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 - 사랑이 내게 온 날 나는 다시 태어났습니다 장영희의 영미시산책
장영희 지음, 김점선 그림 / 비채 / 200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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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너무 미워했던 그 때 이 책을 만났었으면, 만날수 있었다면 제 심장도 말랑말랑해졌을까요? 시를 너무너무 사랑하게 되지 않았을까요? 가슴속에 꼬옥 품어안고 헤실헤실 웃고 다니지 않았을까요? 그런 생각을 품게 했던 책이었답니다! 정말 그 시절에 만났으면 좋았을텐데, 그랬다면 그럴수만 있었다면 더욱 행복했을텐데 하는 생각이 떠나지가 않네요. 

호밀밭의 파수꾼에 나오는 홀든 콜필드처럼 세상에 짜증내고 화내고 냉소적이었던 그 시절에 이 책을 만날수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하구요. 따뜻하게 감싸오는 온기와 귀에대고 소곤소곤 읊조리는 저자의 시 낭송이 들리듯이 느껴지듯 귓가에 맴도는 그 마법과도 같은 순간이 어찌나 좋았는지 저렇게 좋았을텐데를 읊조리게 되었답니다.

생일이 지나간지도 꽤 오래되었는데도 말이죠, 마치 이 책을 읽은 오늘이 내 생일인것처럼 너무 행복하고 기분이 좋아지는 거였어요. 장영희 교수님께 생일 선물을 받은 듯한 기분이었다고나 할까요? 오랜만에 느끼는 심장이 말랑말랑 해지는 시간이었답니다. 수많은 시가 가슴을 따뜻하게 미소짓게 만들었지만 하나의 시가 계속 생각이 나네요.  A.E. 하우스먼의 내 나이 스물하고 하나였을때 라는 시였어요.

내 나이 스물하고 하나였을때

                                                              A.E. 하우스먼

내 나이 스물하고 하나였을때

어느 현명한 사람이 말했지요.

"크라운, 파운드, 기니는 다 주어도

네 마음만은 주지 말거라."

하지만 내 나이 스물하고 하나였으니

아무 소용없는 말이었지요.

"마음으로 지는 사랑은 늘 댓가를 치르는 법.

그것은 한많은 한숨과

끝없는 슬픔에 팔린단다."

지금 내 나이 스물하고 둘

아, 그건, 그건 정말 진리입니다."

 

첫사랑을 하기 전에 이 시를 보았더라면 만났더라면 덜 아팠을까요? 아니요. 오히려 그 사랑이 지난 지금에서야 이 시를 만나게 되어서 더 좋았습니다. 그것을 이미 알기 때문이겠죠. 오늘같이 비 오는날 조용히 이 책을 꺼내읽으면 더욱 좋을것입니다. 자, 여러분도 또 한번의 생일을 맞이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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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ED 더 좀비스 시리즈
가네시로 카즈키 지음, 양억관 옮김 / 북폴리오 / 200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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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즈 멤버들이 자아내는 좌충우돌,  생명력 넘치는 사고는 이번에도 건재했다! 생각과 동시에 움직이는 그들의 행동력과 멤버들간의 확실한 분담능력은 혀를 내두르게 만들었다! 생각하는 속도보다 행동하는 속도가 더 빠르게 보이니원... 늘 느끼는 거지만 마치 액션영화를 보는것처럼 신나는 짜릿한 만족감을 가져다 준다. 거침없이 하고 싶은 말을 다 해대는 혈기왕성한 배우들을 거느린 열혈청춘 영화를 한편 보고 있는 듯한 느낌을 지울수가 없다는 것이다. 그 영화가 흥행하든 말든 그런것은 처음부터 생각하지도 않고 만든 뚝심있는 자신만만한 그런 영화 한편이!

보는 내내 즐겁고 유쾌하고 피가 들끓게 만들었다. 그들을 지켜보고만 있었는데도!  모범생과는 거리가 멀고 아웃사이더임을 마냥 즐기는 그래서 자유로운 날개를 가진 그들을, 그들의 선택을 바라보고만 있어도 신이 났던 것이다!

그건 왜일까? 교과서에서 나올듯한 대답은 전혀 찾아 볼수가 없고, 그들의 머릿속을 한치도 내다볼수 없는 그 기발하고 창의적이까지한 사고방식에다가 대책없이 긍적적이고 밝은 성격에다가 이리 저리 재고 생각하고 영악하게 머리 쓸줄도 모르고 머리보다 주먹이 먼저인 녀석들인데도 말이다.

