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여자는 80세에도 사랑을 한다 - 존재감 넘치는 그녀들의 생각과 관계의 방식
노구치 마사코 지음, 장은주 옮김 / 더퀘스트 / 2018년 5월
평점 :
절판




여자로 태어나서 전반적인 여성의 인생은 위태로워 보이는게 더 많았습니다.
 특히, 여자팔자는 어떤 남자를 만나느냐에 따라 쪽박을 차거나 대박을 친다고 하지요?
그래서 여자팔자는 뒤웅박 팔자라는 말을 귀에 딱지가 박히도록 들었고, 
그런 사회적 분위기가 꽤 불편하게 느껴질 때가 많았습니다.
참 아이러니하게도, 그런 불편함을 덜 느끼고자 
남자의 능력을 여자의 삶을 빛나게 해줄 조건으로 

따지게 되는 것이 사회적인 현상처럼 자리잡은 것도 사실이구요.

여자가 드세면 팔자가 사나워지니 개성이 강해도 절대 드러내지 못하게 했던 시대적 분위기..

 참 무시할 수 없었죠.
부부가 함께 잘 살아가다가, 집안에 우환이 생기면 여자탓.
여자의 기가 쎄서 그렇다는 둥, 모든 책임 전가는 여자탓으로 돌리는게 

참 거북해하면서도 암묵적으로 시인하기도 하죠.

물론, 예전에 비하면 시대적 분위기가 많이 쇄신되어 여성 또한 자신의 권리를 찾고,
오롯이 자신의 힘으로 살아가고자는 용기를 내고 있습니다.
즉, 의존적인 성향에서 독립적인 성향으로 점차적으로 변화하고 있어서 그나마 다행인지 모릅니다.

여성의 삶을 바라보는 시각이 점진적으로 변화하는 분위기 속에서 
이번에 읽었던 노구치 마사코의 프랑스 여자는 80세에도 사랑을 한다라는 책을 읽고 
여자의 일생에 대한 묵직한 부담감을 들어낼 수 있는 의미있는 계기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 프랑스 여자는 80세에도 사랑을 한다 내용


이 책의 저자 노구치 마사코는 잡지에 글을 기고하는 에세이스트이며, 프랑스인 남편과 함께 프랑스에서 산지 20여년이 되었습니다. 그간 일본과 프랑스를 오고가며 여성의 삶에 대한 주제로 글을 쓰는데요. 프랑스에서 만난 다양한 여성들의 삶을 들여다보면서 그녀 스스로 깨달은 바를 에세이 형태로 글을 담았습니다.  노구치의 에세이에는 여러가지 형태 혹은 모양으로 삶을 살아가는 여성들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져 있습니다. 저마다의 사연이 있는 여성들입니다. 그녀들의 공통점이 있다면, 첫째로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을 알며 두번째로 그녀들이 격었던 불행에만 메여있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불행의 순간을 충분히 느낀다면, 탈털 털어버리고 다시 자신의 삶을 살아갑니다. 그리고 불행을 겪었다고 해서 똑같은 상처를 받지 않을 것이라며 움추리지 않고, 더욱더 당당하게 살아갑니다. 자신을 위해서 어떠한 선택을 해야하는지 알고 스스로의 선택에 전적으로 책임지는 법을 알아서 그만큼 당당한 여성들이며, 자신의 인생을 자유롭게 즐기며 살아갈 줄 압니다. 자신을 위해서 꽃 한송이라도 살 수 있는 맘적인 여유가 있는 여성들의 모습이 보여서 마음 한켠이 훈훈해집니다.


■ 느낀점


이 책의 시작하는 글을 읽는 순간,  "사랑스럽다"라는 말이 떠올라서 흐뭇했고 마음이 너무나 편안했습니다. 존재자체로도 그저 아름다운 여성의 삶, 그 표현이 너무 편안하고 사랑스럽게만 느껴졌습니다. 여자로 태어난 것이 죄인이라는 잘못 자리잡은 동양적 사상에 무의식으로 억눌려 있었던 것은 아니었는지.. '존재자체'라는 표현이 그저 좋게만 느껴졌습니다. 이 책을 읽을 때, 동양적 열등감이 강하면, 나라 분위기에 따라서 멋지게 살수 있니 없니.. 판단하며 딴지가 걸리기도 합니다. 제도적으로 혼자 독립할 수 있지 않냐..라는 괜한 심보라고 할까요? 그러나, 이 책을 읽을 땐, 비교가 아닌, 스스로 존재 가치를 인지하고 살아가는 여성들의 인생에 집중할 것을 권해드립니다. 그리고 이 책에서 배울 점은, 있는 그대로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입니다. 80세 노인이 되어도 늙었다는 이유로 여성성을 내려놓지 않고, 또 다른 희망과 사랑을 기대하면서 자신을 가꾸고 살아가는 여성들입니다. 스스로의 가치를 인정하는 것, 그것만큼 중요한 것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 책을 보면서, 남편을 일찍 잃은 저희 엄마의 인생을 다시 볼 수 있었습니다. 에세이 내용엔 사별을 여러번 경험하는 할머니가 등장합니다. 할머니 입장에선 사랑하는 사람들을 먼저 떠나보내는 팔자, 우리나라에선 드세다고 하겠죠? 그러나, 그 할머니는 사랑을 하는데 이별은 당연히 경험하는 것이라고 인지합니다. 이 내용을 읽는데, "우리 엄마, 과부라고 해서 팔자가 드센게 아니라, 단지 다른 사람들보다 이별을 빨리 경험했던 것 뿐이었구나.."라고 깨달아졌습니다. 이렇게 얻은 깨달음으로 적극적인 사랑을 하며 살고 싶어졌습니다. 노구치가 소개한 여성들은 삶의 순리를 이미 파악했던 여성들일지도 모릅니다. 삶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삶이 살아지는 방향과 질이 달라질 것이란 생각도 해봅니다. 적절한 개인주의는 필요하다고 봅니다. 개인주의가 없다면 타인의 인생에 끊임없이 의존하려 들고, 의존할 수 없으면 불안해하고 타인을 힐난하기 바쁩니다. 불안하다고 남탓하며 사는게 여자로서 가치를 바닥으로 내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봅니다. 남탓하는 대신, 자신의 인생을 어떻게 가치있게 가꿔갈 것인지 생각해보는 것이 좋겠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서 배우게 됩니다.



