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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담동 살아요, 돈은 없지만 - 청담 사는 소시민의 부자 동네 관찰기
시드니 지음 / 섬타임즈 / 2024년 11월
평점 :

저는 평소 성취지향의 성향으로 남다르게 살고픈 욕구가 상당한 육아맘입니다.
그래서 성취하고 남다르게 살아가는 어나더 레벨의 사람들의 삶을 들여다보곤 해요.
그들의 삶을 공부하면서
공통적인 면모가 포착되었습니다.
어줍잖게 자신을 포장하지도 않고
어줍잖게 스펙과 연봉을 내세우지 않으며
남들에게 보여주기식 소비를 지양하고
필요에 따른 합리적인 소비를 지향합니다.
오히려 절약과 저축이 몸에 밴 사람들이며
절제력과 인내심이 상당하며
타인을 호구조사하지 않으며
타인 그 자체로 존중할 줄 아는 태도와 매너를 지녔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소탈하게 살아가는 부자 사람들이 사는 동네가 있다고 해요.
그곳은 청.담.동 입니다.
>> 시드니 그녀는 누구인가?
이 책의 저자 시드니는 이미 브런치에서 유명한 작가입니다. '청담동은 명품을 안 입는다'라는 제목으로 브런치에 글을 연재했는데 이 글로 35만 조회수를 돌파했습니다. 이는 부자에 대한 대중들의 호기심을 저자 시드니가 어느정도 해소해줬다는 결과라고 볼 수 있겠어요. 물론 그녀의 필력이 독자들의 마음을 이끄는 어떤 힘이 있는 건 분명합니다.

>> 책의 구성 및 내용
이 책은, 나는 수상한 이웃과 산다/청담동은 드러내지 않는다/청담동에는 왜 독립서점이 없을까/부자동네에서 잘 숨어사는 법라는 제목으로 크게 총 4파트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부자동네의 부자들의 삶, 일반 소시민의 입장에선 늘 호기심이 무심히 곤두서잖아요? 부자들은, 그러니까 부자들에 비해 (재산기준) 일반 서민들과 다른 점은 무엇일까요? 그들은 진짜 특별한 것일까요? 그리고 항상 돈만 밝히고 교만한 사람들이고 일반 사람들을 대놓고 무시할까요?
부자에 관한, 그러니까 편견과 부러움이 섞인 궁금증이 누구에게나 있을꺼예요. 청담동에서 부자이웃들과 살아가는 저자 시드니의 이야기를 들여다보면 그들에 대한 궁금증이 어느정도 해소될꺼예요.

