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사를 위한 동화 2 - 완결
은소로 지음 / 루시노블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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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예의 낙인이 찍힌 채 귀족가의 매맞는 아이 아즈릴 아스테라!

그녀의 이름 아즈릴 아스테라를 지어준 지평선의 마법사 레마 레쉬트!

용족 드래곤의 시작이자 태초의 이야기!

판타지소설속의 드래곤드래곤의 시작, 용족의 시작은 아즈릴과 레마 두 사람부터 시작!

 

마법사들의 욕망, 힘에 대한 욕구 때문에 신과 태초룡 사이에는 싸움이 오래되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잠재적인 능력을 보유한 싹들은 피기 전에 제거해버린다. 일정수준 이상으로 마법이 나타나지 못하도록 만드는 이가 파수꾼이라 불리는 이다. 마법사의 폭주로 인해 세상이 멸망하지 않도록 그를 죽이는 일도 이들의 몫이다. 불안한 마법시대가 지나고 천년의 시간이 지난 후 조정자는 단 한 사람만이 남았다. 그가 바로 레마 레쉬트. 그는 조정자의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천년의 시간을 혼자서 살아왔다.

 

파수꾼인 레마는 자신과 같은 능력을 가진 여자아이를 발견한다. 그녀에게 어떠한 관심도 주지 않으려 하지만 자신과 같은 것을 볼 수 있는 능력을 가진 그녀를 지켜만 보기가 어려워진다. 얼마나 흥미로웠겠는가? 그와 같은 능력을 가진 자의 탄생, 천년 만에 만나는 희귀한 존재! 판도라의 상자처럼 열면 안되는 금단의 열매와도 같은 그녀! 그 누구보다도 잘 알지만 다가 갈수 밖에 없는 그! 자신이 세상에 개입하면 안 되는 조정자이기에 그녀가 불행해져도 지켜만 볼 수밖에 없는 현실! 이 조건들만으로도 그의 고뇌와 번민이 얼마나 클지 상상조차 되지 않는다.

 

지켜만 보겠노라고 개입하지 않겠노라고 자신에게 맹세를 하고 또 맹세를 하지만 사랑이라는 게 자신의 노력만으로 벗어날 수 있던가? 아무리 묶어두고 감추어두어도 그 작은 틈을 비집고 들어가 깨어버리는 것이 사랑이다. 하물며 사랑과 재채기는 숨길수가 없다고 했다. 천년을 살아온 파수꾼에게 그녀는 참을 수 없는 재채기와도 같은 존재였다. 자신을 제어하기 위해 스스로 모진말도 서슴치 않는다.

"당신이 마법사가 되면 언젠가 제가 당신을 죽이게 될 겁니다."라고......

 

 

은소로 작가님은 마법이나 용, 신화처럼 좋아하는 요소들을 가득 넣어 이야기를 만들고 싶으셨단다. 100퍼센트 몰입도로 환상적인 세계를 어찌나 잘 구현해 놓으셨는지 모른다. 귀여운 정령들과 애완동물과도 같은 다정함이 넘치는 사역마들, 그녀를 위해 만든 광활하고도 넓은 겨울향기 물씬나는 하얀 성까지! 환상적이었다. 초반에 그녀가 겪어야만한 고난과 역경들은 그를 만나기 위한 필연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더 아름다웠고 다정했는지도 모른다. 쓴맛 다음에 만난 단맛처럼 더 달콤해서 벗어날 수 없게 만들었다.

 

여자 주인공이 고난을 해결해가면서 자라고 현명해지는 성장물이자 사랑이야기!

태초룡과 신의 대립 속에서 신의 인정을 받아내어 그동안 무고한 죽음에 이르러던 마법사들을 용족이라는 새로운 종족으로 신의 인정을 받아내어 생존하게 만드는 이야기.

