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력이 쑥쑥 교과서 역사 용어 100 사회탐구 점프 1
김도연 지음, 이용규 그림, 신병주 감수 / 아주좋은날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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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알고 나면 재미있지만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에게는 일종의 벽을 느끼게도 하는 분야인 것 같아요. 그 벽을 느끼게 하는 데 일조하는 것 중 하나가 역사용어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용어들을 전부 풀어서 책이 서술될 수 없는 만큼 기본적인 용어를 조금이라도 알고 역사공부를 시작한다면 조금쯤은 쉽게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해력이 쑥쑥 교과서 역사 용어 100] 은 그런 생각에서 읽게 된 책이었어요. 초등 교과서 연계 도서로 글씨도 크고, 옆에서 선생님이 설명해주는 것처럼 서술되어 있어 어른은 물론 아이도 쉽게 휙휙 읽을 수 있거든요. 혹시 역사공부가 어렵게 느껴지신다면 무작정 성인용 교재를 찾지 마시고 요렇게 아이용 책부터 차근차근 읽어보시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100개의 역사용어가 설명되어 있어요. 시대순으로 나열되어 있었다면 또 앞부분만 읽고 끝낼 수도 있었을 테지만 ㄱㄴㄷ 순으로 되어 있어 시대를 뛰어넘어 다양한 용어에 대해 알 수 있습니다. 저는 요즘 모 채널에서 하는 드라마를 재미있게 보고 있는 터라 을미사변, 을사늑약, 일제의 식민지 정책을 먼저 읽어보았어요. <무슨 뜻일까?> <용어 연결고리>, <읽을거리>로 분류되어 용어의 의미부터 그 배경, 뒷이야기까지 쉽게 설명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각각의 용어 옆에는 몇 학년 몇 학기 교과서 몇 쪽에 수록되어 있다는 메모가 있어 초등학교에 다니는 학생이나 초등학생 자녀를 둔 부모님이 함께 보면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극 볼 때도 가끔 화면 아랫부분에 용어를 설명해줄 때가 있는데 순식간에 지나가버리기도 하잖아요. 그럴 때 이 책 딱 옆에 놓아두었다가 아이와 함께 찾아보면 더 잘 기억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저도 사극을 워낙 좋아해서 역사공부에 흥미를 가지게 되었지만, 용어가 순식간에 지나가버리면 따로 찾기 귀찮을 때도 많았거든요. 공부한다해도 헷갈리는 때가 있기도 하고요. 여러모로, 아이에게나 어른에게 도움이 될만한 용어책인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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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들이지만 정말 너무해! - 새내기 아빠의 좌충우돌 폭풍 육아
란셩지에 지음, 남은숙 옮김 / 예문아카이브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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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아책에 더 신경을 쓰게 되는 요즘입니다. 둘째가 방 뺄 날이 멀지 않아서일까요. 두 아이를 키우려면 어떻게 해야 할 지 걱정도 되고, 첫째 곰돌군이 상처받지 않게 하려면 어떤 태도를 유지해야 할지 너무너무 고민되는 요즘이라 마음이 싱숭생숭해요. 육아책은 어떤 때는 읽어도 소용없다 생각될 때도 있고, 또 어떤 때는 열광하며 읽을 때도 있으니 제 변덕 탓이 아니라 그저 맞는 책, 안 맞는 책이 있다 믿고 싶습니다. 일단 별로 좋아하지 않는 책은, 소위 잘난 척 하는 책입니다. 자격지심이라 해도 할 수 없지만 저는 이상하게도 나는 이런 육아법으로 성공했다, 하는 책들이 그렇게 싫더라고요. 제가 심보 사나운건가요;; 대신 지금 나의 상황을 함께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 적힌 책들에 위로도 받고, 맞장구도 치면서 그리 읽고 있습니다. 그 와중에 [내 아들이지만 정말 너무해!]라는 책 제목에 그만 웃음이 터져버렸네요.

