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사라 사야 1
카노우 토모코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4년 10월
평점 :
절판


아직 덜 익은 새파란 감이 뚝뚝 떨어져 발길에 닿는다.  그 감은 아직 너무 딱딱해서 차돌처럼 이리저리로 차이고, 그 감이 다 익는 가을이 되면 마을 사람들이 다 나누어 먹어도 수북히 쌓이는 그런 곳이 있다.  바로 이곳이 이 만화의 배경이 되는 '사사라' 라는 곳이다. 감이 익어가고 밤이 익어 송이째 떨어져서 속을 내보이며 나 잡아 잡숴하며 우리를 희롱하는 듯한 유쾌한 정경이 펼쳐지는 곳이기도 하다.  이러한 배경은 다른 만화속에서는 접할수 없는 그런 배경이었다. 이런 배경은 나의 기억속 한자락에서야 찾을수 있는 그런 곳이었다. 어렸을때 시골 할머니댁에서 마주 하던 딱 그 풍경이었다.

감이 대롱대롱 매달려 있고 그 감을 사냥감의 눈초리로 지그시 쳐다보다가 가장 맛있게 보이는 감을 하나 선택하여 혼신의 힘을 다해 장대로 쳐서 따기 시작한다. 땀을 뻘뻘 흘리며 몇분동안의 사투끝에 하나의 감을 획득하고 나서야 그 고된 작업은 끝이난다. 그리고 바로 시식시간이 찾아온다. 무조건 맛있을 것이라고 생각한 그 감을 한 입 베어 먹는다. 그런데 왠걸 떫기만 떫어서 도로 뱉어버리고 입안이 아려와서 퉤퉤 침을 내뱉으며 울상을 짓곤 했다. 그러면 물끄러미 바라보시던 할머니가 곁에 와서는 처마밑에 미리 따둔 잘익은 홍시를 내밀면서 먹어보라고 하신다. 그 감은 껍질조차도 꼭꼭 씹어서 꼴딱 삼키고야 마는 아주 맛난 감이었다.

그런 감이 채 익지도 못하고 떨어져 나동그라져 있는 그런 곳이 바로 사사라라는 곳이었으니 날 환장하게 만드는 곳이었다. 이곳은 시골도 아닌것이 그리고 도시도 아닌 그런 묘한 곳이었다. 또한 100세가 넘는 할머니가 한명도 아니고 무려 3명이나 정정하게 살아계시고 이런 분들이 이웃으로 사는 곳에 새댁이 이사를 오게 된다. 노인 인구가 많아서 마을 전체가 느긋하고 조용하고 생기 없어 보이는 그런 곳으로 어린 새댁이 이사를 오게 되었으니 심심했던 마을에 활기가 찾아온다. 이 새댁은 국보급 방향치에 미숙함이 묻어나는 그런 여인이다. 그녀와 아들과 100세가 넘는 할머니들과 다정다감한 이웃들과의 재미있는 풍경이 기대된다.  보이지 않는 세계도 공존하는 그런 마을이라 더욱 재미있을듯 하다. 보이지 않는 나라는 이 만화를 읽어보시면 알게 될것이고...

한마디로 이 만화를 소개한다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음악"이란 만화와 비슷한 느낌이라고나 할까? 하여튼 따뜻하고 착한 그런 만화라고나 할까? 꼭 한번 읽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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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워 오브 라이프 1
요시나가 후미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4년 10월
평점 :
절판


요시나가 후미가 그려내는 고등학교는 과연 어떠할지 되게 궁금해했었다. 역시 기대를 져버리지 않는 작가이다.  앞의 작품들과 마찬가지로 동성애틱한 구도로 넘어가지는 않을까 하고 읽는것을 조금은 두려워했다. 그런데 이러한 독자들의 낌새를 눈치 챈것인지 작가는 이를 역으로 이용해서 나같이 동성애물에 기피증이 있는 사람들을 보기 좋게 속아 버리게  만들었다. 그 반전에 속으로 허걱 했다. 꼭 작가에게 우롱당한 듯한 기분이 들었다고나 할까? (아마 읽어보시면 알게 될것입니다. 호호호~~)

그건 그렇고 이 하이스쿨 라이프는 꼭 작가의 고등학교 시절의 이야기가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들정도로 상세하다.만화에 대한 그 자세한 설명이라든지 만화연구부까지 개창하며 소개하는 그 점들은 등장인물들의 입으로 자신의 과거를 말하게 하는 것은 아닐까 싶을 정도였으니깐... 그리고 개성넘치는 인물들과 십대때 그 또래들이 생각할 만한 점들 예를 들어, 사소한 데에 삐치고 상처받고 싸우고 다투는 그러한 에피소드들이 읽는내내 낄낄거리게 만든다. 맞아 그땐 그랬었지 하며 학창시절을 되돌아 보기도 하면서 말이다. 지금은 화낼일도 아니라고 웃어 넘길수 있는 일도 그때는 참을수 없는 일로 여기고 절대 용서하지 않겠다는둥 화해하는 일은 없을거라는 둥 혼자 심각해졌었다. 그만큼 그 시절은 순수하고 순진했었기 때문인지도...

