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을 알면 흔들리지 않는다 - 더 이상 불안에 시간과 에너지를 쓰고 싶지 않은 당신에게
키렌 슈나크 지음, 김진주 옮김 / 오픈도어북스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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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도어북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공부를 계속하고 성찰을 해야되는 부분이 마음과 정서 그리고 감정 부분인 건 분명합니다. 이 분야(?)를 파고 들다가 어떤 때는 현타가 올 때가 있거든요. '나만 이렇게 공부해서 뭐하나, 사람들은 그냥 사는데'라는 생각이 불쑥 불쑥 올라올 때가 있거든요. 심사가 뒤틀리고 정서가 불안하면 다들 여전히 한결같이 하는 말이 있습니다. '다, 그러고 살아. 잊어.' 사람들은 말로만 쿨한 척 하지만 막상 불안에 떨고 있다는 걸 무의식적으로 말이나 행동으로 내비치고 있다걸 모르고 있어요. 저는 정서에 너무나 민감한 사람이라서, 인지적으로 불안을 느끼기보단 신체증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종종 있어요. 남편은 인지적으로 불안을 느껴서 해소되지 않아서 힘들어하는 경우가 있어요. 늘 정서에 관해서 이야기하는 우리 부부는 임상심리학자 키렌 슈타크의 《불안을 알면 흔들리지 않는다》를 읽으면서 불안을 체계적으로 다룰 수 있는 전략과 실천방법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책의 표지는 해석의 여지를 많이 둔 미술작품으로 꾸며져 있습니다. 초록의 색감은 평온한 마음으로 보이고, 초록의 바탕에 노랑>주황>빨강의 순서로 색감이 피어나는 모습은 평온했던 마음에서 쓰물쓰물 올라오는 불안의 불씨로, 주관적으로 해석이 됩니다. 책을 읽은지 10년이 넘은 시점에 200여권 넘에 읽었으나 이제서야 책표지의 이미지와 글귀가 눈에 들어옵니다. 이로써, 책의 내용을 유추해보는 시간을 가졌다가, 책장을 펼쳤을 때 유추했던 내용과 책의 내용을 비교해보는 재미도 쏠쏠해집니다.


더 이상 불안에 시간과 에너지를 쓰고 싶지 않은 당신에게.

완벽하게 불안하지 않는 삶은 없다. 하지만 불안해도 여유로운 삶은 있다.


불안에 휘둘려서 사는 분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책이라는 것과, 불안을 다스릴 수 있는 방법도 있다는 희망적인 힌트를, 책 앞뒤 표지에서 확인해볼 수 있습니다.




>> 임상심리학자 키렌 슈나트에 대하여



작가 키렌 슈나트는 임상심리학자입니다. 임상심리학자는 심리장애를 이해하고 예측하고 치료하는 심리학의 응용 분야에서 평가·진단·치료·자문·연구를 수행하는 전문가(자료출처 : 네이버 AI 브리핑)입니다. 일반 심리학보단 조금더 세밀하게 실험적으로 연구해서, 심리치료를 위해 직접 실천할 수 있는 방법들을 제시합니다. 저자는 영국국민 보건 서비스, 법정과 민간 부분에서 모든 연령의 정신 건강을 관리하면서 20여년 간 임상 경력을 쌓았습니다. 그래서 임상심리 연구와 경력으로 누적된 구체적인 자료들을 책을 통해서 접할 수 있습니다.

>> 책의 구성 및 내용



이 책의 목차를 보면, <불안>이라는 주제로 세부적으로 내용을 다뤘다는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를 보면 <불안>이 연구대상인 건 분명합니다. 프롤로그에 현대 사회와 불안을 시작으로, 불안의 이해, 발상의 전환, 스트레스와 신경계, 마음속의 코끼리, 불안중독, 폭우와 가뭄사이, 세상의 주사위, 그림자를 피하는 방법, 오래된 공포, 해방 이후의 사후관리라는 제목으로 총 10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전체 내용을 요약한 부록도 첨부되어 있습니다. 목차의 제목을 보면, 마치 소설이나 에세이 같은 제목처럼 불안과 관련한 것들을 상징적으로 표현해두었습니다. 이 제목들은 책장을 펼쳐보고 싶게 만드는 호기심을 증폭시킵니다.


<불안>을 주제로한 심리개선 서적은 많습니다. 다소 이론에만 그치는 경우가 있거나 두리뭉실하게 마음을 내려놔라는 차원을 언급하는 책들도 은근 많습니다. 그러나 임상심리학자 키렌 슈나크의 불안을 다루는 책은 꽤나 전략적입니다. 실천가능한 과제로 구체적인 대안이 담겨져 있습니다. 그가 제시한대로 하나하나 따라가보면 됩니다. 이미 다 아는 내용이라고 그치지 말고, 실천해보고, 그의 환자 사례를 보면서 간접체험을 해봐도 좋습니다. 합리적인 방법도 제시하면서 뜻대로 해소되지 않는 과정에 대해서 다그치는 법이 없습니다. 이해시키려고 다독이면 명확한 전략을 제시해줘서 이 책을 읽는 재미가 쏠쏠했습니다. 책의 제목처럼, 불안을 알면 불안을 충분히 다룰 수 있는 내용들도 꽉 채워져 있습니다.



>> 감상평


책을 비롯한 여러 매체를 통해 정서를 공부한지는 15년의 시간이 흘렀지만, 이 분야의 공부는 끝이 없어서 여전히 진행 중에 있습니다. 정서를 어느정도 컨트롤해야 한다는 걸 인지하면서도 실제 상황에 직면하면 공부한 걸 잊어먹고 순식간에 감정적으로 휘말릴 때가 있거든요. 알고 있는 걸 제대로 활용하지 못할 때 드는 자괴감은 상당합니다. 특히, 매순간 엄습하는 <불안>을 컨트롤 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가끔 남편과도 여러 이슈로 야기되는 불안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는 중입니다. 가장 싫은 말이 "그냥 잊어라"라는 말이여서 <불안>이 마음에서 뜨면 이를 두고 계속 머릴 맞대고 대안을 찾아봅니다. <불안>을 잠식시킬 대안이요. 그럼에도 너무 불안불안하니, 남편은 애착 친구처럼 느껴진다고 합니다. 딱붙어서 떨어지지 않는다고 말이죠. <불안>은 잊는다고 해소되는 것도 아니고, 대화로 푼다고 해서 소명하는 것도 아닙니다. 우리 내면 어딘가에 숨어 있다가 불쑥불쑥 튀어 나옵니다. 그래서 환장할 것 같습니다. 공부를 해도 실상에선 감정적으로 휘둘리는 이유도 이때문입니다. <불안>은 해소되고 소멸되는 것이 아니라는 걸 인지하고, 다루는 법을 터득해야 됩니다. 불안이 무조건 나쁜 것만은 아닙니다. 생존을 위해선 꼭 필요한 감정선이기도 하기에, 없애려고 해선 안되고, 잘 활용을 해야되야 합니다.

