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 잘못 만난 죄로 젊은이들이 목숨을 잃었다. 요즘 이 책을 읽고 있었다. 책 속에서 <레 미제라블>과 한편의 시를 만났다. 독서 중에 간혹 이런 순간을 만나면 이 책이 왜 내게로 왔나, 를 생각하며 그 절묘한 타이밍에 놀라곤 한다. 뒤늦게 찾은 권정생 선생님의 산문들을 읽으며 달달한 것으로 찐득거리는 입안을 구수한 숭늉 한 대접으로 개운하게 헹궈낸 느낌이다. 그리고 선생님이 이미 십년 전에 발표했다는 아래의 시를 읽으며 오늘의 일들이 참 안타까웠다.

 

애국자가 없는 세상 

- 권정생  

 

이 세상 그 어느 나라에도 

애국 애족자가 없다면 

세상은 평화로울 것이다 

 

젊은이들은 나라를 위해  

동족을 위해  

총을 메고 전쟁터로 가지 않을 테고 

대포도 안 만들 테고 

탱크도 안 만들 테고 

핵무기도 안 만들 테고 

 

국방의 의무란 것도 

군대훈련소 같은 데도 없을 테고 

그래서 

어머니들은 자식을 전쟁으로 

잃지 않아도 될 테고 

 

젊은이들은 

꽃을 사랑하고 

연인을 사랑하고 

자연을 사랑하고 

무지개를 사랑하고 

 

이 세상 모든 젊은이들이 

결코 애국자가 안 되면 

더 많은 것을 아끼고 

사랑하며 살 것이고 

 

세상은 아름답고 

따사로워질 것이다 

 

- <우리들의 하느님>, p.248-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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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0-11-25 1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국방의 의무 때문에 속이 상해요, 깐따삐야님.
울컥, 하는 마음으로 추천을 누를 수 밖에 없네요.

깐따삐야 2010-11-25 11:57   좋아요 0 | URL
그저 운 나쁘면 죽고 운 좋으면 살아남는 나라에서 태어난 게 잘못이지요. 고작 한살인 영달이를 보며 딸이라서 걱정, 아들이었다고 해도 걱정, 우산과 짚신 장수 자식을 둔 어미마냥 착잡합니다.

BRINY 2010-11-25 2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연평도 해평대하니까, 졸업생들 몇몇의 얼굴이 바로 떠올라서 걱정많이 되었어요...

깐따삐야 2010-11-26 13:12   좋아요 0 | URL
제가 담임을 맡았던 첫 학생들이 올해 스무살이 되었고 군대 간다는 소식을 미니홈피 방명록에 이따금씩 남겨요. 그새 많이 자랐구나 감격스럽기도 하지만 BRINY님처럼 걱정이 많이 되고 그래요.

oren 2010-11-26 15: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권정생님은 詩人답게 참 순수한 마음으로 세상과 애국자를 바라보셨군요.
그렇지만 인간의 역사를 되돌아 보면 '그저 착하게만 살고 지내는 사람들'한테 오히려 더 강한 '지배욕'을 발동시키는 게 늘 문제더라구요.

먼 훗날,
우리의 아들의 아들代에서는 '비극적인 분단 국가'가 아닌 '어엿이 통일된 대한민국' 땅에서 시인의 바람대로 '아름답고 따사롭게' 살아갈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품어봅니다.

깐따삐야 2010-11-29 09:19   좋아요 0 | URL
맞아요. oren님 말씀처럼 그저 착하게만 살고 지내는 사람들이 늘 희생양이 되곤 하죠. 정치가에게 타인이란 도구 또는 적일 뿐이라고 니체가 그랬던가요.

오랜 시일과 갖가지 난관이 기다리고 있을지라도 통일은 되어야 마땅해요. 배는 부를지언정 젊은 아들들을 앞세워 서로 총부리를 겨누고 사는 꼴이라니. 저도 시인과 oren님의 바람처럼 희망을 품어봅니다.
 

  휴학을 했다 돌아와보니 낯선 얼굴들이 있었다. H 언니도 그들 중 하나였다. 처음 마주친 수업, 연베이지색 사파리에 단정한 곱슬머리를 하고 있었는데 투박한 영국식 악센트가 인상적이었다. 질문이 많았고 거침이 없었지만 새로운 얼굴 특유의 긴장이 엿보였다. 느슨한 매너리즘으로 생기라고는 없던 강의실의 맨 앞자리, 새뜩한 표정의 언니는 돋보였다.  

  주말을 앞둔 금요일, 집에 가려고 터미널에 갔는데 언니가 거기 있었다. 아는 척을 할까 하다가 무표정한 자태에 자못 소심해져 언니의 시야에서 벗어난 구석에서 조용히 버스를 기다렸다. 어깨에 맨 검정 가죽 가방이 무거워 보였다. 나는 아마도 그 안에 들어있을 사전, 파일 홀더, 휴대폰 등을 떠올리다가 공연히 내 가방 안을 뒤적이며 뭐 놓고 온 거 없나, 하며 싱거워했던 것 같다.    

