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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인스 하이에크 - 세계 경제와 정치 지형을 바꾼 세기의 대격돌
니컬러스 웝숏 지음, 김홍식 옮김 / 부키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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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전기(傳記)다.


 위기에 빠진 경제의 해법을 두고 충돌한 케인스와 하이에크. 그들의 경제학 도구와 신념은 경제학을 넘어 세계 정치와 사회, 우리 일상 곳곳에까지 스며들었고, 오늘날 현실과 세계를 바라보는 관점 자체를 변화시켰다. 두 사람이 펼친 신랄한 비판과 반론, 날카로운 통찰과 선견지명, 상대의 논점을 무너뜨리기 위한 주도면밀한 논리와 전략에는 치열한 시대고민과 세계 경제의 미래에 대한 고뇌가 녹아 있다. 


-뒤표지에서


 경제학은 오랜 시간 저를 괴롭혀온 학문 중의 하나입니다. 그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일정 수준 이상 이해하고 활용하기가 벅찼기 때문입니다. 경제학에 대한 관한 여러 양서들을 만나면서 이러한 증상(?)은 많이 나아졌지만, 그래도 여전히 경제학은 저에게 곁을 내주지 않는 짝사랑의 대상입니다. 이런 저이기에 이번에 리뷰하게 될 623페이지의 방대한 분량을 자랑하는 『케인스와 하이에크』를 받아본 순간 막대한 부담감과 싸워야 했습니다. 케인스와 하이에크에 대한 단편적인 지식만으로 무장한 저에게는 너무나 벅찬 상대로 보였기 때문입니다.


 한편으로는 영국 언론인이자 저술가로서 다수의 전기(傳記)를 집필해온 니컬러스 웝숏에 대한 기대감으로 설레이기도 했습니다. 기자의 정확성과 작가의 문학성으로 보다 편안하게 두 거장의 인생과 업적을 살펴볼 수 있을 듯 했기 때문입니다. 부끄럽게도 저는 이 책을 접하기 전까진 케인스와 하이에크가 경제학적으로 대립하는 관계임은 알고 있었지만, 동시대를 살아나가며 교류하고 논쟁하는 사이였음을 이 책을 통해 처음 알 수 있었습니다. 이 두 사람의 인간적 관계와 외국 학자들의 학문적 소통하는 모습 또한 저의 호기심을 자아내었습니다. 그럼 과연 조선 성리학의 발전을 이끌어낸 퇴계 이황과 고봉 기대승의 아름다운 토론 서신처럼 케인스와 하이에크가 만들어간 자본주의의 과거와 현재는 어떠했는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것은 전기(傳記)가 아니다. 


 케인스는 실업 문제를 비롯해 민생을 좀 더 순탄하게 만들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이 정부의 의무라고 생각했다. 반면, 하이에크는 시장은 인위적으로 바꾸기 어려운 자연적인 힘에 따라 작동하며, 따라서 정부가 시장에 간섭하는 것은 소용없는 일이라고 봤다. ...(중략) 케인스는 인간에게는 자신의 운명을 결정할 능력이 있다고 생각했다. 반면, 하이에크는 (다소 내키는 생각은 아니었지만) 인간은 다른 모든 자연 법칙과 마찬가지로 경제의 자연법칙에 따라 살 수 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이렇게 두 사람은 삶과 정부를 이해하는 서로 다른 시각을 대변하게 됐다.


-p.95에서


 이 책은 방대한 내용만큼이나 이해하기 힘든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저는 다가갈 듯 다가갈 수 없는 신기루를 좇아 거대한 경제사의 사막을 정처없이 헤맬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런 저에게 나침반이 되어 준 것은 저자의 탁월한 편집과 구성 능력이었습니다. 저자는 케인스가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1919년, 그런 케인스를 학문적 우상이자 라이벌로 삼은 하이에크의 모습으로 책을 시작합니다. 그리고 이 둘의 역사적 전환점을 시간 순으로 배열하고, 구분하면서 학문적 성취를 설명해 나가고 있습니다. 특히 케인스가 자신의 이론을 독단적으로 발전시킨 것이 아니라 '케임브리지 서커스'라는 소모임과의 토론을 통해 자신의 학문을 닦고 넓혀갔다는 점을 알 수 있었던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반면에 새롭게 알게 되었지만 실망한 점도 적지 않습니다. 논리적이고 냉철한 두 사람의 토론을 기대했지만, 케인스와 하이에크는 감정적인 소모와 함께 서로간의 용어 정의마저 실패한 채 끝내 서로를 학문적으로 이해하지는 못했습니다. 방대한 분량임에도 그들의 사생활에 대한 내용이 적은 것도 아쉽습니다. 케인스의 동성애자적 성향이나 연하 발레리나와의 결혼, 경제학자로서는 드문 주식투자 성공에 관한 자세한 내용을 기대했지만, 오히려 다른 경제학 서적보다도 적은 분량에 만족해야 했습니다. 반면에 저자가 집중하고 있는 것은 통화와 고용, 시장과 정부, 금리와 투자의 상관 관계에 대한 케인스와 하이예크의 학문적 성취 과정입니다. 따라서 이 책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거시 경제학 중에서도 통화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를 먼저 필요로 합니다. 



