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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
이향
심심해서 옛 사진첩 뒤적거리다보면 그 안에 아이는 크게 웃고 있다 아이가 작을 때는 웃음이 참 컸다 사진 밖으로 쏟아지는 웃음 그러고 보면 웃음이 아이를 키운 것 같다 웃는 그 힘으로 잠을 자고 젖을 빨고 팔다리 쭉쭉 뻗었겠다
아이가 어릴 때는 내 몸도 간지러워
아침에 눈뜨는 것도 어렵지 않았는데
아이 곁에서 다 웃어버렸는지
어쩌다 저녁모임에서 돌아오는 긴 골목 같거나,
기껏해야 한바탕 헛웃음 뒤로 번지는 물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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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끈따끈 새 시집 한 권 들고는 어쩔 줄 모르고 있다...
문학동네시인선 47번, 이향 시집 『희다』.
이제 막 세상에 나온 시집을 받자마자 넘겨보다가,
“좋다아...!” 절로 감탄 터졌다...!
처음 눈 마주친 시는 ‘웃음’인데, 왠지, 눈물이 맺히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