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 버리고, 세우고, 지키기
이지훈 지음 / 문학동네 / 2015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내가 뉴스 zum을 구독하는 이유


<http://news.zum.com/ 에서>


 저는 작년부터 뉴스 zum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전에는 다른 포털 사이트의 뉴스를 이용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점점 쓸데없는 기사와 광고에 시간을 낭비하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꼭 필요하고 중요한 정보만을 빠른 시간 안에 살펴볼 수 있는 뉴스 서비스를 찾다가 발견한 것이 바로 뉴스 zum입니다.  뉴스 zum의 경우 실시간으로 가장 중요한 기사 5개만 상단에 배치하고 있기 때문에 헤드라인은 1분 안에 확인 가능하고, 기사 내용을 전부 살펴보아도 5분이면 충분합니다. 덕분에 뉴스 보는 시간은 줄이고 내용은 더욱 충실하게 살펴보는 일석이조의 혜택을 누리고 있습니다. 


 뉴스 뿐만이 아니라 모든 것이 과잉인 시대를 우리는 살아가고 있습니다. 너무 많은 선택 앞에서 사람들은 오히려 판단력이 흐려지고 있습니다. 결국 소수의 선택권을 가졌을 때보다 더 안 좋은 선택을 하거나 심지어 결정 자체를 포기하게 되는 '선택의 역설'에 직면하게 됩니다. 이런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한 방법으로 《혼창통》의 저자 이지훈님이 신간 『단()』이라는 해법을 내놓았습니다. 개인적으로 '단()'이라는 한 자의 제목이 주는 간결함과 '버리고, 세우고, 지키기'라는 부제의 실용성이 돋보여서 3월 추천 신간으로 선택한 책이기도 합니다. 그럼 지금부터 '독보(獨步)'에 이르는 단순함의 공식에 대해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단(單)이란? 선택, 집중, 일관성이다.


 버림이 선택이라면, 세움은 집중이다. 버리고 버려 남는 진수에 집중하는 것이다. 그 진수란 무엇인가? 그것은 '나'이고 '왜'이다. ...(중략) 지킨다는 단의 공식에서 중요한 것은 일관성이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서 성(城)을 쌓고 해자를 파고 악어를 풀어놓았으면, 이를 일관되게 밀고 나가야 한다. 남과 다른 정체성, 차별점을 지켜야 한다. 경쟁자가 초심을 잃고 방황할 때 나는 중심을 지켜야 한다. 열매는 하루 아침에 열리지 않는다. 


-p.171과 p.265에서 


 이 책의 저자 이지훈님은 〈조선일보〉에서 주로 경제부 기자로 20년 이상 근무했으며, 현재 ‘위클리비즈(WEEKLY BIZ)’의 편집장과 조선경제i 위비경영연구소장을 맡고 있습니다. 기자와 경제학자로서 쌓은 경험을 통해서 그는 신문, 경영, 스포츠, 과학 등 모든 분야에서 단순함이야말로 그 핵심 가치임을 깨달았다고 말합니다. 예컨데, 좋은 기사는 군더더기가 없으며, 훌륭한 스포츠 선수의 동작 또한 간결하며, 가장 단순하면서도 미적으로 아름다운 형태로 추상화 된 정보가 과학이라는 설명입니다. 따라서 단순함이란 '불필요한 것을 모조리 제거하고 오직 핵심만 남겨 놓은 상태, 더이상 뺄 것이 없는 궁극의 경지'(p.011에서)입니다.      


 그렇다면 이런 단순함에 이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저자는 위클리 비즈를 통해 만난 세계적인 경영 대가들과 석학들, 글로벌 기업 CEO들의 울림있는 메시지들을 토대로 '참을 수 없는 세상의 복잡합'에 맞서기 위한 '단순함의 공식'을 제시합니다. 천연재료만을 고집하며, 광고도 포장도 하지 않는 화장품 회사 러쉬(LUSH)에서는 불필요한 것을 버리는 선택을 배웁니다. 창립 이후 50년 내내 '전원 버튼을 한 번 누르는 것만으로 최고 수준의 음악을 들려주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는 '오디오산업의 애플'로 불리는 보스(BOSE)는 목표를 세우고 일로매진하는 집중의 상징과도 같습니다. 모든 가맹점이 똑같은 품질, 서비스, 청결을 유지하도록 노력함으로써 세계적인 패스트푸드점이 된 맥도널드는 기업 가치를 고수하는 일관성의 어려움과 중요성을 깨닫게 해줍니다.  



