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 만드는 남자 - 이천희의 핸드메이드 라이프
이천희 지음 / 달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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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천희를 잘 모른다. 키가 큰 뭔가 엉성한 모델? 배우? 정도다.

내가 알고 보았던 이천희라는 사람은 그렇게 방송이라는 매체를 통해 만들어진 사람이었다.

이 책을 읽고 나니 더 확실히 알겠다.

내가 얼마나 편견어린 시선으로 봤는지.

연예인의 이미지라는 게 얼마나 강한지도.

우리는 아는 TV로만 보던 이천희가 아니라 이천희라는 사람 자체를 들여다 볼 수 있는 시간.

가구 만드는 남자를 읽는 동안이 바로 그 시간이었다.

새로 일하게 된 일도 독서와 관련되어 있다보니 이것저것 읽을 책이 많고 공부를 하느라

조금씩 조금씩 읽을 수 밖에 없었다.(사실 핑계지만ㅜ)

이불 속에서 보기도 하고,

게스트 하우스에서 아침에 뒹굴대며 보기도 하고,

서울 올라가는 기차 안에서도,

누군가를 기다리며 벤치에 누워서도 읽어보았다.

잠깐 잠깐 읽는 그 시간 참 좋은 느낌이다.

책 날개를 주의깊게 보는 편인데, 자신의 삶을 만들가는 가는 사람이라는 글귀가 마음에 들었다.

이 사람은 그저 흘러가듯 삶을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만들어가는구나. 가구만 만드는 게 아니었구나.

배우라는 이미지 뒤의 모습이 어떨지 궁금해졌다.

책 속에 밑줄이 그어지고 책 속엔 빈 공간이 많았다.

그 공간엔 내가 하고 싶은 말, 공감가는 글귀에 대해 써보게 했다.

조금 거창한 표현일지 모르겠지만, 가구를 만드는 과정은 삶을 만드는 과정과 많이 닮아 있는 것 같다.

내가 바라고 원하는 것을 생각하고, 그것을 이루어내기 위해 다듬고 깎으며 조립하는 인고의 시간을 거쳐야 한다. p.32

거창한 표현이라고 했지만 무엇을 하더라도 그 안에서 삶의 과정을 깨닫게 되는 순간이 오지 않나 싶다.

가구를 만드는 과정, 시간, 노력을 통해 이천희가 느끼는 감정들에 공감하곤 했다.

삶을 살아가는데 생각하고 다듬고 만들어내는 과정이 분명 필요하니까.

무엇이든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것이 좋다. 내 삶의 흐름을 두고 구태어 의도된 과정을 만들어 그 흐름을 깨트리고 싶지 않다.

내 흐름대로 사는 게 가장 나다운 것 같다. 삶의 속도, 행복의 방향은 그 삶의 주인에 따라 다른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른 사람의 속도에 조바심을 느끼지 않고, 다른 사람의 방향에 좌우되지 않고, 내 속도와 내 방향을 유지하면서, 자연스럽게, 그냥 나답게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나무스럽게 살고 싶다. p.60

타인의 시선과 행동에 연연하고 민감한 나는 이천희가 나다운 삶을 살아가는 모습을 보며 부럽다는 생각을 했다.

자기가 원하고 좋아하고 하고 싶은 것을 제대로 알고, 그것을 즐기며 살아가는 삶.

그리고 타인에 휘둘리지 않고 자신의 방향을 따라 나아가는 삶. 내가 추구하는 삶이기도 하다.

내게 있어 취미의 정의란 '하지 않으면 못 견딜 정도로, 하는 순간 즐겁고 행복한 것'이다. p.132

이천희 정의내린 것이라면 나는 취미가 없을수도 있겠다. 못 견딜 정도의 것은 없는데...^^;;

나는 끈기가 없는 편이라 꾸준히 무언가를 배우거나 이어가는 것을 잘 못한다.

좋아하는 일은 캘리그라피쓰기와 독서, 여행, 사진인데 어느 하나 제대로 파는 것은 없고 가볍게 하는 편이다.

못 견딜 정도는 아니지만 하는 순간 즐겁고 행복한 것만은 맞는 말이다.

취미는 자신의 즐거워야 할 수 있는 것이니까.

분명 혼자 떠난 여행에 수많은 사람들이 동행한다.