장점 보다는 단점이라고 부를만한 것들을 고루 갖춘 그들이 난 왜 이렇게도 좋은 걸까? 생각만 하느라 행동에 옮기지 못하고 포기해버린 그 많은 시간이 싫어서 그들이 가진 그 과감성이 부러워서 닮고 싶어서인지도 모른다. 가나코처럼 그들의 혁명에 같은 일원이 되어서 행동하고 싶어서인지 모른다. 영악하지 않아서 오히려 우직하고 의리로 똘똘 뭉친 그들의 우정이 부러워서 그랬는지 모른다.  자신이 믿는것을 향해서만 움직이고, 남들의 눈보다는 자신의 눈으로 직접 보고 행동하고 판단하는 그들의 신조가 마음에 들어서 그들을 좋아할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이리 저리 머리 굴리고 생각하고 행동하고 이익을 따지고 손해를 따지게 되어 가는 나의 모습이 싫어서 그들의 순진성이 오히려 부러웠다. 넘어지기도 하고 부러지기도 하고 추락하고 다치고 피를 흘리고 나락으로 떨어지기도 하지만 절대 포기하지 않고 다시 비상하는 이 녀석들이 마냥 부러워서!  내 몸속에도 이들과 같은 붉은피가 흐르고 있음을 , 그 사실을 잠시 잊고 있었다는 사실을 떠올리게 되었기에! 마냥 불타올랐다.

멋진 녀석들 같으니라구! 나도 너희들과 함께 비상의 날개를 펼쳐 보고 싶어졌다구! 하며 중얼거리면서 책을 나의 망막 깊이 새기며 책을 덮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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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장의 시대 5 - 인신
이성규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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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한말 그 어지럽게 변화하던 격동의 시대 이 모든 운명을 짊어질 선비가 있었으니 바로 그가 이 책의 주인공 목이다! 선비라고 부르기에는 너무 귀여운 외모를 가지고 있지만 이 외모를 제외하고는 선비 그자체이다. 똑똑하고 현명하며, 눈에서는 총기가 그득하고, 바른말만 내뱉는 우직한 면모에다가 성실함까지 고루갖추었으며 마음이 따뜻하고 착한 소년 선비이다.

그런데 그에게는 걸출한 능력이 하나 있었으니... 그에게는 남들에게는 보이지 않는 것을 볼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태어났다. 거기다가 수호령이라고 해야할까 하여튼 조선의 신들에게 사랑받으며 그들과 친구처럼 지내왔으며 그들의 보살핌아래 지금까지 잘 자라왔다.

 그 목이에게 최고의 위기가 찾아왔으니! 이 일을 어쩐다.  일본의 힘이 조선을 거의 잠식해가고 있는 역사만으로도 어지러운데 범이까지 위기상황에 봉착했으니 이 일을 우짤꼬~!! 대외상황은 그렇다고 쳐도 일본신들의 손아귀에서 놀아나게 되었으니! 칼과 총이라는 무력행위 뿐만이 아니라 조선의 정기를 끊으려 하는 일본인들의 손길까지 더해졌기 때문이었다.

위기에 위기가 더해지는 순간에도 작가의 그림체는 나날이 더욱 무르익고 있으니! 어찌 좋지 않을수 있으랴. 내용 또한 긴박해져 감에 따라 숨죽이며 바라보게 만들었으면서, 이제는 그림체까지 눈을 뗄수 없게 만드니 아니 멋지랴! 시대물에 꼭 맞는 강렬한 펜선과 화려한 그림체에 뎃생력까지 어찌나 멋진지! 그 멋진 우리의 신들까지 아니 말할수 없게 만든다.

신을 받아들이는 그릇이자 시대의 불꽃인 우리의 목이가 힘을 가지게 되기를, 눈을 뜨게 되기를 바란다. 목이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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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형수 042 4
코테가와 유아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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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무거운 주제를 가지고 이렇게 편안하게 이야기를 할수 있다니! 그리고 1년이 넘는 시간을 통해 이렇게 다시 만날수 있어서 얼마나 반가운지! 두꺼운 분량에 비례해서 감동까지 두배이다!

사형수 그는 누구인가? 그를 사람으로 보아야 하는가? 아니면 이름도 없는 번호로만 식별하고 부르는게 옳은가? 무서워하고 피하고 두려워하는게 당연한 것인가? 격리하는게 타당한 것인가? 우리는 그를 심판하고 평가할 권리가 과연 있는가? 사람을 사람이 평가할수 있는 것인가? 그 사람이 왜 사형수가 되었는지에 대해서 알아보면 이상한건가? 등...