저자부터 버리고, 세우고, 지켜라.


He who can, does. He who cannot, teaches. - George Bernard Shaw -

할 수 있는 자는 행한다. 할 수 없는 자는 가르친다. - 조지 버나드 쇼 -  


 책을 읽는 처음부터 저자의 주장에는 공감했지만, 책의 구성에는 불만을 쏟아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 책에는 앞서 소개한 바와 같이 세계적인 인물과의 인터뷰, 최신 이론과 서적, 전문 기사들을 이용해 풍부한 사례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다른 책이라면 이것이 온전히 장점으로 작용하겠지만, 단순함의 미덕을 예찬하는 저자와 책에게는 과한 욕심으로 보입니다. 저자에 대해 더 잘 알기 위해 편집장으로 있는 위클리 비즈(http://biz.chosun.com/weeklybiz/)를 방문하고 나서는 이런 실망감이 극에 달했습니다. 저자가 쓴 칼럼을 읽기 위해서는 이 세상에 존재하는 온라인 광고의 모든 형태인 텍스트, 이미지, 플로팅, 쿠키 기반 광고까지 무려 20개 가까운 광고와 마주쳐야 했습니다. 아무리 수익성을 고려해도 지나치다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        


 경영서이자 자기계발서로서 책의 정체성 또한 모호합니다. 과연 이 책은 누가 읽어야 하는 것일까요? 패스트 팔로어로서 분야를 막론하고 문어발식 확장을 멈추지 않는 CEO, 누군가에겐 갑으로 군림하고 때론 을로 치이면서 하루를 버티며 살아가는 직장인, 기업이 요구하는 스펙 하나라도 더 쌓기 위해 노력하는 취업 준비생 누구에게도 이 책을 쉬이 권하기는 어려울 듯 합니다. 이런 독자들을 사로잡기 위해서 저자가 말한 버리고, 세우고, 지키는 전략을 저자 스스로 책에 적용했으면 어떨까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단순함의 미덕으로 보다 간결하고 명확한 저자의 차기작을 기다려 봅니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대화의 신]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대화의 신 - 토크계의 전설 래리 킹에게 배우는 말하기의 모든 것
래리 킹 지음, 강서일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5년 1월
평점 :
품절


10년 만에 래리 킹과 재회하다.


 1933년 11월 19일 뉴욕의 브루클린에서 태어난 래리 킹은 1957년 마이애미 라디오 토크쇼 진행자로 방송을 시작하였다. 네모난 뿔테 안경과 멜빵이 트레이드 마크인 킹은 대학교육도 받지 못했으며, 우체국 직원을 포함해 여러 직업을 전전하였다. 


 1985년부터 <래리 킹 라이브>를 진행하면서부터 유명세를 타기 시작하였다. <래리 킹 라이브>에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 플레이보이 창업자 휴 헤프너, 권투선수 마이크 타이슨 등 유명 정치인, 기업인, 학자 등 저명 인사들 5만여 명 이상이 출연했다. 2010년 12월 프로그램에서 은퇴할 때까지 25년간 진행된 <래리 킹 라이브>는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프로그램으로 자리잡았으며, TV 역사상 동일 시간대에 동일 진행자가 최장기간 프로그램을 진행한 프로그램으로 기네스북에 기록되었다. 래리 킹의 독특한 인터뷰 스타일은 게스트의 솔직한 이야기를 이끌어내는 능력이 있는 것으로 평가받았다.