언어의 타락을 경계한다.


 하지만 영미권 나라들에서는 케인스 같은 태도의 보수주의가 진성(남이 아니라 정말로 자기 이해가 걸린) 보수주의자들에게 먹히지 않는다.  …… 실업자들을 방치할지언정, 공장을 놀릴지언정, 대공황에 허덕이는 수많은 대중의 절망을 못 본 체할지언정, 그로 말미암아 자본주의 시스템의 명성이 손상될지언정, 진정한 원리를 찾아 후퇴하기는 싫다는 것이다. …… 자본주의가 최종적으로 굴복하게 된다면, 자본주의를 굴복시키는 힘은 케인스 같은 사람들을 마침내 무찔렀다고 축하하는 사람들의 환호성일 것이다.

 

-p.520에서 


 저자는 케인스와 하이에크와의 대결에서 어느 누구도 진정한 승자가 되지는 못했다고 말합니다. 그것은 복잡한 현실과 그에 대처하는 정치의 한계이기도 합니다. 가파른 경제 불황의 늪 앞에서 부시 대통령은 주저없이 케인스식 처방에 의존했고, 클린턴과 오바마 정부 시절에 더욱 신자유주의가 그 목소리를 높였다는 점이 바로 그 증거입니다. 따라서 케인스와 하이에크의 승부는 아직도 현재 진행형인 셈입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이론이 현실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현실이 이론을 바꾸고 있다는 점입니다.이것이 과연 어떠한 문제일까요?


 윤리 강사 이현은 소크라테스의 말을 인용하면서 "정치가 타락하면 사회가 타락한다."고 경고한 바 있습니다. 그리고 정치의 타락은 언어의 타락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세월 우리 정부는 공히 '작은 정부'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누구도 작은 정부의 기준으로 생각할 수 있는 공무원 수와 예산의 규모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습니다. 아니 문제를 제기한다고 해도 '사실상' 작은 정부라고 표현하기만 하면 대다수가 수긍하고 말 것입니다. 정부와 시장의 문제 이전에 이를 규정하는 언어의 문제를 먼저 고민해봐야 할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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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rilla 2014-05-18 23: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의 구성이나 가독성이 탁월하시군요. 배울점이 많은 것 같습니다.

Yearn 2014-05-19 18:16   좋아요 0 | URL
칭찬의 댓글 감사합니다. 여러분들의 리뷰를 통해서 다양한 생각을 배울 수 있는 점이야말로 신간 평가단의 매력이 아닌가 합니다. 저 또한 많은 점을 배우고 있습니다.

2014-05-20 09: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컨텍스트의 시대]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컨텍스트의 시대
로버트 스코블, 셸 이스라엘 지음, 박지훈, 류희원 옮김 / 지&선(지앤선)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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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친절한 서문(序文)을 만나다.


 책의 서문을 공들여 읽는 독자는 별로 없다고 어느 저자는 한탄한 적이 있습니다. 그것도 자기 책의 서문에다가 말입니다. 제가 바로 그렇지 않은 독자 중의 한 사람입니다. 저는 평소 책의 내용을 읽기 전에 책의 앞뒤표지와 서문, 후기 등을 먼저 꼼꼼하게 살피는 편입니다. 모티머 애들러의 『독서의 기술』을 읽고 난 후 들인 습관입니다. 이런 습관을 통해서 때론 본문의 내용보다 값진 고갱이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이번에 리뷰하게 될 『컨텍스트의 시대』는 제가 읽어본 서문 중에서도 드물 정도로 풍성한 내용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우선 38페이지나 되는 적지 않은 분량입니다. 게다가 본문과는 별개로 (로마숫자로) 페이지수를 표시하는 정직함마저 보이고 있습니다. 내용 또한 다양합니다. 추천사, 한국어판 서문, 저자 소개, 서문, 프롤로그까지 책을 읽기 전 에피타이저로 손색이 없습니다. 다만 집필 과정에 도움을 준 스폰서 기업들에 대한 소개는 이제 독서에서조차 광고를 읽어야하는가하는 안타까움을 자아나게 합니다.  