■ 책 속 한줄


p. 7 내가 만난 프랑스 여자들은 존재감 자체로 자연스럽게 빛이 난다. 나이 따윈 신경쓰지 않는다. "왜 나이 같은 걸 세는 거야? 그건 잘못한 일, 후회하는 일을 세는 것과 똑같아. 진짜 세어야 할 건 따로 있어. 바로 내년 바캉스까지 남은 날짜야!"

p. 20 나이가 들수록 편안함에 비중을 두는 사람들이 많다. 편안한 것도 좋지만 조금 불편하다 싶어도 긴장감 있게 자신을 꾸미는 것도 나는 좋아 보인다. 조금 불편해도 하이힐을 신고 조금 불편해도 보기에 예쁜 옷을 입는 것, 그럼으로써 더 설레고 두근거리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면 이 또한 좋지 않을까?

p. 23 "살다보면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잖아요?" 마담 콘시니에서 자주 들었던 말이다. 맞는 말인 건 알지만 이렇게까지 삶의 불확실성을 즐길 수 있을까? 어쩌면 프랑스 사람들 모두가 지금 연극 공연을 하고 있는게 아닌가 하는 어이없는 상상까지 하게 된다. '세상은 무대, 사람들은 모두 배우다.'

p. 28 나이로 시작하는 사고방식 자체를 바꿔야 한다. 중요한 것은 나이가 아니다.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 얼마나 매력 있느냐가 중요하다. 심플하게 가자.

p. 32 (중략) 내가 아는 프랑스 여자들은 타인의 생각보다 '내가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를 최종적으로 염두에 둔다. 그렇게 모든 일과 삶에서 자신을 최우선으로 여긴다. 그런 선택에는 전적으로 내 책임이 따르기 때문에 겁이 나는 건 당연하다. 잘 생각하자. 결국 선택을 하는 주체는 나다. 당당하게 책임지겠다는 각오만 있다면 오히려 모든 걱정과 불안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다.

p. 36 가만히 있기만 해도 품위가 느껴지는 사람, 내면의 풍요로움이 배어나오는 아름다운 사람, 그런 어른으로 살자.

p. 46 매력이란 나만의 개성이다. 그녀는 단점이라 여겼던 부분을 장점으로 새롭게 인식하게 된 후부터 온전히 나로 지내는 것이 훨씬 편안해졌다고 한다. 나보다 더 예쁘다고 생각하는 누군가를 따라하지 않아도 되니까.

p. 51 프랑스에서는 낯선 사람은 물론이고 연인 사이나 가족사이에도 "메르시"라는 감사 인사를 잊지 않는다. 사소한 일이나 당연하다고 생각되는 일에도 감사의 마음을 갖다니 멋진 일이다. 그 마음을 상대에게 고스란히 전한다는 것도.

p. 71 '본심과 다른 말이나 행동은 타인에게도 자신에게도 실례다' 잡지에서 본 프랑스 심리학자의 말이다. 역시 내 본심에 충실해야 한다.













■본  포스팅은 출판사 서평단 참여로 제공된 신간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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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한병동 병동 시리즈
치넨 미키토 지음, 김은모 옮김 / arte(아르테) / 2018년 3월
평점 :
절판





평소에 소설책을 즐겨 읽지는 않지만 좋아하는 장르는 있습니다. 소설에 대한 개인적인 취향을 말하자면,이야기 흐름 속에 복선이 깔려있고, 뭔가를 생각하고 상상하게 하는 장르를 좋아합니다.물론, 대부분의 소설에는 복선이 깔려있지만, 조금더 긴장감을 유발하는 추리소설을 좋아해요.얼마 전에 읽었던 곰탕도 추리소설에 가까웠고, 이번에 읽은 일본소설 시한병동은 대놓고 추리소설이지요. 책표지만 보면, 뭔가 잔인하고 무서울 것 같은 느낌이 엄습해와서, 책을 펼쳐보기 전부터 긴장을 했어요.



■ 시한병동 줄거리


이야기의 전개는 구라타 아즈사가 어두운 방에서 의식을 차리는데서 시작됩니다. 힘겹게 의식을 차리면서 그녀는 자신이 허름한 병원같은 건물에 납치감금되었다는 사실을 인지하게 됩니다. 불행 중 다행으로 그녀외에 다른 사람들도 납치되었습니다. 그녀를 포함해서 총 다섯명의 사람이 납치되어 있습니다. 그들은 하나같이 의료계 종사자라는 공통점이 있으며, 패쇄된 병원에서 탈출을 해야되는 상황에 놓입니다. 그들이 납치범이라고 추측하는 "클라운"이라는 존재가 탈출을 위한 미션을 하나씩 던져주고, 아비규환 상황에 놓은 다섯명의 사람들은 미션을 풀려고 머릴 써야합니다. 그들에게 주어진 시간은 6시8분46초! 그 동안에 미션을 풀어내지 못하면 패쇄병원은 폭발하는 동시에 그들은 죽음을 맞이하게 되는 절박한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미션을 하나씩 해결하는 과정에서 다섯명과 공통적으로 연관된 인물이 있다는 것을 알게됩니다. 이후, 이들은 탈출을 위해 자신의 사연을 하나씩 풀어내며 탈출을 위한 실마리를 찾아갑니다. 그러나, 서로의 눈치를 보거나, 의심을 해야하는 심리전에 돌입하면서 이야기의 전개는 궁금증을 극대화시킵니다.