-http://me2.do/GL2dEXfi 에서 요약 발췌


 래리 킹. 그의 방송을 보지 못한 이들도, 심지어 그가 누구인지 모르는 사람조차도 그 이름을 모르는 이는 드물 정도로 성공한 방송인입니다. 반대로 심심찮게 영화나 드라마에서 (보통  극중 TV에서 본인역으로)등장하기에 그의 이름을 몰라도 스치듯이 만난 이들 또한 적지 않을 듯 합니다. 그래도 혹시나 모르는 이를 위해 래리 킹을 한 마디로 표현한다면 미국의 송해 선생님(?) 정도가 가장 적당하지 않을까 합니다. 바로 그런 래리 킹의 대화 비법을 담은 책이 바로 이번에 리뷰하게『대화의 신』입니다. 하지만 저는 이 책을 이미 10년 전 쯤에 번역된 『래리 킹 대화의 법칙』으로 만난 적이 있음을 먼저 고백합니다. 

       

 10년 만의 재회가 반가울 법도 하건만, 저는 이 책을 읽으면서 여러 번 한숨을 내쉬어야 했습니다. 책의 내용보다는 책을 둘러싸고 있는 외부 조건이 맘에 들지 않아서 입니다. 이 책은 1995년 발간된 원서『How to Talk to Anyone, Anytime, Anywhere』를 제목만 바꿔서 다섯 번째로 출판한 책입니다. 그렇다보니 번역도 그대로여서 192 페이지 'Keep IT Simple, Stupid'란 표현을 '단순하게 그리고 머리 나쁜 사람도 알아듣게 하라'라고 여전히 오역하고 있습니다. 올바른 표현은 '바보야 간단하게 설명해' 정도가 적당해 보입니다. 반면에 출판사는 20년이 지난 원서를 새단장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나 봅니다. 챕터와 소제목들을 대대적으로 변경했으며, 심지어 '정치적 올바름'(Political Correctness)에 관한 내용은 아예 삭제해버렸습니다. 그렇다면 번역이 아닌 편역이라고 솔직하게 밝히고, 자세한 사정을 설명해 놓았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진하게 남습니다.



솔직하고, 솔직하며, 솔직하라.


 "당신이 NBC 방송국의 복도를 걸어가고 있는데 누군가 당신의 팔을 붙잡아 스튜디오 의자에 앉히고 서류 몇 장을 건네주며 '지금 앵커가 아파. 당신이 대신 방송 좀 해줘야겠어.'라며 방송 시작을 알리는 불이 들어온다면 당신은 어떻게 하겠는가?"


-p.22에서


 이와 같은 질문에 래리 킹은 그 모든 사정을 솔직하게 밝히겠노라라고 말합니다. "내가 NBC 방송국을 걸어가는데 누군가 나를 붙잡고 이 서류들을 건네주며 '지금 앵커가 아파, 당신이 방송 좀 해줘야겠어.'라고 하더군요"라고 말입니다. 이 솔직함이야말로 10년 만에 다시 만난 이 책이 여전히 저에게 신선한 감동으로 다가오는 유일한 이유였습니다. 대부분의 대화 관련 책들은 특별한 요령을 가르쳐 주려고 노력합니다. 하지만 래리 킹은 책의 처음부터 단언합니다. 솔직함이야말로 소통을 위한 최고의 무기라고 말입니다. 요령이 아닌 불변의 진리를 담고 있기에 이 책은 2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유효한 주장을 담고 있는 셈입니다. 


 솔직함이라는 원칙을 바탕으로 저자는 50년 이상의 방송 경력에서 얻은 노하우 또한 아낌없이 공개하고 있습니다. 이 중에는 대화의 90%는 경청이라는 내용처럼 이제는 상식이 되어버린 내용도 있고, 기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대화의 본질과 중요성은 변하지 않는다는 여전히 미래 지향적인 내용도 존재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년이라는 시간이 주는 사례의 진부함은 어쩔 수가 없습니다. 책에 나오는 닉슨 대통령보다는 오바마 대통령이, 마이클 밀켄보다는 빌 게이츠를, 대니 케이보다는 레이디 가가가 우리에게는 더 친숙한 인물이기 때문입니다. 지금도 활발하게 현역으로 활동하고 있는 저자이기에 좀 더 최신의 사례로 책을 채웠으면 어땠을까 하는 미련이 남습니다. 



정직도 최선의 방책은 아니다.

 

 "And a lie, Mr. Mulder, is most convincingly hidden between two truths."


