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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라이들의 시대 - 세상에 없던 나만의 방식으로 어떻게든 성공하는
알렉사 클레이.키라 마야 필립스 지음, 최규민 옮김 / 알프레드 / 2016년 3월
평점 :
1965년 6월 22일 생, 독일 베르멜스키르첸 출신으로 쾰른대학교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땄다. 온타리오 주 리치먼드 힐에서 밴쿠버 출신인 아내와 자식 하나가 있는 가장이다. 캐나다와 독일 국적을 다 갖고 있다. 쉽게 말하면 다중 국적자다. 현재 볼 프로덕션 CEO이지만, 문제는 재능 자체가 없는 것도 아닌데 대다수의 영화를 대충 허접하게나 만들다보니 저질이고 재미도 없는 망작이나 괴작들을 양산하다보니 세계에서 가장 형편없는 감독으로 불린다.
-http://me2.do/55VlIjbE 에서
B급. A급에 대비되는 말로써 A급이 고급품이나 정상을 의미한다면, B급은 보통이나 비정상적인 물건이나 상태를 나타내는 말입니다. 가장 자주 쓰이는 말로는 B급 영화가 있는데, 이는 A급 영화인 상업적이고 대중적인 블록버스터와는 반대로 저예산 독립영화나 특정한 정서적 표현과 양식을 가진 비주류 영화를 의미합니다. 소수에 의해 만들어지고 즐기던 B급 제품이나 문화들이 요즘 부쩍 주류와 동등하게 경쟁하고 사랑 받는 일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경기 침체와 함께 합리적인 소비 풍토가 확산되면서 반품·재고·전시상품이 많은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반듯하고 정의로운 영웅보다 조금은 삐딱하고 인간적인 '킹스맨'이나 '데드풀' 같은 캐릭터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토요일 저녁을 책임지고 있는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은 이러한 B급 정서를 잘 활용한 TV 프로그램이라는 평가가 있습니다. 그야말로 'B급 전성시대'라는 말이 어울리는 요즘입니다.
이런 추세에 발맞추어 해적, 해커, 갱스터 등 지금까지 주목 받지 못했던 비주류 경제(이 책의 원제인 'The Misfit Economy')를 분석한 책이 나왔습니다. 바로 알렉사 클레이와 키라 마야 필립스의『또라이들의 전성시대』입니다. 수많은 기업과 비영리 조직에서 일하는 동안 저자들은 '사회 변화의 수천 가지 모델을 접했고 자유롭고 유연한 비주류 경제권의 힘을 확인'(책날개에서)했습니다. 2012년부터 이를 입증하기 위한 5천 건의 사례를 수집했습니다. 2013년에는 크라우드 펀딩으로 3천 만원의 투자를 받아 세계 곳곳의 창조적인 '또라이'들을 직접 만나 위험천만한 인터뷰를 수행했습니다. 이 책은 창의적이고 과감한 두 '또라이'가 내어놓은 독특한 결과물입니다. 그럼 지금부터 이 책의 부제처럼 '세상에 없던 나만의 방식으로 어떻게든 성공하는' 또라이들의 비밀을 살짝 훔쳐보도록 하겠습니다.
이렇듯 내는 영화마다 쪽박을 참에도 우베 볼은 어째서인지 계속해서 영화를 만들 수 있다. 본인이 석유 재벌(...)이 아닌 이상 이런 망작 전문 감독을 후원해줄 사람도 흔치 않을 터인데 어째서 그것이 가능한 것일까? 이는 그의 독특한 수입 구조에서 기인한다. 그의 수입 구조는 독일 세금 감면법(tax shelter)을 역이용한다. 독일영화산업을 일으키려고 법을 제정했던, 당시 독일에서는 영화에 투자를 하면 한마디로 투자액의 절반을 정부에서 돌려받을 수 있었고, ...(중략) 따라서 세금 감면을 목적으로 투자한 투자자들로서는 영화가 망하고 적자가 나게 되면 이익이다.
-http://me2.do/55VlIjbE 에서
"내가 해적과 갱들에게서 성공 비법을 배울 줄은 몰랐다."라는 (와튼스쿨 역사상 최연소 종신교수인)애덤 그랜트의 말처럼 책은 파격적인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저자는 수많은 사례들을 분석해서 그 핵심인 '하버드에서도 배울 수 없는 창조적이고 파괴적인 성공의 기술 5'가지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바로 안 되는 것도 어떻게든 되게 만드는 허슬, 남의 아이디어가 더 좋다면 과감하게 베끼는 복제, 세상의 모든 것들을 나에게 가장 유리한 것으로 바꾸는 해킹, 당연해 보이는 모든 것에 도전하는 도발, 꼭 필요한 사람들을 내 편으로 만드는 기술인 방향전환입니다. 언뜻 보기에도 위법과 편법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넘나드는 방법들입니다. 물론 저자들이 불법을 권장하는 것은 아닙니다. 책에서도 수차례 강조하는 것처럼 그 정신과 기술만을 습득해서 합법적인 방법으로 사용하면 되고, 반드시 그래야만 합니다.