■ 느낀점


소설의 저자 치넨 미키토는 현직 의사이며 다양한 집필 활동을 하고 있으며 2012년 데뷔이후에 스물 한권의 책을 썼다고 합니다. 병동시리즈로 유명하다네요. 시한병동 전에 가면병동이라는 작품을 냈고, 이전 작품을 거의 40여일만에 완성했데요. 그만큼 자신을 극으로 몰아가면서 집필 활동을 하는데, 자신의 성향이 작품에 그대로 묻어나기도 합니다. 소설 초반에 방탈출 게임이라는 요소가 살짝 들어갔을 것이라는 짐작을 했는데, 그 짐작이 맞아 떨어질 때의 쾌감은 극대화 될줄 알았지만 오히려 반감이 되었던 건 사실입니다. 살짝 스포를 하자면, 아즈사가 방탈출 게임의 매니아이며, 극을 이끌어 가는 인물이라는 점에서 살짝 힘이 빠지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아즈사를 포함한 다섯 명의 인물들이 특정한 사람과 연관성이 있다는 것을 인지하는 순간부터 소설에 탄력이 붙었습니다. 특정 인물이 다섯명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혹은 다섯명의 인물이 그 사람에게 어떠한 영향을 끼쳤고, 왜 그들이 그 한 사람으로 인해 납치 감금되었는지 이유가 궁금해졌고, 이유들이 하나씩 드러날 때까지 눈을 때지 않고 글을 따라서 이야기의 흐름을 따라 갔습니다. 즉, 반전에 반전이 있었던 거죠. 하지만, 반전에 반전이 뿜어내는 느낌도 다양했습니다. 허탈하기도 하고, 쌩뚱맞기도 하고, 긴장감을 심어줍니다. 그 재미로 이 소설을 읽었습니다. 


■ 책 속 한 줄


p. 31 일시적인 공황상태에서는 벗어났다. 하지만 여전히 혼란스러웠다. 푹신한 솜 위를 걸어가기라도 하는 듯이 발밑이 불안정했다. 자신이 처한 상황이 현실이라니, 아직도 믿기지가 않았다.

p. 32 정말로 그들을 믿어도 될까? 납치범이 피해자인 척하고 섞여있을지도 모른다. 아니, 어쩌면 모두가 짜고서 나를 감금했을 가능성도 부정할 수 없다.

p. 39 이렇듯 극한 상황에서 의심받으면 무슨 짓을 당할지 모른다. 

p. 44 모두가 빨려 들어가듯이 간판 앞으로 다가갔다. 철조망 앞에서 아즈사는 입술을 깨물었다. 수십 개나 되는 물통 한가운데서 거대한 액정 타이머가 불길한 빨간색으로 깜박이고 있었다.

p. 48 "확실히 이건 놀이가 아니야. 실패하면 목숨을 잃는 게임이라니, 미친 짓이지. 하지만 지금 현재 우리한테 이 게임을 하는 것 말고 다른 선택지는 없어. 그러니까 가르쳐줘. 지금 우리가 뭘 해야 하는지!"












■본  포스팅은 출판사 서평단 참여로 제공된 신간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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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곰탕 1~2 세트 - 전2권 - 김영탁 장편소설
김영탁 지음 / arte(아르테) / 2018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평소엔 삶에 대한 여러가지 해결책을 찾고자 방법론적인 자기계발서를이 읽었습니다.
책 편식이 심하니까  생각과 창의적인 발상에도 제약이 따른다는 것을 문득 인지하곤,
문학적 감성을 찾고 싶어서 소설책을 조금씩 접하고 있는데요.
오랜만에 꺼내든 소설은 곰탕입니다.
소설 제목이 곰탕이예요.
제목만 읽으면 뽀얗고 구수하게 우러난 훈훈한 이야기일 것이라는 추측을 했는데요.
이 소설의 저자가 영화 <헬로우 고스트>와 <슬로우 비디오>의 감독 김영탁이라는 점에서,
분명히 따뜻하면서도 감동적인 전개가 있을 것이라 생각할 수밖에 없는데요.
그런데 말입니다.

경험에만 근거를 둔 섣부른 추측과 판단은 금물이라는 점!
새롭게 경험한다면, 새롭게 접하면서 판단하고 추측해야 한다는 것을 이 소설을 통해서 알게됩니다.