부재는 늘 가장 큰 존재로 다가오는 법인가보다. p.187

이번에 일본여행을 혼자 다녀왔는데 정말 많은 사람들을 떠올렸고

그들과 함께 하는 여행이었다.

함께하지 않을 때 그 존재감은 더욱 크게 느껴진다고 생각했는데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은 이렇게 비슷한가보다.

삶이라는 여행에서는 언제나 내가 주인공이지만,

세상을 여행하다보면 내가 얼마나 작은 존재에 지나지 않는지 깨닫는다.

그러니 여행에서 돌아오면 내 삶에 더욱 감사해질 수밖에 없다.

이 보잘것없는 나를 주인공으로 만들어주는 유일한 무대에 최선을 다하지 않을 수 없게 되는 것이다. p.189

배려하되 눈치보지 않고 살고 싶다.

다른 사람에게 폐를 끼치지 않는 선에서,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을 존중하고 싶다.

신경스되 휘둘리고 싶지는 않다.

누군가의 조언에 귀기울이되 아무나의 이애기에 좌우되고 싶지는 않다.

유행보다 취향을 즐기며 살고 싶다.

남들이 만들어놓은 스타일에 따라가기보다 나만의 스타일을 만들어가는 것이 즐겁다. p.211

나는 오늘도 내가 만나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구하고 배우고 얻는 중이다.

그렇게 내 삶을 만들어가는 중이다. p.239

결국 중요한 것은 멈추지 않는 것이란 생각이 든다.

어떤 방식을 취하든 포기하지 않고, 좌절하지 않고

계속 나아가는 것. 살아가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태도는 그것이 아닐까. p.294

이천희- 멋있다!

이렇게 멋진 생각과 삶을 만들어가는 줄 몰랐다.

배우 이천희도, 목수 이천희도,캠퍼&서퍼 이천희도, 남편 이천희도.

참 멋있는 사람이구나.

글이란 이래서 매력적이다.

그 사람의 다른 매력을, 내면을 더욱 드러내게 해주는 바로 글인 것 같다.

이천희와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그가 궁금해졌다.

느리지만 게으르지 않게, 더디지만 꾸준히.

평범하지만 특별하게, 특별하지만 튀지 않게.

가장 마음에 드는 글귀다.

자기 자신을 지키고 자신의 행동에 자신이 있을 때

이런 사고가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다른 사람을 따라가느라 지치기 보다 천천히 나아가고 싶다.

나의 취향을 분명히 하고 그것을 지키고 싶다.

스스로를 특별하게 여기고 아끼며 살아가고 싶다.

그래서 내가 원하는 것, 하고 싶은 것, 즐거운 것이 무언인지 늘 생각하고

그것을 하나씩 해내는 삶을 꿈꾼다.

덧) 아쉬운 점이자 조금 거슬리는 것이 있다면

그가 대표로 있는 하이브로우라는 브랜드가 굉장히 노출되어 있다는 것.

모든 사진의 하이브로우가 있는 것처럼 느껴지니 조금 거슬렸다고나 할까.

사진의 감성은 느낌이 좋았는데 아쉽다.

감성하리

느리지만 게으르지 않게, 더디지만 꾸준히.



평범하지만 특별하게, 특별하지만 튀지 않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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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4-13 07:1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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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소중한 것들이 말을 건다 - 연필이 사각거리는 순간
정희재 지음 / 예담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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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롭고 높고 쓸쓸한 순간의 연필 테라피라는 책 커버의 문구가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연필로 쓴 책 제목 역시 두근거리게 했다.

연필마니아인 정희재 작가가 들려주는 연필테라피. 그 이야기가 궁금했다. 나 역시도 연필을 좋아한다. 연필로 글씨를 쓸 때 그 사각거리는 소리를 좋아한다.

이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부터 연필을 자꾸 찾게되고 언제 처음 연필을 썼었는지 되돌아보게 되었다.

사실 연필의 첫 시작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 ㄱ.ㄴ.ㄷ. ㅏ.ㅑ.ㅓ.ㅕ 를 배우던 그 시절이 기억이 날 뿐이다. 네모칸이 쳐진 공책에 꾹꾹 눌러쓰던 그 때의 그 연필.

엄마가 깍아주던 그 연필. 내가 스스로 깍게 되었을 때의 그 뿌듯함. 연필은 그렇게 어린 시절을 함께 했던 추억의 일부분이었다.