>> 책 읽고 느낀점
저자 시드니는 자신의 브런치에 가볍게 쓴 글 "청담동은 명품을 안 입는다"로 35만 조회수를 달성했다고 합니다. 일반인들이 평소에 부자들의 삶이 그만큼 궁금했다는 증거이기도 하며, 그들의 이야기는 늘 뜨거운 감자이자 도파민을 급상승시키는 효과가 있습니다.
그런데 청담동에 우연히 살게 된 저자가, 청담동에 살면서 청담동 사람들의 이야기와 그곳에서 생활하는 분위기를 한 권의 책에 담았습니다.
보통 "청담동"이라고 한다면
가장 무엇부터 떠오르시나요?
저는 부.자.동.네 라는 표현부터 가장 먼저 떠오릅니다. 그 이유는 청담동을 거닐 때 명품매장이 가로수길로 쭉~ 이어져있는 한산한 거리가 기억나거든요. 유동인구는 많지 않으나
어쩌다 지나가는 사람들은 고급 스포츠카를 당당하게 몰며 부를 대놓고 자랑하는 듯한, 소시민 배 아프게 만드는 그런 곳이라는 부러운 편견부터 가지게 되죠.
허나, 저자 시드니가 담은 책 속의 청담동 사람들은 돈이 있다고 자랑하거나 스펙이 화려하다고 대놓고 표현하는, 허세의 농도가 짙은 또 다른 세계의 사람들이 아니라는 겁니다.
오히려 반대로 겸손하고 절제력이 강하며 소소한 옷차림에 아주 편안한,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가 크게 다를 바가 없는 아주 인간적인 면모가 있는 사람들이라는 걸 저자가 알려줍니다.
이 부분에서 아주 의아하게 생각하는 분들도 있겠지만 저는 100프로 공감되는 부분이기도 해요.
저도 종로구에 어느 부촌에 밀접하게 붙은 허.름.한 주택가에 살았는데요. 부촌에는 평당 시가가 어마무시한 아파트가 있어요. 아일 낳기 전엔 그곳을 멀리하면서 지나다녔어요.
"외부인출입금지"라는 표지판이 위협적으로 느껴졌고 강남권 부촌 아파트에선 이를 두고 갑을 논박이 많았던 이슈여서, 봉변을 면하고자 멀리했어요.
하지만 아일 낳고 아이의 발걸음대로 움직이다가
금기의 경계를 넘어서 그 아파트로 자연스럽게 입성했어요. 금기표지판 넘어로 발길을 닿는 순간 은근히 긴장했어요. 어떻게든 아일 데리고 그곳을 빠져 나가려는 순간, 오히려 그들은 아이와 저를 환대해주었어요. 그들은 절대 어디에 사는지, 뭐하는 사람인지 등, 부 축적 여부와 스펙 따위 궁금해하지 않았어요. 그냥 사람 그 자체로 보고 아일 둘러싼 이슈를 중심으로 다양한 이야기를 공유했어요.
그들 또한 고스펙에 고연봉인 걸 대놓고 자랑하듯 내세우며 절 기죽이는 일이 없었습니다. 서로가 불편해질 수 있는 이슈는 내색하지 않았어요.
저자 시드니가 35만 조회수를 달성한 제목의 글처럼, 그들은 명품을 자랑하듯 걸치지도 않습니다. 그들이 필요해서 구매하지 일부러 자랑용도로 걸치지 않아요. 무엇보다 겉치레식에 혈안이 된다기보단 내실을 단련하고 성장시키는데 집중해서, 본보기가 된다는 면도 빼놓을 수 없거든요.
평소에 부자들이 부를 쌓을 수 있었던 그들만의 마음가짐과 태도에 관하여 진짜 관심이 많은데요.
그간 자기계발서적인 저서를 통해서 그들을 접했다면 저와 같은 일반인이 직접 그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느낀바를 글로 담아서 평범한 시선으로 그들과 만난 듯 하여 재미있게 책 한 권을 뚝닥 읽었어요.
물론 개인적인 경험이 그 세계와 사람들의 전부라고 단정지을 순 없지만 부자라고 해서
인간답지 못하고 사치스럽다는 편견 정도는 버릴 수 있을겁니다. 저도 근처서 살아보고 그들을 경험해보니 선하고 겸손한 부자들이 있다는 걸 알았거든요. 세상이 삭막하다는 두려움을 떨쳐낼 수 있었고 그들의 안정적인 정서에 기대서 행복한 육아를 즐길 수 있었답니다.
>> 책글귀
p.112 가끔 직업 정도 물어보는 분은 있었는데 내가 하는 대답의 이면까지 파악하려는 분은 없었다. (중략) 어느 누구도 지금 거주하는 곳 위치 외에는 묻지 않았다. 이런 분위기에 익숙해져서 그런지 나도 자연스럽게 누군가에게 신상에 대해 거의 묻지 않는다.
p. 116-117 빈부격차 스펙트럼이 대한민국엣 가장 넓은 이곳은 서로 조심하고 돈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괜히 돈 이야기를 했다가 망신을 당할 수 있고 누군가에게는 상처를 줄 수 있으니까. 누군가에게 부를 자랑하거나 괜한 정보를 오픈하면 좋은 일로 돌아오지 않는다는 걸 다들 암묵적으로 알고 있다. 혹여 눈치를 채더라도 말하지 않고 살아가는것, 그게 청담동에서 배운 삶의 지혜다.
p. 125-126 맘카페가 없어도 청담동 어머니들은 평온하게 잘 산다. 맘카페에 대해 여러 견해가 있지만 아이를 키우는 데 있어서 맘카페는 계륵이라고 본다. 있으면 있는대로 없으면 없는 대로 살 수 있는 존재. 아이가 커갈수록 불특정 다수가 제공하는 정보보다는 2~3년 앞서 또는 6~7년 앞서서 아이들을 잘 키우고 있는 어머니 한 분이 실질적인 도움을 준다. 감사하게도 내 주변에 그런 분들이 계신다.
p. 173 그런데 청담동은 주거 형태는 비슷한데도 개미 발자국 소리 하나 나지 않는다. 물론 고급빌라도 섞여 있지만 대부분은 다세대 주택이다. 여름에서 가을이 넘어가는 무렵 베란다 창문을 열어놓고 가을 야구를 시청하는 사람이 한두 명이라도 보여야 하는데 다들 방문을 꼭꼭 걸어 잠그고 조용한 일상을 보낸다.
p. 207 금수저든 아니든 간에 항상 긍정적 에너지가 넘치는 사람들을 보면 삶의 밀도가 높다. 물질이든 마음이든 나의 그릇을 채우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다. 오롯하게 거울만 바라보며 내 인생에 뭘 채울지 고민한다. 크든 작드 어떤 노력으로 삶이 변화를 불러일으킨 경험이 있기 때문에 자존감이 높고, 인생 자체가 자신에게 집중되어 있기에 타인에게도 관대하다.
p. 221 나이가 들면 들수록 세상이 예측된다는 느낌이 든다. 세상은 생각보다 유기적이어서 눈앞의 사탕이 없어지면 다른 사탕을 사면 되고, 사탕이 없어지면 새로운 간식을 찾으면 된다 인생을 살아가다가 갑자기 예상하지 못한 사건이 터지면 주변 사람들이나 전문가를 통해 해결하면 된다. 복잡하고 거미줄처럼 엮인 세상에서 해결하지 못할 일은 없다.
p. 233 그나마 청담동 사람들보다 내가 조금 나은게 있다면 그건 어휘력이다. 고급 어휘나 예술 언너는 잘 모르지만 세상에 떠다니는 다양하고 센스있는 어휘를 많이 알고 있어 대화를 할 때 감정이 될 때가 많다. 이는 내가 인문학 서적이나 소설을 많이 읽기 때문이지 않을까 싶다. 청담동 사람들에게 섞여 사는 비결이 겨우 독서라는 게 어이없지만 물려받은 문화자산이 없는 내가 스스로 만들 수 있는 후천적 생산재는 다독으로 인한 어휘력 뿐인 것 같다.
<본 포스팅은 서평단 참여로 제공된 도서를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