 -미국 드라마 X-Files에서


 래리 킹이 주장하는 솔직함은 사실 예전부터 꾸준하게 내려오는 말입니다. 아마도 'Honesty is the best policy.'가 가장 적절하고 오래된 표현이 아닐까 합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게 녹록하지 않습니다. 한동안 세간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땅콩회항 사건이나, 나라의 인재를 선발하는 인사 청문회에서도 진실을 찾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솔직함 대신에 우리가 보고 들어야 했던 것은 권력과 억압, 거짓과 비방의 이전투구였습니다. 그 속에서 진실은 그 가치와 힘을 잃었고, 대다수가 외면하는 천덕꾸러기로 전락해 버렸습니다. 나약한 진실 사이에서 조금씩 힘을 키운 거짓은 그렇게 진실보다 더욱 힘이 센 대세가 되어버렸습니다. 


 이런 현실 속에서 과연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진실을 외면하고 자신의 이익을 관철하기 위해 교묘한 화술을 연마해야 할까요? 아니면 자신의 이익보다는 언제가 빛나게 될 진실을 위한 고분분투를 이어가야 할까요? 저 자신도 이에 대한 해답은 아직 얻지 못했습니다. 어느 학자는 "과학은 민주주의가 아니다."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과학적 진실은 단 한 명의 진실이 다른 모든 이의 거짓을 압도할 수 있다는 자부심의 표현일 것입니다. 분야를 막론하고 진실만이 승리하는 그 날이  하루 빨리 다가오기를 기원해 봅니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하드씽]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하드씽 - 스타트업의 난제, 어떻게 풀 것인가?
벤 호로위츠 지음, 안진환 옮김 / 36.5 / 2014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CEO도 미생이다. 


우리에겐 기술도, 자본도 모자랐다.

경쟁사는 제품을 시장에 무료로 배포했다.

세상은 장밋빛이 아니었고, 

우리는 또 답을 찾아 나서야 한다.


-앞표지에서


 이 책 『하드씽』의 저자 벤 호로위츠는 실리콘밸리에서 기술자와 관리자로서 경력을 쌓아왔습니다. 그러다가 1999년 라우드클라우드를 설립하고, 2002년 이를 옵스웨어라는 소프트웨어 업체로 전환한 뒤 2007년 휴렛팩커드에 16억 달러에 매각했습니다. 결과만 놓고 보면, IT 관련 종사자가 바라는 가장 이상적인 성공 가도를  순조롭게 달려온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저자는 CEO로서의 삶이 악전고투의 연속이었다고 회상합니다. "CEO가 겪는 첫 번째 문제는 CEO가 되어서야 CEO가 되는 법을 배운다는 점이다."(p.289)라는 그의 진솔한 고백은 직장인들이 생각하는 완생인 CEO조차 실제로는 미생일 뿐이라는 진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저자는 '지난 20여 년간 획득한 생생한 경험과 날카로운 통찰력을 맛깔 나는 글솜씨'로 엮어 블로그에 게재'하고 있습니다. 2009년에는 테크놀로지 업계의 슈퍼스타 마크 안드레센과 함께 벤처 캐피털 회사 안드레센 호로위츠를 설립했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150개 이상의 쟁쟁한 신생기업에 투자해왔습니다. 기술자, 관리자, CEO, 작가, 투자가로서의 모든 경험과 역량이 결집되어 만들어진 것이 바로 이 책 『하드씽』인 셈입니다. 그럼 지금부터 스타트업 구루 벤 호로위츠의 경영 전략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성공 공식은 없다. 극복 경험칙은 있다. 