시간이 흐르고 연필보다 샤프를, 그리고 볼펜을 쓰기 시작했다. 연필이 점점 사라져갔고 소중히 여기지 않게 되었던 것 같다.

 

나이가 조금씩 들어가고 글쓰기는 연필로 쓰는 게 좋다고 가르치고 있는 사람이다보니 다시 연필과 함께하는 삶으로 돌아왔다.

책을 읽고 난 후 필사를 자주 하는 편인데 펜, 연필, 마카 가리지 않고 써보고 있다. 캘리그라피를 독학으로 하고 있어서 더더욱 손으로 글씨를 쓰는 일이 자주 있다.

수많은 필기구를 이용해 써보고 있지만 연필로 쓸 때의 느낌은 어느 것과도 비교할 수 없다. 연필을 잡고 쓰는 순간의 고요함. 그리고 사각거림.

정희재 작가의 말을 빌리자면,

"쓰면서 손으로 위로받고, 사각거리는 소리로 세상의 소음을 지운다." p.191

 

그렇다. 쓰는 행위만으로도 위로받고 온전히 몰입할 수 있게 하는 것.

쓴다는 것만으로 보면 어떤 필기구라 하더라도 상관없겠지만,

나는 연필만의 그 필기감이 좋다.

작가가 굉장한 연필애호가다보니 연필종류나 그로 인한 에피소드에서는 공감을 못하기도 했다.

하지만 연필 하나만으로도 이렇게 공감할 수 있게 하는 게 연필의 힘이라고 생각한다. 누구에게나 분명 연필의 추억이 있을테니까 말이다.

작가를 보면 연필로 쓰면서 수행을 하는 것만 같다. 연필로 인해 깨닫게 되는 것이 삶의 진정한 가치를 깨닫게 되는 과정이었다.

세상엔 완벽한 것은 허상에 불과하다는 것, 왼손으로는 내 의지대로 쓰지 못하는 것처럼 세상사역시 통제할 수 없다는 것,

행복해지기 위한 문장을 정성들여 쓰면서 행복 역시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 단순한 사실이지만 자꾸 잊어버리는 사실들을 연필을 통해 기억하게 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여유가 없고 긴장하며 바쁘게 살아가는 세상 속에 가만히 앉아 연필에 온 신경을 집중하며 깍고 쓰는 것이 시간낭비인 것처럼 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나면 연필을 깍고 싶어질 것이다. 연필깍기 아닌 칼로 직접 정성들여. 나는 책을 덮고나서 차분하게 연필을 깍았다.

그리고 마음에 드는 구절을 적어보았다.

우리가 자발적으로 쓰기의 기능을 구조 조정해

몸의 능동성을 하나씩 잃어가는 동안

인간이기에 지닐 수 있는 소중한 능력도

장작불에 내리는 눈송이처럼 사라져가는 것은 아닐까? p.216

손에서 연필을 비롯한 필기구가 사라져가고 키보드. 스마트폰이 자리잡고 있는 것은 인간에게 편리함을 주었지만

손으로 쓰던 그 순간의 설렘과 온전히 내 생각에 빠지게 하는 그 고요함을 빼앗아 가버린 것 같아 씁쓸해졌다.

늘 피곤하다하면서도 스마트폰에 빠져있는 나를 볼 때도 씁슬해지곤 한다. 이 책은 다시 한번 나를 들여다보게 한다.

연필테라피라는 말이 딱 맞다. 내가 똑바로 서는 순간을 소중히 여기고 싶다.

사랑은 분석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경험하는 것일 뿐. 그 경험의 한 가운데에서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 똑바로 서는 순간이 내게는 소중하다.

상처받고도 끝내 훼손되지 않는 무엇인가를 연필심처럼 가슴에 품고 세상의 길들을 걷게 되기를 나는 바란다. p.295

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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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4-13 07:1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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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6-28 21:4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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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우리는 행복하다 - 톤도, 가장 낮은 곳에서 발견한 가장 큰 행복
김종원 지음 / 넥서스BOOKS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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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나는 톤도라는 곳을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다. 필리핀하면 마닐라, 세부 정도? 관광지, 휴양지로만 알고 있었던 필리핀.

그런 그 곳에 행복을 가득 품은 ‘톤도’ 도시가 있었다. 톤도는 세계 3대 빈민촌이다.

