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 

 

       이향

 

 

  심심해서 옛 사진첩 뒤적거리다보면 그 안에 아이는 크게 웃고 있다 아이가 작을 때는 웃음이 참 컸다 사진 밖으로 쏟아지는 웃음 그러고 보면 웃음이 아이를 키운 것 같다 웃는 그 힘으로 잠을 자고 젖을 빨고 팔다리 쭉쭉 뻗었겠다

 

  아이가 어릴 때는 내 몸도 간지러워

  아침에 눈뜨는 것도 어렵지 않았는데

  아이 곁에서 다 웃어버렸는지

  어쩌다 저녁모임에서 돌아오는 긴 골목 같거나,

  기껏해야 한바탕 헛웃음 뒤로 번지는 물기 같다

 

 

 

 

 

 

따끈따끈 새 시집 한 권 들고는 어쩔 줄 모르고 있다...

 

 

문학동네시인선 47번, 이향 시집 『희다』.

이제 막 세상에 나온 시집을 받자마자 넘겨보다가,

“좋다아...!” 절로 감탄 터졌다...!

 

처음 눈 마주친 시는 ‘웃음’인데, 왠지, 눈물이 맺히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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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3-11-18 17: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잘 읽고 갑니다. 시인처럼 읽는 사람 역시 웃음뒤 물기 남기겠네요.
장바구니에 담았어요 ^^

원주 2013-11-19 10:25   좋아요 0 | URL
그 웃음 뒤 물기, 함께 느껴주셔서 감사해요...!
한동안 이 시집에 푸욱 빠져 지낼 것 같아요.^*^

그렇게혜윰 2013-11-18 2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페이퍼 제목 캬 좋다~~^^

원주 2013-11-19 10:26   좋아요 0 | URL
시집은, 더 좋아요...!!! ^^*
올 겨울, 자신 있게 추천하고 다닐 시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