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사랑하는 기술 - 흔들리는 나에게 철학을 권하다
줄스 에반스 지음, 서영조 옮김 / 더퀘스트 / 2018년 3월
평점 :
절판



정답도 없는 삶을 흘러가는대로 살아간다는 것은 모험을 하는 것과 같습니다.
삶을 살아가면서 가장 힘든 것은 의도한 바와 다르게 흘러가는 흐름을 어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인생의 주인공이 될 수 있거나 노예가 될 수도 있겠더라구요.

내 자신을 알고, 마음, 의식과 무의식을 이해하기 위해 다양한 심리서적을 읽고 있으며,
한층더 나아가 다양한 사상과 세계관, 혹은 이념 등을 토대로 
삶의 본질과 근본에 대해 공부해 보고싶어 철학에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 여하튼 철학을 팝니다라는 책을 읽은 후

 막연하게만 생각했던 철학을 아주 가볍게 접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저를 중심으로 생각하는 주관과 기준이 너무나 강해서, 
차이 혹은 다름에 대한 이해의 폭이 좁다고 느껴질 때가 많습니다.

그래서 철학을 통해서 인간과 세상 살이의 근본과 본질을 이해하면서

 이해의 폭도 넓히고 싶은 마음이 아주 간절해요.
이해의 폭을 넓히지 않으면, 너무나 감정적으로 받아들여서 지나치게 갈등을 유발하는 성향이거든요.
무엇보다 주변흐름이나 타인의 생각이 저의 주관적인 기준과 맞지 않다면 

받아들일 수 없어서 감정적으로 격해지는 
저의 모습을 여러번 목격한 적이 있습니다.

저만의 주관을 중심으로 내세워서 밀고 나가는 것은 문제가 아니라,
저의 주관과 다르다고 해서, 그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어서 주관은 주관대로 흔들려서 
중심도 못 지키고, 주변상황과 타인까지 멀리하게 되는 일도 생겨서 심리적인 방황을 빈번하게 합니다.
이런 심리적인 방황이 허다하면, 삶과 타협도 못하고 늘 부정적인 생각에만 사로잡혀 살 수도 있거든요.






■ 삶을 사랑하는 기술의 내용


저자는 영문학을 전공하는 평범한 학생이었으나 수시로 찾아드는 공항발작, 감정기복, 우울증, 불안장애 등 심리적으로 괴로워했는데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본격적으로 신경쇠약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5년 동안 혼란스러운 삶을 살다가 외상후 스트레스장애진단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정서장애를 인지치료를 통해 치유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인지행동치료를 통해 정서장애가 조금씩 치유되고 있다고 합니다. 그가 인지행동치료를 받을 때 인지행동치료의 기법이 아주 익숙하게 느껴졌고, 순간 어쭙잖게 알던 고대그리스철학이 떠올라서 프리랜서 저널리스트가 된 후에 인지행동치료의 기원을 조사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를 계기로, 인지행동치료를 최초로 개발한 앨버트앨리스가 세상을 뜨기 전 마지막 인터뷰를 시작으로 인지행동치료 선구자들을 꾸준히 인터뷰하면서 고대그리스철학이 인지행동치료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쳤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인지행동치료와 연관지어 고대철학자들의 사상과 혜안을 삶과 잘 연관지어서 기술적으로 서술하고 있습니다. 이 책에서 만나볼 수 있는 고대그리스 철학자들은 소크라테스, 에픽테토스, 무소니우스로푸스, 세네카, 에피크로스, 헤라이클레이토스, 피타고라스, 디오게네스, 플라톤, 플루타르코스, 아리스토텔레스 등이며 삶을 즐기는 기술, 조망하며 사색하는 기술, 기억하고 매혹하는 기술, 제대로 의심하고 비판하는 기술 등을 챕터별로 자료와 경험, 사례 등을 제시하면서 서술하고 있습니다. 고대그리스철학에는 다양한 학파가 있는데, 삶을 살아가는 각각의 기술별로 잘 적용하여 각 학파의 관점을 잘 설명하는 반면, 오해를 불러 일으킬 수 있는 점들도 제시하면서 어느 학파에 맹목적으로 빠져들지 않고 폭넓게 이해할 수 있게 합니다. 덧붙여 고대그리스철학을 기반으로 인지행동치료가 될 수 있는 점, 철학을 삶에 적용하면서 살아갈 수 있는 힌트를 담고 있지만 내용이 길어 지루한 논문을 읽은 듯한 느낌도 들 수 있어요. 하지만 철학을 단순히 이론적인 개념으로 접하고 있다면, 다양한 학파, 혜안과 사례를 중심으로 흥미롭게 을 접하는 것도 괜찮을 듯 합니다.