사실 이러한 시도는 처음이 아닙니다. 마피아 조직에서 경영 이론을 뽑아낸 『마피아 경영학』, 『마피아의 실전 경영학』같은 책이나 벌써 출간된지 10년이 넘어 베스트셀러에서 고전이 되어가고 있는『블루오션 전략』, 우량 기업들이 아이디어맨들의 '역발상'을 이용하여 어떻게 혁신에 성공했는지를 담은 『역발상의 법칙』처럼 이미 비슷한 이론은 많습니다. 이런 책들과 차별화되는 『또라이들의 시대』의 강점은 바로 신선한 사례들입니다. 판매도 불법이고 사겠다는 사람도 없는 낙타유 사업을 성공시킨 청년 사업가, 범죄자들이 갱생할 수 있도록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전과자 출신 사업가, 짝퉁 이베이를 오픈한 지 100일 만에 진짜 이베이에 500억 원에 팔아넘긴 독일 삼형제, 파리 지하수로를 다니며 불법으로 문화재를 복원하는 그룹 등... 현재 진행형인 또라이들의 좌충우돌 성공기를 솔직담백하게 담아낸 사례는 우리에게 공감과 함께 '나도 할 수 있어!'라는 자신감을 불어넣어 줍니다.
독일 세금 감면법(tax shelter)은 결국 폐지되었다고 한다. 단지 이 우베 볼 한 명 때문에. 독일의 국가적 영화 진흥 정책이 적어도 바이마르 공화국 시절까지 거슬러 올라가며, 전설은 아니고 레전드 수준의 영화예술 부흥을 이끈 정책이다. 1920년대 UFA의 지원 심지어는 나치도(프로파간다 목적이기는 했지만) 어쨌든 영화 자체는 꾸준히 지원했으며, 분단 후 서독과 동독 역시 각자 나름의 방법대로 영화를 예술로 존중하고 지원을 아끼지 않았는데, 21세기가 다 되어서 이 한명 때문에 애꿎은 독일 내 영화 유망주들만 금전적 부담을 더 떠안게 되었다.
-http://me2.do/55VlIjbE 에서
탐정의 대명사 셜록 홈즈는 주로 『스트랜드』라는 잡지를 통해서 연재되었고, 그로 인해 가히 폭발적인 판매고를 자랑했습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경쟁사들은 앞다투어 추리소설을 연재하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그 중에는 형편 없는 작품들도 있었지만, 독특한 개성으로 인기를 끈 작품도 많았습니다. 브라운 신부, 구석의 노인, 손다이크 박사, 엉클 애브너, 맥스 캐러도스... 반면에 '아티리 쇼크'라는 불리우는 미국 게임기 사업의 몰락은 정반대의 경우를 보여줍니다. 아타리 쇼크란 1983년부터 1985년까지 일어난 북미 비디오 게임 산업계의 대규모 경기침체 사건을 일컫는 말로서(나무위키에서 발췌) 당시 시장 수익은 거의 97% 밑으로 떨어졌습니다. 아타리 쇼크의 원인은 이름처럼 게임 회사의 선두 주자였던 아타리 때문입니다. 아타리는 저질의 비슷비슷한 게임 소프트웨어를 대량 출시해 물량으로 밀어붙이는 전략으로 위기를 극복하려 했습니다. 결국 미국은 이후 10년 이상 게임기 산업을 닌테도와 플레이스테이션을 앞세운 일본에게 내주어야 했습니다.
이 두 가지 사례는 창의와 혁신만을 강조하는 요즘 세태에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의식을 화두로 던져주고 있습니다. 우리는 인위적으로 '또라이'를 만들 수 없습니다. 기껏해야 또라이의 뒤를 좇거나 어설프게 따라할 뿐입니다. 그렇다면 우선 우리가 만들어야 할 것은 또라이들이 '정상적으로' 자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입니다. "모든 역설은 정설이 있기에 존재한다."는 故남경태님의 말처럼 또라이가 존재하기 위해서는 그 만큼 제대로 된 다수의 사람들이 정상적으로 살아가는 건강한 사회가 필요합니다. 그런 사회라면 또라이를 억지로 교화시키거나, 따돌리거나, 악용하려 하지 않을 것입니다. 정상적인 방법을 통해 또라이를 배려하고, 경쟁하며, 시너지 효과를 통해 서로가 승리할 때만 비로소 또라이들의 시대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의 시대가 활짝 열리리라 생각합니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