 

대개 드래곤들은 자유롭고 자신의 개체들만 관계맺으며 살아간다. 레드는 레드끼리, 블루는 블루끼리 등등으로. 자식을 낳는 일에도 그다지 성실하지 못하다. 그래서 알이 태어나면 그 좋은 잠도 잊고 알을 돌보는데 애를 쓰고 해츨링이 돌아다니다 죽으면 분노하여 복수하는 이유도 그래서다. 태초의 파수꾼들은 감정이 없었다.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는 감정을 스스로 파내어 따로 보관해 두었기 때문이다. 감정이 욕망이 자신들을 죽음에 이르게 하는 것을 그 누구보다도 잘 알기에 그랬다. 심장이 없는 뻥 뚫린 가슴을 지니고 무감각하게 수천년을 무한한 존재로 살아야 했다. 여주인공 아즈릴로 인해, 이 고리는 변화하게 된다.

드래곤들의 성격과 습성이 어떻게 존재하게 되었는지 이 책은 차근차근 설명해준다. 다른 판타지에서는 법칙처럼 존재하던 그 이유가 이러한 사건들로 인해 존재하게 되었다고 말이다. 그러고보면 참 아이러니하다. 끝없는 마력을 담고 있는 초월자이자 신의 대리인이라 불리는 드래곤의 하트가 원래는 아무것도 없는 이었다는 사실에 놀랐다. 없음에서 무한함으로 변했다는 사실이 낭만적이고 종교적이다.!

 

하여간 이 끝없는 마력을 담는 심장이 드래곤 하트가 되었고, 파수꾼의 무한한 수명을 닮아 수명은 수천년에 이르게 되었다. 마법사이기에 천재적이고 현명한 지혜를 지니게 되었으며, 기억을 잃지 않으려 애쓴 그녀덕분에 망각을 알지 못하는 존재가 되었다. 드래곤은 태초에 인간이었기에 인간적인 사고방식과 인간으로 폴리모프하여 사는 것도 즐기는 것이었다는게 작가의 설명이다. 판타지 소설에 등장하는 드래곤에 대한 은소로님만의 색다른 해석이다! 은소로 작가님이 그려내는 세계관과 논리에 반해버렸다~!

 

무한한 애정을 주기만 할 뿐 받는 것을 할 줄 모르는 바보 레마 덕분에 그녀만 애가 탄다. 스킨십하려면 몇 년이 걸리는지라 애정씬을 원하는 빠른 속도감을 바라는 독자님들에게는 야속한 남자주인공이다. 퍼주기만 하는 바라지만 바라지 않는 아낌없는 나무 같은 레마가 답답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녀를 위해 목숨까지 바치는, 천년의 세월도 임무도 잊어버리는 강철 같은 순애보를 가진 남자다. 미워하려야 미워할 수 없는 주인공이다. 죽음의 신 하데스가 페르세포네를 사랑하여 지하세계에 감금하듯이 강한 집착을 내보이는 남자이기도 하다. 한편의 신화를 읽은 듯한 착각마저도 든다. 만고의 불변의 법칙 사랑이야기는 언제나 재밌다.

아주 강하고 무척 다정한 사람이 그녀를 구하러왔다."p.78

"소녀는 부모로부터 이름을 받지 못했다. 부모를 대신해서 그녀에게 이름을 지어 준 건 쌍둥이 오빠였다. 그 이름을 불러준 것도 오빠뿐이었다. 그래서 쌍둥이 오빠가 죽었을 때, 소녀의 이름도 죽었다."p.99

"그걸(마법) 열심히 배우면 여기가 제 집이 되나요?...... 저, 열심히 할게요! 엄청 열심히 할게요!."p.107

"아즈릴은 집 안이나 마당에서조차 그가 허용해준 공간만 돌아다녔다. 남의 집에 더부살이를 하는 것처럼 허락받지 않은 것에는 손대지 않고, 관심조차 보이지 않았다. 소음을 내지도 않았고, 그의 공간을 침범하지도 않았다. 그의 시간을 방해한 적도 없었고, 문제를 일으킨 적도 없었다."p.129

