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사를 위한 동화 2 - 완결
은소로 지음 / 루시노블 / 2018년 7월
평점 :
품절


노예의 낙인이 찍힌 채 귀족가의 매맞는 아이 아즈릴 아스테라!

그녀의 이름 아즈릴 아스테라를 지어준 지평선의 마법사 레마 레쉬트!

용족 드래곤의 시작이자 태초의 이야기!

판타지소설속의 드래곤드래곤의 시작, 용족의 시작은 아즈릴과 레마 두 사람부터 시작!

 

마법사들의 욕망, 힘에 대한 욕구 때문에 신과 태초룡 사이에는 싸움이 오래되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잠재적인 능력을 보유한 싹들은 피기 전에 제거해버린다. 일정수준 이상으로 마법이 나타나지 못하도록 만드는 이가 파수꾼이라 불리는 이다. 마법사의 폭주로 인해 세상이 멸망하지 않도록 그를 죽이는 일도 이들의 몫이다. 불안한 마법시대가 지나고 천년의 시간이 지난 후 조정자는 단 한 사람만이 남았다. 그가 바로 레마 레쉬트. 그는 조정자의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천년의 시간을 혼자서 살아왔다.

 

파수꾼인 레마는 자신과 같은 능력을 가진 여자아이를 발견한다. 그녀에게 어떠한 관심도 주지 않으려 하지만 자신과 같은 것을 볼 수 있는 능력을 가진 그녀를 지켜만 보기가 어려워진다. 얼마나 흥미로웠겠는가? 그와 같은 능력을 가진 자의 탄생, 천년 만에 만나는 희귀한 존재! 판도라의 상자처럼 열면 안되는 금단의 열매와도 같은 그녀! 그 누구보다도 잘 알지만 다가 갈수 밖에 없는 그! 자신이 세상에 개입하면 안 되는 조정자이기에 그녀가 불행해져도 지켜만 볼 수밖에 없는 현실! 이 조건들만으로도 그의 고뇌와 번민이 얼마나 클지 상상조차 되지 않는다.

 

지켜만 보겠노라고 개입하지 않겠노라고 자신에게 맹세를 하고 또 맹세를 하지만 사랑이라는 게 자신의 노력만으로 벗어날 수 있던가? 아무리 묶어두고 감추어두어도 그 작은 틈을 비집고 들어가 깨어버리는 것이 사랑이다. 하물며 사랑과 재채기는 숨길수가 없다고 했다. 천년을 살아온 파수꾼에게 그녀는 참을 수 없는 재채기와도 같은 존재였다. 자신을 제어하기 위해 스스로 모진말도 서슴치 않는다.

"당신이 마법사가 되면 언젠가 제가 당신을 죽이게 될 겁니다."라고......

 

 

은소로 작가님은 마법이나 용, 신화처럼 좋아하는 요소들을 가득 넣어 이야기를 만들고 싶으셨단다. 100퍼센트 몰입도로 환상적인 세계를 어찌나 잘 구현해 놓으셨는지 모른다. 귀여운 정령들과 애완동물과도 같은 다정함이 넘치는 사역마들, 그녀를 위해 만든 광활하고도 넓은 겨울향기 물씬나는 하얀 성까지! 환상적이었다. 초반에 그녀가 겪어야만한 고난과 역경들은 그를 만나기 위한 필연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더 아름다웠고 다정했는지도 모른다. 쓴맛 다음에 만난 단맛처럼 더 달콤해서 벗어날 수 없게 만들었다.

 

여자 주인공이 고난을 해결해가면서 자라고 현명해지는 성장물이자 사랑이야기!

태초룡과 신의 대립 속에서 신의 인정을 받아내어 그동안 무고한 죽음에 이르러던 마법사들을 용족이라는 새로운 종족으로 신의 인정을 받아내어 생존하게 만드는 이야기.

 

대개 드래곤들은 자유롭고 자신의 개체들만 관계맺으며 살아간다. 레드는 레드끼리, 블루는 블루끼리 등등으로. 자식을 낳는 일에도 그다지 성실하지 못하다. 그래서 알이 태어나면 그 좋은 잠도 잊고 알을 돌보는데 애를 쓰고 해츨링이 돌아다니다 죽으면 분노하여 복수하는 이유도 그래서다. 태초의 파수꾼들은 감정이 없었다.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는 감정을 스스로 파내어 따로 보관해 두었기 때문이다. 감정이 욕망이 자신들을 죽음에 이르게 하는 것을 그 누구보다도 잘 알기에 그랬다. 심장이 없는 뻥 뚫린 가슴을 지니고 무감각하게 수천년을 무한한 존재로 살아야 했다. 여주인공 아즈릴로 인해, 이 고리는 변화하게 된다.

