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고싶어 환장했던 날들
그래 있었지
죽고 난 후엔 더이상 읽을 시가 없어 쓸쓸해지도록
지상의 시들을 다 읽고 싶었지만
읽기도 전에 다시 쓰여지는 시들이라니
시들했다
살아서는 다시 갈 수 없는 곳이 생기고 있다고
내가 목매달지 못한 구름이
붉은 맨드라미를 안고 울었던가 그 여름
세상 어떤 아름다운 문장도
살고 싶지 않다로만 읽히던 때
그래 있었지
오전과 오후의 거리란 게
딱 이승과 저승의 거리와 같다고
중얼중얼
폐인처럼
저녁이 오기도 전에
그날도 오후 두 시는 딱 죽기 좋은 시간이었고

나는 정말 최선을 다해 울어보았다

그리운 맨드라미를 위하여, 이승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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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을 다해 울었던 적이 언제였지...?
우는 것도 제대로 못한다.
이승희 시인은 나를 자꾸만 울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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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6-02-17 15: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눈물이 날 때 눈물 몇 방울이라도 흘리는 것이 좋습니다. 그게 강직된 마음을 풀어주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하더군요.

2016-02-17 18:16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