내면의 불안을 극복하려면, 먼저 불안의 개념과 불안을 지속시키는 요인부터 이해해야 한다. 이 부분을 건너뛰고 불안을 극복하는 방법으로 곧장 넘어가고 싶은 생각이 들 수도 있겠지만, 부디 그러 생각은 접어 두자. (중략) 불안에 효과적으로 대처하려면 먼저 나의 불안을 이해하고, 불안이 우리의 몸과 마음이라는 시스템 전체에 미처는 영향을 이해해야 한다. p. 33


손자병법에 '지피지기면 백전불태'라는 말이 있습니다.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전싸워도 위험하지 않다'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는 필이 전쟁과 인간관계에만 국한된 표현이 아닙니다. 심리에서 감정을 다룰 때도 적용됩니다. 감정선엔 여러 감정이 있고 그 중에 불안을 다루고자 한다면, 내 안에서 일어나는 불안을 먼저 이해해야만 전략과 대안이 나오기 마련입니다. . 손에 잡히지 않고 눈에 보이지 않는, 그저 내면적으로 느끼는 불안을 다루는 방법을 저자는 아주 체계적이고 전략적으로 담았습니다. 특히 MBTI가 사고형에 가까운 사람이 <불안>을 느낀다면 읽기 편한 책이예요. 불안을 다루는 방향이 명확하게 보이거든요. <불안>을 컨트롤하고 싶다면, 꼭 읽어보세요. 이 책을!



>> 문장수집


p. 25 물론 치유의 과정에서 때로는 뒷걸음하는 듯한 순간도 있겠지만, 시시때때로 찾아오는 절망감은 오히려 자연스러운 것이다. 그리고 잠깐의 뒷걸음은 회복을 향한 여정에서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일임을 기억하자. 뒷걸음을 핑계 삼아 불안 극복을 포기하지 말자.


p. 26-27 한편 불안에 시달릴 때마다 신경계에서는 스트레스를 받는다. 이 스트레스는 일시적일 수도 있지만, 장기간 지속, 반복되면서 만성으로 치닫기도 한다. 신경계에 만성적인 스트레스가 가해지면 불안이나 공포를 느끼지 않는 상황에서도 신체적 증상이 지속될 수 있다. 만성적인 불안은 물이 새는 수도꼭지처럼 서서히 에너지를 고갈시켜 진이 빠지게 한다.

p. 34-35 불안은 감정이며, 정서적이고 심리적이며 신체적인 경험이다. 때때로 우리는 모두 불안을 경험하며, 이는 자연스러운 삶의 일부이다. 불안은 인간의 생존에 필수적인 요소이며, 때에 따라서는 성과를 불러오기도 한다. 그러므로 우리의 능력이 불안에 가로막히기보다 심신의 기능을 개선할 수 있도록 불안을 활요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p.39 과도한 스트레스는 공포에 따른 심신의 변화가 계속 되면서 불쾌감을 준다. 공포 반응이 너무 오래 지속되면 스트레스에 짓눌려 대처 능력이 떨어진다. 불안은 생각을 부정적으로 몰아세우면서 더 큰 두려움을 느끼게 함으로써 신체 감각을 더욱 뚜렷하게 경험한다. 이처럼 신체 변화와 심리 변화는 서로를 부채질한다. 견디기 어려운 신체적 불편감과 심리적 과부하의 악순환에 갇히는 것이다. 그러다 보면 자신을 침착하게 통제하기가 어렵고, '정신 똑바로 차리자.'라는 다짐은 이내 무용지물로 전락하고 만다.

p. 76 수용이란 경험을 의식적으로 인정하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다.수용은 고통스러운 생각과 감정, 감각 그리고 내적 경험을 받아들 공간을 마련하는 법을 익히도록 도와준다. 즉 그들이 지금 여기 전재하기 때문에 그 공간에 머무르도록 허용하는 것이다. 생각과 감정을 그냥 없앨 수는 없다. 생각과 감정은 그렇게 사라지지 않는다. 부정적인 감정을 없애려는 노력은 언뜻 좋은 생각처럼 보인다. 기분이 늘 나쁜 채로 있고 싶은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누구나 불안에서 도망치거나, 숨거나 아니면 불안과 맞서 싸우려 했던 적이 있을 것이다.

p. 77 불안을 없애려는 시도는 회피의 유형에 속하며, 수용은 회피와 정반대의 개념이다. 회피는 불편한 생각이나 감정, 감각과의 접촉을 거부하는 행위로, 장기적으로 부정적인 결과를 부른다. 불안을 회피하려고 할수록 오히려 불안에 갇히고 만다.

p. 91 불안음 처음에 작지만, 시간이 지나며 점점 크게 불어나는 눈덩이와 같다. (중략) 불안은 언덕을 굴러 내려가는 눈덩이처럼 점점 더 크고 무겁고 강력해진다. 불안에서 벗어나려 해도 불안은 눈덩이처럼 불어나 우리 몸에 더 큰 스트레스를 준다. 불안을 효과적으로 공략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각도로 불안에 접근하면서 그 영향력을 점자 줄여 가는 것이다.

p. 159 불안한 생각과 의문을 적극적으로 해결하고자 답을 찾으려고 노력한다면, 불안을 줄이고 비생산적인 사고 패턴을 약화할 수 있다. 불안장애를 앓는 사람은 건강염려증이나 사회불안장애, 범불안장애 등 어떤 유형이라도 문제 해결 능력이 떨어진다. 그리고 불안한 살마은 문제에 직면하면 더 불안해지면서 두려움이나 공포 반응을 보이기 쉽다. 이에 불안도는 높아졌음에도 문제는 해결되지 않은 채 방치되면서 문제를 직면하는 일을 점점 더 어렵게 느낄 수 있다.

p. 183 집중을 방해받는다는 생각이 들어도 상관없다. 그렇다면 다시 집중해야 할 일로 부드럽게 주의를 되돌리자. 시간이 흐르면서 주의력과 유연성이 향상되면 산만한 생각이나 그 영향력이 감소할 것이다. 주의력 훈련을 일상화하면 주의력의근력이 점점 강해지면서 향후 불안 문제를 겪을 위험이 줄어든다.

p. 186 감정에 대처하는 방식은 불안 문제의 지속에 일조할 수 있다. 불안은 때로 견디기 어려운 감정적 고통을 유발한다. 그리고 이러한 고통은 불안한 생각이나 신체 감각 때문이 아니라 실제로 자신에게 문제가 있다는 확실한 근거로 잘못 해석할 수 있다. 그러면 충동적으로 반응하여 불안을 키우는, 불안한 생각과 감정의 악순환에 빠진다. 이 악순환에서 빠져나오려면 불안이 유발하는 고통스러운 감정을 조절하는 효과적인 전략을 세우고 개발해야 한다.