  몇 컷의 띄엄띄엄한 기억 뿐. 우리가 언제 어떻게 말문을 트고 가까워졌는지는 생각나지 않는다. 좀 더 나중에 사범대 근처 벤치에 앉아 언니가 나에게 입고 있는 점퍼가 예쁘다며 참 열심히 사는 것 같다고 말했을 때 내가 도리질을 하며 얼굴을 붉혔던 기억이 난다. 그때는 이미 조금 친해진 다음이었다. 언니의 고향은 내가 한번도 가보지 못한 곳이었고 살아 생전에 가볼 기회가 있을까 싶었지만 언니 한 사람으로 인해 그곳이 가깝게 느껴졌다.  

  이후에 함께 하숙을 하며 한달 간의 연수를 받고는 서로 다른 도시로 발령이 났다. 출장 가서도 우연히 만나고 간간히 얼굴도 보며 지냈지만 언니가 고등학교로 옮기고 내가 결혼을 하면서 연락이 뜸해졌다. 그런데 연초에 파견자 명단에서 언니 이름을 보았고 언니도 대학원에서 공부를 하게 되었다는 소식을 알게 되었다. 언니는 공부를 더 하고 싶다고 내게서 책을 몇 권 빌려갔었다. 앓는 소리 하더니 기어이 기회를 잡았네. 반가운 마음에 연락해봐야지, 했는데 한창 배가 불러오던 때라 닥쳐오는 출산의 공포와 설렘에 까맣게 잊어버리고 말았다.  

  그 H 언니를 엊그제 만났다. 차에서 내리는데 전보다 핼쑥해진 모습이었지만 다정한 눈웃음은 그대로였다. 곱슬거리던 머리칼을 어느새 차분하게 기르고 검정 코트에 여전히 큰 가방을 매고 있는 언니는 '학생' 같았다. 물론 요즘 학생들은 그렇지 않지만 내 눈에 비친 언니는 재회한 캠퍼스와 순조롭게 동화한 즐거운 학생이었다.  

  언니는 대학원 생활과 스케이트 수업, 미혼의 여선생으로서 겪는 안팎의 고민들에 대해 이야기했고 언제나처럼 수위 높지 않게 솔직하고 담담했다. 그에 비해 나는 언제나처럼 약간 격앙된 목소리로 언니의 이야기에 맞장구를 치고 내 이야기에 흥분하면서 지난 시간들을 털어놓았다. 우리가 처음 만난 것이 이십대 초반이었고 이제는 둘 다 서른을 넘겼는데 서로의 다른 기질을 동경하고 재밌어하는 것은 여전했다.             

  헤어질 무렵, 언니는 얼마 전 고향에 갔을 때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 대화하기가 무척 힘들었다며 너와는 이렇게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어 참 다행이라는 말을 했다. 그 말이 반갑고 고마운 한편 나 역시 텀을 두고 누군가와 재회했을 때 어색하면 어쩌나, 염려했던 적이 있기에 마음 한켠이 짠했다. 지금 대학원에서도 그냥 자연스럽게 가까워진 선생님이 있다며 사람들이 친해지는 이유가 뭘까, 뭐가 서로를 은연중에 끌어당기는 걸까, 언니가 물었을 때 갑자기 머릿속이 복작거리며 아무 생각이 나지 않았다. 언니는 예전도 지금도 항상 열심히 살고 있고, 나는 그 모습이 좋고, 그게 자극이 되고, 그러니까 언니가 해외로 연수나 여행 갈 때 나도 좀 델고 가고, 혼자 가긴 영 두렵고, 그나저나 우리 영달이가 보고 싶지는 않을지, 횡설수설하고 말았다.     

  언니가 웃으며 너 씩씩하지 않았어? 라고 하는데 H 언니도 나를 속속들이 다 알지는 못한다는 게 당연하면서도 살짝 휘청하는 느낌이 든 것도 사실. 내가 아는 나와 타인이 바라보는 나 사이의 갭을 담백하게 받아들일 때가 되었다고 생각하다가도 이렇듯 매순간 휘청대곤 한다. 오로지 나 자신에만 올인해 있을 때는 지나치는 그 한 마디를 갖고도 몇날을 곱씹고 고민한 적도 있는데 지금은 약간의 부담을 동반한 자극 정도로 순순히 받아들이게 되었다. 그것이 조금 달라진 점이라면 달라진 점일 터. H 언니에게 나는 야무지고 씩씩한 동생이었고 내가 아무리 죽는 시늉을 해도 그 이미지는 견고할 것이다. 또한 언니를 향한 나의 시선도 다르지 않다. 이제는 그것이 미흡한 통찰이 아닌 무언의 응원이 될 수도 있음을 알 것 같다.          

  그 날 저녁, 언니가 사온 달콤한 귤을 까먹으며 잠깐 회상에 젖었다. 시큼한 것을 싫어하는 영달이도 오물오물 잘 먹었고 나는 엄마가 된 내 모습을 멀찌감치서 바라보는 상상을 했다. 슬며시 웃음이 났다. 만남 뒤의 이 여운이 참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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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10-11-25 12: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주변에 한결같은(좋은 쪽으로) 사람이 있다는 건 참 좋은 것 같아요.