엄청난 쓰레기더미 속에 무너질 듯한 판자촌에 수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다. 과연 이런 곳에서,

악취가 몇 주간 잊히질 않는다는 그 곳에서 살아간다는 것은 어떤 삶일까?

톤도라는 곳에 대한 설명만 들어도 불행할 것 같은데 톤도의 아이들이 그렇게 행복하다니 도대체 어떤 곳일지 너무나도 궁금해졌다.

신발이 없어 맨발로 다녀야 하는 아이, 통을 들고 있다. 길가에 뾰족한 나무조각이나 쇳조각을 주워 담는다고 했다.

그리고 기도한다고 했다. 아이들이 다치지 않게 해달라고.

아이를 어찌 예쁘다 하지 않을 수 있을까?

톤도에는 교육센터가 있다. 그 곳에서 교육받은 아이들이 커서 좋은 대학에 가게 된다고 한다.

우리와 같이 대기업, 좋은 직장에 취직하길 바라기보다 다시 톤도에 돌아와(충분히 취직할 수 있음에도) 교육센터에서 교육봉사를 하고 있다.

지긋지긋한 가난에서, 쓰레기가득한 동네에서 벗어나고 싶을 거란 생각은 오산이다. 그들은 다시 돌아와서 아이들을 위해 봉사한다.

나는 그들에게 이렇게 물었다.

“너희는 충분히 좋은 기업에 취직해서 지긋지긋한 빈민가를 벗어날 수 있었을 텐데, 왜 이런 선택을 한 거니?”

그러자 그들이 이렇게 답했다.

“나만의 희망을 키우는 것보다 세상을 위한 희망을 키우는 일을 하는 것이 더 행복한 삶이 아닐까요?”

그들은 높은 연봉이 아니라 자기와 같은 어린 시절을 보내고 있는 아이들이 희망을 갖고 성장하길 바라고 있었다.

그것이 더 행복한 삶이라며 희생이 아닌 스스로가 행복한 삶을 살고 있었다.

늘 행복은 물질로만 이루어질 수 없으며 부와 명예, 그런 것들이 행복을 결정짓지 못한다고 믿고 있고 그렇게 살고 싶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생각대로 되지 않는 게 삶이라며, 환경을 무시할 수 없다며 자기합리화를 시키곤 했다. 일단 그래도 어느 정도의 돈이 있어야 하잖아.

내가 하고 싶은 것, 사고 싶은 것을 가졌을 때 행복해지는 거니까, 라며 스스로에게 합당한 이유를 부여했다.

톤도의 아이들을 보며 얼마나 부끄러웠는지 모르겠다. 내 생각이 얼마나 안일하고 이중적인지도 알았다.

마음으론 행복의 조건을 알고 있으면서도 껍데기역시 포기하지 못하는 나였다. 내가 가진 것이 많다는 것,

그럼에도 더 갖고 싶어하는 것, 넘쳐나는 풍요 속에서도 만족하지 못하는 것, 오로지 나의 행복만을 바랐던 것.

그러면서 나는 행복하다고 착각했던 것이다.

“행복이 뭐 별건가요? 내가 행복해지고 싶은 만큼, 그 마음을 사랑하는 사람에게 전해 주면 되는 거죠.

그 마음은 다시 제게 행복이 되어 돌아올 거예요. 저는 지금 정말 행복해요. 아버지가 행복하시니까요!”

“혼자 먹으면 혼자만 행복하잖아요. 이렇게 많은 친구가 있는데, 혼자만 행복하다면 그건 진짜 행복이 아니죠.

나눌 수 없다는 것은 불행이니까요. 우리 모두가 함께했으니 저는 조금만 먹어도 행복해요.”

상대에게 행복을 전하는 것, 상대가 행복하다는 것이 나의 행복이 되는 것. 이런 단순한 진리는 톤도의 아이들은 알고 있었다.

행복은 나누면 배가 된다는 말에도 세상살이 힘들다며 한탄하기도 하고, 우울해하는 친구에게 행복을 나누지도 못했던 것만 같다.

왜 나는 나의 행복에만 만족했는지 가슴이 뻐근해진다.

“제 꿈은 선생님이예요. 배우고 싶어도 돈이 없어 배우지 못하는 아이들을 가르치고 싶어요. 그 모습을 생각만 해도 가슴이 터질 것처럼 두근거려요.