 번역 또한 현역 개발자이신 박지훈님과 MBA에 재학중인 류희원님이 각자의 전공을 살려 임하고 있습니다.  이들 번역자의 노고 또한 책의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습니다. 책의 서문에서 독자를 위한 용어 설명에 지면을 할애하고 있으며, 본문에도 각주를 통해 독자를 배려하고 있습니다. 책의 말미에는 한국의 혁신가들이 바라보는 컨텍스트에 관한 내용 또한 담겨 있어 한국적 상황 또한 생각해볼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번역자의 역할 분담이 어떤 식으로 이루어졌는지 알 수 없는 점이나, 본문 1페이지부터 고유명사 포스(the Force)-영화 스타워즈의 바로 그 포스입니다-를 힘으로 번역하는 난감한 실수는 작은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찬란한 미래를 만나다.


 컨텍스트를 구성하는 다섯 가지의 힘은 우리 주위 어디에나 있으며 당신이 스크린을 터치하는 바로 그 순간에도 있다. ...(중략) 다섯 가지의 힘은 당신이 쇼핑객, 고객, 환자, 관중, 그리고 인터넷 이용자가 되었을 때 얻을 수 있는 경험의 폭과 질을 변화시키고 있다. ...(중략) 지금 모바일, 소셜 미디어, 데이터, 센서, 위치 이 다섯 가지의 힘 모두가 경제적으로 호황을 누리고 있다.


-p.3에서


 컨텍스트는 사용자가 처한 환경에서 얻을 수 있는 '상황정보'로 이해하면 쉽다고 번역자는 설명하고 있습니다. 컨텍스트를 구성하는 다섯가지 요소인 모바일, 소셜 미디어, 데이터, 센서, 위치 기반의 기술이 사용자와 주변의 정보를 파악해서 보다 최적화된 맞춤형 개인 정보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바로 그 핵심입니다. 책은 이러한 컨텍스트가 새롭게 등장한 구글 글래스로 대표되는 웨어러블 기기뿐만 아니라 우리의 쇼핑, 운전, 도시, 마케팅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변화를 일으키고 있음을 사례를 통해 보여주고 있습니다. 일찌기 아티스트 백남준님이 "미래는 바로 지금이다."라고 정의한 것처럼, 지금 여기에서 일어나고 있는 기술과 변화가 미래를 그려나가는 것임을 이 책을 통해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기술이 만들어갈 낙관적인 미래를 그려낸 책이니만큼 부작용에 대해서도 저자는 크게 염려하지 않습니다. 저자 또한 개인정보 유출이나 사생활 침해의 가능성을 인정하면서도, 기술과 시장이 자연스럽게 그 영향력을 최소화하리라 전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구글의 모토인 "사악해지지 말자(Don't Be Evil)"입니다. 이 말은 기업이 이익을 위해서 얼마나 쉽게 사악해질 수 있는지를 역설적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또한 우리가 지난 시절 경험으로 기술의 발전이 자동적으로 문화와 윤리를 만들어낼 수 없음을 알고 있습니다. 기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이를 활용하는 것은 바로 우리들 자신이기 때문입니다.



슬픈 현실과 만나다.


 2011년 일본에서 센서들은 도호쿠 대지진과 쓰나미가 발생하기 65초 전에 공무원들에게 이를 경고했고, 이 덕분에 위험 지역으로 향하는 초고속열차를 정지시켜 수천 명의 생명을 살릴 수 있는 시간을 벌었다. 쓰나미가 발생한 이후, 센서는 시민들이 피해야 할 장소들을 알려주는 방사능 열지도를 만드는 데 일조했다. 


-p.24에서


 이 책을 받아서 읽는 동안 세월호 참사라는 슬픈 사고가 있었습니다. 수학여행으로 들뜬 꿈많은 청소년부터 내일을 향해 열심히 일하던 아르바이트생, 노년의 우정을 과시하며 여행길에 올랐던 동창생분들에 이르기까지 모두 잃는 비극을 우리 모두가 겪어야 했습니다. 분명 발달된 기술은 우리를 사건 초기부터 사고의 현장을 생생하게 전달해 주었습니다. 희생자분들이 갖고 있던 스마트폰은 참담했던 마지막 모습을 고스란히 담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딱 거지까지였습니다. 배의 안전을 위한 수많은 장치들도, 소중한 생명을 구해야했던 구명보트도, 불행한 사고의 원인을 밝혀줄 블랙박스까지 그 어떤 것도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습니다.  