이 모든 질문을 뒤로 하고 작가는 단 한가지만을 이야기한다. 그는 사형수 이전에 사람이라는 사실을 말하고 있다. "그는 사람입니다!" 라고. 그를 알기 위해서 우리는 그에게 유예 시간을 줘야 합니다. 그를 알기위해서 그만큼의 시간은 필요한것이 아니냐고 말이다.

"사람이 배는 아닙니다만, 부서진 원인을 조사하기 위해서 수리하여 움직여 보는것도 중요합니다. 다른배가 같은 고장을 일으키지 않도록 말이지요." 하면서 그에게 시간을, 그리고 독자를 포함한 모두에게 그를 지켜볼 시간을 준다.

그리고 가장 근원적인 이야기를 이끌어낸다. 사람은 사람이기 위해서 무엇을 갖추어야 하는지를 이야기한다. 사형수 042를 통해서 자신들을 바라보고 이야기하자고!

"남을 미워하지도, 배신하지도, 슬프게 하지도 않고, 남을 사랑하고, 남을 위해 살고, 처자를 지키며, 성실하게 일하고, 그걸 몇십년간 계속함으로써 기쁨을 느낄수 있는 인간"

입니까? 하고  오히려 되묻고 있다. 독자에게 묻는다. 당신은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서 제대로 사람을 평가할수 있습니까? 인지 할수 있습니까? 자신이 믿고 있던 것이 변하면 어떻게 하겠습니까? 변하지 않는다고 자신할수 있나요? 하고 묻는것이다. 답은 한가지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으세요 하고 말하는 것이다. 사형수 042를 통해서 말이다.

자!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사람은 어떤 존재이던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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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kino37 2006-07-01 1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눈빠지게 기다렸어요~~!!
 
이 세상을 다녀가는 것 가운데 바람 아닌 것이 있으랴
한승원 지음 / 황금나침반 / 200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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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작가가 늘어놓는 삶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를 가만히 귀기울여 듣고 있노라면, 마음속에 한가득 지니고 있던 삶의 무게가 어느덧 가벼워지는 것을 느꼈다. 시원한 바람처럼, 물처럼 그렇게 이야기를 걸어오다가도, 여름날의 소나기처럼 우르르 쾅쾅 화를 내기도 하고, 강렬한 햇살로 이야기를 걸어와서 미소를 짓다가도, 깜짝 놀라게 하기도 하고, 눈시울이 시큰해지게 만들기도 했다.

그렇게 읽어나가는 동안 나도 모르게 스르르 긴장이 풀려갔다. 삶에 잔뜩 힘주고 주눅들어서 잔뜩 긴장되어 있던 나의 어깨가 스르르 풀려감을 느꼈던 것이다. 수많이 고민하고 고민하던 번뇌 또한 세상에 내 자리를 하나 차지하고 살아가기 위해서라는 사실을 깨달았던 것이다. 세상에서 내 자리 한자리 차지하기가 어려운 것은 그것이 바로 살아가는 것이었음을!

자식이자 부모이자 그리고 할아버지이기도 한 그의 역할만큼이나 여유롭고 다채로운 이야기를 듣다보면 자연스레 삶에 대해서 배울수가 있었던 것이다. 자식 노릇, 부모 노릇,  어른노릇, 친구노릇하기란 어떤 것인지를 자연스럽게 이야기해 주었기 때문이리라. 또 작가로서의 이야기까지 들을수 있고 말이다. 천천히 자신만의 시간으로 세상을 살아가면 되는 것이라고 말하는듯한 이야기에 고개를 끄덕거리기도 하고, 조용히 나만의 생각속으로 침잠해 들어가기도 하면서 읽어나갔다.

이 작가를 나무에 비유한다면 어떤 나무의 모습일까? 음...두 손에 잡히지 않을만큼의 굵기의 커다란 , 이런 저런 시련을 경험한 수십개의 동그라미 갯수를 몸속에 지니고 있는 나무가 아닐까? 나이테가 늘어나는 만큼 단단해지고 품이 넓어지는 나무의 모습을 보았다. 그리고 나는 그 나무의 너른 품에서 강렬한 햇빛을 피해 그늘에서  잠시 쉬어갔던 것이다.

나도 언젠가는 저렇게 나이를 먹어갈것이다. 가능하다면 편안하고 여유로운 그런 삶을 살아가고 싶다. 속을 채워가는 삶보다는 오래된 고목처럼 속을 비워가는 그런 나무가 되고 싶다. 산책길처럼 소풍처럼 그렇게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싶어졌다. 그사람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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