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의 중력 - 사소하지만 소중했고 소중하지만 보내야 했던 것들에 대하여
이숙명 지음 / 북라이프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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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시절, 집이 폭망한 후 이사를 자주 다녔습니다. 생활형편에 맞는 집만 구해서 이사를 다니다 보니, 살다보면 여러가지 문제점들에 부딪혀서 "어쩔 수 없이" 이사를 다녀야했습니다. 유목민이나 다름없었습니다. 지긋지긋했죠. 이사가 지긋지긋한 진짜 이유는 우리와 함께 했던 물건들 때문입니다. 안그래도 삶 자체도 버거워죽겠는데, 날라야 하는 짐들은 왜이리 많은지. 조금 오래 살던 집에서 다른 집으로 이사할 땐 죽을 맛이었습니다. 우리가 살았던 공간에서 쓰레기가 그렇게 많이 나올 것이란 상상을 못했거든요. 그때부터 물건을 어줍잖게 구매하는 것이 싫어졌습니다. 물건을 소유한다는 것에서 끝나는게 아니더라구요. 이번에 읽은 이숙명 작가의 사물의 중력이라는 책을 읽으니, 함께 해오던 물건과 작별인사를 한다는 표현이 제대로 와닿았습니다. 그 물건들이 내 손에 들어오기까지 저마다의 이유와 변명이 있고, 스토리가 있는데, 선뜻 이별한다는 건, 사람과 이별을 두고 고민하는 것과 비슷하게 느껴지기도 하거든요.  나와 물건의 관계에서 소유하고, 이별하고, 이런 행동패턴들이 반복됩니다. 



■ 사물의 중력 내용 


제목부터 특이한 책입니다. 사물의 중력이라니. 물건이 사람을 끌어당기는 힘을 말하는 것인지 의문을 가지고 읽어보면, 그렇습니다. 사람이 어떤 특정한 물건과 연(?)을 맺기까지, 저마다의 사연과 이유가 있습니다. 내가 물건에 끌린다는 건, 물건이 나를 끌어당긴다는 발상, 말이 된다는 생각이 들정도로 물건과 나와의 관계를 생각하게 됩니다. 우리내 삶에서 물건과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를 유지하고 살아갑니다. 그리고 순환되죠, 소유했다가. 처번했다가, 소유.. 처분. 이런 순환 속에서 사물과 우리는 더불어 살아갑니다. 저자가 물건을 두고 끊임없이 생각하고 고찰한 흔적들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책입니다. 책을 읽다보면, 우리가 아무 생각없이 물건을 사들이고, 감당도 못하고, 또 처분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많은 사연과 추억을 담아냅니다. 그리고 시장경제에 우리자신이 내둘리는 씁쓸한 모습까지 목격할 수 있습니다. 시장경제 뿐이겠습니까. 환경을 걱정하는 마음도 느껴집니다. 그리고 재미있는 점은, 저자가 물건과 관련한 사연들을 에피소드별로 적었는데, 독특한 문체로 이야기를 이끌어갑니다. 그리고 저자는 아주 자유로운 영혼입니다. 추운 겨울이면 동남아로 떠나서 유목민적인 삶을 살아가는데, 여행에세이를 들여다보는 기분도 들어요.  특히, 발리에서 생활을 들여다 볼 수 있습니다. 유목민같은 삶을 살아가는데도, 그녀와 물건은 늘 함께하고 늘 이별도 합니다. 그리고 물건과의 연(?)을 두고 고찰합니다. 물건의 존재의 의미와, 무의미도 들여다 볼 수 있어요.



■ 느낀점 


인간이 사회 속에서 생활을 하려면 물건은 필수품입니다. 하지만, 요즘엔 버거울 정도로 물건이 넘쳐나고 있습니다. 수많은 물건들이 우리 삶에 들어오는덴 다양한 이유가 있고 물건에 의미를 붙이기도 합니다. 소유하고 싶을 땐 소유하고 싶은 이유가 있고, 물건을 처분하려면 고민을 하는 것이 우리 각자에게 의미가 담겨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내 삶이 버겁고 힘겹게 느껴지면, 물건으로 채워진 공간을 보고 있자면 마음에 여유는 더 없어지더라구요. 나는 그래서 물건을 잘 안사는 편입니다. 필요한 물건 중에서 떨어지면 구매하는 정도입니다. 새로운 물건이 들어오면 의미가 많이 퇴색된  물건을 처분하느라 바쁩니다. 근데 책에서도 언급되었지만, 사들이는 건 아주 쉬운데, 처분하는 일은 더 힘들더라구요. 이럴때면 물건을 필요악의 존재라는 생각이 들정도예요. 물건을 사들이는 방법과 이유가 여러가집니다. 팔랑귀여서 사들이거나, 충동적으로 사들이거나, 필요할 것 같아서 사들이거나, 삶이 윤택해질 것 같아서 사들이거나.. 근데, 그 이유에 따라 사들이고 나면 맘이 빨리 식어버립니다. 그리고 쓰는 물건만 쓰죠. 물건을 대할 때마다 이런 아리너한 감정이 이해 안될 때가 많은데 책에서 복잡 미묘한 감정을 들여다 보게 됩니다. 책을 읽으면서 물건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게 만들었던 에피소드는 저자가 의류 폐기물 소각장에 취재갔던 내용인데, 그곳엔 할인까지 떼려도(?) 팔리지 않은 완전 새옷을 폐기는 하는 내용을 읽고 살짝 충격을 받았어요. 왜냐면, 우리는 사고 싶지만 돈이 없어서 못사는 옷들이 팔리지 않아서 새것인 그대로 폐기된다는 것에서 뜬금없이 돈의 가치와 물건의 가치에 대해서 생각하게 만들었습니다. 물건은 구매해서 사용해서 낡아서 버려지기도 하고, 팔리지 않아 새것 그대로 버려진다는 것. 어떻게 이해를 해야할지 진지하게 고민하게 되더라구요. 우리가 돈을 주고 물건을 사야하는 건지, 아닌지도.. 생각하게 되구요. 우리를 끌어당겨서 함께 살아가는 물건의 가치, 의미 등을 단순하게 생각할 수 없게 됩니다. 


