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직접 시를 지어드릴 날이 온다면 좋겠지만 지금은 이것으로 대신합니다. 각자 떠오르는 이미지에 따라 퍼뜩 생각나는 시들을 찾아봤어요. 제 마음에 꼬옥 드는 시조를 선물해 주신 살청님께 특별히 감사드려요.^^;

 

For 살청님

나는 이 푸르름이 싫어

- 이성복

봄, 햇빛 오는 쪽으로
모가지 기울이면
눈가에 맺히는 푸르름
나는 파스텔 색으로 오는
이 푸르름이 싫어
고개 흔들어 떨어내네
자꾸자꾸 떨어내다 보면
내 몸 걸친 것 하나 없어
추운 모래밭 인어 같았네

 

For 메피님



- 이수익

한 마리의 새가
공중을 높이 날기 위해서는
바람 속에 부대끼며 뿌려야 할
수많은 열량이 그 가슴에
늘 충전되어 있지 않으면 안 된다.
보라, 나뭇가지 위에 앉은 새들은
노래로써 그들의 평화를 구가하지만
그 조그만 몸의 내부의 장기들은
모터처럼 계속 움직이면서
순간의 非常離陸을 대비하고 있어야 한다.
오, 하얀 달걀처럼 따스한 네 몸이 품어야 하는
깃털 속의 슬픈 두근거림이여.

* 非常離陸 : 비상이륙

 

For 웬디양님

날랜 사랑

- 고재종

얼음 풀린 냇가
세찬 여울물 차고 오르는
은피라미떼 보아라
산란기 맞아
얼마나 좋으면
혼인색으로 몸단장까지 하고서
좀더 맑고 푸른 상류로
발딱발딱 배 뒤집어 차고 오르는
저 날씬한 은백의 유탄에
봄햇발 튀는구나

오호, 흐린 세월의 늪 헤쳐
깨끗한 사랑 하나 닦아 세울
날랜 연인아 연인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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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08-01-28 0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금의 제 상태를 새로 비유한다면..전 닭둘기에요..감량이 필수에요 날기 위해서라면..ㅋㅋ

깐따삐야 2008-01-28 01:25   좋아요 0 | URL
제 눈에 비친 메피님은 항시 비상이륙을 대비하고 있는 한 마리의 육중한 독수리? ㅋㅋ

웽스북스 2008-01-28 01:33   좋아요 0 | URL
전 뛰기 위해서도 감량이 필요한 상태 -_- ㅋㅋ

깐따삐야 2008-01-28 01:35   좋아요 0 | URL
시로만 보면 모래밭 인어인 살청님이 가장 무거워 보이지 않아요?
나 잘했죠? ㅋㅋ

Mephistopheles 2008-01-28 01:50   좋아요 0 | URL
독수리...라니...전 대머리 아니어요.

웽스북스 2008-01-28 0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살청님 시 정말 잘 어울려요! 내 시보다 더 공감하면서 읽었어요
날랜 사랑보다는 날래 사랑이 어떨까요? ㅋㅋ (날래 사랑하라우! 뭐 이런거? ㅋㅋ)

암튼 깐따삐야님의 세심함이 느껴지는 시선물들!~ 고마워용 (모르고 잘뻔했어요)

깐따삐야 2008-01-28 01:34   좋아요 0 | URL
우리 웬디양님은 은피라미처럼 날렵하게 반짝이는 깨끗한 사람~! ^^

Mephistopheles 2008-01-28 03:01   좋아요 0 | URL
아 글자 두개 바꿈으로써 사랑에 주체사상이 확실히 심어져버리는군요.