"렘으로 ‘아스테라’면......‘별’인가요?
.......
레쉬트는 ‘시작’을 뜻합니다."p.165

"아즈릴은 눈을 들어 주위를 보았다. 세상을 가득 채우고 있는 별들. 그녀만의 풍경.이어 그를 보았다. 메마른 낯의 하얀 마법사. 레마 레쉬트. 지평선의 마법사가 홀로 살아온 천년. 그녀의 눈에 보이는 별들과 레마의 천 년이 그와 그녀를 만나게 했다. 이름 없는 소녀를 아즈릴 아스테라로 만들었다."p.257

"어릴 때는 그녀에게 다정한 신이나 다름없던 레마. 그녀가 뭘 잘못하든 그녀의 편이 되어주겠다던 레마. 오해하지 않게 말하도록 노력하겠다던. 마법이 아름답다는 그녀의 말에 동의하며 미소 짓던. 그녀가 좋아하던 그림책을 기억하고 그와 같은 성을 구해 온. 쌍둥이 누님이 해 주었던 말을, 그녀를 위로하기 위해 꺼내던. 첫 시험을 치르는 그녀가 무사히 돌아오기를 종일 서서 기다리던. 농담을 하며 웃던. 무른 눈길로 그녀를 바라보던. 재미도 없는 책을 넘기며 시간을 보내던. 체스판을 내려다보며 찌푸리던. 레마 레쉬트를 어떻게 할거냐고?"2권p.59

"천년간 박제되어 있던 파수꾼을 일깨우고, 레마 레쉬트로 인해 유지되던 체계를 무너뜨리는. 변화를 가져오는. 태초부터 이어진 태초룡과 신의 다툼을 끝내고, 희생당하는 마법사들 대신 용족이라는 새로운 종족의 시작을 위해 그것을 위해 태어나고 살아왔는지 모른다. 많은 것들을 알게 되고 혼란에 빠져 헤매기도 하고 죽음마저 겪어 본 것이 전부 이런 결과를 위해서일지도 모르겠다."2권p.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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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렘더
김자인 지음 / 파란(파란미디어)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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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실과 비현실의 간극에서 고민하다가 결국 글을 쓰기 시작했다. 비현실을 일상으로 끌고 오는 것에는 성공했으니 반은 성공한 삶이라고 여기는 중이라고 이 책 서문에 쓰여 있었다. 현실과 비현실, 소설과 현실사이에서 어지간히 힘드셨나보다.

과연 글로 녹여내기가 녹록치 않았으리라.


 겨울의 독일 대학가가 글의 배경이다. 로맨스소설에서 좀처럼 다루지 않는 독일을 배경으로 이과 학부생의 이야기가 실제처럼 리얼하다. 작가분이 독일에서 대학 생활을 한 것마냥 디테일이 촘촘하게 엮여져있었다.

가령 wohngemeinschaft(독일의 셰어하우스 개념의 주거공동체)의 이야기라든지 우리나라와 다른 식문화 등 낯설음이 그득하다.

책 제목도 독일어다. 프렘더,독일어로 이방인을 뜻한다고 한다.


이방인1 (異邦人)  

[명사]

1. 다른 나라에서 온 사람.

2. [기독교 ] 유대인이 선민의식에서 그들 이외의 여러 민족을 얕잡아 이르던 말.


이방인. 우리와 다른 사람이라 뭉떵그려 칭하고 배척하는 것 마냥 느껴지는 단어다.타국에서 이방인이라 불리는 자들은 얼마나 독하게 느껴질지 상상이 안간다.

 

주인공은 정한나와 헤리(헤르만 폰 루튼)!