 

 

 

■ 곰탕 줄거리

 

소설의 배경은 먼 미래의 부산입니다. 산보다 거대한 쓰나미가 도심을 뒤덥고 물러난 부산. 쓰나미에 쓸리지 않으려고 돈이 있는 사람들은 높은 지대에 살고, 돈없는 서민들은 쓰나미가 물러나 들어난 땅에서 살아야 하는 미래의 부산을 보여줍니다. 높은 안전지대는 윗동네, 언제 쓰나미가 들이닥칠지 몰는 낮은 지대는 아랫동네라 불립니다. 미래 사회에서도 힘없고 돈없는 사람들이 허덕이는 건 현재 사회와 다를바 없습니다. 살기 위해 윗동네로 가기 위해 아랫동네 사람들은 목숨을 걸고 돈을 벌어야 했습니다. 소설은 이우환이라는 인물을 먼저 보여주면서 소설은 전개됩니다. 우환은 어느 식당에서 보조로 오래토록 일을 했습니다. 쓰나미 때문에 조류독감이 심해져서 점염성을 없애기 위해 세상의 모든 가축을 멸종시키고, 쥐처럼 생긴 식용동물을 만들어내서 사람들은 배를 채워갔습니다. 우환이 일하는 식당에서도 이상한 동물을 사골 우려내듯이 우려냅니다. 우려낼수록 고깃국에선 노린내가 진동합니다. 어느날, 사장이 주방장에게 곰탕에 대한 이야기를 전하고, 주방장은 곰탕을 우려낼 때 활용하는 아롱사태를 이야기하며, 우환을 보고 곰탕을 끓이는 방법을 배워오라고 합니다. 잦은 쓰나미가 밀려드는 미래의 부산에선, 시간 여행이 가능합니다. 대부분, 돈이 필요한 사람들이 목숨을 걸고 어떤 미션(?)을 수행하러 시간여행을 다녀옵니다. 이 소설에서 보여지는 시간여행은 막~ 흥미로운 시간여행이 아닙니다. 아무튼, 과거의 부산으로 시간여행을 해서, 우환은 곰탕을 끓이는 방법을 배우러 가게 됩니다. 목숨을 걸고요. 삶에 대한 흥미가 없던 우환은 목숨을 걸어야 하는 시간여행도 두렵게 느끼지 않습니다. 그렇게 우환이 시간여행을 통해 과거의 부산에 시간여행을 떠나면서 소설은 아주 쫄길쫄깃하게  전개됩니다.

 

 

 

 

■ 느낀점

 

 

 

 

소설 곰탕의 흐름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눈이 편한 흐름입니다. 마치 영화를 보듯, 눈을 그대로 고정해서 머릿 속으로 영상을 생각하면서 읽었습니다. 곰탕의 저자 김영탁은 감독이어서 그런지, 한 장면 한 장면으로 보여주듯 이야기를 써나갑니다. 그러니까 한 장면에 몰입하고 있으면 갑자기 다른 장면이 훅~ 하고 바뀝니다. 처음엔 맥락이 끊기는 것 같아서 살짝 짜증이 났는데, 알고보니 각 장면마다 퍼즐을 끼워 맞출 조각들을 하나씩 심어 두었더라구요. 읽다보면 그 조각들을 기억해둬야 한다는 생각에 진심, 몰입해서 읽게 됩니다. 등장인물들오 어찌나 많은지, 놓쳐서는 안됩니다. 추측과 상상을 우려나도록 합니다. 그리고 어느순간 읽는 것을 멈추다가도 뒤의 내용이 궁금해서 다시 책을 잡고 읽었는데요. 결말부분에 도달해서는  빨리 마무리는 되어가지만 생각을 하게 만듭니다. 아오~~!! 열린 결말이라고 해야할까요? 아니면 시간여행으로 인해 여러가지로 뒤바뀐 상황을 재정립해야하는 걸까요? 함축적이면서도 의미심장한 이야기로 결말에 도달해요. 이렇게 느껴지는 이유 중에 하나가, 소설은  아버지와 아들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어서 그럴지도 모른다고 짐작해봅니다 남자사람들은 여자사람들보다 마음을 구체적으로 표현하지 않잖아요. 마음은 가슴에 담아두고 행동으로 말로 하는 쪽이기 때문에, 행동을 해석해야하잖아요. 그래서 상상과 추측을 우려내야하는 것 같아요.

 

 

 

■ 책 속 한 줄

 

(곰탕1)
p. 115~116 깨달음이 그렇다. 깨닫기 전에는 인생이 편하다. 하지만 깨닫고 나면 걸리는 게 많아진다. 깨달았으니까 똑같이 살면 안되는 것 같다. 깨닫기 전으로 돌아가려 하면, 그러고도 네가 사람이냐? 라는 질문을, 남에게 주로 어른에게 듣던 그 질문을 스스로가 스스로에게 반복하게 된다. 깨닫고 나면 평온이 찾아올 거 같지만 사실은 아닌 거였다.

p. 118~119 그러나 생각뿐 실제로 떠나보지 못했다. 하지만 이런 기분이 아닐까 싶다. 목적지는 이미 정해져 있지만, 가던 길이 아닌 새로우 길로 가는 기분. 늘 마주치는 사람이지만 그 사람과 새로운 시간을 보내는 기분. 종인은 아무렇게나 여행은 그런 거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아무렇게 해도, 망칠 수 없는 기분이었다.

p. 139~140 아버지는 불 앞에 느긋한 사람이었다. 순희는 그렇게 느긋한 아버지의 모습을 처음 봤다. 지겨워서 더는 먹기 싫다가도 먹으면 먹게 되는 게 늘 신기했던 곰탕이었다. 어쩌면 애초에 이런 지겨운 과정을 거쳐 만들어지기 때문일지도 몰랐다. 남들보다 몇 겹은 더 되는 삶을 산 것처럼 보였던 아버지였다. 어쩌면, 이런 긴 하루들이 거듭되어 그 겹이 만들었는지도 몰랐다. 하지만 순희는 처음으로 그 겹이 불행으로만 보이지 않았다.

p. 197 말이 적은 사람이 일을 잘하는 경우가 많다. 말이 적은 사람이 말귀를 잘 알아듣는 경우가 많다. 말을 적게 해보면 안다. 입을 좀 닫고 얼굴에 달리 다른 것들을 활용해보면 훨씬 더 많은 게 보이고, 많은 걸 알게 된다. 말로만 말하고 말로 오해를 만들고 말로 싸움을 거고 말로 인생을 망치는, 문제는 언제나 말이 많은 사람들이었다.

