기가 되었다. <영원의 아이>를 읽지 않았더라도 충분히 교감할 수 있는 내용이니 꼭 한번 읽어 보시길.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