한나는 한국에서도 독일에서도 어디 하나 발붙일 곳이 없는 사람이다. 한줌의 미련이라도, 미움이라도 있으면 이 세상에 대한 끈이라도 가져볼 텐데 아무런 미련조차 없는 이다. 불면증, 수면제, , 학점조차 쉽게 따지 못하는 현실, 불우한 가정사. 단어들의 나열만으로도 그녀의 인생 한 면을 그려볼 수 있으리라. 절친이라 불리는 이에게도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지 못하는 말 그대로 철저하게 이방인인 그녀다.



지금 살고 있는 곳이 그녀가 발 디딜 수 있는 곳의 전부란 사실도 알 리 없었다. 언젠가 돌아갈 곳이 있는 유학생. 잠깐의 타지 생활로 우울해하는 외국인. 그것이 그들이 보는 한나의 전부였다.” p.151


이에 반해 헤르만 폰 루튼! 친구들 사이에서는 헤리로 불리는 그. 그의 성 앞에 붙는 폰(von)은 귀족 가문이었음을 나타낸다. 변호사의 아버지, 귀족가문, 어릴 때부터 받아온 교육 덕분에 의대에 진학할 만큼 머리 또한 명석하고 성적 또한 으뜸인 그에게 단 하나의 결핍이 생겨났다. 이복동생의 죽음으로 인해 레온의 뒤를 쫓아서 대학까지 옮겨온 헤리. 그 집착의 끝에서 발견하게 된 한나. 그들의 이야기다.

 

검은 머리카락과 대조되는 파란눈의 그, 독일인과 한국인, 이방인과 현지인,부유함과 가난함 등등 서로 너무나도 다른 두 사람의 이야기. 카뮈의 이방인처럼 이 책도 철저하게 쓸쓸하고 공허하고 외롭고 춥고 배고프고 흐리기만 하다. 오늘처럼 햇살이 뜨겁고 더운 이 여름날보다는 함박눈이 펑펑 내리는 시린 겨울에 읽으면 더욱 맛이 살 것 같다.


 이 책을 읽다보니 펜로즈 작가의 소프트랜딩,그래비티가 떠올랐다. 외국이 배경이고 철저하게 고립된 이방인의 이야기 그 낯설음이 닮아있다. 여름날에 겨울 한자락을 만난듯한 책이다. 마지막으로 작가님의 첫 책, 충분히 읽을 만한 가치가 있었어요 하고 작가님에게 말씀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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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세트] 그녀가 공작저로 가야 했던 사정 (외전 포함) (총4권/완결)
밀차 / 잇북(It book)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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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치기로 시작했던 글이 가을에는 이북이 되었고 겨울에는 종이책이 되었다는 작가님. 치기로 오기로 객기로든 쓰기를 잘했다는 작가님의 서문을 읽었다. 자신의 생각이 이야기가 인물이 종이책이 되어 마주하게 되었으니 얼마나 좋으셨을까?

 

이 책은 까칠한 집착남 노아 윈나이트와 빙의물의 로판 속 주인공들이 늘 그러듯이 원작을 훼손시키지 않겠다는 마음만 가득한 대범녀 레리아나 맥밀런의 이야기다.

 

소설 소개글을 살짝 읽어보면

그녀가 빙의한 인물은 조만간 행복한 금수저인 채로 단명할 엑스트라였다.약혼남에게 독살당할 운명을 지닌 레리아나 맥밀런,그녀가 단명을 피하기 위해 악마보다 더한 놈과의 거래를 시작한다.

 

단명할 엑스트라,약혼남에게 독살당할 운명이라니! 이런 사람에게 빙의라니! 그녀의 고난이 예상된다. 그래서 누구보다 객관적이고 이성적인 판단을 하게되는 그녀다. 자신은 조연이다 자신은 조연이다를 되뇌이며 주제파악을 할 수 밖에 없는 처지라는 사실이 이 책의 첫 번째 묘미다.

원작 따위는 잊고 이야기 속 인물들과 즐겁게 살아도 될 것 같은데 그녀의 성향 상

원작 따위가 뭐가 중한지 자신이 선택한 순간이 이 이야기속 주인공들의 삶에 어떠한 영향을 끼칠까봐 고민에 고민을 하느라 그런 그녀를 빤히 바라보고 있는 이가 있다는 사실을 레리아나는 전혀모른다.