■ 좋은글귀


p. 89-90 혼자 있을 때도 라면을 냄비에서 국그릇으로 옮겨 담고 김치를 접시에 덜어 먹는 일, 그런 게 바로 자신을 존중하는 방법이란 걸 알았다. 


p. 109 내가 한때 사랑했고 여전히 가치 있지만 내게는 필요 없어진 물건이 다른 누군가에게 행운의 선물이 되어 다시 사랑받는 것. 그거야말로 내가 중고거래를 좋아하는 결정적인 이유다. 단지 물건을 처분하고 싶다면 고물상을 불러 한 방에 보내는게 간단하다. 하지만 나는 나의 물건들에게 다시 한번 기회를 주고 싶었다. (중략) 그것이 쉽게 버려지기를 원치 않는다. 그때 나는 오랜 친구들과 공들여서 긴 이별을 하고 있었다.



p. 114 취향은 나 좋자고 갖는 것이다. 그걸로 돈벌이를 할 게 아니라면 결국 나 자신이 그로 인해 즐거운가 아닌가가 최우선이다. 때로 취향이 일치하는 사람을 만나서 기쁘게 수다를 떨거나 수용할 의사가 있는 사람에게 권해볼 수 있는 있겠지만 아무에게나 강요할 수는 없다.



p. 135 꼭 아끼는 물건이 아니어도, 돈을 좀 들였거나 아직 제 구실을 하는 물건을 처분할 때는 골치가 아프다. 끼고 살자니 공간이 부족하고, 버리기는 죄스럽고, 누굴 주자니 아깝고, 파는 건 귀찮다. 이럴 때 최선은 나보다 그 물건을 아껴줄 사람, 내가 그 물건보다 아끼는 사람에게 선물하는 것이다. 그래서 집에 손님이 오면 뭐 줄 게 없나 두리번거리는 게 습관이다. 이런 경우 선물했다는 뿌듯함보다는 받아줘서 고맙다는 기분이 먼저다.



p. 140-141 취향 없는 사람의 눈에는 이 세계가 포화 상태로 보인다. 우리는 이미 필요한 것보다 더 많은 물건을 갖고 있다. 그런데도 다들 무언가를 더 갖고 싶어 한다. 더 새로운 것, 더 멋진 것, 더 편리한 것을 갖고 싶어 안달한다. 그러고는 폭탄 돌리기 하듯 서로에게 짐을 떠넘긴다. 어쩌면 우리는 그걸로 공간이 아닌 다른 무언가를 채우고 싶은 건지도 모른다. 공허감이든 허영심이든 불안함이든, 채워지지 않을 무언가를. 



p. 169 그리하여 다시 고민이 시작된다. 사고, 후회하고, 가까스로 한 군데 정착하지만 '아, 요것만 어떻게 좀 했으면' 싶은 아쉬운 부분이 남는다. 그렇게 나는 내가 죽은 후에도 지구상에 굴러다닐 쓰레기를 또 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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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 라이즈 아르테 미스터리 16
T. M. 로건 지음, 이수영 옮김 / arte(아르테)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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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을 읽을 때 어디에 중점을 두고 읽을지 잘 모릅니다. 그저 이야기가 흘러가는대로 읽을 뿐, 상징적인 의미가 무엇인지 파악하는 걸 어려워합니다. 그래서 소설을 읽습니다. 소설의 흐름에서 만나는 다양한 장치들을 인지하고, 흐름을 유추하고, 상징하는 바를 짐작하는 그런 눈과 생각을 키우기 위해서 소설을 읽어보고 있습니다. 이번에도 신간소설 T.M 모건의 리얼라이즈를 읽었습니다. 깨달음을 의미하는 Realize라고 생각했는데, 진짜 거짓을 의미하는 Real lies가 소설의 제목입니다. 원제는 lies, 즉 거짓말이라고 하는데, 또 거짓과 진실을 구분해야하는 소설인가? 반전이 있겠지?라는 생각을 가지고 소설을 읽었습니다. 거기에,  반전이 존재해야 했던 이유를 알고 싶다는 생각도 더했습니다. 