(곰탕2)
p. 34 그리고 그 사람의 입장에서 상대방의 얼굴만 집중해서 살폈다. 그럼 되었다. 상대방의 얼굴만 제대로 보고 있으면 듣는 사람의 마음 상태뿐만 아니라, 말하는 사람의 거짓말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얼굴에는 많은 게 드러났다. 하지만, 아주 섬세했다. 두리번 거리는 눈으로 제대로 볼 수 없었다. 한곳만 봐야했다. 한곳만 집중해서 들여다봐야 했다. 그래야 보였다.

 

p.  87~88 하지만 사람들은 그 권력을 나눠 받을 수 있을 거라 기대하며 권력자의 말을 따른다. 돈을 가진 사람이 돈을 쓸 때는 본인에게 필요한 경우에 한해서이다. 권력도 마찬가지다. 권력자들은 본인에게 뭔가 필요할 때, 남을 위해 권력을 쓴다. 나눠주는 게 아니라 이용할 뿐이다. 

 

 

 

 

 

 

 

 

 

 

 

 

 

 

 

 

 

■본  포스팅은 출판사 서평단 참여로 제공된 신간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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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사려다 소송까지
주우성 지음 / 지식과감성#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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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표지와 제목에서 처음 접할 때 경각심이 생겨났습니다.
부동산 매매와 그 법에 관한 경고를 정확하게 전하고자 하는 의미가 담겨있다는 확신마저 들 정도였으니까요.
집사려다 소송까지라는 책에 끌릴 수 밖에 없는 이유는 부동산 매매, 

주택 매매 관련해서 요즘 관심이 한창이거든요.
부동산 매매에 관해선 결혼 전엔 전혀 신경쓰지 않았던 분야였지만
결혼 이후엔 가정을 이루다보니 삶의 터전을 마려하기 위해서라도 꼭 관심을 가져야 하는 분야더라구요.
아직까진 어디서부터 어떻게 접근을 해야될지 몰라서 자료만 검색 중이라
이와 관련된 자료나 책자를 보면 들여다 보지 않을 수 없겠더라구요.
그래서, 이 책을 차근차근 살펴보았습니다.

앞서 언급했던 책표지와 제목만 보면 경각심이 생기는데, 
'재미있고 지식이 되는 소송구경, 나홀로 소송과 길잡이'라고 적혀있는 표지 문구를 보면 
무겁게만 느껴지는 법을 가볍게 접근할 수 있진 않을까..하는 기대도 살짝 해봅니다.





■ 집사려다 소송까지 내용


저자는 절대 부동산 매매와 관련한 전문가도 아닙니다. 혈기왕성한 젊은이도 아닙니다. 저자는 나이 80(39년생, 내용증명참조)에 귀농하여 소소한 삶을 살고자 했던 일반사람(?)입니다. 난생 처음으로 땅을 매매하는 과정에서 매수하려는 땅에선 매도인이 수질검사도 안된 지하수를 끌어다 썼으며 이런 사실을 매수인 저자에게 매도인과 중개인이 알려주지 않았다는 점에서 문제는 붉어져 나옵니다. 이 문제를 두고 저자가 잔금을 치르기 전에 수도공급에 대한 문제점을 매도인과 해결을 하겠다는 취지에서 내용증명을 보냈으나 매도인이 내용증명을 회피하는데서 저자는 소송을 걸게 됩니다. 이 책은 전반적으로 소송청구 금액 3천만원 이하에 속하는 소액소송을 다루며 소액 소송은 홀로 법정에 서는 나홀로 소송이며, 이에 저자 혼자서 법률을 독학하며 소송에 뛰어드는 저자의 구군분투의 과정이 담겨져 있어요. 세부적으로 들어간다면 매매계약의 절차, 내용증명작성 및 발송, 법원소송제기, 소장제출, 이의신청서제출, 변론기일에 홀로 변론, 피고의 답변서에 대한 공격준비 등 소액 소송을 진행하는 과정들이 담겨져 있습니다. 서로 입장이 다른 사람들끼리 부딪히는 문제라, 입장차이로 겪어야 하는 어이없고 억울한 상황들이 연출됩니다.  여러가지 법률적 변수를 경험하는 과정에서 절차적으로 처신해야 하는 방법과 기록들, 저자의 심리적 상황까지 담고 있습니다. 저자의 소액소송은 2017년 8월 3일 내용증명 발송을 시작으로 2017년 12월 28일까지 즉시항고장이 기가되어 탄원서까지 제출하는 법정 싸움을 다루고 있는데, 이 소송은 아직까지 진행 중입니다. 



■ 느낀점

 