그리고 원작 따윈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전혀 상관없다는, 그녀가 고민하고 있는게 무언이든지 ,말하는바가 혹여 거짓이라도 진실이라도 그 무엇도 그녀가 곁에 있는 것만이 다행이라는 남자가 있었다.

 

책속으로 들어온 독자 역할에 충실한 그래서 여주인공의 자리는 놓아두고 자신은 살짝 빠져있겠다는 그녀!그런 그녀를 지켜보는 그!

도망가려는 여자와 도망가는 여자를 가만히 지켜보지만 보이지 않는 거미줄을 놓아 벗어날 수 없게 만드는 남자의 계략이 백미다.

 

완벽남의 호기심, 관심 그리고 애정까지 받기까지 그녀는 피나는 노력을 하였다!

벗어나기 위해 생존하기 위해 처절하게 도망 다녔을 뿐인데 그의 애정을 획득하게 되었으니~!!!!

원치않는 결과에 멘붕이 온 레리아나와 왜 저런 반응을 보이지 하고 ~~~~~~~~~~~~!”고개를 갸웃거리며 사냥감을 사냥하듯 그녀가 혹여 도망가지 않도록 조금씩 가까이 다가간다. 원래 도망가면 더 따라가기 마련이다.

능글능글하게 속을 뒤집는 노아 윈나이트와 그런 그의 말과 행동에 질려하면서도 자신도 모르게 마음이 빼앗기는 레리아나!

그 둘의 사랑싸움에 가슴졸이며 이 둘을 지켜보는 아담과 휘튼을 비롯한 주변인들의 걱정스런 표정이 두 번째 묘미다.

 

그리고 세 번째 묘미는 여자주인공의 자기주도적 용맹함이다. 남자 주인공이 짠하고 나타나서 그녀를 구해주고 사랑해주는 이야기는 이 책과는 거리가 멀다. 그녀는 위기 상황 속에서 더 용기백배다. 총을 허벅지에 몰래 숨겨다니고 100퍼센트의 명중률을 자랑하며 혼자서도 잘 해요를 몸으로 행한다. 그리고 당장이라도 이 세상을 떠날 준비를 하면서도 아이러니하게 주변 사람들을 살뜰히 챙긴다. 이 살뜰함이 아무에게도 관심조차 없던 아담과 노아를 사로잡았는지도 모른다. 그녀가 원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도!

 

들고양이들에게 먹이를 주다보면 보은을 하는 것인냥 쥐를 물어다 주고는 자신을 예뻐해달라고 쳐다보듯이 노아공작과 그의 기사 아담이 그녀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드래곤을 잡아다 툭하고 그녀 앞에 물어다 놓는다. 그러고는 잘했지 하는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는 개그컷도 즐거움이다. 인간 관계에 능숙하지 못한 두 남자에게 동물에서 인간으로 승격시키는 길들임이 그녀로 인한 변화일지도.

반전에 반전을 더하는 이야기 구성 또한 흥미롭고 그녀와 그의 티키타카와 주변인물들과 어우러지는 개그컷의 향연 또한 이 책을 읽는 즐거움이다. 여러 가지 즐거움을 한 가지씩 찾아보다보면 본권3권에 외전 한편까지 4권의 책을 다 읽는 놀라움을 느낄 수 있으리라~!!!

 

1번 읽고 2번 읽어도 새로운 재탕의 즐거움을 찾을 수 있어서 좋았다. 일회용이 아닌 다회용인 독서라서 좋았다. 작가님의 서문을 다시 한번 읽으며 책을 덮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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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이 고전을
고미숙.48인의 대중지성 지음, 고미숙 기획 / 북드라망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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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째로는 노오란 병아리 혹은 레몬빛깔 같기도 한 반딱반딱한 표지에 시선을 빼앗겼고, 저자 이름에서 고미숙이라는 이름을 발견한 것이 두번째다.