p. 189 불안한 생각과 신체 감각에 수반되는 격한 감정은 불안한 생각이 진실이라고 믿도록 부추긴다. 이러한 감정은 불안한 생각이 사실이라는 증거가 되지 못한다. 그러나 불안이 현실 인식을 왜곡하면 지금 자신이 실제로 위험한지, 아니면 머릿속에서만 그러한지를 구분하기가 어려워진다. 특히 격한 감정에 휩싸여 있을 때는 더욱 그렇다.

p. 200 감정에 이름을 붙일 때는 부정적 감정뿐 아니라 긍정적인 감정도 인식할 줄 알아야 한다. 그러면 불안으로 사소하게 느껴지던 삶의 긍정적인 경험에 감사할 수 있다. 삶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면 기분이 좋아지고, 사고에 균형이 잡히면서 절망감은 줄어들면서 감사하는 마음이 커진다. 그리고 긍정적인 감정을 인식한다면 당신의 감정 경험을 지배하는 부정적인 감정과 균형을 맞추는데 도움이 된다. 그러니 잠시 시간을 내어 아무리 사소하고 덧없어 보이더라도 마음속의 긍정적인 감정을 인식하고, 이름을 붙이며 되돌아보도록 하자.

p. 202 자기연민은 특히 힘들고 어려운 시기에 친절과 이해, 수용의 자세로 자신을 대하는 것이다. 힘들어하는 친구나 가족을 사랑과 관심으로 대하듯, 그 대상이 당신 자신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자기연민은 당신과 당신 자신을 긍정적이며, 서로 지지하는 관계를 맺도록 도와준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자기연민은 자신을 지나치게 가혹하게 대하거나 비판적인 태도를 취하는 대신 수용하고 돌봄을 뜻한다.

p. 247 회피는 불안을 키우고, 불안은 회피를 부른다. 불안은 고통스러운 심상에서 자신을 보호한다. 또한 최악의 생각과 감정을 유발할 만한 상황을 피하거나 벗어나라고 충돌질한다. 하지만 최악의 상상은 현실이 되고, 그때 나타날 감정에 시달리는 상황을 회피한다면 불안이 마음을 사로잡기 시작한다. 이처럼 회피에 의존하는 사람들은 그 덕에 최악의 결과를 면했다고 합리화한다.

p. 256 두려움을 마주한다는 것은 곧 안전 추구 행동과 회피를 멈추겠다는 의미이다. 그러면 과거에 누리던 자유를 되찾으면서 스스로 의미 있는 목표를 추구할 수 있다. 치유는 회피하던 대상을 직면하는 데서 비롯되며, 여기에는 우리를 회복의 길로 이끄는 힘이 있다.

p. 274 가장 두려워하는 대상을 마주할 때, 고통스러운 생각과 심상이 떠오르는 것은 지극히 정상이다. 최악의 두려움을 마주하는데 그러지 않을 이유가 있을까? 과제를 수행하는 중에 평온함과 편안함을 기대하는 것이 오히려 비현적이다. 당연하게도 그러한 상황에서는 불편감과 불안감을 피할 수 없다. 그러니 고통을 받아들이고 견뎌 내도록 하자.

p. 282 스트레스 반응성이란 스트레스 요인이나 힘든 상황에 대한 생리적, 심리적 반응을 말한다. 여기에는 스트레스를 인지하고 대처하기 위한 심박스, 혈압, 호르몬 수치, 감정 변화 등과 같은 신체 적응 메커니즘이 포함된다. 높은 스트레스 반응성은 스트레스 요인에 강렬하고 민감하게 반응함을 나타내며, 그 반대는 뚜렷한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는 의미이다.

p. 315 때로는 불안을 극복하는 여정에서 퇴보를 겪기도 한다. 이는 지극히 정상적인 과정으로, 퇴보란 불안을 악화시키는 듯한 상황이 발생하는 것을 말한다. 뒷걸음을 칠 때면 이제껏 이루어 온 진전이 수포로 돌아갔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즉 실제로 자신의 취약한 부분을 건드리는 상황이 발생하면서 불안 증상이 유발되었고, 이 증상 때문에 원점으로 돌아갔다는 생각일 뿐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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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펜하우어×니체 필사책
아르투어 쇼펜하우어.프리드리히 니체 지음, 강용수 편역 / 유노북스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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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노북스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저는 생각이 너무 많은 사람입니다. 납득하기 힘겨운 상황에 직면하면 이해가 될 때까지 꼬리를 물거나 불평불만으로 전환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태도는 좋게보면 신중하고 탐구력이 있다고 할 순 있지만, 나쁘게 보면 아주 고리타분하기도 합니다. 주로 나쁘게 작용해서, 때론 우울하거나 무기력에 빠져서 허위적대고 어떨 땐 비관하거나 허무함에 허덕대기도 합니다. 이런 부정적인 관점에서 벗어나거나 전환하고 싶어서 철학서와 친해지려고 노력중인데요. 이번엔 쇼펜하우어와 니체를 만났습니다. 그들의 철학이 담긴 인생관을 필사책으로 접하고 나니, 철학이 한층더 흥미롭고 재미있게 다가오는 경험을 하게 되었습니다.




《쇼펜하우어X니체 필사책》은 <마흔에 읽는 쇼펜하우어>의 저자 강용수 교수가 쇼펜하우어와 니체의 인생관을 엮은 책이기도 합니다. 시대와 세대를 모두 아우르는 두 철학자의 명문장이 담긴 책이라는 걸 책 앞뒤 표지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쇼펜하우어의 철학이 니체의 철학에 영향을 미쳤다고 합니다.

쇼펜하우어에게 고독의 지혜를 니체에게 긍정의 힘을 배우다.

앞 표지의 위 글귀를 보면 같은 듯 다른 두 철학자의 철학을 감상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증폭됩니다.


두 철학자의 저작이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사랑받는 이유는 두 사람의 문장력도 뛰어날 뿐만 아니라 각자가 새로운 인생관을 확고하게 제시하기 때문이다.p. 10






>> 철학자 쇼펜하우어와 니체에 대하여


✒️ 쇼펜하우어는 독일의 철학자로,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에서 인간을 이성적인 존재가 아닌 충동과 욕망에 끌려다니는 '맹목적인 의지의 존재'로 봤으며 욕망은 결코 채워지지 않으므로 삶은 본래부터 고통으로 봤다(p. 7)고 합니다. 그는 40대까지 철학계에서 인정받지 못하고 비판을 받다가 고독하게 여생을 보내다가 사후에 그의 철학이 재평가를 받게 되어, 후대 철학자들을 비롯하여 문학, 심리학, 음악, 예술과 같은 다양한 분야에 영향을 끼쳤습니다.