 누구보다 성실하게 일하며 혁혁한 공을 세운 창립 멤버를 어쩔 수 없이 해고해야 할 때. 절친한 친구가 운영하는 회사에 우리 회사로 데려오고 싶은 탐나는 인재가 있을 때. 업무 능력은 흠 잡을 데 없이 탁월하나 좋지 않은 행실 때문에 늘 문제를 일으키고 다니는 직원이 있을 때. CEO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 


-뒤표지에서  


 이 책은 크게 8장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1장의 제목처럼 1장부터 3장까지는 '수줍은 꼬마 울보에서 벤처 창업가'로서 저자의 파란만장한 인생이 자세하게 담겨있습니다. 4장부터 7장까지는 그런 과정에서 주인공이 얻은 경험과 교훈을 차근차근 풀어내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8장에서는 이러한 글을 쓰게 된 목적과 독자에 대한 조언으로 글을 마무리하고 있습니다. 책 전체를 통해서 저자가 전하고 싶은, 동시에 반복하고 있는 메시지는 '난제를 풀어내는 공식' 같은 것은 없다는 점입니다. 즉, 성공 공식은 존재하지 않으며, 다만 성공한 이들의 경험과 조언만이 도움이 될 뿐이라고 저자는 힘주어 말하고 있습니다. 


 성공 공식 대신 책을 채우고 있는 것은 저자 벤 호로위츠의 직접 겪은 다양한 체험에서 길어올린 경험칙입니다. 저자는 CEO의 숙명인 악전고투 속에서 올바른 판단을 내리는 기준, 기업 조직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원칙, 직원들과 직장 문화를 조율하는 방법, CEO 자신을 다스리는 마음가짐들을 자신의 생생한 경험과 솔직한 고백을 통해서 전달하고 있습니다. 즉, 대부분의 경영서가 성공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면, 이 책은 오히려 위기와 실패시에 해야 할 일에 대해 논하고 있습니다. 경영서로는 이례적으로 저자가 즐기는 힙합과 랩 음악, 영화 등을 책의 곳곳에 배치한 점도 놓치지 말아야 할 요소입니다.



꿈을 이루기 위해 악전고투 중인 모든 이들에게


 나는 그들이 어떤 일을 겪을지에 대해서는 말해 줄 수 있지만, 그것을 헤쳐나갈 정확한 방법을 가르쳐 줄 수는 없다. 나는 그들이 스스로 그 방법을 찾도록 도와 줄 뿐이다. 그리고 때때로 그들은 내가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평화를 발견하기도 한다. 

 물론, 세상의 모든 조언과 경험자의 깨달음을 길잡이로 삼는다 해도 힘든 문제는 언제나 힘든 법이다. 그러니 마지막으로 이 말만 남기겠다. 꿈을 이루기 위해 악전고투 중인 모든 이들이 조만간 평화를 찾기를!


-p.384에서  


 하지만 저자가 다른 경영서들의 성공 공식과 다르다고 말하는 '나만의 교훈'이 얼마나 차별화 된 것이냐는 의문을 빼먹을 수는 없습니다. 다른 경영서들도 다양한 사례와 통계, 인터뷰와 면담을 통해서 새로운 '교훈'을 말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크게 다를 바가 없습니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아직까지 성공에 대한 형식지(形式知)는 존재하지 않으며, 암묵지(학습과 경험을 통하여 개인에게 체화되어 있지만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지식)만이 있을 뿐이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됩니다. 결국 '교훈'이라는 단어는 저자의 겸손한 표현이자, 경영 현실에 대한 인식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적절합니다.        


 또 한 가지 주의해야 할 점은 미국과는 사뭇 다른 우리나라의 기업환경입니다. 주주의 의해 창업자가 쫓겨나는 일이 드물지 않게 일어나고, 전문 CEO들의 활약과 이들에 대한 헤드 헌팅이 당연한 미국과 상대적으로 창업자와 대기업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하는 우리나라의 현실을 비교하며 읽는 것이 효율적입니다. 분명 이 책은 현직 CEO가 초보 CEO를 위해 쓴 책임이 분명합니다. 하지만 동시에 어떠한 조직에 있든, 어떠한 위치에 있든 꿈을 이루기 위해 악전고투 중인 모든 이들이 읽어볼만한 책이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모두 우리 인생의 CEO이며, 사회의 구성원이자, 다양한 갑을 관계를 놓여있는 미생이기 때문입니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15-02-15 19: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끌리는 컨셉의 법칙]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끌리는 컨셉의 법칙 - 세계적 히트상품 속 정교한 컨셉의 비밀 17
김근배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4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누가 김치 넣으려고 냉장고를 또 사겠어?