■ 리얼라이즈 내용



아들 윌을 너무나도 사랑스럽게 생각하는 워킹대디 조셉. 아들 윌을 데리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아내 멀의 차량이 어느 호텔로 들어가는 것을 목격합니다. 서로에게 비밀도 없고 부부간의 믿음이 단단하게 존재할 것이라 믿는 조셉은 멀을 의심하진 않지만, 그래도 미심쩍은 마음에 아내의 차를 뒤따라 호텔로 들어갑니다. 지하주차장에 차를 세워두고 그녀의 뒤를 밟는 조셉. 호텔 로비에서 멀과 멀의 절친 남편 벤이 언성을 높이며 싸우는 모습을 발견합니다. 그들이 왜 호텔에서 만나 싸우고 있는지, 멀이 걱정되면서 조셉은 궁금합니다. 멀에게 전화를 걸기 위해 지하주차장으로 갔고, 그녀도 지하주차장으로 와서 차를 몰고 나갑니다. 멀은 조셉을 보지 못했지만, 벤과 지하 주차장에서 맞닥들이게 됩니다. 그리고 벤과 격한 실랑이를 벌이다가 벤이 쓰러지고, 그 모습을 지켜본 아들 윌이 놀라서 천식 발작을 일으키는 바람에, 의식을 잃은 벤을 수습하지 못하고 집으로 돌아갑니다. 벤이 걱정된 조셉은, 다시 호텔 지하주차장으로 향하지만, 벤이 흔적도 없이 사라집니다. 그 이후, 벤의 평범했던 일상은 아주 드라마틱하고 살벌하게 돌아가기 시작합니다. 누군가의 손바닥 안에서 내둘리는 것처럼 말이죠. 




■ 느낀점 



소설가 T.M 로건은 한 순간의 선택으로 인생이 송두리째 바뀌는 사람들의 삶에 매력을 느껴, 이를 소설 초반에 적용해봅니다. 그리고 주인공 조차, 자신의 처한 상황에 진실을 검증하려고 고군부투하는 내용을 다루는데, 아주 힘겹게 상황은 돌아갑니다. 주인공 조셉이 자신의 결백을 스스로 규정짓는다고 해도, 그를  이상한 사람으로 몰아가는 SNS 여론몰이를 한다면 그의 결백이 존재해도 의미가 없어지는 이야기 전개가 아주 그냥 고구마를 머금은 듯 합니다. 인터넷 문명이 발달한 이래로, 진짜 진실과 거짓을 구분짓는 힘이 약해지는 부작용이 생겨나고, 진실규명을 하지 않은 채 사람 한명 바보로 만드는 일은 문제도 아닌 진짜 거짓이 진실이 되는 현실을 마주합니다. 그러니 고구마를 머금을 수 밖에요. 그리고, 영화 "식스센스"이후, 각종 매체에선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기 시작합니다. 반전을 전개의 장치로 너무 우려 먹어서일까요? 반전이 그렇게 흥미롭게 느껴지지 않는, 그저 무감각해졌다고 해야할까요? 그러다 보니, 이 소설 또한 반전은 분명이 있을 것이란 짐작을 하되, 반전이 있는 이유를 알고 싶다는 화두를 가지고 이야기의 전개를 따라가며 소설을 읽었습니다. 누구나 짐작하 듯, 반전은 있습니다. 반전의 진짜 주인공은 소설 속 의외의 인물이긴 했습니다. 그러나 그 혹은 그녀의 복수 동기가, 사회문제와 결부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열등감이 쌓인 어떤 이가 타겟을  미리 정해주고 오랜시간 복수를 꿈꿀만큼, 현재 직면한 사회문제가 복수 동기가 될 수 있는지 곰곰히 생각하게 됩니다.  반전의 동기, 이유 등이 밝혀지는 부분에서 (힌트를 드리자면) 여자사람이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들이 쏟아져 나옵니다. 반대로 남자사람의 입장에서 들여다보면, 살짝 억울할 법한,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각자 다른 입장에 다른 입장에서 일어나는 화학작용처럼, 남녀간의 문제는 곧 사회문제이자 세상문제가 될 수 있다는 걸 느끼게 됩니다.