✒️ 니체도 독일의 철학자로, 젊은 시절 쇼펜하우어의 저서를 읽고 철학자의 길에 들어섰다(p. 8-9)고 합니다. 즉 쇼펜하우어의 철학으로부터 영향을 받은 철학자이기도 합니다. 그는 인간을 "힘에의 의지"를 지닌 존재로 파악했으며 삶의 고통을 피하거나 줄이는 대신 그 고통까지 긍정하는 '운명애(Amor fati)'를 강조했다고 합니다. 그의 철학은 20세기와 21세기에 지대한 파급력을 남겼다(p.8)고 합니다.



>> 구성 및 내용



이 책에는 강용수 교수가 편역한 쇼펜하우어와 니체의 철학의 명문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책의 모양도 우리나라 전통 책자의 느낌으로 엮여져 있어요. 책장을 넘길 때 편해요. 이 책이 이렇게 엮여진 이유는 필사를 하면서 더 알게 되었어요.


필사를 해야 되는 이유



필사는 단순한 베껴 쓰기가 아니라 철학자의 사유를 직접 체험하는 방법이다. 한 자 한 자 새기는 독서는 책장을 흘려 넘기는 독서와는 전혀 다른 깊은 감동을 준다. (중략) 필사를 할 때 중요한 점은 '생각 없는 반복이 아니어야 한다'는 것이다. 쇼펜하우어는 베껴 쓰기만 하고 스스로 생각하지 않는 것을 매우 싫어했다. 그러므로 필사를 할 때는 저자가 말하고 한 뜻을 먼저 곱씹고 문장과 문장 사이에 숨어 있는 의미를 음미해야 한다. p.5


한동안 책을 읽으면 마음에 와닿는 글귀에 밑줄만 그었지 필사해 볼 생각을 하지 못했어요.지성인들의 명문장을 그냥 마음에 담기만 바빳거든요. 음미해보고 저의 생각을 접목해보는 시간을 안가졌어요. 그러다보니, 읽었던 책들에 대한 기억도 가물가물 흐려지고, 마음에 담고자 밑줄 그었던 명문장도 마음에 남아 있지 않았습니다.

이 책을 시작으로 필사하는 시간을 매일 가져봤습니다. 뾰족뾰족하게 솟구친 예민 레이더가 접히고 글을 따라쓰는 펜 끝에 마음을 집중하는 제 자신을 인지할 수 있었습니다.




좋아하는 카페에 갈 때도 필사책을 챙겼습니다.

엮임 형식의 책은 필사하기 좋게 양쪽으로 잘 펼쳐졌습니다. 독자들이 필사에 집중할 수 있도록, 책을 엮은 출판사 관계자들의 센스도 최고.


그리고 철학자들의 명문장 사이사이 강용수 교수의 생각을 담은 철학 에세이도 담겨져 있습니다. 그의 에세이 덕분에 어렵게만 느껴졌던 쇼펜하우어와 니체의 철학이 친숙하게 편안하게 전달됩니다.



>> 감상평


40대 중반에 들어서야, 철학의 메시지가 조금씩 와닿습니다. 불과 10여년 전 30대 초반만 해도 철학의 진입장벽이 높게 느껴졌거든요. 허나 40대가 되서 이해된 철학의 메시지를 보고선, 후회의 날이 서기 시작했습니다.

20대에 이 철학을 이해했더라면, 40대 나의 지금은 조금 더 나은 삶을 살고 있지 않을까, 하고 말이죠. 후회스러움 때문에 속에서 화가 났는지 갑자기 호흡이 과해졌습니다.

후회되서 속에서 화가 난 이유를 곰곰히 생각하며 호흡을 천천히 들이 쉬고 내쉬었습니다.

그 당시 나의 무지에 화가 났었구나. 지금 나에게 와닿은 철학자의 메시지만 일찍 이해했더라면 고통과 사투를 벌이던 시간도 줄어들었을 것이고 지금보단 조금더 나은 선택을 하지 않았을까. 뭔가 더디고 늦은감 때문에,지난 시간 나의 무지에 회가 났구나.

이런 깨달음 뒤로 위안의 목소리도 들렸습니다. 그래도 지금이라도 안 게 어디야, 라고 말이죠. 동시에 저의 욕심이기도 하니, 진정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여졌습니다.

(강용수의 철학 에세이) 훌륭한 철학자의 사상에 공감한다는 것은, 곧 내가 이미 그의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정신적 높이를 지녔음을 뜻한다. p. 175

동시에 위의 글귀를 읽고선 자부심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철학자의 사상에 공감할 수 있는 이유가 저의 정신력이 많이 높아졌기 때문이라는 생각에 말이죠. 그만큼 내면적으로 성숙해지고 단단해졌기에, 앞으로 삶을 살아갈 땐 조금더 유연한 사고로 살아갈 수 있을 것이란 확신도 들었습니다.

여러 철학자들을 만나고 있을 때 쇼펜하우어와 니체의 철학을 피해다니기도 했습니다. 범접할 수 없다고 여겼거든요. 허나, 지적 수준과 정신력이 조금씩 성숙해지고 있어서, 그들과 마주할 수 있어서 얼마나 기쁜지 모릅니다. 그래서 그들과 조금더 친해지고 싶어서 그들의 저서를 한 두권씩 차근히 읽는 시간도 가지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어렵게 느낀 두 철학자들의 명언을 필사한 것이 한 몫했습니다. 펜 끝에 집중하며 철학 명언을 마음에 담고 음미할 수 있었거든요. 왜 다들 필사, 필사하는지 이유도 알 게 되었습니다.



>> 문장수집


▶쇼펜하우어의 인생론

p. 54 생각과 말을 가까이 두지 말라. 비밀을 말하지 말라. 사적인 모든 문제는 비밀로 간주하고, 친한 친구도 모르는 것이 좋다. 지금은 무해해 보이는 사실이 훗날 예상치 못한 불이익으로 돌아올 수 있기 때문이다. 침묵은 지혜에서 나오고 말은 허영에서 나온다. 우리는 종종 침묵이 주는 영원한 이익보다 말이 주는 순간의 만족을 택하고는 한다. 큰 소리로 한마디하면 속은 시원할지 몰라도 버릇이 될 수 있으므로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생각과 말을 너무 가깝게 두지 말라. 생각이 말과 친숙해지면 대화 중에 자기도 모르게 밖으로 새어 나온다. 지혜로운 사람은 자신의 생각과 말 사이에 커다란 간격을 유지한다.

p. 58 남에게 인정받으려 하지 말고 나 자신을 인정하라. 인간 본성의 어리석음은 명예욕, 허영심, 자긍심이라는 세 가지 싹에서 나온다. 이 중 허영심과 자긍심은 차이가 있다. 자긍심은 스스로에 대한 확신이지만, 허영심은 타인에게서 그 확신을 얻으려는 욕망이다.즉 자긍심은 내면에서 비롯된 직접적인 자기 평가이며, 허영심은 외부에서 간접적으로 그것을 얻으려는 노력이다. (중략) 허영심이 큰 사람은 말을 많이 하기보다 침묵하는 편이 타인의 인정을 얻는 데 더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p. 62 (강용수의 철학 에세이)