 

저자는 타국의, 그것도 남성작가입니다. 워킹맘인 아내를 대신해 전업주가 된 그는, 프리랜서 일러스트레이터이자 애니메이터로 엄마와는 다른 또 다른 섬세한 감성으로 자신의 육아생활을 그려냈습니다. 조금은 투박하지만 아기자기한 색감으로 새내기 아빠의 푹풍육아를 그림으로 만나보실 수 있어요. 저희 첫째 곰돌군이 그랬던 것처럼 휴지를 마구 뽑아내는 아들, 태어나고 얼마 안 되었을 때 몇 번의 밤을 자지러지게 우는 바람에 나와 짝꿍을 당황시켰던 때를 생각나게 하는 그림, 첫 예방접종, 이리저리 굴러다니며 자는 잠버릇, 처음으로 배냇머리를 자르고 아빠한테 안겨서 화장실 불을 껐다 켰다 하는 모습들은 어찌 그리 똑같은지요. 비가 오거나 눈이 오면 곰돌군이 맞을까 걱정, 뭘 하나 사더라도 더 좋은 걸 따지게 되고, 곰돌군이 잠들면 그제서야 한숨 폭 쉬며 휴식을 취하고, 또래 아기들을 보면 같이 웃음짓는 것은 중국의 아빠나 한국의 엄마나 마찬가지였습니다.

 

게으른 성향도 한몫 하지만 아기를 키우면서는 더 정신이 없어진 탓에 전 육아일기 한 번 쓰기도 어려웠어요. 곰돌군이 잠들면 전 완전 방전상태. 소파에 늘어지듯 앉아 멍하니 TV를 보거나 좋아하는 스릴러나 추리소설을 보는 게 전부였습니다. 매일매일 육아포스팅을 올리는 다른 엄마들을 보면 부럽기도 하고, 자책도 했었는데요, 요즘은 그냥 스트레스 받지 말고 내가 행복한 쪽을 택하자는 마음이었습니다. 하지만 요렇게 그림으로 육아생활을 기록하는 사람들을 보면 또 부러운 마음이 샘솟아요. 나중에 아기가 커서 함께 보면 얼마나 좋은 추억이 될까요. 사진이라도 많이 찍어놓아야 할텐데 말이에요. 그림에 소질이 없는 저로서는 지금부터라도 좀 부지런을 떨어서 저는 사진이라도 많이 남겨두어야겠어요.


글은 별로 없고 그림이 전부인 책이지만 아들을 사랑하는 아빠의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져오는 책입니다. 내 아들이지만 너무해!라고 외치면서도 원망이 아닌 애정이 담겨 있죠. 세상 모든 엄마 아빠의 마음이 그렇지 않을까요. 힘들어서 화가 나기도 하고 짜증이 나기도 하고 가끔은 원망 섞인 푸념도 해보지만, 내 자식인 이상 요맘 때의 미운 짓은 예뻐 보이는 게 인지상정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그 마음이 또 저를 웃게 하면서 동지애를 느껴 오늘 하루를 버티게 하는 힘이 되어줍니다. 육아하는 엄마 아빠들 모두 건강 잘 챙기고 힘내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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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미스의 검 와타세 경부 시리즈 1
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이연승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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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가 쏟아지던 어느 밤, 부동산업을 하던 부부가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합니다. 독단적이고 강압적인 형사 나루미와 그의 파트너인 와타세는 용의자로 구스노키 아키히로를 구속하고, 온갖 협박과 회유를 이용해 그를 법정에 세워 결국 사형판결을 얻어내죠. 항소심에서조차 판결이 뒤집어지지 않자 구스노키는 감옥에서 자살하고, 사건은 그렇게 묻히는 것처럼 보입니다. 5년 뒤 나루미는 은퇴하고 또 다른 강도살인사건을 수사하던 와타세는 범인으로 사코미즈 지로를 체포하고, 구스노키 아키히로를 범인으로 내세웠던 사건조차 그가 진범이었음을 깨닫게 돼요. 참회와 속죄, 조직에 대한 의리의 기로에 선 와타세는 원죄(억울하게 뒤집어쓴 죄)를 감추려는 경찰조직에 맞서 자신만의 싸움을 시작합니다. 법과 정의의 여신 테미스의 칼날이 과연 어디로 향할지 알 수 없는,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결말을 선사하는 나카야마 시치리의 작품입니다.