가장 특이했던 점은 등장인물들의 묘한 내력에 있다. 불륜을 일삼는 선생님이라든지 병아리 감별사라는 특이한 직업의 부모님과 백혈병을 이겨낸 열혈청년이라든지 오타쿠 등 등장인물들이 너무나 특이하다. 다른 만화에서는 볼수 없는 특이한 내력을 지닌 개성 만점의 등장인물들이 모여 있으니 얼마나 재미나겠는가? 간만에 너무 즐겁고 행복해했다. 강력추천을 덧붙이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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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저휙휙 2004-10-08 1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도 등록되자마자 주문 넣었습니다^^
벌써 받으셨나보죠? 발랄한 리뷰 덕분에 기대 만땅이어요~ 저도 호호호~~

yukino37 2004-10-08 20: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럴 때만 발빠르게 움직이죠.
^^
분명히 기대치에 닿을거라고 생각합니다.
2편이 기다려져서 큰일이에요.
 
십이국기 10 - 제6부 황혼의 물가 새벽의 하늘
오노 후유미 지음, 김윤주 옮김 / 조은세상(북두) / 200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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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근 몇개월 만인지 모르겠다. 서점에 들렀다가 십이국기를 보고는 너무 기뻐서 혼자 너무 흥분했다. 생각보다 다음권이 빨리 나온듯한 기분까지 들 정도로 말이다. 그런데 장편 소설을 읽다보면 늘 그렇지만 다음권이 어여 빨리 나와주기를 손꼽아 기다리다가 어느새 그 사실을 까맣게 잊어버리고는 다른 책에 열중하고 만다. 그러다 다음권이 나왔다는 소식을 듣게 되면 반가운 님을 만난듯 맛있는 음식을 만난듯 그렇게 함박웃음을 짓고는 그 책으로 쪼르르 달려가게 되고야 마니 원...

그렇게 기다리던 십이국기를 이제야 보게 되었다. "황혼의 물가, 새벽의 하늘" 두편이 이어진다. 정말 이렇게 재밌어도 되는건지 모르겠다. 대의 깜찍함의 대명사였던 타이키가 비중있게 다루어진다. 태과이기 때문에 자신이 기린이라는 자각도 없고 자기가 왕을 선택하고도 그게 하늘의 뜻이었는지 모르겠다고 눈물을 글썽이던 그 모습이 눈에 선한데 그렇게 귀엽고도 사랑스러운 타이키가 사상 최대의 고난을 겪는다. 커다란 시련 후에는 그 만큼 값진 성장이 있기에 성장한 타이키에게 박수를 쳐주고 싶으나 그 귀여운 모습을 이제는 볼수가 없다고 생각을 하니, 경의 케이키와도 같은 심정이 된다. 아쉽고 그 시간이 안타깝고 앞으로 겪을 그 시련들을 옆에서 도와주고 싶고 그랬다. 동정과 연민이 너무나도 그득하다.

정말 이번편에서 최고의 장면이라고 한다면 두개의 국가를 제외하고서는 처음으로 대대적인 교류를 한다는데 있다. 물론 이것도 요코의 아이디어라면 아이디어지만... 그리고 십이국기를 읽다가 느끼던 궁금증을 많이 해소 시켜준다는데 있다.  가령 아직 소개되지 않은 국가들의 기린이라거나 왕들이 등장해서 재미가 증폭되기도 하였고, 십이국의 미스테리가 약각은 공개되었다는 점을 들수가 있겠다. 하지만 번역상의 미숙함이 드러나서 조금 아쉬웠다. 일본어를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정말 이해할수없는 대목도 있을거라고 생각되어 진다. 일어판으로 읽고나서 한국판으로 책을 읽었더니 그 차이점을 확연하게 알수있을 정도였으니깐.. 조금은 시간을 두고 다듬어서 책을 출판했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있지만 오노 후유미라는 작가의 뛰어난 상상력과 구상을 맛볼수 있게 해줬으니 감사할수 밖에.. 그건 그렇고 또 11편은 언제나 보게 될런지...책은 이미 출판이 되어 있으나 읽을 책이 많이 밀려서 언제나 보게 될런지 나의 게으름을 탓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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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무의 아름다움을 다른나라 사람들이 먼저 알고, 먼저 가치를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 하루 빨리 우리나라 자생수종의 가치를 깨닫고 보호해야 하는데 어떻게 된 일인지 좋은 나무는 다른나라로 건너간다."-p.22-