■ 느낀점


성인이 되기 전까진 삶에 대한 의미와 목적에 대해서 깊이 생각해 본 적이 없었지만 성인이 되어 야간대학교에 입학하는 동시에 사회생활을 시작할 때 심적 부담감이 너무나 컸던 기억이 납니다. 사회생활을 시작한지 딱 3일만에, 어른들과 마주하는 일들이 얼마나 무섭던지, 일 못하겠다고 울며불며 난리도 아닌 난리를 쳤던 기억이 납니다. 단순히 버텨봐라, 적응해봐라.. 시간이 지나면 무엇이든 적응할 것이라는 말뿐이니 너무나 막역하다는 생각뿐이었습니다. 그 당시엔 저의 의지 문제라고 생각했습니다. 고민에 빠져 들어서 사람들과 의논을 시도하면 돌아오는 대답은 '생각이 많다'라는 핀잔 섞인 말뿐이었지요. 고민 많고 생각 많은 것이 잘못 된 것인 줄 알고 생각을 줄일려고도 엄청 노력했지만 쉽지 않았습니다. 끊이없이 밀려오는 생각들이 해결되지 않으면 신경질적인 성향도 표출되었습니다. 저자처럼 인지행동치료라는 것을 미리 알았더라면, 저의 행동패턴을 냉정하게 들여다보고 판단하는 힘을 기를 수 있었을 것이라는 아쉬움도 쓰물쓰물 올라오지만, 한편으로 안심이 되었던 것은 삶을 살아가는 것에 대한 궁극적인 목적과 본질을 파고 들며 저만의 성향이었다는 것입니다.  무엇보다 이 책에 대해 흥미로웠던 점은 다양한 철학자들의 사상을 들여다보고 현재 삶을 살아가면서 여러가지 상황에 따른 그들의 다양한 견해를 적용하거나, 적응할 수 있는 힌트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이예요. 저의 고민을 내정하게 인지하고, 합리적으로 판단해서 행동으로 옮겨볼 수 있는 계기를 얻고, 철학자들을 조금더 면밀하게 마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요. 그래서 매순간 어떤 특정 상황 혹은 사건에 봉착할 때 일이 풀리지 않는다고 감정만 내세울 것이 아니라 이를 해석하는 힘과 지혜롭게 처신하는 방법들을 들여다 볼 수 있어요.  단, 이 책에서 삶을 사랑하는 '정확한' 기술을 제시할 것이라는 판단을 하면 오산입니다. 상황에 따라 적절한 판단을 내리고 행동을 올바르게 옮길 수 있도록 길라잡이 역할까진 기대해 볼만 합니다.




■ 책 속 한 줄


p.30 고대 로마의 정치가이자 철학자 키케로는 이렇게 썼다. "분명히 말하건대, 영혼을 위한 의술은 있다. 그것이 철학이다. 몸이 아플 때와 달리, 철학에서는 외부에서 도움을 구할 필요가 없다. 자신이 가진 모든 자원과 함께 힘을 가지고 스스로를 치료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p.35 철학이 인간을 바꾸려면 그 두 가지 사고체계를 모두 이용해야한다. 그것이 고대 그리스철학이 했던 일이다. 먼저 습관적인 것을 의식하고, 그 뒤에 의식한 것을 습관으로 만드는 이중 처리과정이 필요하다. 우선, 소크라테스식 관찰을 통해 자동적인 믿음을 인식하여 그것이 합리적인지 판단한다. 그다음 철학적으로 새롭게 이해한 것들을 반복함으로써 자동적인 습관으로 만든다. 철학은 단지 추상적 사고과정이 아니다. 철학은 실천이다.

p. 59 셀리그먼의 '회복탄력성'이라는 개념은 원래 고대 그리스철학에서 유래하고 인지행동치료에서 채택한 아이디어에 기초한다. 그 아이디어란, 사람들에게 자신의 믿음과 해석 방식이 어떻게 감정으로 이어지는지를 가르친 다음, 불합리한 믿음을 소크라테스적 방법론으로 반박하고, 필요한 경우 좀더 철학적인 관점에서 그 믿음을 대체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것이다.

p.111 로마의 귀족이라면 누구나 스토아철학을 조금씩  공부했지만, 세네카는 특히 열성적이었다. 그는 신체의 질병과 정치적 시련을 극복하는데도 스토아철학을 이용했다. 그는 "[철학은] 영혼을 형성하고 구성한다. 삶에 질서를 부여하고, 우리의 행동을 이끌며, 무엇을 해야 하며 무엇을 하지 않고 그냥 두어야 하는지를 알려준다.(...)매시간 일어나는 수 많은 일에는 조언이 필요하다. 그런 조언은 철학에서 찾아야 한다"라고 했다.

p.146 합리적 쾌락주의자는 온전한 마음의 평온을 얻기 위해 손쉽게 얻을 수 있는 것들만 욕망하는 법을 배운다. 에피쿠로스는 이렇게 썼다. "건강에 필요한 영양분을 제공하고, 위축되지 않고 삶의 요건들을 충족해주며..... 운을 두려워하지 않게 해주는....소박하고 값싼 음식에 익숙해져야 한다. 

p. 225 지나치게 자신하거나 편협하고 독단적인 주장을 펼치는 건 삼가는 게 현명하다. 그러나 흄의 고상한 회의론은 19세기 들어서 조금 기묘한 자식들을 낳는다. 키르케고르와 니체같은 철학자들은 '인간이 진정으로 확신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흄의 생각이 옳았다고 판단했다. 인간이 만들어낸 모든 이론과 가치 밑에는 무無라는 심연이 입을 벌리고 있다. '무'는 이성이나 논리가 아니라 힘과 믿음이 중요하다는 것을 뜻한다. 우리는 의미 없는 우주 속에서 순수한 의지로 창조된 존재임을 당당하게 드러내야 한다. 자기 생각대로 행동하는 용기를 가져야 한다.






■본 리뷰는 출판사 서평단 참여로 제공된 신간도서를 읽고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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