 결국 이 가슴 아픈 현실은 발달한 기술만큼 우리의 의식과 제도가 성숙하지 못했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증거입니다. 사회학자들은 이러한 현상을 문화지체(Cultural Lag)란 말로 정의하고 있습니다.문제는 이러한 문화지체를 우리가 똑바로 인식하고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단지 되풀이되는 인재(人災)에 안타까워하면서도 시간이 지나면 금새 잊어버리곤 했을 뿐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빠르게 변화하는 기술이 사고조차 사전에 감지하고 예방할 수 있을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것일까요?  슬픈 현실과 찬란한 미래 사이에서 저는 오늘도 하염없이 서서 그저 바라보고 있을 뿐입니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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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uclecker27 2014-05-17 09: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박지훈 역자입니다. :)
알라딘에서 좋은 기회를 주셔서 이렇게 독자분들과 이야기나눌수 있으니 매우 좋네요:)
리뷰를 읽고 저또한 다시 돌아보는 계기가 되어.. 너무 감사드립니다!

먼저.. 책에서 스폰서에 대한 광고(?)에 대해서 말씀드리자면..
저자들이 기존 출판 방식과 다른 방법을 택했죠. 미국에서 "셀프퍼블리싱"한 책입니다. 또한 "크라우드 펀딩"으로 제작하여 양질의 정보를 제공하고자 한 저자들의 의도였습니다. 스폰서들을 위해 본문에 불필요하게 과다한 내용을 넣은 것은 아니니 광고라 불리기엔 무리가 있지 않나하는 소견입니다. (최대 스폰서인 랙스페이스는 본문에 이름만 1번언급될 정도입니다.) Special Thanks To 정도로 봐주시는게^^;; (이부분을 충분히 설명드리지 못한 저희 책임입니다.)

다음 "the Force" 부분의 해명입니다. :) 그 포스임을 알고 고민과 논의 끝에 내린 결정에 의해 쓴 것이라..
"더 포스"로 했을 경우, 스타워즈를 보지 않은 독자들은 무슨 소리인지 와닿지 않아 보였습니다. (역주를 달수도있으나 사진없이 몇줄에 설명될 수 있지도 않을 듯했습니다. )또한 이 구절으로 시작하는 장의 제목이 "5가지의 힘 (원문:The Five Forces)"이기에 이야기를 해보았습니다. 결정적으로 원문에 고유명사 격인 The Force가 아닌 The force 로 되어있습니다. 미국 대부분의 사람들이 스타워즈를 보았고 알고있기에 미국독자라면 "피식.. 갖다끼워넣긴.." 이런식으로 가벼운 웃음을 짓고 넘길 수 있는 부분일듯한데.. 스타워즈 인지도가 그리 높지 않은 한국상황을 고려하다보니 고민이 되었습니다.

저자랑도 이야기해보고 의도를 파악한후 2쇄때는 그 의도까지 반영될 수 있게 논의해보겠습니다.:)

다른 부족한 부분도 언제든지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http://about.me/alexjipark
다시한번 진슴으로 감사드립니다!

Yearn 2014-05-18 14:58   좋아요 0 | URL
먼저 부족한 리뷰에 과분한 댓글 감사합니다.

1. 스폰서 문제의 경우, 원서의 경우에는 박지훈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비용절감을 비롯한 깊은 의미가 있겠으나 번역서인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약간은 그 의미가 퇴색된다 하겠습니다. 마치 케이블 채널의 영화를 보다가 클라이막스 부분에서 어김없이 튀어나오는 당연한 광고가 유쾌하지 않은 것처럼, 이 책뿐만 아니라 도서 분야에서도 그런 광고가 일상화되지 않을까하는 저의 노파심에서 몇 마디 적어본 것이기도 합니다.

2. 1장의 포스를 힘으로 번역한 번역자분들의 선택에 이의를 제기한 것이 아닙니다. 제가 문제 삼았던 것은 1장 제목 아래에 인용된 스타워즈의 대사인 "힘이란 것은 모든 ~ " 마저 포스를 힘으로 번역한 것입니다. 마치 스타워즈 4편이 개봉한 1980년대에 포스를 힘이나 기로 번역한 것과 같다 하겠습니다. 하지만 2000년대 개봉한 후속편들에서는 분명 포스를 그대로 포스라고 번역하고 있습니다. 독자층에 대해서는 꼭 스타워즈팬이 아니더라도 꽤 많은 이들이 포스를 (특히 넷상에서) 자연스레 사용하고 있습니다. 무협지를 읽지 않는 이들도 저자의 깊은 내공이나 쿠폰 신공이니 하는 표현을 이해하고 사용하듯이 말입니다. 따라서 포스라는 단어를 이해하지 못한다는 걱정은 줄이셔도 될 듯 합니다. 물론 그렇다해도 본문의 포스를 그대로 번역하기보다는 힘으로 번역한 것이 더 적절하다고 저 또한 생각합니다. 포스를 모르는 이를 위해서는 역주로 포스에 관한 한글 위키 주소를 QR코드로 넣어주는 것도 한 방법이겠습니다.