사랑, 연민, 공감은 타인과 함께 살아가는 데 반드시 필요한 덕목이다. 그러나 불이 따뜻하다고 해서 너무 가까이 다가가면 화상을 입듯 사랑했던 사람과 다투고 헤어진 뒤 앙숙이 되는 경우도 있다. (중략) 쇼펜하우어는 타인과 적당한 거리를 두라고 조언한다. 니체 역시 균형 감각을 강조하며 이웃 사랑보다 먼 사랑을 권했다. 양떼처럼 가까이 모여 사는 것도 장점은 있지만, 서로를 너무 잘 알면 다툼이나 무시, 무관심이 쉽게 생겨난다.


p. 63 (강용수의 철학 에세이) 남의 마음에 지나치게 의존하면 반드시 상처가 따른다. 남이 나를 어떻게 보는가보다 내가 나를 어떻게 평가하는가가 더 중요하다. 타인과 적당한 거리를 두고 자신을 객관화할 때, 비로소 자신을 사랑할 용기가 생겨난다.


p. 82 자신에게 맞는 일을 찾아라. (중략) 결국 '어떤 사람인가'가 '무엇을 가졌는가'보다 훨씬 중요하므로 부를 쫓기보다 건강을 지키고 능력을 계발하는 것이 더 현명하다. 물론 삶에 필요한 최소한의 것들을 소홀히 하라는 뜻은 아니다. 삶에 필요한 것을 얻는 것은 중요하지만, 일정 수준을 넘어선 부는 우리의 행복에 영향을 주지 못한다. 수많은 부자가 오히려 행복을 느끼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p. 102 지금 이 순간을 명랑하게 받아들여라. 멀리 있는 것은 육안에는 작아 보이지만, 마음의 눈에는 오히려 크게 보인다. 그러나 현재만 진실이고 현실이다. 우리의 삶은 오직 지금 이 순간에서만 존재한다. 그러므로 우리는 현재를 항시 명랑한 기분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직접적인 불쾌나 고통이 없다면 그 자유로운 시간을 있는 그대로 즐기는 것이 지혜다.


p. 110 가장 행복한 운명을 타고난 사람은 내면이 풍요로운 사람이다. 세상은 고통과 궁핍으로 가득하며, 운 좋게 그것을 피한 사람에게 무료함이 호시탐탐 다가온다. (중략)이런 세상에서 내면이 풍요로운 사람은 마치 눈보라 치는 한겨울 밤에 따뜻하고 아늑한 방에 앉아 있는 것과 같다. 풍부한 개성, 특히 탁월한 정신을 지닌 사람은 비록 세상이 말하는 행운아는 아닐지라도 지상에서 가장 행복한 운명을 타고난 사람이다.

▶ 니체의 인생론

p. 156 확신을 갖고 앞으로 나아가라. 앞으로 나아가라. 확실한 믿음을 갖고 지혜의 길을 걸어가라. 네가 어떤 존재든 스스로 경험의 원천이 되서 너 자신을 구원하라. 너의 본질에 대한 불만을 던져 버리고 너 자신을 용서하라.


p. 164 고귀한 사람은 스스로를 행복한 사람으로 느낀다. 고귀한 사람은 굳이 적과 비교하며 자신의 행복을 꾸며 내거나 억지로 행복하다고 자신을 속일 필요가 없다. (중략) 고귀한 인간은 자신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솔직하고 개방적으로 살아간다.그러나 원한을 품은 인간은 정직하지도, 솔직하지도 않다. 그의 영혼은 언제나 곁눈질을 할 뿐이다.


p. 168 신념이 같은 사람들과 함께하라. (중략) 나는 창조하고 수확하고 축제를 벌이는 사람들과 함께할 것이다. 나는 그 사람들에게 무지개와 초인에 이르는 모든 계단을 보여 줄 것이다. 나는 나의 목표를 향해 나의 길을 가련다. 머뭇거리고 게으른 자들은 뛰어넘을 것이다. 이런 나의 전진이 그들에게는 몰락으로 보이리라.


p. 175 (강용수의 철학 에세이) 훌륭한 철학자의 사상에 공감한다는 것은, 곧 내가 이미 그의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정신적 높이를 지녔음을 뜻한다. 그래서 나는 철학자로서 여전히 할 일이 많다고 생각한다. (중략) 철학자의 지혜를 제대로 발휘할 수 있다면, 누구나 자기 안에서 진정한 행복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p. 190 훌륭한 인간에게 훌륭한 문체가 나온다. (중략) 즉 좋은 문체란 열정을 극복한 인간, 진심으로 감동하며 정신적으로 즐겁고 솔직한 인간의 내면을 표현하는 기술을 의미한다. 바로 이런 인간의 내면을 가장 잘 표현하고 전달하는 법을 가르쳐야 한다. 좋은 문체는 좋은 인간에게서 나오기 때문이다.


p. 194 읽는 이를 선택하라. (중략) 고귀한 정신을 지닌 글쓴이는 자신의 독자를 직접 선택한다. 독자를 선택함으로써 동시에 '다른 모든 사람'에게는 문을 닫아 버린다. 문체의 정교한 법칙들은 모두 여기서 비롯된다. 그것은 누군가에게는 거리를 두어 이해를 막고, 우리와 닮은 이에게는 기꺼시 문을 열어 주는 장치다.


p. 197 (강용수의 철학 에세이) 고독을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비와 바람을 견뎌야 나무가 자라듯, 고독을 감내해야 영혼이 자란다. 지금 깊은 고독을 느낀다면 그만큼 내 영혼의 나무가 높아지고 있다는 뜻이다. 고독은 곧 영혼의 높이를 드러낸다.


p. 214 목적을 이루려면 건강해야 한다. 우리에게는 새로운 목적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이 강인하고 대담하며 유쾌한 위대한 건강이 필요하다. 예술가처럼, 성자처럼, 현자처럼 살아가려는 영혼은 온갖 가치와 이상을 발견하고 정뵈하려는 모험에 기꺼이 자신을 던진다. 그에게 필요한 것은 한번 얻으면 끝나는 단순한 건강이 아니라 끊임없이 잃고 또다시 되찾아야 하는 역동적인 건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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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석 스콜라 창작 그림책 107
신순재 지음, 김지혜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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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서평단 참여로 제공된 도서를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이번 포스팅에는 오랜만에 그림책을 담아봤습니다. 그림책을 평소에 아이들만 읽는 책이라고 인지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허나, 아일 키우면서 아이와 함께 읽다보니 그림책의 매력과 진가를 알게 되었다죠? 책의 진입장벽이 너무 높게 느껴질 때 진작에 그림책부터 읽었으면 어땟을까, 하고 후회도 되었습니다. 그림책의 짧은 글귀와 사랑스럽거나 때론 우스광스러운 그림 속에 가슴에 닿는 함축적인 메시지와 교훈이 담겨 있거든요. 그림책의 메시지와 교훈은, 당연한 일상도 다채롭게 바라볼 수 있게하는 마음의 눈을 선물하고 때론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는 기회의 장을 제공하기도 합니다. 이런 이유로, 이번에 동화 작가 신순재와 그림 작가 김지혜의 콜라보로 엮어진 귀여운 그림책 《구석》을 아이와 함께 읽어봤습니다.



