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프리카 - 사라진 DC 미니
츠츠이 야스타카 지음, 김영주 옮김 / 북스토리 / 2007년 8월
평점 :
품절


<파프리카>는 그리 쉽게 읽을만한 소설은 아니다. 프로이트와 라캉의 정신분석이론을 상당 부분 받아들이고 있다. 기표와 기의를 의미하는 시니피앙, 시니피에가 등장하고, 파프리카가 환자를 치료하는 과정은 정신분석 이론에 터잡은 것이다. 그렇다면 <파프리카>는 정신분석이론에 대한 해박한 지식이 있어야 이해 가능한 소설이란 말인가? 그럴 리 있겠는가?^^

이야기를 이끄는 또 하나의 축은 '조직 내 권력암투'다. 정신분석 연구소의 현 소장 '시마 도라타로'의 자리를 노리는 이누이일당. 그들은 소장과 치바 아츠코, 도키타 고사쿠등을 끊임없이 괴롭히고 음모를 꾸민다. 이누이로 대표되는 악惡과 아츠코로 대표되는 선善의 대립구조.

파프리카는 PT기기를 이용 환자를 치료하는 여성 테라피스트의 암호명(p.31)이다. 파프리카는 빼어난 미모의 18가량의 소녀로 설정되어 있는데, 그녀의 정체엔 약간의 비밀이 숨겨져 있으니 읽어보시길. (이는 표지 그림과 밀접한 관련이 있음^^)

파프리카는 타인에 꿈속으로 들어갈 수 있는 PT기기를 이용, 사회 유명인사인 '노세'와 '고나카와'를 치료한다. 구체적인 활약상에 대해서는 구구절절 늘어놓지 않겠다. 위에서 잠깐 언급한 것처럼 정신분석이론을 끌어들여 설명하고 있다는 것 정도.

흥미진진하고, 놀랍게 진행되던 이야기는 결말로 가서 무너져 버린다. 저자는 갑자기 허둥지둥대며 대충 엉성하게 끝내버린다. 어이가 없다. 일단 생각해 볼 수 있는 건 분량문제다. 쓰다 보니 너무 길어져 대충 수습하고 끝내버렸다는 것이다. (초중반 저자가 깔아둔 이야기를 제대로 끝마치려면 한 권 분량으로는 도저히 어려운 게 사실) 아니면, 쓰다가 그냥 지쳐서 관뒀거나, 건강이나 외부적 문제로 어쩔 수 없이 대충 끝마쳤을지도 모르고. 이건 아닌 거 같지만, 후속편을 염두에 두고 그랬을지도.

저런 아쉬움은 있지만, <파프리카>는 분명 인상적인 작품이다. 철학적 사유를 바탕으로 한 독특한 설정, 그 하나만으로도 평가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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쥬베이 2008-01-23 22: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후속편이 있구나ㅋㅋㅋ

lazydevil 2008-05-09 12: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내용이었군요. 요즘 책들 표지가 너무 예쁘고 소녀취향이죠. 재출간된 이 작품도 표지가 어여뻐서 오히려 제가 덜컥 오해하고 말았던 것 같습니다. 암튼 좋은 소개 고맙습니다~.

쥬베이 2008-08-23 15:00   좋아요 0 | URL
네, 얼마전에 <파프리카>애니메이션 봤는데 새로웠어요
조만간 다시한번 읽을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