다시 한 번 부족한 리뷰를 꼼꼼하게 읽고, 상세한 댓글을 달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좋은 인연으로 만나 뵈었으면 합니다.

2014-05-20 09: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청춘 파산 - 2014년 제2회 한국경제 청년신춘문예 당선작
김의경 지음 / 민음사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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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나 할 것 없이 살아가기 힘든 세상입니다. 해결사를 자처하는 이들은 두 가지 극단적인 해결책을 제시합니다. 한 쪽은 냉혹한 현실을 직시하고, 더욱 치열하게 살아가라고 조언합니다. 반대로 다른 한 쪽은 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달린 일이니, 여유를 가지고 삶을 관조하며 살아가라고 충고합니다. 듣기 좋은 노래도 여러 번 들으면 싫다는 말처럼 이제는 이런 말조차도 위로가 아닌 짜증을 유발합니다. 그 만큼 삶이 버겁다는 반증일 겁니다. 


 문제를 해결하려면 먼저 문제를 파악하는 것이 우선일 터입니다. 그런 면에서 볼 때, 김의경 작가의 등단작인 『청춘 파산』은 아주 적절한 보고서로 읽을 수 있습니다. "『청춘 파산』은 '2014년, 아르바이트생 구보 씨의 일일'로 읽힌다"는 심사평처럼 이 책은 우리에게 따끔한 충고나 따뜻한 위로를 건네지 않습니다. 다만 비정규직 아르바이트생의 일상을 담담하게 우리에게 보여줍니다. 당선 소감에서 밝히고 있듯이, 작가의 개인적 체험이 녹아있기에 이러한 묘사는 사실성과 더불어 진실성을 자연스레 획득하고 있습니다. 

 주인공 인주는 30대에 개인 파산자가 되어 매일 봉고차를 타고 다양한 거리에서 상가수첩을 돌리는 일을 합니다. 인주가 매일 일하러 가는 서울의 동네 이름을 목차로 구성한 탓에 우리는 자연스레 그녀의 여행 같은 일상에 동행하게 됩니다. 지금은 아무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은 동네 이름의 유래와 과거가 인물들의 대화를 통해 우리에게 전달됩니다. 그 곳에서 그녀는 20대에 경험했던 다양한 추억-재수, 대학생활, 연애, 아르바이트-과 조우하게 됩니다. 추억 여행의 끝은 항상 별로 달라지지 않은, 그래서 더욱 힘든 차가운 현실로의 귀환입니다. 

 청춘 파산 속의 인물들은 누구나 힘들게 살아가고 있음을 묘사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누군가는 거기서 허우적되고, 누군가는 필사적으로 헤어나오려 하며, 누군가는 자포자기한 심정으로 살아갑니다. 작가는 이들 개개인의 삶을 우리에게 보여줄 뿐 그 어떤 참견도 하지 않습니다. 이 지점이 바로 이 소설의 매력이자 한계일 수 있습니다. 작가는 철저하게 주인공 인주의 시점에서 인물과 사건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비정규직 또는 개인 파산의 문제를 사회 구조와는 전혀 연계시키지 않습니다. 비록 그 해법에는 의견이 갈리지만, 현상 자체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는 문제이기에 아쉬움이 남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이 빛나는 이유는 개인의 시점에서 냉정한 묘사를 끝까지 추구했다는 점일 터입니다. 작가는 어설픈 희망이나 벼락 같은 행운으로 책을 마무리하지 않고 뚝심있게 자신의 의지를 끝까지 밀고 나갑니다. 끝날 듯 끝나지 않는 우리네 삶처럼, 변할 듯 변하지 않는 시간처럼, 나쁜 듯 나쁘지 않은 추억처럼 그렇게 오롯이 오늘의 삶을 담아내었습니다. 시대의 관찰자로서의 소명을 다한 작가에게 박수를 보내며, 다음 차기작을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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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금융의 탄생]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미국 금융의 탄생 - 알렉산더 해밀턴과 앨버트 갤러틴의 경제 리더십
토머스 K. 맥크로 지음, 이경식 옮김 / 휴먼앤북스(Human&Books)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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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그것도 경제사라니...


'국가'라는 개념조차 확립되지 않았던 독립 직후의 미국, 

두 이민자는 어떻게 미국 경제의 토대를 구축하였나?

알렉산더 해밀턴과 앨버트 갤러틴, 두 재무부장관의 생애를 통해 미국 금융이 탄생하는 역사적 현장을 만난다!