운명의 장난처럼 매번 그의 책이 발간될 때 마다 번번히 만나게 되다니!!!!

운명이자 인연이자 필연인지도 모른다.

물론 고미숙씨는 이 책의 서문만을 쓰셨고, 기획에 담당하셔서 통쾌하고 재미난 입담은 다음으로 미룰 수 밖에 없지만 48명의 무명씨들이 엮은 이야기는 모자람이 없었다.


이 책은 (감이당&남산강학원) 의 회원들이 자신이 원하는 책을 읽고 토론하고 글쓰기로 마무리되는 독서기 모음집이다. 저 노란색 표지 속 작은 글자들이 그들이 읽고 토론하고 글쓰고 고치기를 반복하면서 생각하고 또 생각하게 만든 책들의 이름이다.

이 책은 많은 사람들의 새로운 고전 읽기랄까?


하나의 책을 골라도 서평은 모두 제각각이다. 여기서 어떤 느낌을 가졌는지 어떤 깨달음을 가지게 되었는지, 그 책이 나를 어떤 추억속으로 데려갔는지 등등의 여려가지 모습을 만날 수 있다.

매일 쳇바퀴도는 하루하루를  살던 사람, 구로공단에서 노동자로서 평생을 살아온자, 막 결혼한 자, 독신자, 자립을 위해 막 첫걸음을 걷는 이, 60대의 나이가 너무 늦지 않았나 고민하고 있는 이,우울증에 걸려 모든 것이 다 의미가 없는 사람, 시댁으로 고통받는 주부 등등 많은 사람들의 삶과 인생이 독서기속에 녹아있다. 독서서평이라기 보다는  고전 플러스 이야기라고도 볼 수 있다. 한 사람씩의 각각의 인생이야기를 읽는 재미가 신선했고 감동이었다.


그들의 고전 읽기는 나를 더욱 목마르게 했다.

읽은 책들도 있지만 아직 보지 못한 책들이 더 수두룩했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뫼비우스의 띠처럼 앞으로 읽을 책들을 많이 발견했다는 것이 큰 발견이었고 숙제였다.그 고전들이 하나같이 만만하지가 않다. 장자,법구경,숫타니파타,전습록,금강경,회남자 등등 쉬이 읽을 수 있는 책들이 아니다.시간을 가지고 천천히 하나씩 나만의 고전이야기들로 채워야 되겠다.

 숙제거리가 가득한데도 너무나도 즐겁다. 새로운 책들을 많이 만나서 좋은밤이다.모두 좋은 책들과 즐거운 만남을 가지시기를~!!

아시겠지만, 머리말은 가장 늦게 작성된다.저자한테는 최후의 변론이지만, 독자들에게는 최초의 페이지다.처음이 곧 마지막이요, 마지막이 다시 처음이 되는 이 오묘한 이치! - P4

니체는 우리가 자신을 잘 알지 못하는 이유가 "무언가를 ‘집으로 가져가는‘ 단 한가지 일에만 진심으로 마음을" 쏟기때문이라고 말한다.-도덕의 계보학 - P29

특히나 그의 묘비명 "나는 아무것도 원하지 않는다.나는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는다.나는 자유다."를 만났을 때 ,어쩜 이렇게 당당하게 외칠 수 있을까? 정말 부럽다,대단하다!라는 감탄과 함께 나도 저렇게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스인 조르바 - P51

무한한 상품들을 쏟아놓으며 말한다.돈이면 네가 원하는 모든 등가물을 교환받을 수 있어.기쁘지 않아?이 달콤한 유혹을 받아들이는 순간 무한한 생산성은 무한한 결핍감으로 교체된다.
-안티 오이디푸스 - P74

들뢰즈와 가타리는 계급과 이해관계 ,자아증식,반생산만이 넘쳐나는 자본주의 사회로부터 도주해야한다는 절박함으로 "안티 오이디푸스"를 썼다.-안티 오이디푸스 - P82