자꾸만 네가 궁금해.

우리들의 숨은 구석 찾기.

그림책 제목 《구석》의 내용을 궁금케하는 문구가 책 뒷면 표지에 적혀있습니다.

구석 한 켠을 들여다보는, 호기심 가득한 눈망을 가진 여자 아이의 모습과, 자신의 진짜 모습을 가리고 싶은 듯 덥수룩한 앞머리로 눈을 가린 남자아이의 모습이 각각 책표지 앞면과 뒷면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여자 아이는 남자 아이가 궁금한가 봅니다. 남자 아인 그런 여자 아이의 의도를 아는지 진짜 자신의 모습을 숨기지만, 또 알아주길 바라는 두 가지 마음을 표현하는 듯 합니다.



>> 동화 작가 신순재그림 작가 김지혜에 대하여



그림책 《구석》은 동화 작가로 유명한 신순재의 글과 그림 작가로 등단한 신예 김지혜의 그림으로 엮인 사랑스러운 책입니다. 동화 작가 신순재는 <진짜 일학년 욕 두꺼비를 잡아라>와 같은 성장 동화를 비롯하여 중의적인 표현을 활용한 <가장자리>와 같은 제목의 그림책을 쓴 작가입니다. 그래서 이번에도글의 맥락에 따라 두 가지 의미를 지닌 《구석》의 글을 썼습니다. 그리고 《매일, 살림》이라는 첫 그림책에서 따뜻한 그림체를 선사한 그림 작가 김지혜. 슬프고 고단하고 힘겨운 분위기도 환상적이고 따사로움으로 승화하는 장점을 지닌 신예 그림 작가입니다.




>> 그림책 내용



그림책 《구석》에는 해수와 찬이가 등장합니다. 똘망한 눈망울을 가진 해수는 찬이에게 시선이 가 있습니다. 해수의 눈에는 찬이의 다양한 구석이 보입니다. 귀엽고, 신중하고, 순진하고 치사하며 살갑고 엉뚱한 구석이요. 사실 찬이는 덥수룩한 앞머리로 눈을 가릴만큼 자신을 보여주지 않으려고 구석에 숨기도 하지만 해수에게는 그런 찬이를 있는 그대로 보려는 배려심과 너그러움도 있습니다

해수의 눈빛은 '찬이, 너무 이상한거 아냐?!'라며 경계 섞인 눈빛이 아닙니다.

너무나 신기해하고 찬이를 너무나 궁금해하는, 호기심 가득한 눈빛입니다.




찬이에게 다양한 구석이 있는 것처럼 해수 자신을 포함한 다른 친구들도 각양각색의 구석이 있다고 합니다. 심지어 닮은 구석도 많다고 합니다. 친구들 모두 각자 다를 수 있고 각자 비슷하거 닮을 수 있다는 걸, 해수는 알려줍니다.



>> 감상평


신순재 작가는 한 단어로 두 가지 의미를 담는, 마법같은 글을 선사합니다. <구석>에는 '모퉁이 안쪽'과 '기질' 혹은 '성향'이라는 중의적인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기질과 (숨을 어느) 모퉁이 안쪽을 흐름에 맞게 아주 자연스럽게 음율타듯 읽어지는 신순재표 글은 아주 흥미롭습니다. 엉뚱발랄 순진무구 치시한 물렁한 찬이에겐 다양한 구석이 있기도 하지만 자신을 들키고 싶지 않아서 구석에 숨어서 비밀을 품는 찬이의 심리를 찰떡으로 너무나 잘 맞아 떨어져서 신기했습니다. 거기에 찬이를 신기하게 바라보는 해수의 눈빛에는 따스함으로 가득찹니다. 일차원적으로 보면 찬이는 이상한 아이일 수도 있으나, 해수에게는 친구의 모든 면을 조화롭게 볼 줄 아는 마음의 눈이 있는 듯 합니다. 해수와 같이, 따뜻함이 가득한 마음의 눈이 요즘 너무나 절실합니다. 정상과 비정상이라는 이분법적인 기준을 두고, 사람을 함부로 평가해서 선을 긋는 일들이 어른들 사회에서 아이들 사회로도 내려왔습니다. 그래서 왕따나 학교 폭력이 더욱 심화되고 있는 현실과 마주했죠. 각자 다른 구석을 지녔으나, 각자의 구석을 인정해주고 수용해준다면 다채로운 구석들이 한데 어우려져, 풍경화같은 예쁜 사회가 그려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담도 듭니다. 각자의 선을 지켜주되, 다를 수도 있으나 닮은 구석도 찾으면서 조화롭게 살아가는 세상이 되면 얼마나 좋을까요?


>> 아이와 함께 읽어본 그림책



저의 집 아이는 여섯살입니다. 또래친구, 동생과 형누나들을 너무나 좋아하는, 즉 사람을 너무나 좋아하는 구석을 타고난 아이입니다. 요즘 자신의 마음과 친구의 마음이 다르면, 이를 받아들이기 힘들어하는 모습이 보여서, 그림책 《구석》을 보며 대화를 나누고 있습니다. 참고로 이 책을 이날 처음 접한 아이는, 잠자기 전에 꼭 읽어달라고 합니다. 그림을 보면 마음이 편해진다고 말이죠! 김지혜 작가의 부드러운 그림체가 아이의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히게 하는 힘이 있는게 분명합니다.