 

이제는 매번 기대하며 읽고, 매번 감탄하며 마지막 책장을 덮는 나카야마 시치리입니다. 이야기의 소재가 끝도 없이 샘솟으며 작가가 가진 식견이 매 작품마다 깊이 있게 담겨 있습니다. 이번에는 원죄를 기반으로 자신이 저지른 과오 앞에 어떤 길을 선택할 것인가 고뇌하는 한 형사의 모습을 그리고 있어요. 5,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이 지난 후에, 속죄와 참회의 길을 택할 것인가, 경찰 조직의 위신을 생각하며 버틸 것인가를 두고 길고 외로운 싸움을 시작하는 와타세 경부입니다. 그 누구도 자신의 편이 되어주지 않고 핍박받는 현실에서 결국 자신의 신념을 관철시킨 그는, 다시는 틀리지 않겠다는 다짐을 가슴에 새기게 되죠.

 

이런. 그게 끝인 줄 알았더니 시간은 다시 흘러 23년 후입니다. 강도살인사건의 진범으로 구속되었던 사코미즈 지로가 가석방 심사에서 좋은 평가를 받아 출소하죠. 그리고 벌어지는 사건. 과거의 원죄를 들쑤시고 싶지 않은 조직에 맞서 또 한 번 싸움을 시작한 와타세는 사건을 수사하면서 과거에 묻혀 있던 마지막 진실과 마침내 조우합니다. 마지막까지 결코 방심할 수 없게 만드는 그의 필력에 다시 한 번 두 손 두 발 들 수밖에 없었어요. 혹시 그렇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뒷부분에서야 들었던 것이지, 중간에는 생각도 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향하는 그 길을 정말 논리적으로, 조목조목 상세하게 서술해주었어요.

 

[세이렌의 참회] 에서도, 변호사 미코시바 레이지 시리즈에서도 작가는 각자 등장인물들의 입장에서 펼치는 논리로 독자를 설득합니다. 기자들의 습성을 꼬집기도 하고, 경찰과 기자의 입장 차를 대변하기도 하는 한편 이 사람의 입장에서도 그렇지, 저 사람의 입장에서도 그렇지를 연발하게 되죠. 이번 작품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 길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와타세의 입장도, 항소심을 담당했던 고엔지 시즈카의 입장도, 피해자들의 입장도, 억울하게 죄를 뒤집어쓴 구스노키의 부모님의 입장도 이해가 되어서 한 자 한 자 무겁게 읽어내려갔습니다. , 악인의 입장은 제외하고요. 더 이상 말씀드리면 엄청난 스포가 될 것 같아 더 나가지는 못하지만, 사실 말씀드리고 싶어 입이 근질근질하지만, 부디 작품으로 만나보시길 바랍니다.

 

이제는 정말 믿고 보는 작가가 되었습니다. 새 작품이 나올 때마다 이번에는 어떤 묵직함과 재미를 안겨줄지 기대가 돼요. 사실 두 달에 한 번 꼴로 작가의 새 작품을 읽고 있음에도 독자의 욕심으로서는 한 달에 한 번 정도도 괜찮지 않을까 감히 생각해봅니다. 출판사에 대한 애정도 샘솟아요. 생활 속 읽는 재미를 선사해준 작가님, 그리고 블루홀식스 출판사 모두 사랑한다고 외치고 싶을 정도입니다. 어서 다음 번 와타세 경부 시리즈도 읽어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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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크바의 신사
에이모 토울스 지음, 서창렬 옮김 / 현대문학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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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지금 어디 있는가?> 라는 시를 남기고, 성 안드레이 훈장 수훈자인 알렉산드르 로스토프 백작은, 1922년 격동의 러시아 속에서 종신 연금형을 선고받습니다. 마땅히 제거되어야 하는 신분이지만 혁명에 동조하는 시를 쓴 공을 인정받아 자신이 머물던 모스크바 메트로폴 호텔 밖으로 평생 나갈 수 없다는 판결을 받은 그는 그 때까지 지내던 스위트룸에서 허름한 다락방으로 거처를 옮기게 되죠. 한때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공간이 이제는 삶의 전부가 된 호텔. 로스토프 백작은 그 허름한 다락방에서 지난날을 그리워하고 괴로워하는 대신 호텔의 전면에서 활약할 것을 선택하고 웨이터 책임자의 자리까지 꿰찹니다. 어린 꼬마의 친구, 유명 배우의 비밀 연인, 공산당 간부의 개인교사, 수상한 주방 모임의 주요참석자로서 새 삶에 적응해나가요. 물론 그를 눈엣가시처럼 여기는 호텔 총지배인이라는 존재도 있습니다. 항상 긍정적이고 명랑한 로스토프 백작. 그의 관심은 오로지 신사의 태도유지, 소중한 사람들과의 즐거운 시간입니다.