 

"대부분 중부 이남에서 자생한는 소사나무는 곁가지가 많이 나오는 편이다 .또한 우리나라에서만 자생하는 나무이기에 백의민족이라 불리는 우리와는 더없이 잘 어울리는 나무이다." -p.23-

 

"분재에 감아놓은 그 철사, 알루미늄 선은 아름다워지기 위한 방법입니다. 식물의 성장을 통해 수형을 교정하는데 잠시 사용할 뿐이지 식물을 못자라게 하는 것이 결코 아닙니다." -p.89-

====나무를 학대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이런 시각으로도 바라볼수 있는 거로구나. 그러니 백년이 넘는 수령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건강하고 아름다운 자태를 유지할수 있는거로구나.

 

"인생을 살다가 마음을 다 비웠다,다 털어버렸다 라고 이야기를 할때가 있지만 그 비운 마음도 몇년이 지나면 분갈이한 화분속에 뿌리가 꽉 차듯이 차버립니다. 왜냐하면 살아있기 때문이고, 인생에서 완성을 이룬 사람은 없기 때문이죠."-p.100-

 

"분재가 나무를 작게 만든다고 하는데 좁은 화분에서 자연속 수목의 형태로 나무를 길러야 하기 때문에 촉소라기 보다는 공간에 맞게 크기를 조절했다고 보면 좋겠어요."-p.117-

 

"특히 조경용 향나무는 대부분 일본에서 들여온 가이스카 향나무이다. 줄기를 따라 층층이 둥글게 다듬어 놓은 향나무를 보면 가이스카 향나무라고 생각하면 된다." -p.160-

 

"구상나무는 지구상에 유일하게 우리나라 땅에만 있다." p.164-

 

"본래 매화나무는 중국 강남지방에서 자라는 온대성 낙엽수였는데 신라시대 불교와 함께 전해진 것이라 한다." -p.166-

 

"괴불나무는 잎이 나기전에 꽃부터 핀다. 한차례 꽃을 피우고 마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가지에서 번갈아 피고 지고 하며 꽃을 피운다. 어떤것은 11월말부터 3월까지 약 5개월간 꽃이 피고 지고 한다. 한여름 백일동안 피고지고 꽃피우는 배롱나무가 있다면 겨울에는 괴불나무가 있다." -p.179-

======정말 몰랐던 나무가 왜 이다지도 많은지..또 그네들은 어찌나 아름답던지. 나무를 너무 사랑해서 제주도에 분재예술원을 만든 저자의 땀과 노력이 엿보이는 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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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이 다가오기를 기다리는 고통은 정작 사랑이 찾아왔을때 뒤따르는 고통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하지만 사랑을 하면서 느끼는 고통도 사랑을 잃어버린 후의 고통에 비하면 보잘것이 없다. 어쩌면 고통은 사랑의 모든것이다." -p.9-

 

"잊을수가 없다는 것은 잊을수가 없는 시간까지의 병이다. 사랑할줄 아는 사람만이 겪는 참다운 병이다. 그 병은 작별로부터 발생한다. 우리는 알고있다. 작별이 얼마나 흔해빠진 유행인지를." -p.16-

 

"고통은 하늘이 그대를 더욱 선량한 재목으로 키우기 위해 선택한 스승이다." -p.56-

 

"인간은 결국 오나전한 혼자가 되기 위해 살아가고 있는것일까? 아무리 혼자가 되지 않으려고 발버둥을 치더라도 결국은 혼자가 될뿐 그 어떤 것으로도 사람과 사람은 완벽하게 혼합되어 질 수가 없다."-p.72-

 

"풀 한포기도 벌레 한마리도 모두 조물주가 저술한 아름다운 한권의 책이다." -p.95-

 

"그저 외우고 있는 것이 알고 있는 것은 아니다. 내가 답안지에 써 넣었던 지식은 내가 알고있는 지식이 아니라 교수님들이 알고 있는 지식일뿐이다. 나는 단지 강의 시간을 통해 그것들을 머릿속에 복사해 두었다가  그대로 답안지에 옮겨 놓았을 뿐이다. 지식이라고 말할수 조차 없다. 어떤 사람의 이름만 알고 얼굴은 모르면서 그 사람은 안다고 말할수는 없다. 그런데 마치 아는것처럼 행사하게 된 셈이다." -p.2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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