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매일 조금씩 실망하고, 주위 사람들을 실망시키지만,

이런 자질구레한 실망들은 오히려 삶의 자극제,

자신이 바라는 모습에 가까워질 수 있는 에너지가 되는 것이다.

실망의 감정을 느낀다는 것은

그 전에 야망, 계획, 목적이 있었다는 뜻이다.

 

실망을 느낄 때

우리는 원래 이루고

싶었던 목적을 다시금

기억하게 된다.

 

*

 

지난 일을 생각해 보니 부끄러운 마음이 들고

진심으로 후회가 된다면,

다음부터는 그렇게 하지 말아야겠다는

마음이 들게 마련이다.

수치심을 통해 무언가를 배운 것이다.

 

 

_ 미셸 퓌에슈 『수치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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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망 2013-11-28 17: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글 보고 셋트로 구매했어요^^
원주님 덕분에 좋은 책 알게 되어서 감사

원주 2013-11-29 10:50   좋아요 0 | URL
으아닛, 미망 님!!! ㅋㅋㅋㅋㅋㅋ
지금까지 읽은 세 권에서 밑줄 그은 문장들, 벌써 몇 번씩이나 읽고 또 읽고 있어요.^^
나는 오늘도, 이 책들에 빠져 있습니다~~~!! ^^
 

 

 

 

 

설명되지 않는 것들 중에는

설명되지 않은 채

남겨두어야 하는 것도 있지 않을까?

 

*

 

설명되지 않지만 그대로 존중해야 하는 것들이 있다.

어째서 나는 다른 장소나 다른 사람이 아닌 이 장소, 이 사람 때문에

기분이 좋아지는지와 같은 문제.

 

*

 

설명은 상대에게 크게 팔을 휘두르면서

"나 여기 있어, 나한테 와!"라고 소리치는 것이 아니다.

설명을 하려면 상대를 찾으러 가야 하고,

따라서 그가 어디 있는지 알고 있어야 하며,

그 사람 가까이에 가서 마치 손을 잡고 하는 것처럼 이끌어줄 수 있어야 한다.

 

 

_ 미셸 퓌에슈 『설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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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사람에게
객관적이지 못한 것은
정상이다.
 
_ 미셸 퓌에슈 『사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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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그 눈 때문이겠지만, 엄마와 나는 손을 잡고 걸었다.

언제부터인가 휘청휘청 넘어질 듯 흔들려야만 다른 사람의 손을 잡게 됐는데,

그래서인지 이제는 누군가 다른 사람 손만 잡아도 휘청휘청 넘어질 듯 어지러워지더라.

내 손을 잡고 걸어가던 엄마가 그런 말씀을 했다.

이제 어느 정도 살아보니 그 말씀이 모두 사실이라는 걸 알겠다.

 

_ 김연수 「일기예보의 기법」 (『사월의 미, 칠월의 솔』)

 

 

 

 

손, 잡기.

문득 누군가의 손을 잡는다는 행위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

 

 

아직, 휘청휘청 넘어질 듯 어지러워지는 손,을 경험하지 못한 나는,

 

내가 잡았던,

가장 설렜던, 가장 기억에 남는 손을 떠올려보게 된.

 

 

꼬물꼬물 아가 조카가 나의 손가락 하나를 꽉 쥐던 순간의 감동과 놀람과 기쁨,

좋아하는 작가님의, 내가 좋아하는 그 글들을 써내렸을 그 손을 꼬옥 쥐어본 그 순간의 벅참,

지난주 금요일, 얼결에 잡았던 박시환의, 서늘한 손, 그 손의 온도를 잊지 못하고 있는 내 손의 설렘.

 

이런 손들,

지금 내가 떠올리고 있는 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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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웃음 

 

       이향

 

 

  심심해서 옛 사진첩 뒤적거리다보면 그 안에 아이는 크게 웃고 있다 아이가 작을 때는 웃음이 참 컸다 사진 밖으로 쏟아지는 웃음 그러고 보면 웃음이 아이를 키운 것 같다 웃는 그 힘으로 잠을 자고 젖을 빨고 팔다리 쭉쭉 뻗었겠다

 

  아이가 어릴 때는 내 몸도 간지러워

  아침에 눈뜨는 것도 어렵지 않았는데

  아이 곁에서 다 웃어버렸는지

  어쩌다 저녁모임에서 돌아오는 긴 골목 같거나,

  기껏해야 한바탕 헛웃음 뒤로 번지는 물기 같다

 

 

 

 

 

 

따끈따끈 새 시집 한 권 들고는 어쩔 줄 모르고 있다...

 

 

문학동네시인선 47번, 이향 시집 『희다』.

이제 막 세상에 나온 시집을 받자마자 넘겨보다가,

“좋다아...!” 절로 감탄 터졌다...!

 

처음 눈 마주친 시는 ‘웃음’인데, 왠지, 눈물이 맺히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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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3-11-18 17: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잘 읽고 갑니다. 시인처럼 읽는 사람 역시 웃음뒤 물기 남기겠네요.
장바구니에 담았어요 ^^

원주 2013-11-19 10:25   좋아요 0 | URL
그 웃음 뒤 물기, 함께 느껴주셔서 감사해요...!
한동안 이 시집에 푸욱 빠져 지낼 것 같아요.^*^

그렇게혜윰 2013-11-18 2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페이퍼 제목 캬 좋다~~^^

원주 2013-11-19 10:26   좋아요 0 | URL
시집은, 더 좋아요...!!! ^^*
올 겨울, 자신 있게 추천하고 다닐 시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