■ 책 속 글귀



p. 426 "시선 끌기와 즉석 연기가 오늘날 세상에선 훨씬 잘 먹히잖아. 사람들은 정말 이상하게도, 실제로 볼 수도 없는 것은 믿고 바로 눈앞에 있는 건 믿기를 거부하지."

p. 455 행동, 존재, 경험이 세상을 만든다. 아들이 해주는 놀라울 정도로 재미없는 농담, 거리에서 마주친 낯선 사람의 미소, 외출 경험, 토요일의 푸른 하늘, 뜻밖의 친절, 그 밖에 우리에게 아침에 일어날 힘을 주는 수많은 다른 것들. 그게 진짜다. 그게 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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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깨달음
이명훈 지음 / 혜율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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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 생각이 많은 편이고, 사고력이 유연하지 못한 편입니다. 나의 기준에서 납득이 되지 않으면 늘 부딪히고 갈등을 잘 유발하는 성격입니다. 여기서 갈등에 대해 다르게 표현하자면, 납득되지 않는 것을 이해하고 싶어서, 의문을 제기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나의 이의제기는 반항이며, 반박이고 비난으로 여겨지는 경우가 있어서, 무조건 내 주장이 옳다 하더라도, 나의 대화의 방식이나 표현의 방식을 바꿔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그래서, 내 심리를 파악하고, 문제를 접근하는 방식을 달리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나를 알아가고 세상을 조금씩 알아가기 시작했습니다. 그 재미로 책과 가까워졌고, 책으로 인해서 내가 성장하고 있다는 것도 인지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내가 그렇게 고집했던 고집과 새롭게 터득한 관점들은 너무 광범위해서 말과 글로 표현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설득을 하려면 말은 구구절절 지루하게 길어지고, 간단하게 이야기하자니 함축적입니다. 예전에 생각이 많았던 데서, 또 다른 생각이 중첩된 기분이지 정리된 느낌은 전혀 아니거든요. 여러말 하지 않는 짧은 표현으로 생각을 잘 전달하고 싶은데, 욕심일까요? 이런 딜레마는 아직까지 나에겐 숙제입니다. 그런데 이명훈의 오늘의 깨달음라는 책을 읽고, 지닌 시간 축적해온 방대한 생각들을 한번에 정리하는 기분에 취해 볼 수 있었습니다.

 

■ 오늘의 깨달음 내용

 

저자는 인문학을 전공했고, 인문학을 사랑하는 사람입니다. 인문학을 삶을 들여다봅니다. 책은 총 6챕터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삶을 힘겹게 살아가는 누구나 직면하는 고민(꿈,마음,삶,인간관계,지혜,사랑)을 주제로 다루고, 그 속에서 위로를 전하고 짧지만 강력한 혜안을 던져줍니다. 그리고 주제에 맞는 철학자, 학자, 유명인들의 짧은 명언도 만나 볼 수 있습니다. 철학자들의 명언과 저자가 담은 삶의 혜안은 조화를 잘 이룹니다.

 

■ 느낀점

 

이 책에 담긴 글귀를 따라가면 마음을 사뿐히 내려놓을 수 있습니다. 방대하게 퍼져있던 내 생각들이 정리되어 있는 듯 했거든요. 내가 고민했고, 내가 말하고 싶었던 글들이 마주할 때마다 많이 놀랐습니다. 나도 인문학을 전공했지만, 저자처럼 좋아하는 마음으로 인문학을 접근하지 않았거든요. 참 아이러니한 것은, 인문학에 대한 자부심을 있지만, 인문학은 밥벌이엔 도움되지 않는다며 외면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어떤 일을 하든 어떤 삶을 살아가든, 모든 것의 기본이 인문학이었다는 걸 요즘에 조금씩 알아갑니다. 늘 기본을 무시했고, 기본정도는 다 알고 있다며 빨리 눈에 튀고 싶고 능력을 빨리 돋이게 해서 인정받으려는데만 집중했습니다. 그러나, 결과는, 늘 제자리걸음입니다. 기본이 다져지기 전까진 나아가지도 못하고 나아가는 힘조차 약하더군요. 또, 내실이 단단하지 못해서 시련이 닥치면 무너지는 일도 많았습니다. 기본은 다져질수록 나의 힘이되고 누구도 뺏어갈 수 없는 능력이 된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서 제대로 인지할 수 있었습니다. 갈팡질팡했던 마음도, 한번에 정리됩니다. 저자의 글을 읽다보면, 저자도 자신과 삶에 대해서 끊이없이 고뇌하고 인문학을 공부하면서 많은 내공을 쌓았을 것이라는 짐작도 해봅니다. 기본을 다지는 것은 반복된 행동을 꾸준히 하는 그저 지루한 행위라고 생각했지만, 반복된 행동으로 기반을 축적하고 중심을 다질 수 있는 의미있는 행위라는 걸, 글로 전해지는 저자의 내공에서 느껴봅니다. 파랑새를 찾고 싶어서 먼 여정을 떠났다가 허탕치고 집에 돌아와보니 파랑새가 있다는 걸 목격하는 기분과 같습니다. 답은 내 안에 있다는 말과도 같구요. 무엇보다, 난 내 편을 얻은 듯한 기분도 살짝 듭니다. 독서를 할 때 내 생각만을 뒷받침하는 글만 보면 사고를 넓힐 수 없다고 합니다. 하지만, 지금은 사고력을 넓히는 것보단 지금껏 주장해 온 내 생각을 지지하는 글귀가 너무나 간절합니다. 왜냐면 나에 대한 확신과 믿음이 강해야 타인의 이견을 듣고 인내하며 여유롭게 반응할 수 있을 것 같거든요. 믿음과 확신을 확인받고 싶을 때 있잖아요. 이 책을 읽으면 딱 그런 기분이예요.