깐따삐야 2010-11-26 13:14   좋아요 0 | URL
그쵸? 그럴 때마다 따듯한 믿음 같은 것이 생겨요. 삶에 대해 사람에 대해.^^
 

  영달이도 잠들고 초저녁부터 곯아떨어졌는데 잠을 깨우는 벨소리. 070을 확인하고 성질을 확 부린 다음 다시 자려 하는데 얼마 후 또 울린다. 너 누군지 두거써... 열이 뻗쳐서 받았더니 익숙한 목소리. Y였다. 얼마 전 상을 당한 Y가 아니고 내게는 Y라는 또 다른 십년지기 친구가 있다. 070이 인터넷 전화라며 웃는다. 나는 잠이 덜 깬 목소리로 게슴츠레 반가워하며 안부를 물었다.  

  Y는 2월의 신부가 된다 했다. 그 선배와 만난 지 일년이 넘었고 지난번 다른 동기로부터 들은 얘기도 있어서 짐작은 하고 있었다. 축하한다는 말을 건네자 근심 어린 목소리로 물어볼 게 있어서 전화했단다. 웨딩촬영부터 예단, 신혼여행 등 이런저런 결혼 준비에 관한 것들이었다. 나는 얘가 이걸 왜 나한테 묻고 있나 잠시 의아했지만 참으로 간소했던, 그래도 귀찮았던, 나의 지난 결혼 준비기를 찬찬히 읊어주었다. Y는 한숨을 푹 쉬더니 이 시기에 불거져나오기 마련인 갈등과 마찰을 털어놓았다.   

  Y한테는 얘기하지도 않았고 그래서 좋을 것도 없지만 어느만치 예상을 하고 있었다. 먼저 결혼한 입장이기 때문에 으레 예측할 수 있는 것 외에도 Y가 더 많이 사랑하는 자이기에 짐작되는 것들. 그 선배와 사귀게 되었을 때 기쁨을 넘어 감사의 빛까지 띠는 Y를 나는 걱정스럽게 바라봤었다. 선배는 Y의 첫사랑이자 짝사랑의 상대였다. 세월을 돌고 돌아 십년 후 두 사람이 연인이 되었을 때 질긴 인연이라는 감탄 이면에는 위태위태한 우려가 좀 더 컸다. 선배는 Y의 연애사를 속속들이 알고 있었고 때로는 비난도 서슴지 않던 사람이었다. 철없는 계집애들마냥 끼리끼리 모여 후배들 뒷담화를 늘어놓는 후진 장면. 그리고 주접의 중앙에 선 한 남자. 나는 말리고 싶었다. 

  하지만 선배는 Y가 무려 십년 넘게 마음에 품어온 남자였고 미리 색안경을 써버린 나보다는 Y가 그의 장점을 많이 알겠지 싶었다. 실은 그렇게라도 해서 두 사람을 축복하고 싶었다. 일찍이 양수경 언니도 노래했듯 사랑은 차가운 유혹이지만 그래도 피할 수 없으니 일단 빠지면 상황 종료. 지켜보는 사람들은 장애가 많을수록 불타는 사랑, 공연히 기름 붓지 말고 잘되라고 노래만 불러주면 되는 것이다.   

  그랬는데 막상 결혼 소식을 듣고 그 과정에서 Y가 혼자 너무 많은 짐을 지고 있고, 지려 하니 가슴이 답답했다. 내가 화를 내자 Y는 꼭 우리 아버지처럼 반응한다며 웃었다. 말 나온 김에 이번에는 너희 아버지하고 내 말만 들으면 안되겠냐고 했더니 알았다며 선배와 잘 상의해 보겠단다. Y는 아버지가 어느 밤 술이 잔뜩 취해 전화했던 일을 들려줬다. 너는 니가 잘해서 잘 큰 거지, 나하고 니 엄마는 아무것도 해준 게 없다, 미안하다, 그렇게 말씀하시며 내내 우셨단다. 밤 10시가 넘어가는데 나는 이불을 뒤집어 쓴 채 이 대목에서 찌걱찌걱 울어야만 했다. 그러니 더 이상 부모님 마음 아프게 하지 말고 선배랑 잘 의논해 보라고, 남자도 결혼 준비하면서 좀 더 크는 거라고, 내 안에 그런 말이 있었나 싶은, 너는 잘도 그렇게 했냐 싶은, 조언으로 통화를 맺었다.  