깐따삐야 2008-01-28 18:28   좋아요 0 | URL
날래 사랑하자우! -_-a

해적오리 2008-01-28 10: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니까...아양청스교도가 되기 위해선 체력과 더불어 시/시조를 잘 알아야 하는 거군요...흠...점점 더 입교가 어려워보입니다만...해적의 특기가 사이비교도가 되는 거거든요..
저희 회사 사람은 제가 쳔주교 신자라 아는 사람도 있고, 개신교 다닌다 아는 사람도 있고, 절에 다닌다 아는 사람도 있고 다덜 좋을대로 생각하지요...거기다 이젠 아양청스교까지??? 근데 아양청스교가 젤 어려운 거 같아요. ^^;

깐따삐야 2008-01-28 18:26   좋아요 0 | URL
오... 아양청스도 귀여운데요. 내가 닉넴을 깐따삐아로 바꾸면 되는 건가요? ㅋㅋ

이리스 2008-01-29 0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양이고 야앙이고간에.. 이분들이 정말.. ㅋㅋ 너무들 자알 노신다. 부러워라~

깐따삐야 2008-01-29 01:01   좋아요 0 | URL
감사.^^ 근데... 잘들 논다~ 잘들 놀아~ 로 들려요. 어째. ㅋㅋㅋㅋ

이리스 2008-01-29 01: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부러워서 그러는거에효.. 아하히히호호호옹

깐따삐야 2008-01-29 01:29   좋아요 0 | URL
하긴 무한도전팀 이래로 이렇게 모이기도 힘든 멤버들이에요. 하나같이 2%쯤 결핍된 무리들. ㅋㅋ

순오기 2008-01-29 0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깐따님, 저 돌아왔어요~ 집으로! ^^
몇년 전 사회교육원에서 고재종시인하테 시강의 들었어요. 저를 '당진댁'이라 부르죠. 부인이 내 중학 2년후배거든요. 아~난 정말 마당발이야! 광주에서 고향후배를 만날줄이야.
어머니독서회에서 하반기에 고재종시인 모셔다 강연 들을 계획 세우고 있답니다.
야양청스교 다섯번째 순5기도 시 한수 주시와용~~~~~~~ㅠㅠ

깐따삐야 2008-01-29 01:49   좋아요 0 | URL
어므낫! 컴백을 와빵 환영합니다아. 순오기님! 제가 고향이 충남 스산이어요. 스산.^^ 그나저나 고재종 시인을 갠적으로 아신단 말여요? 오... 학부 교양국어 시간에 고재종 시인의 시들을 가지고 토론, 발표한 적이 있었어요. 어머니독서회는 어머니가 되어야만 가입 가능하겠지요? ㅠㅠ
우리 순5기님께도 시 한 수 드려야겠어염.(근데 마노아님이랑만 놀아주시궁~)

순오기 2008-01-29 13:40   좋아요 0 | URL
어므낫, 스산이구나 스산~~ (우리 아버지 외가였고, 지금은 제 고모가 살아요. 작년 여름에 다녀왔죠.) 고재종 시인이 저를 잘 알죠~~ㅎㅎㅎ '당진댁'이라면 꺼벅 죽는...지금 광주에 살거든요. 가끔 전화통화도 하는 사이!^^ 예전에 출판기념회에서 그 부부랑 같이 찍은 사진이 있는데, 뒤적뒤적...
어머니독서회 자격요건~~~~~~예비어머니도 받아줄까요? ㅎㅎ
마노님이랑 너무 많이 놀고 왔어요. ㅎㅎ 담엔 청주로 갈가요?~~~~~쑝~~~~~

깐따삐야 2008-01-29 02:23   좋아요 0 | URL
충청도 츠자들이 역시 인간성이 쵝오라니깐요. ㅋㅋ
오옹... '날랜 사랑'이라는 시집을 아주 애호하는 어여쁜(?) 독자가 있다고 좀 전해주세요.^^
재밌으셨겠다. 다음엔 청주에서의 입담을 기대하겠어염.^^

순오기 2008-01-29 13:41   좋아요 0 | URL
흐흐~ 입답하면, 청주의 내 친구 C일보 기자랑 8시간 수다로 밤을 쪼갠 전설이 있지요. 아직 요 시간을 경신하지 못했지만, 깐따님과 함께라면 경신가능할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