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양청스 순5기 멤버이신 순오기님께 드리는 시입니다. 어제 댓글 예배에 불참하신 관계로 조금 늦게 드리게 됐어요.^^;
시를 찾다보니 유안진 "봄비 한 주머니"란 시집에 따듯한 시 한편이 더 눈에 띄어 함께 올립니다.
For 순오기님
여자다움
- 유안진
소문에 시달리던
허위도 진실도
세월로 씻길 만치 씻기고 나면
회복되는 여자다움
마침내는 사람이구나 인간이구나
갓 빚어내신 바
하느님의 작품이구나.
자격
- 유안진
초가을 햇살웃음 잘 웃는 사람, 민들레 홀씨 바람 타듯이, 생활은 품앗이로 마지못해 이어져도, 날개옷을 훔치러 선녀를 기다리는 사람,
슬픔 익는 지붕마다 흥건한 달빛 표정으로 열이레 밤하늘을 닮은 사람, 모습 있는 모든 것은 사라지고 만다는 것을 알고, 그것들을 사랑하기에 너무 작은 자신을 슬퍼하는 사람,
모든 목숨은 아무리 하찮아도 제게 알맞은 이름과 사연을 지니게 마련인 줄 아는 사람, 세상사 모두는 순리 아닌 게 없다고 믿는 사람,
몇 해 더 살아도 덜 살아도 결국에는 잃는 것 얻는 것에 별 차이 없는 줄을 아는 사람, 감동 받지 못하는 시 한편도 희고 붉은 피톨 섞인 눈물로 쓰인 줄을 아는 사람,
커다란 것의 근원일수록 작다고 믿어 작은 것을 아끼는 사람, 인생에 대한 모든 질문도 해답도 자기 자신에게 던져서 받아 내는 사람,
자유로워지려고 덜 가지려 애쓰는 사람, 맨살에서 늘 시골집 저녁 연기 내음이 나는 사람, 모름지기 이런 사람이야말로 연인삼을 만하다 할지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