 

많은 독자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데다 미국에서는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심지어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2017년에 가장 감명 깊게 읽은 책 11’권의 목록 가운데 하나로 미리 소개된 적도 있었던 [모스크바의 신사]입니다. 1922년부터 1954년까지 총 32년의 세월을 책 한 권에 담은만큼 두꺼운 분량의 작품이에요. 이렇게 두꺼운 작품은 꽤 오랜만인 것 같습니다. 자유를 빼앗기고 메트로폴 호텔 밖으로 한 발자국도 나가지 못하게 된 백작의 운명이 정해진 순간, 우울하고 어두운 분위기를 상상했습니다만 이 백작 의외로 담담하고 자신의 운명에 순응하는 듯합니다. 여러 캐릭터들과의 어울림은 어두운 그의 운명을 밝혀주는 촛불 같았다고 할까요.

 

그런데도 한편으로는 저에게는 다소 어렵게 느껴진 작품이었습니다. 백작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것이 왜 그리 버겁게 느껴졌는지는 모르겠지만 저의 마음은 내내 어두운 복도를 더듬어 걷는 것 같았어요. 바뀐 환경을 원망하고 두려워하기보다 자신에게 주어진 환경 속에서 끝내 자신이 있을 수 있는 자리를 찾아낸 백작과는 달리요. 한 사람의 운명을 결정짓는 것이 무엇인가, 결정된 운명 속에서 무엇을 선택할 수 있는가, 결국 사람을 살게 하는 것은 과연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하며 찬찬히 읽다보니 속도가 나지는 않았지만, 덕분에 백작의 인생을 따라가는 데에는 더 더움이 되었던 듯합니다.

 

방대한 분량의 작품과 더불어 작가의 탈고도 신중하고 오래 걸리는 것 같습니다. 다음 작품을 만나기까지는 한 4년은 기다려야 한다고 하니 말이에요. 하지만 그런 신중함으로 인해 로스토프 백작의 일대기 또한 성심성의를 담아 그려냈던 게 아닐까요. 작품 속 등장하는 문학작품들도 매우 신중하게 골라 작품 속 상황과 비교하며 읽는 재미가 있었어요. 데뷔작인 [우아한 연인]데뷔 소설이 아니라 열 번째 작품같다는 찬사를 들었다고 하는데, 이 작품 또한 찾아 읽어보고 싶게 만드네요. 다음 작품에서는 어떤 인물들을 내세워 깊고 풍부한 이야기를 들려줄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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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인 가구 살림법 - 어른 둘, 아이 둘 ‘보통 집’의 ‘보통 넘는’ 살림 이야기
김용미 지음 / 조선앤북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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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원래 정리를 잘 하는 편이 아닙니다. 나름 깔끔한 것을 좋아하기는 하지만 물건을 잘 버리지 못하는 성향 때문인지 집에 이래저래 물건들이 많아요. 제 책에, 아기 전집에, 아기 장난감, 거기다 짝꿍 운동기구들과 도구, 컴퓨터 관련 잡동사니까지. 오죽하면 예전에 친정 부모님과 저희 집 이사시기가 겹쳤을 때, 이삿짐센터 직원분이 34평 부모님 집보다 20평 저희 집 물건이 더 많다고 그러셨을까요. 짝꿍도 물건을 못 버리는 성향이 저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한 것 같지는 않거든요. 늘 깔끔한 집을 유지하고는 싶은데 아기 물건들이 점점 늘어나고, 이제 둘째까지 태어나면 한동안은 물건 정리는 포기하고 살아야겠다 마음도 먹었었습니다. 버릴 때 한 번에 버리기를 계획하면서요. 그런데 똑같이 아이 둘에 4인 가족의 살림법에 관한 책을 읽고 있자니 다시 욕심이 생기는 건 어쩔 수가 없네요.