경각심을 느끼게 하는 표지와 제목과는 다르게, 이 책을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그러니까, 법률적인 용어를 잘 몰라도 어떤 계기로 소액 소송에 뛰어들게 되었는지를 저자는 흥미롭게 이야기를 잘 풀어가거든요. 무엇보다 저자의 나이를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엇는데요. 39년생 80세 할아버지라는 점입니다. 할아버지가 노년을 유유자적 즐기기 위해 난생처음으로 땅 매매 계약을 체결하고 잔금을 치르는 과정에서 수도공급에 대한 문제점을 발견하고 이를 바로 잡기 위해서 시작된 일이 법률적인 문제로 넘어가고 아직까지 해결되지 않았다는 점이 아주 답답할 노릇입니다. 저자의 홀로 소송이 아직 끝나지 않은 시점에서, 이 책을 낸 이유는 무엇인지 곰곰히 들여다보니 무지해서 대처하지 못할 서민들을 생각해서 자신의 경험을 적어 책을 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소송에 한번 들어서게 되면 언제 끝날지도 모를 끝없는 싸움이기에, 힘없는 서민들을 힘겨운 법률적 싸움에 왠만해서 걸려들기를 꺼려합니다. 저도 부정적인 일이라 치면 왠만해서 외면하고 싶은 성향이 예전엔 너무나 강했는데, 법률의 기본적이고 상식적인 개념과 절차 등은 알아야 대처가 가능하고 준비가 가능하다는 것을 뒤늦게 깨닫기도 했습니다. 그러니까, 욕심만 취하려고 혈안만 되어 있다보니 어떻게 수비하고 공격해야 되는지를 모르는 경우가 허다하잖아요. 처세술이 필요하지만 우리들은 이를 습득하는데 무지하며 남일 처럼 바라보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저자 또한 많은 변수에 부딪히고 방법을 찾아가는데도 "법관은 헌법과 법률에 의하여 그 양심에 따라 독립하여 심판한다p.211"라는 문구를 던지면서 의문을 제기합니다. 법은 분명히 힘든 국민들을 보호하기 위해 있는 존재하는데, 실제 상황은 서민이 아닌 법을 휘두르고 있는 사람들의 이익만을 위한 것일 수도 있다는 점 등을 언급하며 독자 스스로도 이런 법 앞에 놓인 현실을 두고 한번쯤 생각해보게 하는 책임은 분명합니다. 


 

 

■ 책 속 한 줄

 

p. 4 이 사건의 진행 과정에서 인간이 보이고, 인생이 보이고, 세상만사의 귀퉁이가 보인다. 한 번 들여다보기 바란다. 도움이 된다. 인간의 정직함과 거짓됨이 유불리에서 나누어진다. 욕심에서이다. 욕심 앞에서 인간의 이성이 자신을 잡아 주지 못하면 추악하기 짝이 없는 모습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여기 소송 건은 어떤 모습인지 극명하게 나타나고 있다.

p. 50 소액 소송이란 소송에 대한  청구금액이 3,000만 원 이하에 속하는 소송이다. 이건 서민을 위한  소송제도이다. 이런 것이 있다니 고마운 일이다. 소액은 흔히, 나 홀로 소송으로 한다. 이 책에 실린 것도 소액 소송이며 나 홀로 소송이다. 

p. 53 전쟁의 첫 장을 철저히 준비하고 소중히 여겨 시작해야 한다. 일단 전문가에게 맡겨야 한다. 그런데 이 전문가를 잘 만나야 한다. 운전사라고 다 같지가 않다. 항해사에게  비행기를 맡기면 되겠느냐, 운전사를 비행사 자리에 앉히면 되겠느냐, 비행사가 항해사 되랴? 이렇듯 법 전문가라고 해서 만사형통이 아니다. 늘 이혼 전문만 하던 사람에게 부동산 소송 건을 작성해 달라면 어찌 되겠느냐? 소장 작성을 사양할 거라고? 그렇지 않다. 돈 앞이라고 할까? 아니면 좋은 말로 일 앞이라고 할까? 현실에는 거리가 있다. 잘못하면 소장 작성 망친다. 나는 다행히 사람 잘 만났다. 이것도 운인 것 같다.

p.80-81그런데 나는 홀로 외로웠다. 사정상 대리인 세울 직계가족 사정이 아니었다. 그렇다고 변호사를 내세울 때도 아니었다. 법무사를 내세울까도 했지만 법무사 대리인 출석 자격이 없다. 

p.87 그래서 본 건에서 보듯이 요사하고,  가증스럽고, 비열한 모습이 전개되는 모양이다. 그리고 이것을 법원에서도 묵인하고 있는 것 같다. 구체성도, 객관성도, 사실성도 없이 쏘아대는 포탄을 그러거나 저러거나 옆에서 구경이나 하고 있는 것이다. 말 그대로 '아니면 말고'이다. 그러한 것에 대하여 법원이 각하실킬 수 있는 힘과 기각권이 있는데도 의당한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

p. 91 독자는 스스로 판사도 되고, 피고의 변호사도 되어 위 점에서 작전을 세워보기 바란다. 그러고 나서 원고가 전개하는 공격과 방어의 페이지로 넘어가서 원고의 변호사 입장이 되어 준비서면을 구상하여 보면 좋을 것이다. 이러한 이것이 나 홀로 소송의 전투훈련이 된다. 나는 이 훈련을 수많은 밤을 지새워 인터넷을 뒤져가며 아주 외롭게 하여야만 했다. 오늘날의 인터넷 이거 아주 좋은 물건이다. 이것이 없었다면 나 홀로 소송은 불가능했다.

p. 211 판사들의 말에 의하면 법원의 판단은 그 자체로 존중받아야 한다. 국민의 권리를 지켜주는 것이 사법부인데 국민이 법원의 판단을 신뢰하지 못하는 건 어리석은 일이다. 사건을 맡은 판사가 사건을 가장 잘 알기 때문에 판사의 판단을 존중해야 한다. 동료 법관의 판단에 왈가왈부하지 않는 것이 법조계의 불문율이라고 한다. 진정 이렇다면 왜 많은 사람의 가삼에 피멍이 맺힐까? 과연 판단은 늘 종중받을 만 했는가? 과연 사법부는 국민의 권리를 올바르게 지켜주어 왔는가? 과연 법원의 판단을 신뢰하지 못하는 것은 국민의 어리석음인가?(중략)

p. 211-212 "법관은 헌법과 법률에 의하여 그 양심에 따라 독립하여 심판한다"라고 했는데 사건의 핵심을 잡아 법의 정의로움대로 해 왔는가? 올바른 양심대로 해 왔는가?법관의 독립성은 누구를 위한 독립성인가? 국민을 위한 독립성이 못 될 때, 그것은 판사 자신을 위한 독립성이고 존엄하다는 판사의 자기 이익을 위한 독립성에 불과하다. 이 점을 성찰해야 한다. 판결이 부당하고 억울하면 상급법원에 상소하면 될 것 아니냐고 하는데 이것은 아니면 말고 식의 무책임한 개념이다.