드래곤들의 성격과 습성이 어떻게 존재하게 되었는지 이 책은 차근차근 설명해준다. 다른 판타지에서는 법칙처럼 존재하던 그 이유가 이러한 사건들로 인해 존재하게 되었다고 말이다. 그러고보면 참 아이러니하다. 끝없는 마력을 담고 있는 초월자이자 신의 대리인이라 불리는 드래곤의 하트가 원래는 아무것도 없는 이었다는 사실에 놀랐다. 없음에서 무한함으로 변했다는 사실이 낭만적이고 종교적이다.!

 

하여간 이 끝없는 마력을 담는 심장이 드래곤 하트가 되었고, 파수꾼의 무한한 수명을 닮아 수명은 수천년에 이르게 되었다. 마법사이기에 천재적이고 현명한 지혜를 지니게 되었으며, 기억을 잃지 않으려 애쓴 그녀덕분에 망각을 알지 못하는 존재가 되었다. 드래곤은 태초에 인간이었기에 인간적인 사고방식과 인간으로 폴리모프하여 사는 것도 즐기는 것이었다는게 작가의 설명이다. 판타지 소설에 등장하는 드래곤에 대한 은소로님만의 색다른 해석이다! 은소로 작가님이 그려내는 세계관과 논리에 반해버렸다~!

 

무한한 애정을 주기만 할 뿐 받는 것을 할 줄 모르는 바보 레마 덕분에 그녀만 애가 탄다. 스킨십하려면 몇 년이 걸리는지라 애정씬을 원하는 빠른 속도감을 바라는 독자님들에게는 야속한 남자주인공이다. 퍼주기만 하는 바라지만 바라지 않는 아낌없는 나무 같은 레마가 답답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녀를 위해 목숨까지 바치는, 천년의 세월도 임무도 잊어버리는 강철 같은 순애보를 가진 남자다. 미워하려야 미워할 수 없는 주인공이다. 죽음의 신 하데스가 페르세포네를 사랑하여 지하세계에 감금하듯이 강한 집착을 내보이는 남자이기도 하다. 한편의 신화를 읽은 듯한 착각마저도 든다. 만고의 불변의 법칙 사랑이야기는 언제나 재밌다.

아주 강하고 무척 다정한 사람이 그녀를 구하러왔다."p.78

"소녀는 부모로부터 이름을 받지 못했다. 부모를 대신해서 그녀에게 이름을 지어 준 건 쌍둥이 오빠였다. 그 이름을 불러준 것도 오빠뿐이었다. 그래서 쌍둥이 오빠가 죽었을 때, 소녀의 이름도 죽었다."p.99

"그걸(마법) 열심히 배우면 여기가 제 집이 되나요?...... 저, 열심히 할게요! 엄청 열심히 할게요!."p.107

"아즈릴은 집 안이나 마당에서조차 그가 허용해준 공간만 돌아다녔다. 남의 집에 더부살이를 하는 것처럼 허락받지 않은 것에는 손대지 않고, 관심조차 보이지 않았다. 소음을 내지도 않았고, 그의 공간을 침범하지도 않았다. 그의 시간을 방해한 적도 없었고, 문제를 일으킨 적도 없었다."p.129

"렘으로 ‘아스테라’면......‘별’인가요?
.......
레쉬트는 ‘시작’을 뜻합니다."p.165

"아즈릴은 눈을 들어 주위를 보았다. 세상을 가득 채우고 있는 별들. 그녀만의 풍경.이어 그를 보았다. 메마른 낯의 하얀 마법사. 레마 레쉬트. 지평선의 마법사가 홀로 살아온 천년. 그녀의 눈에 보이는 별들과 레마의 천 년이 그와 그녀를 만나게 했다. 이름 없는 소녀를 아즈릴 아스테라로 만들었다."p.257

"어릴 때는 그녀에게 다정한 신이나 다름없던 레마. 그녀가 뭘 잘못하든 그녀의 편이 되어주겠다던 레마. 오해하지 않게 말하도록 노력하겠다던. 마법이 아름답다는 그녀의 말에 동의하며 미소 짓던. 그녀가 좋아하던 그림책을 기억하고 그와 같은 성을 구해 온. 쌍둥이 누님이 해 주었던 말을, 그녀를 위로하기 위해 꺼내던. 첫 시험을 치르는 그녀가 무사히 돌아오기를 종일 서서 기다리던. 농담을 하며 웃던. 무른 눈길로 그녀를 바라보던. 재미도 없는 책을 넘기며 시간을 보내던. 체스판을 내려다보며 찌푸리던. 레마 레쉬트를 어떻게 할거냐고?"2권p.59

"천년간 박제되어 있던 파수꾼을 일깨우고, 레마 레쉬트로 인해 유지되던 체계를 무너뜨리는. 변화를 가져오는. 태초부터 이어진 태초룡과 신의 다툼을 끝내고, 희생당하는 마법사들 대신 용족이라는 새로운 종족의 시작을 위해 그것을 위해 태어나고 살아왔는지 모른다. 많은 것들을 알게 되고 혼란에 빠져 헤매기도 하고 죽음마저 겪어 본 것이 전부 이런 결과를 위해서일지도 모르겠다."2권p.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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