-뒤표지에서


 우스갯소리로 여자들이 싫어하는 주제는 군대와 축구이고, 가장 싫어하는 이야기는 바로 '군대에서 축구하는 이야기'라고 합니다. 저의 경우에는 유달리 역사와 경제에 약하다보니, 경제사를 가장 싫어했습니다. 학창시절 역사는 외워야 할 것들이 산더미처럼 쌓여있는 창고였고, 경제는 간단한 원리로 복잡한 사고를 주문하는 까다로운 손님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편견은 명사와 명저를 만나면서 조금씩 쌓여가는 지혜에 허물어져 갔습니다. 지금도 여전히 어렵기는 하지만 그 유용성을 부인하지 않는 경지(?)에 이르렀습니다. 게다가 요즘에는 음식이나 취미같은 소소한 분야를 다룬 흥미로운 미시사 관련 책들을 통해서 조금씩 역사에 대한 재미를 붙여가는 중입니다.


 그래도 이번에 만나게 된 『미국 금융의 탄생』은 처음부터 버거운 주제이자 분량으로 다가왔습니다. 2012년 11월 타계한 퓰리처상 수상작가 토머스 K. 맥크로의 최후의 역작인 이 책은 여전히 저에게는 까다로운 주제인 '경제사'를 정면에서 다룬 책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이민자의 신분으로  재무부장관을 맡아 재정에 관한 체제와 제도를 다루고 발전시켜 나간 알렉산더 해밀턴과 앨버트 갤러틴이 있습니다. 역사나 경제에 식견을 갖추지 못한 저로서는 다소 낯선 인물이었고, 그래서 두려움과 호기심이 교차하는 심정이었습니다.  비록 생소하지만 미국과 세계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 두 거인의 발자취를 지금부터 따라가보도록 하겠습니다.

 


닮은 듯 다른 해밀턴과 갤러틴


 해밀턴과 갤러틴은 정치적으로 적이었다. 그러나 두 사람 사이에는 많은 공통점이 있었다. 우선 9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부모가 없는 고아가 되었다. 10대에 미국으로 이주했으며 나중에는 뉴욕 명문가의 딸과 결혼했다. 눈부신 지성의 소유자였으며, 숫자와 셈에 특히 빨랐고, 특이할 정도로 탁월한 행정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p.253에서


  미국 건국 초기 재무부 장관을 지냈던 해밀턴과 갤러틴이 가졌던 공통점은 바로 그들이 이민자 출신이라는 점입니다. 저자는 바로 이 점에 주목하여 이야기를 풀어나갑니다. 뛰어난 재능을 지녔지만 출신이나 배경이 미약했던 그들은 미국을 기회의 땅으로 보았고, 금융과 행정 능력에 걸맞는 위치에 올라 그 수완을 마음껏 펼칠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해밀턴과 갤런틴은 자신의 신념에 따라서 정반대라로 말해도 좋을 정도로 다른 방향으로 제각각 능력을 발휘합니다. 연방주의자로 통합을 강조했던 해밀턴은 신용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미합중국은행을 설립하고, 농업과 수입에 치우친 경제상황에서 2차산업인 제조업의 활성화를 꾀했습니다. 반면에 자율성을 주장했던 공화주의자인 갤러틴은 국토확장과 개발에 힘을 실었고, 공공지 매각을 통해 부채를 줄이려고 노력했습니다. 


 책을 통해 나타난 해밀턴과 갤러틴의 삶 또한 극명한 대비를 이룹니다. 5년간의 재임기간 이후, 결투로 47세에 사망한 해밀턴의 짧았던 삶은 자신의 이상을 (비록 엄청난 시련을 이겨내야했지만)성공적으로 이룬 반면, 13년간의 재임기간 이후 88세까지 장수한 갤러틴은 빛나는 성공만큼이나 자신의 신념이 깨어지는 좌절과 실패 또한 맛보아야 했습니다. 그래서 언뜻 보면 저자가 갤러틴에 더 후한 점수를 주는 듯한 착각이 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책은 그러한 오류와 비난에서 벗어나 객관성을 유지하기 위해서 해밀턴과 갤런틴이 썼던 편지와 보고서를 그 증거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또한 두 인물들을 둘러싸고 있던 정치, 경제, 외교적 상황과 그들의 상관인 워싱턴, 제퍼슨, 애머슨 대통령과의 관계를 통해서 그 당시 상황을 사실적이고 입체적으로 그려내는데 성공하고 있습니다.



자본주의의 줄기는 금융이고, 그 뿌리는 신용이다.