 

[4인 가구 살림법]은 어른 둘, 아이둘 보통 집보통 넘는살림이야기-라는 부제로 시선을 끄는 책이었습니다. 어른과 아이 살림에 정리법, 일상, 세세하게는 냄비와 그릇의 종류, 정리 상자, 아이 범퍼침대에 자동차 정리대, 출산 준비 리스트까지 자세하게 나와 있습니다. 그 중 제가 눈여겨 본 것은 잼 팟과 역시 자동차 정리대였어요.

 

생김새는 큰 냄비나 들통처럼 생겼지만 주로 잼을 만들 때 많이 사용한다 해서 잼 팟이라 불린다고 해요. 잼 팟의 용도 중 젖병을 삶는 사진이 있었는데요, 저희 곰돌군 젖병은 항상 커다란 냄비에 삶았었거든요. 그런데 이제 둘째도 나오면 또 젖병을 삶아야 할텐데 어디다 삶아야하나 고민 중이었습니다. 젖병도 삶고 행주도 삶을 수 있어 안성맞춤이겠다 싶었습니다. 그리고 자동차 정리대는 저희 곰돌군을 위해서요. 저희 집도 자동차가 꽤 많은 편인데 항상 모든 종류의 자동차를 가지고 놀기 때문에 곰돌군이 잠들고 나면 그저 거실 한 구석에 정렬해놓는 편이었어요. 그런데 자동차 정리대를 보니 아이에게도 정리하는 습관을 길러줄 수 있을 것 같고 깔끔해보여서 좋더라고요.

 

실린 사진과 글들을 보면서 이 분은 살림의 고수라는 느낌이 왔습니다. 비록 사진 뿐이지만 거실도, 방도, 냉장고도 어찌 그리 깔끔하고 산뜻한지요. 하지만 저같은 사람에게는 자괴감을 느끼게 하기에 딱 좋은 책이기도 했어요. 곰돌군이 어린이집을 가도 전 그저 그날그날 빨래하고 청소하고 저녁 반찬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시간이 훅 가버리는데, 지은이의 집 거실은 아이를 키우는 집임에도 저와는 확연히 다르더라고요. 책을 보면서 나도 이렇게 해봐야겠다 하는 생각이 드는 한편, 나는 도저히 이렇게까지는 못하겠다는 생각도 들면서, 질투와 열등감에 시달리기도 했습니다. 그런 저를 지켜보던 짝꿍은 옆에서 제가 아주 잘 하고 있다며 이런 책 보지 말라며 말려주기도.

 

보통이 아닌 살림법의 고수니 요런 책도 나오는 거겠죠. 저는 도저히 따라갈 수 없는 진정한 고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하지만 성향 차이라는 것도 있으니까요. 저는 한동안은 못 따라할 것 같아요. 우선 둘째 건강하게 낳고 한 2년 정신없이 잘 키우고, 첫째 곰돌군과 마구 어지럽히며 놀면서 그렇게 살렵니다. 그리고 아기들이 어느 정도 다 크고 제 마음에 여유가 좀 생기면 그 때 다시 이 책 저 책 살펴보면서 살림을 정리해봐야겠어요. 아니면 눈 딱 감고 일단 다 버리는 게 제일 빠른 길일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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