■본  포스팅은 출판사 서평단 참여로 제공된 신간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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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사랑하는 기술 - 흔들리는 나에게 철학을 권하다
줄스 에반스 지음, 서영조 옮김 / 더퀘스트 / 2018년 3월
평점 :
절판



정답도 없는 삶을 흘러가는대로 살아간다는 것은 모험을 하는 것과 같습니다.
삶을 살아가면서 가장 힘든 것은 의도한 바와 다르게 흘러가는 흐름을 어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인생의 주인공이 될 수 있거나 노예가 될 수도 있겠더라구요.

내 자신을 알고, 마음, 의식과 무의식을 이해하기 위해 다양한 심리서적을 읽고 있으며,
한층더 나아가 다양한 사상과 세계관, 혹은 이념 등을 토대로 
삶의 본질과 근본에 대해 공부해 보고싶어 철학에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 여하튼 철학을 팝니다라는 책을 읽은 후

 막연하게만 생각했던 철학을 아주 가볍게 접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저를 중심으로 생각하는 주관과 기준이 너무나 강해서, 
차이 혹은 다름에 대한 이해의 폭이 좁다고 느껴질 때가 많습니다.

그래서 철학을 통해서 인간과 세상 살이의 근본과 본질을 이해하면서

 이해의 폭도 넓히고 싶은 마음이 아주 간절해요.
이해의 폭을 넓히지 않으면, 너무나 감정적으로 받아들여서 지나치게 갈등을 유발하는 성향이거든요.
무엇보다 주변흐름이나 타인의 생각이 저의 주관적인 기준과 맞지 않다면 

받아들일 수 없어서 감정적으로 격해지는 
저의 모습을 여러번 목격한 적이 있습니다.

저만의 주관을 중심으로 내세워서 밀고 나가는 것은 문제가 아니라,
저의 주관과 다르다고 해서, 그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어서 주관은 주관대로 흔들려서 
중심도 못 지키고, 주변상황과 타인까지 멀리하게 되는 일도 생겨서 심리적인 방황을 빈번하게 합니다.
이런 심리적인 방황이 허다하면, 삶과 타협도 못하고 늘 부정적인 생각에만 사로잡혀 살 수도 있거든요.






■ 삶을 사랑하는 기술의 내용


저자는 영문학을 전공하는 평범한 학생이었으나 수시로 찾아드는 공항발작, 감정기복, 우울증, 불안장애 등 심리적으로 괴로워했는데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본격적으로 신경쇠약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5년 동안 혼란스러운 삶을 살다가 외상후 스트레스장애진단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정서장애를 인지치료를 통해 치유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인지행동치료를 통해 정서장애가 조금씩 치유되고 있다고 합니다. 그가 인지행동치료를 받을 때 인지행동치료의 기법이 아주 익숙하게 느껴졌고, 순간 어쭙잖게 알던 고대그리스철학이 떠올라서 프리랜서 저널리스트가 된 후에 인지행동치료의 기원을 조사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를 계기로, 인지행동치료를 최초로 개발한 앨버트앨리스가 세상을 뜨기 전 마지막 인터뷰를 시작으로 인지행동치료 선구자들을 꾸준히 인터뷰하면서 고대그리스철학이 인지행동치료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쳤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인지행동치료와 연관지어 고대철학자들의 사상과 혜안을 삶과 잘 연관지어서 기술적으로 서술하고 있습니다. 이 책에서 만나볼 수 있는 고대그리스 철학자들은 소크라테스, 에픽테토스, 무소니우스로푸스, 세네카, 에피크로스, 헤라이클레이토스, 피타고라스, 디오게네스, 플라톤, 플루타르코스, 아리스토텔레스 등이며 삶을 즐기는 기술, 조망하며 사색하는 기술, 기억하고 매혹하는 기술, 제대로 의심하고 비판하는 기술 등을 챕터별로 자료와 경험, 사례 등을 제시하면서 서술하고 있습니다. 고대그리스철학에는 다양한 학파가 있는데, 삶을 살아가는 각각의 기술별로 잘 적용하여 각 학파의 관점을 잘 설명하는 반면, 오해를 불러 일으킬 수 있는 점들도 제시하면서 어느 학파에 맹목적으로 빠져들지 않고 폭넓게 이해할 수 있게 합니다. 덧붙여 고대그리스철학을 기반으로 인지행동치료가 될 수 있는 점, 철학을 삶에 적용하면서 살아갈 수 있는 힌트를 담고 있지만 내용이 길어 지루한 논문을 읽은 듯한 느낌도 들 수 있어요. 하지만 철학을 단순히 이론적인 개념으로 접하고 있다면, 다양한 학파, 혜안과 사례를 중심으로 흥미롭게 을 접하는 것도 괜찮을 듯 합니다.