  그리고는 잠이 달아나버려 뒤척이고 있는데 문자가 왔다. 다행히 선배와 이야기가 잘된 모양이었다. 내 마음까지 개운했지만 개운함도 잠깐. 급작스럽게 지난 기억들이 찢어진 신문처럼 조각조각 상기되어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얼마간 차이가 있다 하더라도 비유의 다양함일 뿐. 사람 사는 모양새는 다 비슷하고 커튼 열고 베일 걷어 보면 다 거기서 거기인 법. 나 역시 Y의 지금 심경을 거쳤고 이렇게까지 해서 결혼이란 걸 꼭 해야 되냐고 묻는 그녀에게 안 해도 돼, 지금도 안 늦었어, 라고 말하고 싶은 것을 그래, 두번은 못하겠더라고 순화(?)해서 말했다.  

  시절은 가도 친구는 남는다는데 남들은 가장 오래 간다는 고교 시절의 친구가 내게는 없다. 물론 당시에 친하게 지내던 아이들이 있었지만 지금은 그 누구와도 연락하지 않는다. 그때의 나는 대충 멀쩡해 보이긴 해도 자폐와 우울과 강박이 뒤섞인, 심리적으로 매우 문제있는 아이였던 것 같다. 공부도 좀 하고 성질도 좀 있어서 왕따를 안 당했지 슬쩍 비리비리하기라도 했다면 딱 왕따감이었는데. Y는 대학에 와서 그런 이상한 나에게 먼저 마음을 열어주었던 중요한 친구들 중 하나다. 사소한 오해와 자잘한 애증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여차저차 세월을 지나오니 지구본 위의 개미 한 마리로 보이더라는. 

  스무살의 우리는 막막하기 그지없었으나 추레하거나 너절하지는 않았다. 오백원짜리 팔뚝핫도그와 광활한 잔디밭만 있으면 입이 찢어지도록 수다를 떨며 의기양양 행복해했다. 그런데 어째 그때보다 주렁주렁 가진 것이 많아졌는데도 딱히 더 행복해졌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당시엔 젊음의 무게에 숨이 막힐 것 같았는데 어깨 빠지고 다리 후들거리고 골머리 썩을 일이 한 두가지가 아닌 지금에 비하면 그처럼 나풀나풀 할랑한 시절도 없다. Y가 어느 가을 밤, 합동강의실의 공연무대에서 흰 장갑을 끼고 수화로 춤을 추던 모습을 기억한다. 날아갈 듯 나비 같은 Y를 보며 쟤는 연예인이 됐어야 하는데, 아쉬워하며 감동의 눈물을 질질 짰다. 그런데 그 어여쁜 아해가 지금 수화로 얘기하냐? 싶은 갑갑한 상황에 놓여있고 앞으로 그런 일들은 도대체 이 터널의 끝은 어디인고, 싶을 정도로 많아질 것이다.   

  그럼에도 나는 Y와 선배의 앞날을 축복한다. 아주 징하게 축복해서 열화와 같은 축복의 무게 때문에라도 성실하고 책임감 있는 사랑을 꾸려가기를 바란다. 뜨겁던 사랑이 차디찬 적의로 변질되는 기이한 감정도 체험하고 온 세상이 나에게 화살을 쏘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가도 아이를 얻는 순간 화살촉에 장미가 달려 있는 듯한 환각에 빠지는, 기묘한 반전의 순간도 맛보기를. 그뿐인가. 십원짜리 농담 같은 하루부터 억만금을 갖다줘도 못 바꿀 하루까지 하늘로 솟았다 바닥에 꽂혔다 하는 무궁무진한 나날 속에서 누군가 변하거나, 변한 척 하지 않고는 못 배기는, 달콤떨떠름한 동거의 묘미를 꼭 느껴보기를 바란다. 돌아가신 법정 스님은 내 식대로 살기 위해 출가했다 하셨는데 우리 같은 중생은 내 식대로 살지 않을 각오로 결혼한다. 어느 삶이 더 낫다고 부등호로 표시할 수 없는 각자의 운명과 궤도가 있으니 그저 최선을 다하는 수 밖에.   

  아, 나는 또 보나마나 친구 결혼식에 가서 신부 어머니 다음으로 많이 우는 주책을 떨게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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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1-20 07: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1-20 11: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결정적인 책들 - 왕상한 교수, 내 인생의 책을 말하다
왕상한 지음 / 은행나무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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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왕상한 교수를 처음 본 것은 'TV 책을 말하다' 에서 였다. 그는 멋있다기 보다는 착실한 사람처럼 보였다. 젊은데 넘침이 없었고 날카로웠지만 가시가 없었다. 개구진 눈빛을 단정한 말투로 순화하는 모습이 신선했다. 사람들 눈은 다 비슷한 건지 지금까지 꾸준히 진행자로 활동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왕상한 교수는 이미 딸에게 쓰는 편지로 책을 낸 적이 있는데 이 책의 인세도 전액 유니세프에 기부한단다. 한 아이를 사랑하면 모든 아이를 사랑하게 된다. 덕분에 내 돈 주고 책을 사면서 공연히 기분이 좋아졌다.   