 

 

■ 좋은글귀

 

p. 4 자신만의 철학을 발전시켜 나가길 바란다. /철학은 단순히 누군가의 사고방식을 넘어 그 안에는 더욱 치열한 투쟁의 과정이 담겨있다.//이때 투쟁이란/자기 생각을 자신의 삶에서/직접 용기 내어 시도해보는 일을 뜻한다//우리는 수차례 실패하겠지만/그 실패 속에서 점차 성공의 실마리를 발견한다.//그리고 마침내 이루어낸다.

p. 5 따라서 개성이 발현되기 위해서는/이에 대비되는 시련이 수반되어야 한다./찢어지고 베이면서/더욱 강한 새 살이 돋아나듯이 말이다.//그래서 우리는 오늘도 상처 입는다./하지만 스스로 돌아봄으로써 배우고,/다시 당차게 한 걸음 앞으로 내딛는다.

p. 90 운명이 정해져 있기에/최선을 다하지 않아도 되는 게 아니라,/최선을 다했기 때문에/그 운명을 겸허히 받아들일 수 있는 건 아닐까.

p. 95 오히려 삶이 유한하기에/지금 이 순간에/나의 온 마음을 기울일 수 있는 것이다.//지금 이 순간에/ 내 인생을 완성시키겠다는/마음가짐으로 살아가자.

p. 108 제한은 집중을 만들고, 집중은 혁신을 만든다./돋보기로 빛을 모으면 종이를 태울 수 있듯이 말이다.//'집중'은 단순히 그 노력의 산술적 합에 상당하는/결과의 도출이 아니라/기존의 결과와는 차원이 다른/위대한 성취를 달성할 수 있도록 해준다.

p. 115 아주 작은 단위에서 출발하여/서서히 그 단계를 높여가는 것은/모든 성취의 기본 공식이다.

p. 121 하지만 진정한 완벽주의란/ 완벽한 결과를 목표로 삼는 게 아니라/그 과정에서/자신의 노력만은 완벽할 수 있도록/혼신을 다하는 태도를 뜻한다.//이런 완벽주의자라면/자신의 일을 마친 후/미련이 적게 남을 것이며/오히려 결과에 초연해지게 된다.

p. 157 물리학에서뿐만 아니라/우리의 마음에서도 관성이 작용한다./수많은 사람들이 아침을 강조하는 이유는/바로 하루를 시작하는 시간이기 때문이다.//보람찬 하루를 위해/활동성을 끌어올리며 관성을 붙이는 시간은/잠에서 깨어난 직후인 아침이 가장 적절하다.

p. 246 영어로는 'realize'인데, 이는 '알다, 인식하다.'라는 뜻과 더불어/ 꿈, 목표 등을 '실현하다'는 뜻도 가진다./ 'real-ize', 현실로 만드는 것이다.// 따라서 안다는 건/단지 머리로 알고 기억하는 정도에/그치는 것이 아니다.//진정한 앎이란/깨달음을 통해서/실천 의지를 다지고/마침내 삶에서 이루어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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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GRITY NEW YORK
정인기 지음 / 지식과감성#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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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부러운 사람들은 여행을 과감하게 떠나는 사람들입니다. 여건과 상황을 어떻게든 만들어내서 떠나는 사람들의 용기가 많이 부럽습니다. 존경스러울 정도예요. 어쩌다가 여행을 떠나게 되면, 그 순간이 얼마나 귀하게 느껴지는지 몰라요. 그래서 여행하는 동안엔 느낌과 분위기를 최대한 기억하고, 기록해둬요. 여행을 떠나지 못하는 동안, 그때의 추억을 음미하면 여행을 간접적으로 즐길 수 있고, 아쉬운 점들이 나오면 보완할 수도 있거든요. 마음 속에 항상, 어떤 여행을 떠나고 싶은지 늘 염두해 두고 있어요. 간절함이 만들어낸 상상력이자 기획력이라 해야할까요? 여행의 목적은 아주 간단해요. 예를 들어, 홍콩엔 야경을, 프랑스엔 에펠탑을 보며 와인 한 잔을, 일본엔 료칸을 즐기며 힐링을, 미국엔 뉴욕 센트럴 파크에서 핫도그와 아메라카노를 즐기고 싶은, 여행의 목적은 이렇게 간단하고 뚜렷해요. 그리고 여행을 목적을 실현시키기 위한 과정을 즐기는 것이 곧 여행이라 생각하거든요. 전 원하는 바가 확실한 사람이라, 해내고 싶은 간절함도 아주 커요. 간절함을 실현시키는덴 이미 이룬 것처럼 상상하거나 시각화시키는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들었어요. 가끔 여행의 즐거움을 간접적으로 느끼고 시각화시키기 위해 여행관련 책자를 보는데, 이번엔 여행에세이 Integrity Newyork를 들여다 봤습니다.