하루라도 빨리 꿈을 이루고 싶어요. 분명 그렇게 될 거예요. 제 꿈은 혼자만 애태우는 짝사랑 같은 것이 아니예요. 우리는 서로 사랑하고 있죠.

그래서 저는 매일 머릿속에, 가슴속에 제 꿈을 그려요.”

내 꿈도 선생님이었다. 학교에서는 아니지만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으니 꿈을 이루긴 했다.

어릴 때는 아이들에게 희망을 주고 성장하는데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 있었다. 그리고 지역아동센터와 같은 곳에서 봉사하는 것도 꿈꿨었다.

그런데 그러지 못하고 있다. 살기에 바쁘다는 핑계로. 저 아이처럼 꿈과 서로 사랑하지 못했나보다.

지금은 내가 좋아하는 일인지, 하고 싶었던 꿈이 맞는지조차 모르겠다.

그런 나에게 이 아이가 진정한 꿈에 대해 알려주었다.

내가 사랑하는 꿈, 매일 매일 그리는 꿈. 다시 꿈 꾸고 내 꿈을 사랑해야겠다.

유난히 자학적인 리뷰가 되었는데, 그만큼 톤도의 아이들이 해맑은 미소와 행복한 모습. 행복에 대한 아이들의 생각이 참 와닿았다.

"우리는 행복하기 위해 태어났어요."

 

그렇다. 우리는 행복하기 위해 태어났다. 불평, 한탄, 후회보다는 지금 내 앞의 작은 행복과 사랑을 발견해야겠다. 움켜쥐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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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팽이 식당
오가와 이토 지음, 권남희 옮김 / 북폴리오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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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바이트를 마치고 돌아온 링고는 텅텅 빈 집과 맞닥뜨린다.

동거하던 연인이 돈과 살림살이 전부를 가지고 사라져 버린 것.

설상가상으로 갑자기 목소리까지 나오지 않게 되었다.

모든 것을 잃고 완벽한 외톨이가 된 그녀는, 10년 만에 처음으로 어머니가 있는 고향으로 향한다.

그리고 '달팽이 식당'이라는 이름의 식당을 연다.

정해진 메뉴도 없고, 받는 손님은 하루에 딱 한 팀.

단, 손님의 취향과 인품에 대해 철저히 사전조사를 한 후 상황에 맞는 요리를 내놓는 것이 원칙이다.

그리고 이 작디작은 식당에, 어느 날부턴가 마법같은 일들이 일어나기 시작한다!

영화로도 만들어진 '달팽이 식당'

요리를 좋아하는 나는 카모메 식당과 달팽이 식당과 같은 느낌의 식당을 꿈꾼다.

그저 배가 고파서 배를 채우기 위해 먹는 것이 전부가 아닌

먹는다는 것으로 행복으로 느끼고 친밀감과 감사함, 애정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그렇기 때문에 링고가 말을 할 수 없어도 음식만으로 충분히 음식을 대하는 정성과 노력이 느껴지는게

 

아닐까 싶다.

오직 나만을 위한 요리.

당신을 위한 요리.

요리하는 순간도, 그것을 먹는 순간도 참 행복할 것 같다.

 

( 좀  일본스러운 전개가 있긴 하지만 식당의 컨셉이 너무 맘에 든다!)

정말로 소중한 것은 내 가슴속에 넣어놓고 열쇠로 꼭꼭 잠가두자.
아무에게도 도둑맞지 않도록.
공기에 닿아 색이 바래지 않도록.
비바람을 맞아 모양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누군가의 행복한 얼굴을 보는 것은 내게 유일한 위안이었다.

세상에는 개인의 힘으로 어떻게 할 수 없는 일이 있다는 건 안다.
내 뜻대로 움직일 수 있는 일은 극히 미미한 것이다.
그리고 대부분의 사건은 큰 강물에 휩쓸려 흘러내려가면서,
내 뜻과는 상관없이 누군가의 커다란 손바닥 안에서 좌우된다.
인생에는 좋은 일보다 나쁜 일이 훨씬 많다.
내 인생은 특히 그런 느낌이 들지만,
그래도 작은 행복을 찾아가면서 살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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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4-13 06: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하리 2015-04-13 08: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히히 나도 그렇게 살았으면:-)
 