  누군가의 독서기를 읽을 때 그 누군가가 내가 평소에 관심이 있던 사람이라면 더욱 반갑고 친근하다. 김현의 <행복한 책읽기>와 유시민의 <내 청춘의 독서>는 책을 좋아하는 이라면 누구에게나 권하고 싶고 권할 만한 훌륭한 서평집이었다. 인생 선배들의 풍성한 독서기를 읽다 보면 가장 먼저 책이 보이고 이후에 그 사람이 보이고 마지막엔 내가 보인다. 겹치는 책에서는 공감의 미소로 가슴 한켠이 뜨뜻해오고 새로 발견한 책 중 사정없이 마음을 끄는 책이 있으면 메모해 둔다. 늘 혼자 책을 읽다가 이처럼 책 읽어주는 남자 또는 여자를 만나면 마음이 약간 느슨해지며 그들이 안내하는 책의 바다에서 기분 좋게 유영하곤 한다.   

  이 책도 권할 수 있는 서평집 중 하나다. 어느 한 장르에 쏠리지 않고 비교적 공평하게 소위 '좋은 책'들을 소개해 놓았다. 화려한 공부 경력을 가진 저자이지만 학자연하거나 젠체하는 거품을 빼고 시종일관 투명하고 자상한 목소리로 인생의 결정적인 책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나의 라임오렌지 나무>부터 <세계사를 움직이는 다섯가지 힘>까지 '천하의 개고기'라고 불렸던 구제불능 꼬마가 치열한 사회 속에 섞이기까지의 제법 파란만장한 성장기를 다양한 책과 함께 들여다 볼 수 있다. 책의 마지막 장을 덮고 나면 왕상한 교수의 인생을 좌르르 훑어 본 느낌이어서 '한눈에 읽는 왕상한'이라는 부제를 달아도 괜찮을 듯 싶다.     

  특히 이 책을 젊은 학생들이 읽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여기 실린 책들은 누가 봐도 좋은 책들이어서 저자의 서평 또한 남달리 특징적이라는 느낌이 들지는 않는다. 내가 주목했던 것은 그가 털어놓는 개인사였다. 선생님과 학우들로부터 상처 받고 동네 의원 의사선생님에게 속내를 고백하는 병약하고 외로운 아이, 건강을 잃어가며 기를 쓰고 서울대에 입학하지만 아집의 철옹성에 갇힌 채 허망해하는 청년, 지금은 아내가 된 변우영 아나운서와의 거리를 좁혀보기 위해 매일 직접 구운 빵과 새벽 기사를 자청했던 성실한 남자, 두 딸과 제자들 앞에서 소박하고 인정있게 늙어가기를 바라는 중년의 사내, 전화를 걸어 어머니가 부재 중이면 아직도 불안해하는 소심한 아들, 개인적 신념과 집단의 공모 사이에서 고민하는 사회인... 밖으로 알려진 교수나 MC로서의 모습 이면에 평범한 인간 왕상한의 면모가 가감없이 드러나 있다. 그리고 그 과정마다 나침반이 되어주었던 책이 있었다. 갈지자로 방황 또는 반항 중인 청춘들이 이 책을 통해 왕상한 교수의 삶을 읽고 그가 소개하는 명저들을 하나씩 찾아보면 좋겠다.   

  아직도 사랑이 아닌 다른 이유로 자살하는 사람이 있다니 유감이군요.  

  내가 죽는 것이 가슴 아픈 유일한 까닭은 그것이 사랑 때문이 아니라는 것이다. (P.192)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콜레라 시대의 사랑>에 나오는 말이란다. 이런 책은 반드시 읽어줘야 하므로 메모. 

  맥, 내 생각에도 비난의 소지는 있겠지요. 하지만 그게 내가 생각하고 있는 것의 전부랍니다. 될 수 있는 한 전체를 바라보고 싶어요. '선'과 '악', 딱 둘로 나누는 색안경을 써서 시야를 제한하고 싶지는 않아요. 만일 어떤 한 가지 일에 '선'이라는 용어를 사용한다면 우린 그 일을 검증해 볼 자유를 잃게 되는 거지요. 왜냐하면 그 속에 나쁜 것도 있을 수 있으니까요. (P.233)   

  존 스타인벡의 <의심스러운 싸움>에서의 한 구절. 저자가 국회 파행 사태에 대해 조소 어린 질문을 해온 미국인 교수에게 답변을 하지 못한 채 다시 읽었다는 소설이다. 나는 왜 <분노의 포도> 밖에 모르고 있었던가. 다른 사람의 서평록에서 이처럼 괜찮은 책을 발견했을 땐 심봤다고 외치고픈 심정이 된다.     