■ Integrity New York 내용 


저자는 자칭 뉴욕예찬론자입니다. 그는 7여년 동안 6차례 뉴욕을 향했으며, 뉴욕과 마주하는 느낌이 남다릅니다. 뉴욕에 애착을 가지게 된 저자만의 특별한 이유도 있습니다. 뉴욕여행에세이의 취지는 여행에 관한 새로운 관점과 지식을 엮어 감동을 담은 에피소드를 진정성있게 독자들에게 전달하기 위함입니다. 에세이는 뉴욕의 풍경을 주로 담았으며, 뉴욕에 관한 간단 설명을 시작으로 이야기는 전개됩니다. 여행할 때 가장 신경쓰게 되는 부분은 먹거리인데요. 뉴욕 여행시 찾을만한 맛집을 비롯한, 미국 햄버거에 대한 내용을 주로 다루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외 뉴욕의 다양한 문화와 볼거리를 소개하고 있으며, 뉴욕관 관련한 간단한 에피소드, 그리고 뉴욕하면 떠오르는 911를 기리는 내용도 담고 있습니다.


■ 느낀점 


개인적 여행 취향은 아주 한적한 곳을 좋아합니다. 한적한 곳을 거닐면서 여행지의 공기, 운치, 분위기 등을 직접적으로 체감하는 것을 좋아하거든요. 뉴욕은 제 취향가는 전혀 거리가 먼 곳이었습니다. 하지만, 주변에 뉴욕과 인연이 있는 분들을 통해서 뉴욕의 이야기를 듣고, MBC 예능프로 "나혼자 산다"에서 모델 한혜진이 뉴욕을 방문한 내용을 보곤 뉴욕에 빠저 들었습니다. 저자의 말대로 문화 뿐만 아니라 정치,예술, 교육의 중심지라는 것을 방송을 통해서 간접적으로 경험했거든요. 덩달아 이 책을 통해서 뉴욕을  간접적으로 둘러봅니다. 뉴욕과 조금더 가까워진 계기라 할까요? 맛집에 대한 정보와, 미국인들의 주식 이나 다름없는 미국 햄버거에 대한 정보가 있어요. 어떤 햄버그를 먹으면 좋을지 고민을 덜할 수 있을 듯 해요. 그러나, 책의 전반에 맛집과 햄버그 이야기입니다. 후반부에 가서 뉴욕과의 특별한 인연을 담은 에피소드가 있습니다. 이 부분은 생각보다 강렬하게 와닿습니다만, 간략하게 언급되어 있습니다. 저자의 시선에서 주관적인 관점으로 뉴욕을 들여다 봤으면 어땠을까..하는 아쉬움도 살짝 있습니다. 이런 아쉬움 때문일까요? 뉴욕이 더 알고 싶어지고, 뉴욕행 티켓을 발권하는 꿈을 꾸며, 남편과 함께 꼭 센트럴 파크 어느 한 편에 자리잡아 미국 햄버거를 먹으며 아머리카노 한잔 마셔보고 싶어집니다.


■ 좋은글귀


p. 7 여러 친구들과 미국 여행 추전지에 대해 이야기한 적 있다. 어떤 이는 뉴욕이 더럽고 실망스럽다며 날씨가 따뜻하고 기후가 좋은 LA를, 다른 인는 건축의 아름다움과 잘 정돈된 도시인 시카고를 추천했지만 나의 1순위는 언제나 뉴욕이었다./ 그들이 본 여러 단점들도 있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뉴욕은 뉴욕이다. 미국의 수도가 워싱턴 D.C라면 세계의 수도는 뉴욕이다.

P. 23 뉴욕 패션과 쇼핑의 중심이 되는 곳이다. 예전에는 신진 예술가나 여류 작가들이 활동했던 곳이었지만 이제는 브랜드와 명품, 패션의 중심이 되었다. 그런 만큼 그곳의 다양한 상점, 미술관, 나이스한 레스토랑, 맛집 등이 사람들을 이끈다.

P. 53 세계 제일의 도시 뉴욕,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타임스퀘어, 브로드웨이 뮤지컬, 월 스트리트, UN본부 등 뉴욕을 상징하는 것은 한두 가지로 정의할 수 없을 것이다. 정치, 경제, 문화, 미디어 등 여러 분야의 중심지인 뉴욕의 거리를 거닐면서 우리는 이 도시의 특별함을 느낀다. 

P. 65 모든 것이 컴팩트하게 한자리에 모인 뉴욕. 그런 만큼 바쁘고 빨라만 보이는 사회, 젊어 보이는 에너지는 뉴욕 곳곳의 벽면을 그래피티로 반영한다. 지금도 뉴욕 여기저기에선 새로운 벽화와 그래피티들이 그려지고 있다. 