 신용은 자본주의 체제의 핵심에 놓여있다. 신용은 보다 나은 물질적 미래에 대한 믿음에 의존한다. ...(중략) 은행은 미래에 돌려받을 것을 기대하며 자기가 가지고 있던 돈을 빌려주되, 원금을 회수할 때까지 정기적으로 이자를 지급받는다. ...(중략) 그러므로 자본주의의 요체는 미래에 대한 강력한 심리적 지향이다. 그리고 이 지향은 자본주의 체제가 신용에 속속들이 의존하는 것으로 표현된다. 신용을 바탕으로 하는 자본주의는 비록 많은 결점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인류가 여태까지 개발한 것 가운데 가장 생산적인 경제 체제임이 밝혀졌다.


-p.486~487에서

 

 이 책의 원제는 The founders and finance입니다. 번역하면 '미국의 건국자들과 그들의 재정정책'쯤이 적당하지 않을까 합니다. 이 원제야말로 '미국 금융의 탄생'이라는 제목보다 더 내용을 충실하게 전달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이민자의 신분으로 토지보다는 금융을 통해 산업을 발전시키려 했던 이는 해밀턴이었습니다. 반면에 갤러틴은 국토를 개발해서 균형적인 발전을 꾀하려 했고, 부채감축과 예산 축소에 더 집중했습니다. 따라서 책의 내용은 금융이라는 제목으로 묶기보다는 더 큰 범위인 국가 재정 전반을 다룬 것으로 이해해야 마땅할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는 금융이 이 책에서 갖고 있는 비중은 결코 작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저자가 해밀턴과 갤러틴을 통해서 보여주고자 했던 것이 (미국)자본주의의 핵심이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바로 금융이며, 그 금융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바로 개인간, 조직간, 국가간의 신용이라고 저자는 힘주어 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오늘날의 경제는 그 근본인 신용조차 잊은 채 맹목적인 이윤추구가 세계적인 대세가 된 지 오래입니다. 바로 이 점이 아마도 저자가 건국 초기의 해밀턴과 갤러틴을 다시 이 세계에 일깨운 이유일 것입니다. 자신의 이득을 극대화하는 것은 분명 자본주의의 강점이지만,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필수조건이 바로 서로간의 신용임을 다시 한 번 되새겨봅니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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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코머핀 2014-02-24 23: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확인하였습니다. 감사합니다 ^^
 
[원 퀘스천]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원 퀘스천 One Question - 내 인생을 바꾸는 한 가지 질문
켄 콜먼 지음, 김정한 옮김 / 홍익 / 2013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질문의 힘? 


 대부분의 서양 철학사 책은 탈레스를 서양철학의 아버지라고 기술하고 있다. 아리스토텔레스도 탈레스를 그리스의 최초의 철학자요, 과학자라고 칭한다. 19세기 철학자 니체도 “그리스 철학은 물이 만물의 기원이요 자궁이라는 명제로 시작한다.”고 말함으로써 탈레스가 서양 철학의 출발임을 시사하고 있다. 그리고 버트런드 러셀도 자신의 저서 [서양 철학사]에서 서양 철학은 탈레스로부터 시작되었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그들은 무슨 이유로 탈레스에게 그런 영예로운 호칭을 부여한 것일까?


출처: http://navercast.naver.com/contents.nhn?rid=88&contents_id=1676


 인용한 글에서처럼 탈레스를 비롯한 그리스 철학자들은 만물의 근원으로 여러 가지를 주장했습니다. 탈레스는 물을,  헤라클레이토스는 불을,  엠페도클레스는 4원소설을 주장했습니다. 현대의 시각에서 보면 우습기 짝이 없는 주장입니다. 책을 아주 좋아하거나, 선행학습을 하고 있는 초등학교 학생도 원자의 존재를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수 천년이 지난 지금 이들을 우리가 잊지 않고 있는 것은 그들의 해답이 아니라 질문에 있습니다. 그들이 바로 "앎 자체를 목적으로 삼는 근본적 질문에 합리적 대답을 구하려 했던 최초의 시도"(출처 동일)를 행했기 때문입니다.


 반면에 우리는 질문하는 법을 잊고 살아갑니다. 열린 교육을 지향한지는 한참이 지났고, 협업과 창의력은 이제 식상한 단어가 되어버렸습니다. 그러나 그 중심에 있어야 할 '질문'의 존재는 어디에도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그런 현실에서 만나게 된 책이 바로 『원 퀘스천 One Question』입니다. 보통의 자기계발서들이 우리 인생의 해답에 집중하고 있는데 반하여, 이 책은 반대로 질문에 강조점을 두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어떠한 질문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 지 두근거리는 가슴을 안고 책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질문의 배경 → 작가의 질문과 명사의 해답  해설의 구성이 흥미롭다.