덕분에 이 책을 읽고 또 읽으며 사람들 제각각 다른 구석이 있고, 이를 이해하고 존중해야한다는 이야길 자주 하게 됩니다. 그래야 아이 자신의 구석을 다른 친구들이 존중해줄 수 있다는 말도 덧붙였습니다. 친구를 비롯한 주변 사람들을 관찰하여, 그에 맞는 존중한다면 저의 집 아이는 배려심이 깊은 아이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겠지요? 자기중심적인 아이들이 다양성을 받아들여야 할 시기에 그림책 《구석》을 꾸준히 읽는다면, 해수처럼 마음으로 친구들의 다채로운 구석을 보는 눈이 생기는데 도움이 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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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학자들
아이셰귤 사바쉬 지음, 노진선 옮김 / 더퀘스트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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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서평단 참여로 제공된 도서를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되었습니다>




마음은 세계일주를 누리고픈 욕심은 엄청나지만 실상을 그럴 수 없다는 걸 너무나 잘 아는 육아맘입니다. 대신 저에게 주어진 상황과 환경, 비록 똑같이 반복되도 지루해하지 않고 열악해도 견뎌내는 힘이 있습니다. 이는 저의 장점이기도 합니다. 이렇게 장점이 발현될 수 있는 이유는, 매순간을 관찰하고 분석하는 재미로 살아가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같은 것도 다르게 보이고 심지어 새롭게 보이기도 합니다. 단조로운 일상이 세계일주 못지 않은 즐거움과 짜릿함을 선사해주기도 합니다. 또한 당연하게 존재하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시간들이 쌓여서 여기까지 왔는지 알게되면, 그 당연함은 신비로움과 경이로움으로 탈바꿈되기도 합니다. 그러면 반복적인 일상도 여행하듯 살아갈 수 있습니다. 단조롭지만 다채롭게 일상을 담은 에세이를 발견했습니다. 아니 소설이라고 해야 될까요? 에세이와 소설의 어느 경계에 있는 아이셰굴의 《인류학자들》입니다.



푸르른 초원에 사람들이 있습니다. 평화롭고 편안해 보이는 사람들. 그들은 각자 다른 위치에서 다른 포즈로 같은 곳을 향해 보고 있습니다. 공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죠. 책 표지 속 풍경은 이 책의 주인공 아시아의 관점을 보여주고 있어요. 그녀는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는 사람으로, 동물의 왕국이나 네셔널지오그랙 같은 대형 다큐멘터리가 아닌, 공원에서 사람들의 루틴을 지켜보며 이를 다큐멘터리로 담는 작업을 합니다. 사람들의 루틴과 규칙에 매료된다는 아시아. 아시아의 관점으로 이야기는 전개됩니다.


>> 작가 아이셰굴 사바쉬



작가 아이셰굴 사바쉬는 튀르기예 출신의 작가로 미국에서 인류학과 사회학을 전공했습니다. 그리고 현재 파리에서 남편과 아이와 살고 있으며, 영어로 소설과 에세이를 출간하고 있습니다. 그녀의 작품 《인류학자들》을 보면 관찰자 아시아에게 자신을 투영하고 있다는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미국에서 유학생으로 살았고, 현재는 파리에 정착해서 살아가는 그녀와 아시아는 똑닮았습니다.



>> 구성 및 내용



책의 구성은 단조롭습니다. 에세이처럼 글은 단락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소제목도 있습니다. 흥미롭게도 똑같은 소제목이 반복됩니다. 특히 "공원에서'라는 제목이 많은데요. 이는 매일 공원에서 사람들의 루틴을 관찰하고 인터뷰하는 아시아의 관점을 보입니다. 그리고 또 다른 소제목도 반복됩니다. 소제목은 똑같은데 내용은 다릅니다. 이는 똑같은 일상이라도 다시 들여다보면 다른 에피소드가 존재할 수 있다는 걸, 짐작케 합니다.



>> 감상평


에세이 같지만 소설인 이 작품 속 주인공들이 어느 나라에 각자 어느 국적을 가진 사람들인진 알려주지 않습니다. 사실 읽으면서도 계속 궁금했지만 절대 알려주지 않습니다. 다만, 관찰자 시점의 여주인공 아시아와 그녀의 남편도 마누도, 각자 다른 국적을 가진 존재라는 걸 짐작할 수 있으며, 그들이 타지에서 만나 결혼 후 정착했던 작은 집에서 조금더 넒은 집으로 이사를 해야할 타이밍이 왔다는 걸 그들은 인지합니다. 그리고 도시와 도시 외각을 다니며 집을 알아보러 다니는 그들과 마주할 수 있습니다. 자국에서도 정착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닌데, 그들은 외국인이라는 신분으로, 타지의 도시에서 그들의 영역을 확장해나가려 합니다. 확장이라기보단 자리잡아간다는 표현이 맞겠네요.

그들은 타지에 온 외국인이여도, 사람들과 교류하고 소통하는 것을 마다하지 않습니다. 그래서인지, 아시아와 마누에겐 친구들과 이웃이 있습니다. 아시아와 마누가 이사한 첫해에 만난 외국인 친구 라비, 유일한 현지인 친구 레나, 그들 집 두 층 위에 사는 테레자 할머니, 그리고 사라와 샤론, 폴까지! 그들이 살아갈 수 있는 이유도, 어쩌면 친구들과 이웃과 함께하는 즐거움 덕분일지도 모릅니다. 그들에서 벗어나 아사아의 관점에서보면, 아시아는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는 사람으로, 사람과 그 주변을 다채롭게 경험하고 그들의 루틴과 규칙을 들여다보는 재미로 살아가기도 합니다.

지금으로서는 일상을 촬영하고 그 일상에 담긴 소박한 아름다움을 찬미하고 싶었다. 여행을 떠나고 싶지도 않았고 다른 나라의 문화를 탐구하고 싶지도 않았다. 그저 이 도시에 남아 일상의 규칙을 세우고 싶었다. p. 14

그게 내가 촬영하고 싶은 주제였다. 느릿느릿 여유롭게 빈둥거리는 하루. p. 19

위의 관점을 가진 아시아. 아주 소박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인류학자 관점으로 보면 그 속에서도 다양한 세계관이 존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아주 놀라웠습니다. 인류학자의 관점으로보면 일상은 절대 단조로울 수 없습니다. 오히려 편견의 장벽이 사라져서 더 다채롭고 광범위하며 심지어 새롭게 보이기도 합니다. 인류학자 관점으로 관찰하려면 한 발짝 물러나서 객관적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갈등도 없고 갈등으로 인한 감정적 타격감도 덜합니다. 바라보는 것이 그저 신기하다는 느낌만 남아있습니다.

단조롭고 심심하게 바라본 일상을 조금더 면밀하고 깊이있게 바라보면 한치 앞도 모르는 삶의 여정을 즐길 줄 알게됩니다. 이 지루함과 이 단조로움과, 이 고통이 언제 끝나느냐 불평하는 것보단, 주어진 삶 아니, 내가 살고자 한 거처, 지역 혹은 다른 나라를 어떤 관점으로 볼지 고민해보는 것이 훨씬 낫습니다. 당연하게 여긴 것들이 존재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시간과 사연들이 누적되었는지를 생각하면, 당연한 것은 존귀한 것이며 절대적으로 무료하게 바라봐선 안됩니다. 존귀하게 바라보면 자신이 선택한 모든 것들도 존귀하게 보여질 것입니다.