■본 포스팅은 서평단 참여로 제공된 도서를 직접 읽고 솔직하게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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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돼가? 무엇이든 - <미쓰 홍당무> <비밀은 없다> 이경미 첫 번째 에세이
이경미 지음 / arte(아르테) / 2018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삶이 참 무섭다고 느낀건 사춘기 때부터였습니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어제 웃어주던 사람들이 돈 때문에 하루아침에 무서운 사람들으로 변하고, 길거리에 내몰려도 도움의 손길 하나 없던 냉랭한 현실을 마주하는데, 아이러니 한 것은 숨 쉬면서 일상을 살아가고 살아왔다는 것입니다.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꺼지는 경험을 했으나, 정신을 차려보면 하늘과 땅은 그대로이며 나도 그대로입니다. 죽지 못해 살아가는 것. 아주 고통스럽게만 느껴졌지만 "삶은 뭔가.. 왜 이러고 살아야 하나.."라는 생각을 늘 달고 살았습니다. 사회구성원으로 배제되지 않고 인정받으면서 살고 싶어서 힘들어도 괜찮은척 아프도 아프지 않은 척 살았는데, 나의 감정을 무시하며 가면을 쓰고 살아가는 것이 너무나 힘겨웠습니다. 나답지 않은 건 죽은 거나 다름없어서 나의 색깔을 표출하기 시작했고, 표현할 수록 세상과 동떨어지는 느낌은 들었으나, 나다워서 살만했고 지금도 살만합니다. 나의 흐름, 내가 삶을 살아가는 흐름을 있는 그대로 직시하고 순간순간을 살아가는 것이 무거운 삶을 흥미롭게 바라보면서 그나마도 살아갈 수 있습니다. "미쓰 홍당무"와 "비밀은 없다"를 만든 이경미감독의 에세이 "잘돼가? 무엇이든"를 읽으면서 나의 무거운 삶을 흥미롭게 들여다볼 수 있었습니다.




■ 잘돼가?무엇이든 내용


이경미 감독의 에세이 내용을 담으라면 아주 간단합니다. 좌충우돌 그녀의 인생을 담았습니다. 이게 전부입니다. 조금더 길게 이세이 내용을 담으라면, 흠... (에세이 내용을 설명하는 건 소설의 줄거리를 설명하는 것보다 어려운 것 같아요. 암튼) 책 내용의 흐름과 상관없이 저자가 마음가는대로 글을 써내려 간 듯한 에세이입니다. 감독이라 하면 후광이 엄청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에세이를 보면 감독이 아닌 우리처럼 삶을 꾸역꾸역 살아가는 사람. 차이가 있다면 무게감이 짙은 삶을 아주 어이없지만 재치있게 그려간다는 것입니다. 게다가 솔직담백합니다. 그래서 맘에 듭니다.(감독님 축하해요 내 맘에 드셨어요) 삶의 어두운 이면을 있는그대로 드러내며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게 해는 내공도 있습니다. 에세이를 읽어갈 땐 중구난방으로 글이 흘러 간다고 생각했으나, 표시해 둔 좋은 글귀 위주로 다시 읽고 필사했더니 저자의 에세이가 제대로 눈에 들어왔습니다. 좋은글귀만 읽다보면 이 에세이가 읽고 싶어질 수도 있습니다. 이어서 읽는 것보단 단편적으로 읽는 재미가 있는 에세이입니다. 