그의 글 속에서는 사람도, 사물도, 한낱 미물인 벌레까지도 살아서 꼬물거리고 웅성거리고 있었다. -이옥전집 - P86

몸이 아프고 관계가 불통이면 다 무슨 소용인가.이제 생명답게 살기위해 리셋이다.소유에서 소통으로! -회남자 - P91

화가 나는 마음을 살펴보면 거기에는 반드시 내 생각이 옳다.하는 아상이 버티고 있다.-금강경 - P93

부처님왈, 불법도 닦으면 닦을수록 수행되듯, 무엇이든 자주 떠올리고 생각하면 마음의 경향이 되어 그쪽으로 흐르게 된다는 것!-맛지마니까야 - P97

돌이켜보면 일상에서 내가 그럭저럭 괜찮다는 기분을 유지하게 하는 것은 언제나 어떤 대상에 의존해서였다.-맛지마니까야 - P100

머리는 하늘과, 발은 땅과 연결되어 있다니! 혼자라고 생각했지만 이미 내 몸은 자연과 우주와 연결되어 있었던 것이다.-동의보감 - P110

우리 모두는 어떻게 하는 것이 옳고 그른지 아는 명쾌한 마음,양지를 갖고 있다고.-전습록 - P113

서문을 읽어가던 중 역자의 마지막 말에 갑자기 심장이 뜨거워지고 눈시울이 붉어졌다."당신에게 드릴테니 부디 기쁘게만 살아라"-천개의 고원 - P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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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설렁설렁
다나베 세이코 지음, 조찬희 옮김 / 바다출판사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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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하루내내 아파서 아무것도 못먹고 누웠다가 일어났다가를 반복했다. 아무것도 먹고 싶은게 없었다. 약을 먹고 몸을 겨우 회복하여 일하러 나오는길에 서점에 들렀다.

"인생은 설렁설렁"

 

천금을 벌자고 일을 하는 것도 아닌데 뭐가 이리 아플 필요까지 있으랴 싶은 마음과 한껏 늘어지게 쉬고픈 마음이 한데 섞여 이 책을 한 권 골라 사고 후다닥 나왔다. 머리도 아프고 위도 아프고 긴 책을 어려운 책을 읽을만큼 여유가 없었던 탓이 크겠지만...

 

이 작가분의 연세가 이렇게 많았던지 몰랐다. 50대쯤 되지 않았을까 했는데 1928년생~!

내년이 2020년인데 백년 가까이 사셨구나 새삼 놀랐다.

또한 조제와 호랑이와 물고기들 작가가 이 분이 맞았던가 싶었다.소설가로서의 그녀만 알았지 수필가로서의 그녀는 생각도 못했기에 괴리감이 상당했다.

역시 나이와 사랑,연애소설은 아무 상관이 없나보다.

 

연애소설을 쓰는 작가인 그녀는 아포리즘에 심취했단다. 아포리즘이라기 보다는 좋은 명언 혹은 짧은 잠언과도 같은 이야기들을 한가지씩 풀어낸다.

예를들자면

“여자는 내가 반한 남자는 잊어도, 나에게 반한 남자는 잊지 못한다.”

와 같이 툭툭 내뱉는 말이 상당하다.

 

그녀가 하이쿠에 심취한 이유도 알겠다.

긴 말이 뭐가 필요있으랴.

사는것만으로도 이리 힘이든데 긴 말 보다는 뒷통수를 간통하는 짧은 말 한마디가 더 가슴에 와 닿게 하는게 효율적이겠지?

생이 얼마 남지 않았고, 살아온 세월이 살아갈 날보다 많은 그녀가 우리에게 베푸는 글이리라.

 

물론 그녀의 일본인 고유의 정서와 사상은 그리 마음에 들지 않지만 세상을 오래 살아온 연륜만으로도 읽을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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