■ 느낀점


성인이 되기 전까진 삶에 대한 의미와 목적에 대해서 깊이 생각해 본 적이 없었지만 성인이 되어 야간대학교에 입학하는 동시에 사회생활을 시작할 때 심적 부담감이 너무나 컸던 기억이 납니다. 사회생활을 시작한지 딱 3일만에, 어른들과 마주하는 일들이 얼마나 무섭던지, 일 못하겠다고 울며불며 난리도 아닌 난리를 쳤던 기억이 납니다. 단순히 버텨봐라, 적응해봐라.. 시간이 지나면 무엇이든 적응할 것이라는 말뿐이니 너무나 막역하다는 생각뿐이었습니다. 그 당시엔 저의 의지 문제라고 생각했습니다. 고민에 빠져 들어서 사람들과 의논을 시도하면 돌아오는 대답은 '생각이 많다'라는 핀잔 섞인 말뿐이었지요. 고민 많고 생각 많은 것이 잘못 된 것인 줄 알고 생각을 줄일려고도 엄청 노력했지만 쉽지 않았습니다. 끊이없이 밀려오는 생각들이 해결되지 않으면 신경질적인 성향도 표출되었습니다. 저자처럼 인지행동치료라는 것을 미리 알았더라면, 저의 행동패턴을 냉정하게 들여다보고 판단하는 힘을 기를 수 있었을 것이라는 아쉬움도 쓰물쓰물 올라오지만, 한편으로 안심이 되었던 것은 삶을 살아가는 것에 대한 궁극적인 목적과 본질을 파고 들며 저만의 성향이었다는 것입니다.  무엇보다 이 책에 대해 흥미로웠던 점은 다양한 철학자들의 사상을 들여다보고 현재 삶을 살아가면서 여러가지 상황에 따른 그들의 다양한 견해를 적용하거나, 적응할 수 있는 힌트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이예요. 저의 고민을 내정하게 인지하고, 합리적으로 판단해서 행동으로 옮겨볼 수 있는 계기를 얻고, 철학자들을 조금더 면밀하게 마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요. 그래서 매순간 어떤 특정 상황 혹은 사건에 봉착할 때 일이 풀리지 않는다고 감정만 내세울 것이 아니라 이를 해석하는 힘과 지혜롭게 처신하는 방법들을 들여다 볼 수 있어요.  단, 이 책에서 삶을 사랑하는 '정확한' 기술을 제시할 것이라는 판단을 하면 오산입니다. 상황에 따라 적절한 판단을 내리고 행동을 올바르게 옮길 수 있도록 길라잡이 역할까진 기대해 볼만 합니다.




■ 책 속 한 줄


p.30 고대 로마의 정치가이자 철학자 키케로는 이렇게 썼다. "분명히 말하건대, 영혼을 위한 의술은 있다. 그것이 철학이다. 몸이 아플 때와 달리, 철학에서는 외부에서 도움을 구할 필요가 없다. 자신이 가진 모든 자원과 함께 힘을 가지고 스스로를 치료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p.35 철학이 인간을 바꾸려면 그 두 가지 사고체계를 모두 이용해야한다. 그것이 고대 그리스철학이 했던 일이다. 먼저 습관적인 것을 의식하고, 그 뒤에 의식한 것을 습관으로 만드는 이중 처리과정이 필요하다. 우선, 소크라테스식 관찰을 통해 자동적인 믿음을 인식하여 그것이 합리적인지 판단한다. 그다음 철학적으로 새롭게 이해한 것들을 반복함으로써 자동적인 습관으로 만든다. 철학은 단지 추상적 사고과정이 아니다. 철학은 실천이다.

p. 59 셀리그먼의 '회복탄력성'이라는 개념은 원래 고대 그리스철학에서 유래하고 인지행동치료에서 채택한 아이디어에 기초한다. 그 아이디어란, 사람들에게 자신의 믿음과 해석 방식이 어떻게 감정으로 이어지는지를 가르친 다음, 불합리한 믿음을 소크라테스적 방법론으로 반박하고, 필요한 경우 좀더 철학적인 관점에서 그 믿음을 대체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것이다.

p.111 로마의 귀족이라면 누구나 스토아철학을 조금씩  공부했지만, 세네카는 특히 열성적이었다. 그는 신체의 질병과 정치적 시련을 극복하는데도 스토아철학을 이용했다. 그는 "[철학은] 영혼을 형성하고 구성한다. 삶에 질서를 부여하고, 우리의 행동을 이끌며, 무엇을 해야 하며 무엇을 하지 않고 그냥 두어야 하는지를 알려준다.(...)매시간 일어나는 수 많은 일에는 조언이 필요하다. 그런 조언은 철학에서 찾아야 한다"라고 했다.

p.146 합리적 쾌락주의자는 온전한 마음의 평온을 얻기 위해 손쉽게 얻을 수 있는 것들만 욕망하는 법을 배운다. 에피쿠로스는 이렇게 썼다. "건강에 필요한 영양분을 제공하고, 위축되지 않고 삶의 요건들을 충족해주며..... 운을 두려워하지 않게 해주는....소박하고 값싼 음식에 익숙해져야 한다. 

p. 225 지나치게 자신하거나 편협하고 독단적인 주장을 펼치는 건 삼가는 게 현명하다. 그러나 흄의 고상한 회의론은 19세기 들어서 조금 기묘한 자식들을 낳는다. 키르케고르와 니체같은 철학자들은 '인간이 진정으로 확신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흄의 생각이 옳았다고 판단했다. 인간이 만들어낸 모든 이론과 가치 밑에는 무無라는 심연이 입을 벌리고 있다. '무'는 이성이나 논리가 아니라 힘과 믿음이 중요하다는 것을 뜻한다. 우리는 의미 없는 우주 속에서 순수한 의지로 창조된 존재임을 당당하게 드러내야 한다. 자기 생각대로 행동하는 용기를 가져야 한다.






■본 리뷰는 출판사 서평단 참여로 제공된 신간도서를 읽고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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