■ 느낀 점 



제목에서 공감을 얻기 보단 이해되지 않았습니다. 어감이 입에 착착 붙지 않았거든요(나만 그런가?) "잘돼가?무엇이든"에서 "잘돼가" 뒤에 물음표가 붙었습니다. "무엇이든 잘돼가?"라면 모를까.. 질문을 던지고 답하는 형태인가..?라는 의문이 뿜뿜하며 지금도 의문이긴 합니다. 그래서 읽는 건 독자 마음이니,"무엇이든 잘돼가?"라고 묻는 뉘앙스라 생각하며 에세이를 읽었습니다. 에세이 저자는 이름부터 각인되기 보단 영화"미쓰 홍당무"가 먼저 떠오릅니다. 그 영화는 아주 강렬했거든요. 홍당무처럼 얼굴이 붉어지는 안명홍조가 심한 여주인공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예요. 에세이에 대한 느낀 점을 말하기 전에, 이 영화에 대한 느낀 점을 이야기 하자면, 답답했고 짜증났습니다. 안면 홍조 때문에 외모 컴플렉스가 심하고, 성격까지 모가 난 여주인공을 보는 내낸 짜증이 났습니다. 즉 감정이입을 심하게 했죠. 나 같아서. 한창 열등감에 쩔어있던 시기에 봤으니까, 나 같은 사람을 스크린에 담아 나를 객관적으로 들여다 보는 것 같아서 불편했습니다. 그만큼 영화를 잘 만들었다는 반증이기도 하고요. 영화감독이 되려고 애초에 꿈꿔오지 않았는데 우연히 영화학교에 원서를 내고 부터 영화감독이 되었다는 그녀. 그래서 영화감독이 된 동기를 물으면 그저 부끄럽다고 합니다. 준비해서 영화인이 된 것이 아닌, 그래서 자신을 더욱 부족하게 느꼈을지 모를 저자의 입장, 그리고 그녀의 사적인 여러가지 상황들이 반영된 영화가, 늘 자신을 부족하게 여기고 자기 연민을 짙에 영화에 담았을 것이라 추측합니다. 그런 그녀의 색채가 에세이에도 여실히 드러나는데, '이 말들이 무슨 말이지.."하는 의문을 품다가도, 자신의 느낌가는대로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이후에 성찰하는 저자의 모습을 보니, 삶을 무겁게만 바라보고 중압감을 심하게 느꼈던 나의 어깨에 힘이 조금씩 빠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에세이의 서두를 적으면서, 세상이 무너질 듯한 상실감을 느껴봤지만 그럼에도 살아있는 나를 보면 내가 드센 것이 아니라, 인간 그 자체가 살고자 하는 본능이 그만큼 강렬할 수 있다는 것 세삼 깨닫기도 했습니다. 잃었을지는 몰라도, 하늘과 땅이 그대로인 듯  나도 그대로라는 것을 깨닫게 된거죠. 잃었다고 해서 내가 없어진 건 아니잖아요. 다시 채우면 그만인 것을.. 이경미 감독의 에세이는 이런 힘이 있어요. 무거운 삶을 흥미롭고 가법게 바라보게 하는 힘이 있어요. 



■ 좋은 글귀



p. 73 그동안 살면서 깨달은 점 하나는, 선의와 도덕성이 아무리 충분해도 나와 같은 입장이 아닌 사람에게 온전한 동의와 공감을 구하기는 쉽지 않다는 사실이다. 살아온 배경이 제각각인 우리. 그러나 인생은 덧없이 짧고, 세상이 변하는 속도는 걷잡을 수 없이 빠르고, 성공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시대에 어떻게든 살아남겠다고 아등바등 버티기는 다 마찬가지다.


p. 75 같은 입장이 아닌 사람에게 온전한 동의와 공감을 바라진 않는다. 마음이 싫다는데 어쩌겠나. 나도 사람인지라 살다보니 나쁜 줄 알면서 싫은 마음이 생길 때가 있다. 다만, 정당한 이유가 없다면 티 내진 말자 이 말이다. 마음 깊이 우러나오는 존중은 아름답지만, 떄로는 정말 싫은 마음을 완벽하게 숨기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일도 아름다운 존중이다.  진짜 싫은 상대를 위해 이 불타는 싫은 마음을 숨기는 게 얼마나 힘든데.


p. 88 진정한 믿음은 미친 상태인지도 몰라요.



p. 90 삶이라는 피할 수 없는 패배에 직면한 우리에게 남아 있는 유일한 것은 바로 그 패배를 이해하고자 애쓰는 것이라고 밀란 쿤데라는 말했다. (중략) 힘들다고 좌절하거나 투정하지 말라며 원래 인생은 다 고행이라고 했다. 내가 정말 좋아하는 밀란 쿤데라의 말도 내 인생의 등불인 엄마의 말도 죽을 때까지 모른척 하고 싶다. 



p. 99 '잘돼가?무엇이든"이라는 제목은 내가 지었는데 제목과 영화 내용은 아무 상관없다. 미래에 대한 작은 기대도, 설레는 희망 한 조각도 없이 그저 살아야 되니까 살던 그 시절의 나에게 안부를 묻고 싶었다.



p. 132 남한테 칭찬을 받으려는 생각 속에는 의지하고 싶은 마음이 숨어 있다. 혼자 의연히 선 사람은 칭찬을 기대하지 않는다. 물론 남의 비난에도 일일이 신경 쓰지 않는다.



p. 158 두렵다. 실패를 경험하게 될 시간은 언제나 두렵다. 그런 날이 올 때면 운전석에서 절망했던 산동네 재개발 지역 좁은 비탈 골목 안에서의 그날 밤을 떠올려야겠다. 차 밖으로 나와서 멀리 떨어져 보니 불과 몇 준 전의 내 패배감이 작게 느껴졌던 그날 밤.



p. 189 후회하는 일이제일 싫다. 그래서늘 최선을 다했지만 그래도 후회된다. 아빠와 싸우는 일이 힘들어서 정면으로 대결하지 않고 늘 편한 길로만 도망 다닌 일이 후회된다. 

p. 252 시나리오를 쓰면서 경계하는 점. /나를 무고하고 억울하고 불쌍한 사람으로 만드는 습관. /어려운 장애물을 대충 피하고 싶은 습관./인물을 통해 남 탓하고 싶은 습관.







■본 포스팅은 서평단 참여로 제공된 도서를 직접 읽고 솔직하게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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