십대, 지금 이 순간도 삶이다
이영미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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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 추천도서에 올라 있는 이 책은 지난 여름방학 때 아이들을 위해 구매했던 책이다. 아이들도 읽었고 나도 첨삭과 조언을 위해 읽어보았다. 읽고나서 이 책은 중학생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읽어야 할 책이라고 생각했다. 아이들을 들여다볼 수 있고 소통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멋진 책이다. 책 표지에 써있듯 '입시에만 몰두하는 공부기계도, 뉴스 속 문제 집단도 아닌 우리 시대 진짜 십대들의 삶과 사랑, 숨겨둔 고민과 속 깊은 이야기'를 알게 되고 그들의 마음도 느낄 수 있게 된다. 독서관련 학원강사로 일하고 있는 나는 저자의 모습에 감동을 받았고 반성하게 되었다. 우리들이, 우리 어른들이 과연 십대의 청소년을 제대로 보고 있는지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고, 어른의 시각으로 마음을 들여다보는 게 아니라 제대로 받아들이고 따라와주기만 바랐던 내 모습에 부끄러워졌다. 나도 분명 십대의 시절을 경험해놓고 이제는 고리타분한 꼰대처럼 마음을 보듬기보다 가르치려고만 들었던 같아 아이들에게 미안하고 찔린다.

저자는 현직 교사로, 20년 가까이 다양한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겪었던 일을 바탕으로 청소년들의 진정한 고민과 꿈을 보여주고 있다. 저자가 직접 학생들에게 썼던 편지들이 들어있는데, 학생들을 사랑하는 따뜻한 마음이 느껴져 감동받았다. 분명 이 시대의 청소년들의 수많은 문제가 뉴스 일면을 장식하고 있지만 학생들의 태도를 질책하기 보다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하고 느끼게 하는 교육방식은 정말이지 멋지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자신의 꿈에 대해 생각해보지 않고, 그저 좋은 대학가는 것이 전부가 아니냐는 생각을 가진 아이가 휴대폰 압수사건을 통해 스스로 가치있는 일을 찾고, 봉사활동을 하면서 자신의 꿈을 찾아가게 되는 일. 원래 말투도 행동도 표정도 그렇다며 거친 말과 태도를 가진 아이에게 건방지다며, 버릇없다며 혼내는 것이 아니라 입장을 바꿔서 생각할 수 있도록 알려주는 모습. 스스로 숙제를 해본 적 없는 아이가 혼자서는 못한다며 포기하게 하지 않고 스스로 문제를 파악하고 해결할 수 있도록 조언해주며 성취할 수 있게 해주는 모습.

우리가 알고 있는 강압적이고 훈계하는 선생님이 아닌 학생들 스스로가 고민하고 생각하고 행동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진정한 멘토의 모습을 한 이영미 선생님을 보며 배워야겠다고 다짐했다. 20년의 교직생활을 통해 만들어진 교육철학과 신념과 마음이 따뜻하고 아이들을 사랑하는 선생님은 내가 바라던 진정한 선생님의 모습이었다. 아직은 부족하지만 아이들을 바라볼 때 좀 더 따뜻하고 마음을 어루만져줄 수 있는 그런 선생님이 되고 싶다.

이 책을 읽은 어른들이 아이들을 바라볼 때 좀 더 따뜻한 시선을 볼 수 있기를, 아이들의 태도가 아닌 마음으로 말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들여다보기를, 인생을 살아가는 중요한 것이 무언인가를 심어주기를 바란다.

많은 어른들, 학부모가 읽었으면 좋겠다.

 

사람은 누구에게나 장단점이 있잖니. 하지만 우리 눈에 어떻게 보이는가 하는 문제에는 결국 내 마음이 그 사람을 어떻게 보느냐가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게 아닐까 해. 그 사람의 나쁜 점, 잘못하는 점, 실수하는 모습에 우리의 눈과 마음을 모은다면 그 사람은 온통 단점투성이의 사람이겠지만 우리가 그 사람의 좋은 점, 잘하는 점에 눈과 마음을 모은다면 그 사람은 달라 보일 거야.

선생님이 그러셨거든요. 환경은 내가 뛰어넘을 수 있는 장벽에 불과하다고요. 혼자 힘으로 벅차면 도움을 받으면 된다고. 그리고 지금 받은 이 도움은 언젠가 도움이 필요한 누군가에게 돌려주면 된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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