 위니아 만도는 1995년 처음 김치냉장고를 출시했습니다. 차별화에 성공한 대표적인 제품입니다. 김치냉장고를 출시할 때만 해도 냉장고가 있는데 별도로 김치만 보관할 냉장고를 누가 사겠냐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김치냉장고가 없는 집을 찾기 힘들 정도로 대중화되었습니다. ...(중략) 딤채의 성공 사례는 영국 헐Hull대학 경영대학원 수업교재에 자세히 소개되었을 정도입니다. 기존의 일반 냉장고와 성공적으로 차별화시킨 제품 컨셉 덕분에 그야말로 '대박'을 친 경우인데요. 


-p.48에서


 마케팅은 참으로 흥미로운 분야입니다. 그 속에는 첨단의 이론과 각본 없는 드라마가 있습니다. 문제는 닭과 달걀의 문제처럼 어느 쪽에 무게 중심을 두느냐입니다. 현실을 중시하는 이들은 생생한 사례에 주목하고, 이성을 중시하는 이들은 논리적인 이론에 방점을 찍습니다. 물론 정답은 이론과 사례를 적절하게 조화시키는 일일 터입니다. 하지만 이 또한 만만치 않기는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마케팅은 흥미롭지만 쉬이 우리에게 그 진면목을 보여주지는 않습니다.


 저는 학부 시절 알게된 친구 덕분에 마케팅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비록 전공을 하지는 못했지만 그 관심을 지금껏 이어오고 있습니다. 마케팅을 알면 알수록 흥미로웠지만, 동시에 그 답답함 또한 커졌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마케팅 이론은 간결해지지기보다는 복잡해졌고, 사례는 또다른 이론을 요구했기 때문입니다. 이런 불만이 저만의 생각은 아니었나 봅니다. '현재의 마케팅이론은 이론적이고 분석적이다 보니 통합이 필요한 컨셉개발에 적용할 때 많은 한계를 절감한' 김근배 교수가『끌리는 컨셉의 법칙』이라는 신간을 우리에게 선보였습니다. 과연 기존의 한계를 얼마나 극복하고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는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동양사상과 인문학으로 마케팅을 풀어내다. 


 이처럼 컨셉에는 '잡다'는 의미와 '여럿을 하나로 묶는다'라는 의미가 함축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컨셉은 곧 '여럿을 붙잡아 하나로 꿴 것'이라는 의미가 되는데요. ...(중략) 그런데 컨셉을 개념으로 번역했던 사람이 《논어》에 나오는 일이관지(一以貫之)의 의미를 알았다면 아마 개념 대신에 일이관지로 번역하지 않았을까요. 일이관지에는 '하나로'라는 의미와 '붙잡다'는 의미가 모두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컨셉이 원래 의미하는 것과 똑같습니다. 즉 일(一)에는 '여럿을 하나로'란 의미가 있고, 관(貫)에는 '꿰뚫어 붙잡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p.35, 40~41에서


 컨셉 개발을 위해 필요한 통합적 사고를 저자는 동양 사상을 기반으로 추론하고, 인간에 대한 통찰은 인문학으로부터 영감을 얻고 있습니다. 그 결과 틀에 박힌 실증주의를 넘어선 인문학적 성찰을 담아낸 마케팅 이론과 그 이론을 뒷받침하는 사례들로 적절하게 엮어낼 수 있었습니다. 책은 이런 '끌리는 컨셉의 법칙' 17개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언뜻 보면 상당히 많은 법칙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하지만 하나의 법칙은 다시 자연스레 다음 법칙을 필요로 하는 논리적 연결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론의 연쇄는 컨셉을 논어의 일이관지(一以貫之)로  풀어낸 저자의 주장을 그 자체로서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통합적 사고가 음(陰)이라면, 이를 보완하는 양()은 바로 다양한 사례입니다. '배변 연습용' 기저귀에서 '걷는 아이용'으로 컨셉을 바꿔 성공한 하기X의 역전 드라마, '비누'에서 '팩'으로 컨셉을 바꿔 재도전에 성공한 스웨덴 제품, 혁신적인 기능을 가졌지만 소비자에게 익숙한 방식의 DVD 플레이어에 패배한 티보(Tivo) 등의 사례들은 이론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유용한 보조바퀴입니다. 동시에 이러한 사례를 직접 분석함으로써 이론을 검증해볼 수 있는 적절한 문제의 역할도 겸하고 있습니다.           