  그밖에도 <홍당무>와 <삼총사>를 다시 읽고 싶어졌고 균형잡힌 시야를 위해 내게 좀 더 고른 분야의 독서가 필요하다는 반성을 했다. 이 책을 읽고 곰브리치의 <서양 미술사>를 아직 못 읽었단 생각에 아쉬움이 컸다. 틈틈이 리스트를 짜고 폭넓은 책읽기를 해야겠다는 생각. 그리고 이 책이 많이많이 팔려 유니세프에 많이많이 기부되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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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란도란 2010-11-18 18: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안녕하세요 깐따삐야님!^^ 알찬 서재 잘 구경하고갑니다
저는 이음출판사에서 나왔어요~
저희가 이번에 미국에서 베스트셀러를 연일 차지하여 화제가 되고있는 도서
<모터사이클 필로소피> 한국판 출판 기념으로 서평단을 모집하고있거든요^^
책을 사랑하시는 깐따삐야님께서 참여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 이렇게 리플 남기고가네요
저희 블로그에 방문해주세요~! :)
 

  얼마 전 우리 동네에 찐빵 가게가 생겼다. IMF 때 배고픈 사람들을 위해 큼지막하게 만들어 팔던 빵이 인기를 끈 적이 있다. 이 빵도 그런 사연이 있는지 삼립호빵 세 개 쯤 합쳐놓은 크기의 찐빵을 천원씩 판다. 같은 크기의 고기만두도 천원. 처음엔 소위 오픈빨이라 줄이 긴가 보다 했는데 그새 입소문이 났는지 긴 줄은 짧아질 줄을 몰랐다.  

  어느 날 저녁에 차를 타고 지나가다가 같은 학교 선생님을 본 적도 있다. 이 동네 분이 아닌데 어스름한 저녁 무렵 빨간 점퍼를 입고 인파 속에 끼어 있더라는. 찐빵 사러 이 동네까지 넘어오시다니. 이쯤 되면 호기심에서라도 한 번 안 사 먹곤 못 배기게 된다. 결국 꼬박 삼십 분을 기다려 찐빵과 고기만두를 먹어봤다. 팥의 양이 남달랐고 일반 호빵이나 찐빵에 비해 덜 달았다. 한 개를 다 먹어치우고 나면 뱃속까지 든든했다. 고기만두는 대개의 고기만두가 그렇듯 따끈따끈할 땐 먹을만 한데 급속도로 식어가니 다시 데워도 그 맛이 아니더라는. 역시 만두는 집에서 신김치랑 두부랑 당면 넣고 소를 꽉 채워야 제맛.  

  그렇게 호기심을 든든히 채우고 뭐 대단한 거라고 또 사먹나 싶어 잊고 지냈다. 자주 지나는 길이다 보니 몇번 흘깃거리기는 했다. 오늘도 줄이 길구나. 오늘은 너무 추워서 사람들이 안 나왔네. 아이구, 저 아줌마는 대체 몇 개를 산 거야. 이고 가야겠다. 이고 가.  

  그날은 영달이도 보채고 바람도 잠잠해진 것 같아 밖으로 나섰다. 잠깐 나갔다 들어올 생각이었는데 볕이 따뜻해서 산책을 해도 괜찮겠다 싶었다. 그래도 멀리 가긴 뭐해 집 근처를 배회하다가 횡단보도의 하얀 줄무늬를 좋아하는 영달이를 위해 횡단보도도 하나 건너주시고 도너츠 가게 앞까지 왔다. 그리고 그 옆으로 편의점과 김밥집을 지나면 바로 그 찐빵 가게가 있다. 아무 생각없이 걷다가 찐빵 가게를 스윽 보니 오늘도 긴 줄이 늘어서 있었다. 백개 이상 주문시에는 전날 미리 전화 예약 바란다는 문구도 커다랗게 써붙여 놓고 아주 장사가 잘되는 모양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내게 다가오는 한 남자. 

  까무잡잡하니 투실투실하게 생긴 아저씨가 분홍색 바구니를 들고 서 있다가는 나와 영달이 쪽으로 다가온다. 해코지하게 생기지는 않았는데 찐빵집 알바생으로 보이지도 않고. 당신 누구냐. 

  이 빵 드실래요? 아기 안고 가시면서 드시려면 좀 불편하실까요?  

  하마터면 내미는 빵을 받을 뻔 했는데 당황스럽기도 하고 너 애기 안고 어떻게 먹을래, 정신을 확 차리곤 괜찮아요, 라고 사양했다. 남자는 아주 예의바른 미소를 지으며 아, 네에, 한다. 자세히 보니 앞치마도 두르고 있고 가게 앞을 서성이는 자연스런 폼이 찐빵 가게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사람 같았다. 맞은 편 길로 건너기 위해 파란 불을 기다리며 흘끔흘끔 살펴봤는데 다른 사람한테는 빵을 권하지 않더라.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지나가고 있고 줄도 늘어서 있는데 말이지.  

  순간 깨달았다. 내가 불쌍해 보였거나 힘들어 보였거나 배고파 보였거나. 

  집에 돌아와 엄마한테 이 사태를 고하니 너 또 배고픈 눈으로 빤히 쳐다보며 지나갔지? 그러신다. 나는 밥도 먹고 나갔는데 그럴 리가 있겠냐, 그냥 줄이 길어서 쳐다본 것 뿐이라고 찌질하게 대꾸했다. 엄마는 아마 남은 빵인 모양인데 네가 얼마나 불쌍해 보였으면 빵을 다 주려고 했겠느냐며 영달이를 향해 소리쳤다. 야! 너 뭔데 우리 딸을 이렇게 만들었어!  