타지의 이방인인 아시아와 마누. 그들이 정착해서 살아가야할 곳이 어디이며 정체성은 확립하는 것은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는 걸 소설을 통해서 알게됩니다. 자신들이 선택한 나라와 도시, 거기서 만난 소중한 인연들. 소소하게 흘러가는 일상에 의미를 부여하며 살아가는 그 자체가 삶이라는 걸, 그들이 보여주고 있습니다.




>> 문장 수집


p. 11 우리는 루틴 지키는 걸 좋아했다. 새로운 환경에서 처음 느꼈던 강렬한 설렘과 그것이 점차 퇴색되어 가는 것이 지겨워졌기 때문이리라. 이제는 확장해야 할 때였다. 사람들이 흔히 말하듯 삶의 기반을 다져야 할 때였다. 그 표현은 우리와 거리가 먼 말이 었지만 좀 더 안정적인 삶을 꾸려야 한다는 사실에는 동의했다.


p. 12 서로 마주 보며 식탁에 앉는 것은 일종의 이식이었다. 우리 삶에는 의식이라 할만한 것이 거의 없었따. 의미가 있는 의식이든 아니면 적어도 전통이나 국가,종교와 같은 역사적 배경이 담긴 의식이든. 그래서 이런 사소한 일상이 중요했다. 난 아침이면 꼭 마누와 함께 식탁에 앉곤 했다.


p. 14 매물로 나온 집을 보러 갈 때마다 도시에서 각자 다른 방식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 일과 휴식을 위한 공간의 배치, 물건을 보관하고 진열하는 방식, 우리와 너무나 다른 그들의 우선순위에 매료되었다.


p. 21 마누와 난 예전에 다른 곳에서도 살아보았다. 하지만 이 도시에는 어딘가 우리가 삶에서 원했던 분위기와 조화로운 생활 환경이 있었다. 이 도시의 시간은 우리의 삶과 같은 박자로 흘러갔다. 우리는 이곳의 색감과 경계선, 장식, 동네 구성에 감탄했다. 아직 이 도시가 익숙하게 느껴지진 않아싿. 그저 익숙해지고 싶을 뿐이었다. 그래서 우린 이 도시의 방식을 받아들였다.


p. 31 나는 자율성이 가장 우선시되어야 한다는 사고방식에 너무 빠르게 적응해버렸다. 자율성을 도덕적 가치이자 의심의 여지 없는 바람직한 상태로 여긴 것이다. 분명 가족의 눈에는 이런 내가 낯설다 못해 아예 남처럼 느껴졌을 수도 있다.


p. 39 대학을 졸업한 후에도 나는 인류학자의 눈으로 일상을 관찰하곤 했다. 사소한 상호작용도 이야기로 풀어내기 위해 인류학자의 관점으로 되새겼다. 복잡하게 얽힌 논쟁의 층을 분석하려고 할 때, 영상을 편집할 때, 특별한 행사에 가려고 옷을 차려입을 때마다 나는 인류학자의 관점을 떠올려 여기저기로 이동하며 살아가는 우리의 삶을 살펴보았다.


p. 47-48 공원에서 사람들을 인터뷰하면서 나는 낯선 사람들의 루틴에 매료되었다. 그들이 사는 하루의 짜임새를 더 깊이 파고드는 질문을 하고 싶었다. 촬영을 계속하며 나 역시도 내 안에 오랫동안 잠재했던 감정을 표현하기 시작했다. 사람에게는 각자 정말 이상하고 고유하고 독특한 면이 있었다. 이런 고유함은 일상에서 가장 두드러졌다.


p. 62-63 누군가의 삶에 내가 필요한 존재라는 느낌, 그것이야말로 내가 어떤 장소에 뿌리내린다고 상상했을 때 떠올랐던 감정이었다.


p. 77 아시아, 마누의 인내심을 시험하지 마. 엄마가 말했다. 결혼이란 부부가 함께 추는 융통성 없으면서도 복잡한 춤이며, 선을 넘는 순간 조화가 깨진다는 엄마의 결혼관에 나는 맞장구를 쳤다. 그건 말도 안 되는 사랑관이라고, 마누와 내 관계는 단순한 예의범절 따위에 좌우되지 않는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


p. 79 무언가를 선택하고 그것이 가져올 미래를 그려보는 데는 어쩔 수 없이 불가피한 요소가 있었다. 결국 선택지에는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이 문제를 너무 깊이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


p. 84-85 라비와 마누, 난 심리 치료라면 질색했다. (중략) 그런데도 우리는 심리 치료가 불필요하게 복잡하고, 자기 탐닉적인 헛된 행위라며 못마당하게 여겼다. 그리고 왠지 모르겠지만 그것을 자본주의와 동일시했다. 우린 심리 치료가 소비를 부추긴다고 생각했다. (중략) 상담이 내담자 안이 어떤 퇴폐적인 부분을 해방시켰기 때문이다. 내담자는 자신이 가치 있는 존재이며 죄책감을 버리고 삶을 온전히 즐겨야 한다는 반복된 확신 탓에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뭔가를 사주려는 강한 충동을 느꼈을 것이다. 우리가 상담을 피상적으로 판단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p. 155 내가 젊다는 사실을 깨우친 건 충격이었다. 최근 들어 더는 내가 젊다고 느끼지 않았기 때문이다. 젊음은 다른 시절, 그러니까 애쓰지 않아도 시간이 흐르면 미래가 저절로 굴러 온다고 믿었던 시절의 전유물인 듯했다.


p. 159 몇 년 전 학교를 졸업하고 처음으로 집을 얻었을 때는 우리 삶에 며칠만 머물다 사라진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살았고, 그들 중 대다수는 그 후로 다시는 보지 못했다. 우린 지낼 곳이 필요한 친구의 친구들을 재워주었고,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과 자주 저녁을 먹었다. 당시에는 그게 지극히 정상으로 느껴졌다. 낯선 그들과 친구가 되려고 노력하진 않았지만 그들이 무슨 이야기를 들려줄지 늘 궁금했다. 마누와 나는 가끔 소파에서 재워줬던 사람들을 떠올리며 그때 우리가 얼마나 열정적이고 에너지가 넘쳤는지 새삼 감탄했다.


p. 170 그 돈으로 우리는 대들보가 가로지르는 천장, 사용하지 않는 벽난로, 전망 좋은 창가 공간이 있는 그 집을 구매하겠다고 부동산에 말했다. 다른 집은 보고 난 후에 금세 기억에서 희미해지고 우리 삶과 아무 상관없는 공간처럼 느껴지는 반면 그 집은 방문한 후에도 여전히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우리는 대들보가 보이는 그 집으로 이사한 뒤에도 변하지 않을 것들을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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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학자들
아이셰귤 사바쉬 지음, 노진선 옮김 / 더퀘스트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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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지에서 이방인으로서의 삶은 늘 불안할 수 있지만, 주인공 커플의 인류학적 관점으로 일상을 어찌 들여다볼 지 너무나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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