 

빼어난 해답 속에 빠져있는 '문제 의식'이 아쉽다. 


  통념을 깨뜨리는 역발상의 사고는 바로 모순을 부정하고 서로 대립되는 것을 상생으로 만드는 것입니다. 음과 양이 합쳐 태극을 이루듯이 말입니다. 여기에 법칙 1~16이 음이고 이를 부정하는 법칙 17은 양이 되어 이들이 서로 상생해 하나의 '법칙'이 될 수 있는 것입니다. 


-p.332에서


 저자는 마지막 법칙 17에서 '모든 법칙들을 무시하고 자신의 법칙을 만들라'고 조언합니다. 처음에는 열린 마음을 가진 작가들이 종종 책의 마지막에 사용하는 익숙한 방식이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인용한 글에서 보듯이 작가 김근배 교수에게 있어 마지막 법칙은 통합적 관점에서 볼 때 당연한 귀결이 될 수 밖에 없는 법칙입니다. 완벽할 수 없는 법칙을 완벽하게 만드는 것은 끊임없는 변화와 혁신이기 때문입니다. 동시에 이런 방식은 독자가 수동적인 독서가 아닌 적극적인 사유와 실천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도 합니다.    


 제가 이 책을 읽으며 내내 고민한 저만의 끌리는 컨셉은 바로 "왜라는 문제의식을 갖자"입니다. 제가 소비자의 입장에서 바라본 마케팅에 관한 아쉬움은 '좋은 제품이 잘 팔리는 것이 아니라 잘 팔리는 제품이 좋은 것'이라는 관점이었습니다. 장점은 부각시키고 단점은 가리는 것까지는 용납할 수 있지만, 비난과 흑색선전을 지양하고 구분하는 능력은 우리 모두가 갖추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마케터와 소비자 모두 마케팅의 방법 이전에 마케팅의 목적인 왜라는 문제의식을 처음부터 끝까지 붙잡아야 합니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1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15-02-15 17: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4시간에 끝내는 영화영작 : 응용패턴 - 영어작문 혼자하기로 명대사 영어회화 공부! 4시간에 끝내는 영화영작 시리즈
Mike Hwang 지음 / 마이클리시(Miklish) / 2014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영어 공부를 하는 법'을 배우려고만 하니까 실력이 늘지 않는다.


 자꾸 "영어를 어떻게 공부하면 좋겠느냐"는 우문의 한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들을 대할 때마다 그는 안타깝기만 하다. "영어로 소설을 쓴다니까 사람들이 저한테 그런 질문을 정말 많이 하는데요, 정말 바보같은 질문입니다.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영어'를 배우려고 하는게 아니라 '영어 공부를 하는 법'을 배우려고만 하니까 실력이 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드는거죠."


- http://me2.do/5LPA3AOr 에서


 2014년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2014년을 보내는 아쉬운 마음과 2015년을 맞이하는 설레는 마음 한 구석에는 언제나처럼 올해도 영어 실력을 향상시키지 못했다는 죄책감이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비단 이런 문제는 저만의 것은 아닙니다. 해마다 직장인들의 새해 소망에는 영어가 항상 상위권을 지키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지긋지긋한 굴레를 벗어나고자 노력을 게을리 한 적은 별로 없습니다. 자의든 타의든 많은 시간을 투자해왔고, 그만큼 실력도 쌓였습니다. 그런데도 영어는 여전히 우리에게 그 완전한 모습을 보여주지는 않고 있습니다. 아니 우리가 온전히 영어를 바라보지 못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다 보니 쉽고 빠르게 영어를 정복할 수 있다는 책과 강의의 유혹은 너무나도 달콤합니다. 때론 고개를 끄덕거리며 혹은 반쯤은 미심쩍은 눈초리를 보내면서도 결국 굴복하여 책을 읽고, 강의를 듣게 되고 맙니다. 하지만 초반의 신기함이 사라지고 나면, 결국 신통찮은 결과에 실망하고 또다른 책과 강의를 찾아 헤매이게 됩니다. 인용한 소설가 안정효님의 말처럼 우리는 영어를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껏 '영어 공부 방법을 공부'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던 차에『4시간에 끝내는 영화영작 : 응용패턴』을 우연인 듯 운명처럼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럼 지금부터 이 인연이 불행인지 행운인지 차근차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쓰기가 되면 말하기도 된다!