  그제서야 내 행색을 찬찬히 돌아봤다. 성질 급한 딸내미를 키우다 보니 머리는 대충 묶다 말았고, 무릎 나올락말락하는 꽃무늬 바지에 모자 달린 헐렁한 조끼, 화장기 없이 까칠한 몰골... 나 같아도 그 지나가는 인파 속에서 나를 알아보고 빵을 줬겠다 싶다. 그것도 밤에 자기 전까지 두고두고 먹으라고 축구공만하게 만들어서. 그래도 우리 영달이는 포근한 망토도 입히고 이쁘게 차려입혀 나갔는데 어쩌면 그게 더 딱해 보였나.  

  너... 그냥 언뜻 보면... 아주 철 모르는 애가 일 저질러서 어쩌다 애엄마 된 것처럼 보일 때도 있어. 눈빛도 그렇고 하고 다니는 것도 그렇고 어디 한 군데 당차 보이는 데가 있어야지 원... 엄마는 이렇게 나를 두번 죽이셨다. 조리원에 있을 때도 들은 말이다. 나를 처음 봤을 때 쟤, 사고쳐서 엄마 된 애 아닌가 했단다. 어려 보여서도 그렇고 어색하게 수줍어하는 것도 그렇고. 나중에 친해지고 나서는 나이고 성격이고 몽땅 뽀록났지만. 첫인상이란 그렇듯 좀 허무한 거다.    

  그나저나 만약 내게 그런 속사정이 있고 정말로 돈이 없어서, 아니면 돈 아끼려고, 찐빵 가게에서 눈을 못 떼고 있던 거라면 참 서러웠겠다. 아저씨가 내미는 빵 한 덩어리에 팥알갱이 같은 눈물을 뚝뚝 흘렸을 지도. 장발장이 우리나라 사람이었다면 감옥까지 가진 않았으련만. 내 초라한 행색과는 상관없이 아저씨의 호의는 참 고마운 것이다.   

  사춘기 시절에 <레 미제라블>을 한 권 짜리 소설로 읽었는데 펭귄클래식 시리즈 총 5권으로 출간되었다. 할랑한 청소년 소설이 아니라 웅장한 대하소설로 만나고픈 장발장과 꼬제뜨와 쟈베르. 찐빵 가게 아저씨 덕분에 빵욕보단 독서욕이 왕성해졌다. 책만 사지 말고 옷도 좀 사야할 텐데. 이제부터 나갈 땐 거울도 한번 보고 눈빛도 좀 추스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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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인 2010-11-15 13: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찐빵집 저도 가보고 싶어지는데요?

깐따삐야 2010-11-15 13:49   좋아요 0 | URL
언젠가 조선인님을 찐빵 가게 앞에서 보게 될 날이? ^^ 정말 먼 동네서 빵 사먹으러 원정도 오고 그러더라구요. 줄이 항상 길어서 혹시 식구나 알바를 푼 게 아닌가 의심스럽다는 사람들도 있던데 어쨌든 그 아저씨는 고맙죠.

hnine 2010-11-15 17: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깐따삐야님, 아니어요. 외모가 어떻게 보여서가 아니라, 그저 먹음직스럽고 따뜻한 무언가를 권하고 싶은 사람이 있어요. 특히 아기와 함께 있는 엄마라면 그냥 말 한번 붙여보고 싶고, 아이와 눈 맞춰 보고 싶고 그런 것이 조금 더 표현이 되었달까, 그런 것 아닐까요?
찐빵, 찐빵...먹고 싶네요 갑자기. 호빵과 생긴 건 비슷할지 몰라도 맛도 다르고 느껴지는 정서도 다른 것 같아요.
재미있게 읽고 갑니다~ ^^

깐따삐야 2010-11-16 12:11   좋아요 0 | URL
hnine님, 제가 하도 절망해하니 엄마도 그러시더라구요. 원래 애기 엄마는 그냥 보내는 게 아니라구요. 하지만 과연 그런 것이었을까나요.ㅠ
옛날에 엄마가 막걸리로 발효시켜 솥에서 쪄낸 술빵이 쵝오였는데 말이죠.^^

2010-11-15 14: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1-16 12: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10-11-15 15: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처음엔 태그먼저 눈에 들어와서 어어, 레미제라블 얘기인가 했는데, 찐빵 얘기였어요. 그런데 묘하게 그게 다시 레미제라블로 연결이 되네요. 저는 깐따삐야님의 이 글을 다 읽고나니 찐빵이 먹고 싶다는 생각보다는 레미제라블을 읽고 싶다는 욕망이 강해지는데요. 특히 말씀하신, [펭귄클래식 시리즈 총 6권]으로 말입니다. 음, 검색해봐야 겠어요.
묘한 관계네요. 찐빵이 레미제라블을 부른다..

잠시후) 깐따삐야님, 검색해봤는데 펭귄클래식의 레미제라블은 6권이 아니라 5권이네요! 다섯권이 시리즈랍니다.