 그러면서 우리는 인생이란 것을 무수한 대답들이 가득하기는 하지만, 무거운 자물쇠로 잠긴 보물 상자로 보기 시작한다. 삶의 가장 위대하고 가장 도움이 되는 대답을 열어 줄 열쇠는 바로 '질문'이라는 사실를 알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불행하게도,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사실을 모른 채 눈을 닫고, 귀를 닫고, 입까지 닫은 채 살고 있다. 


-p.283에서 


 책은 36개의 질문을 12개로 나누어 현재를 있게 한 요소, 성공을 위해 극복해야 할 실패, 내일을 향한 도전이라는 3장으로 나누어 엮었습니다. 각 질문들은 그 질문을 갖게 된 저자의 경험담을 시작으로 질문을 받은 명사의 대답, 그 대답에 대한 저자의 해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질문의 배경을 소개함으로써 호기심을 유발하고, 그 질문에 걸맞는 명사의 명쾌한 해답이 우리의 궁금증을 속시원히 풀어줍니다. 마지막 저자의 해설은 디저트처럼 달콤한 마무리를 선사합니다. 게다가 본문에늣 수록되지 못한 명사의 짤막한 인터뷰와 원문을 수록한 QR 코드가 보물처럼 숨겨져 있어 즐거움을 줍니다.    


 자기계발을 위한 질문과 해답이 외에도 이 책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36명 이상의 명사를 비롯한 생생한 인물들입니다. 특히 개인적으로 기억에 남았던 이는 소비자가 한 켤레의 신발을 구입하면 한 켤레의 신발을 제3세계 어린이들에게 기부하는 탐스 슈즈의  CEO 블레이크 마이코스키, 베트남전에서 혹독한 포로생활을 견뎌낸 전 공화당 대통령 후보 존 매케인, 베스트셀러 『폰더 씨의 위대한 하루』의 저자 앤디 앤드루스 등 입니다. 반면에 안타까운 인물로는 한국계 미국인으로 승승장구하고 있는 교육자 미셸 리입니다. 강도 높은 개혁으로 교육 환경과 성적을 향상시켰다는 그녀는 우리에게 장애물에 원칙을 갖고 맞서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작 그녀가 교육감으로 재직하던 시절 있었던 광범위한 성적 조작 의혹에 대해서는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하나의 질문을 위해 작가는 부단히도 노력했나 보다.


 새로운 영감이 떠오르면서, '켄 콜먼과 함께 하는 한 가지 질문'이라는 새로운 아이디어가 만들어졌다. 몆 주 후, 이 아이디어는 좀 더 발전되어 첫 번째 아이템이 인터넷 사이트에 올라갔다. ...(중략) 인터뷰 횟수가 증가하고 콘텐츠가 계속 만들어지면서, 이 프로젝트는 지금 이 순간 당신이 읽고 있는 한 권의 책으로 발전했다. 


-p.130에서


 책의 의도와는 다르게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질문이나 명사가 아닌 바로 저자입니다. 가난한 형편에도 사망한 친구 부부의 딸을 1년 반 동안 돌봐줄 만큼 인정 많은 부모님과 함께 한 어린 시절의 다양한 경험이나 인생을 통해 만나온 각양각색인 주변사람들의 일화는 생생한 사실감을 책에 불어넣어 줍니다. 가장 극적인 것은 무능하다고 방송국에 잘린 진행자라는 현실에 절망하지 않고 오히려 새로운 도전의 기회로 삼은 저자의 의지와 실천입니다. 해고당한 자신의 처지와 같은 사람들의 고민을 해결해줄 수 있는 전문가에게 가장 적절한  ‘단 하나의 질문(One Question)'을 던져 조언을 구한 이 프로그램은  ‘미국에서 가장 주목받는 팟캐스트’ 1위에 뽑혔고, 방송국의 정규 프로그램이 되었습니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우리 사회는 질문의 중요성은 잘 알지만, 그 누구도 질문하지 않고 질문도 받지 않는 모습이 일상화된지 오래입니다. 저자의 주장처럼 제대로 된 질문은 핵심을 짚고, 숨겨져 있던 진실을 드러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질문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말만큼 공허한 외침은 없을 듯 합니다. 왜냐하면 치열하게 현실을 살아가는 사람에게 질문은 당연한 권리이자 의무이기 때문입니다. 저자가 당당하게 명사들 앞에서 ‘단 하나의 질문(One Question)'을 제기할 수 있었던 것은 그만큼 자신의 원칙에 충실한 삶을 살았기 때문이 아닐까요?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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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코머핀 2014-02-24 23: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확인하였습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