 듣고 읽기만 하고 영작 연습을 하지 않으면 영어 흉내를 낼 수 있어도 제대로 영작할 수 없습니다. 기존(학교 교육 과정의)교육 방법으로 10년, 20년을 해도 말하기ㆍ쓰기는 되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영어에 노출 시간이 부족한 탓도 있지만, 무엇보다 기존의 방식은 문장을 분석하는 법을 가르치기 때문입니다. 


-p.8 "10년을 해도 안 되는 영어'에서


 제가 다년간 겪어온 경험과 노하우(?)를 통해 알게 된 사실은 영어학습법에도 일종의 유행이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문법 위주의 학습법에서 2000년대 초반 '영어 공부 절대로 하지마라'로 시작된 듣기 열풍이 그 시작이라면, 그 이후에는 패턴 학습과 말하기 훈련을 거쳐 통암기와 반복이라는 복고적인 경향이 다시 모습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이러한 방법들은 모두 한 때의 인기를 뒤로하고 쏟아져 나오는 다른 학습법에게 자리를 내어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책『4시간에 끝내는 영화영작 : 응용패턴』은 이제껏 한 번도 주류가 되지 못했던 영작을 그 중심에 놓고 있습니다. 과연 저자가 남들이 도외시하는 영작이라는 방법을 고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저자 Mike Hwang은 다년간 영어를 익히고,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영작이 쉽고 빠르게 영어를 정복하는 왕도임을 깨달았다고 말합니다. 영작을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문법 패턴을 익힐 수 있고, 문법 패턴이 익숙해지면 영어에 대한 두려움 대신 자연스레 쓰기와 말하기 실력이 늘어난다는 주장입니다. 저자는 영작만을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영작을 통해 순차적으로 문법, 말하기, 듣기 영역까지 단계적이면서도 종합적인 학습법을 주장하고 있는 셈입니다. 영작이 저자의 방법론이라면 영화는 그 컨텐츠입니다. 네이버 영화 평점 9.0이상인 230개의 영화에서 2300개의 대사를 뽑고, 문법 패턴을 분류해 실력 향상에 도움이 되는 대사 234개를 엄선하여 책을 알차게 채웠습니다. 마지못해 하는 영작이 아니라 나를 웃고 울렸던 명대사를 내 손으로 하나 하나 만들어 보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북디자이너이자 편집자이자 저자인 그의 노고에 박수를 보낸다. 



 저는 책을 볼 때, 내용보다 앞뒤표지, 서문, 후기 등을 더 꼼꼼하게 살펴보곤 합니다. 많지도 적지도 않은 독서의 세월이 쌓여서 생긴 나름의 방식입니다. 같은 분야의 책들은 그 내용이 거의 대동소이하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책의 개성은 오히려 내용이 아닌 다른 부분에서 더 두드러지게 나타나곤 합니다. 제가 살펴본 『4시간에 끝내는 영화영작 : 응용패턴』은 오래만에 만나는 정성 들인 책이었습니다. 제목처럼 바쁜 현대인을 위한 4시간 안에 책을 살펴볼 수 있는 구성, 언제 어디서든 공부할 수 있도록 배려한 판형, 영화 영작책이라는 정체성을 드러내는 편집과 디자인, 친절과 서문과 사랑과 감사가 듬뿍 담긴 후기까지... 단순히 영리가 목적이 아닌 단 한 사람의 독자라도 더 실력을 향상시키길 바라는 저자의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졌습니다. 북디자이너, 편집자, 저자로서 1인 3역이라는 고된 작업을 훌륭하게 이뤄낸 저자의 노고에 마지막으로 박수를 보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