깐따삐야 2010-11-16 12:16   좋아요 0 | URL
저는 어떤 경험이든 책과 연관시킨 후 거침없이 장바구니에 담아버리는 경우가 허다해서 좀 고쳐야 할 것 같아요. 따듯한 옷부터 사입어야지 너무 불쌍해 보여서 원!

그리고 정말 5권이네요. 애엄마라 정신이 없나봐요. 오늘은 영달이 기저귀를 책장에 꼽으려고 했답니다.ㅠ

Mephistopheles 2010-11-15 15: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젠 집앞 산책길에도 화장과 함께 정장은 필수란 말씀이신가요...??
(그러고 보니 양평 가는 길에도 비슷한 찐빵집에 사람들 길게 줄을 서서 빵 사가는 걸 본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 세상이 험하다 보니 전혀 모르는 누군가가 권하는 음식이나 드링크는 절대 먹지 말라고도 하더라고요..

깐따삐야 2010-11-16 12:17   좋아요 0 | URL
빨갛게 립스틱만 바르고 나갈까요? 쿡쿡.^^

제게 꼭 필요한 조언이네요. 저는 낯모르는 누군가가 권하는 거 잘 받고 잘 먹거든요. 명심할게요.

세실 2010-11-15 15: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그 찐빵이랑 만두 먹어본적 있어요. 줄을 서 있길래 궁금해서 한참 서있다 샀어요.
팥이 많이 들어있어 좋더라구요~~~
와 님 동안이시구나. ㅎㅎ. 궁금해라~~

깐따삐야 2010-11-16 12:20   좋아요 0 | URL
세실님도 여기 시민이시죠? ^^ 팥 양이 엄청나죠. 그거 하나 먹으면 온종일 밥 생각이 안 난다는 말은 거짓말이겠지만 정말 든든해요.
동안이라기 보다는 좀 겁 많고 철없게 생겼나 봐요. 제가 봐도 그렇다는.ㅋ

세실 2010-11-16 15:55   좋아요 0 | URL
앗 님도 청주였구나. 아웅 반가워라...
우리 좀더 친하게 지내요. ㅋㅋ
제가 먹어본 찐빵집은 분*동~~~

깐따삐야 2010-11-17 11:14   좋아요 0 | URL
네. 저도 청주 시민입니다. 그리고 저 그 동네 살아요. 반갑습니다. 세실님.^^

웽스북스 2010-11-15 22: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김이 모락모락 나는 하얀 빵, 반을 가르면 김이 더 올라오면서 그리 달지 않은 까만 팥이 배를 내미는, 찐빵 먹고 싶어요.

그리고, 깐따삐야님이 불쌍해보였다니. 저는 믿을 수가 없어요!!!!!

깐따삐야 2010-11-16 12:21   좋아요 0 | URL
묘사가 기가 막히네요. 당장 사먹으러 가고 싶다. 오늘도 불쌍하게 하고 가면 거저 주려나요?

아마 웬디양님이 요즘의 저를 보면 어, 깐따삐야님, 왜 이렇게 됐어요, 엉엉, 이럴지도 몰라요.ㅠ

레와 2010-11-16 14:59   좋아요 0 | URL
웬디양님 묘사에 침이 꼴깍..;; ㅎ

L.SHIN 2010-11-16 13: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는..팥이 든 것도 좋지만, 야채고기가 든 것도 좋아요.(이게 웬 뜬금없는..;;)
글이 뭔가 따뜻한 색을 담고 있습니다.^^
찐빵의 연기가 여기까지 보이는 듯 하군요.(웃음)

깐따삐야 2010-11-16 14:01   좋아요 0 | URL
근데요, 야채호빵과 야채를 넣고 만든 왕만두의 차이점은 뭘까요? 만두처럼 빚어놓았는데 맛은 야채호빵 맛이고 분명 야채호빵 모양인데 맛은 왕만두라니까요.

이 도시의 쫄쫄이호떡과 왕찐빵과 공원떡볶이를 맛뵈 드리고 싶네요.^^

L.SHIN 2010-11-17 00:39   좋아요 0 | URL
음...만두피는 쫄깃하고 호빵은 그냥 빵이니까 식감이 다른 거 아닐까요?
(아..이거 참.어렵네..;; -_-)

저는 뜨거운 것과 매운 것을 못 먹으므로 다른 건 몰라도 왕찐빵이..ㅎㅎ
나중에 깐따님네 도시에 놀러가면 사줄 거에요? ㅎㅎ

깐따삐야 2010-11-17 11:18   좋아요 0 | URL
그러고보니 그런 것 같네요. 만두피는 만두피스럽고 찐빵의 빵 부분은 빵스러웠던 것 같기도 해요. 그런데 맛의 차이는 별로. -_-a

뜨겁고 매운 것을 못 먹다니 짬뽕이나 매운탕 종류는 전혀 못 드시겠어요. 저는 어떤 이유에서건 가리는 음식이 있는 분들을 보면 참 안타까워요. 놀러오시면 찐빵 가게 앞에서 함께 줄을 서는 추억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