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3시까지 책을 읽다 자느라, 아침에는 비몽사몽이었다. 몸은 깨서 옆지기 출근시키고, 아이들 학교갈 준비를 시키고 있었지만, 머리로는 '빨리 보내고 좀 더 자야지... ' 하는 생각으로 잠깨지 않으려는 노력을 거듭 하는 중이었다. 오로지 시간을 알기위한 목적으로 틀어놓은 TV에서는 끊임없이 사람들의 대화가 들리건만, 나는 전혀 딴 세상에 있었다.
한데 갑자기.. "오늘 3월 8일이 무슨 날인줄 아세요? " 이러는게 아닌가..!
"허걱 ㅡ.ㅡ;; 3월 8일....! " 그것은 우리 부모님 결혼기념일이다..!! 물론, TV에서 나오는 얘기는 세계 여성의 날이란 얘기지만, 내 귀에는 오로지 3월 8일만 각인되었다.
우리 부모님들은 기념일 챙기시기를 좋아하신다. 아니, 챙겨주는걸 좋아하신다..^^;;; 직접 가지를 못하면 전화라도 해야 삐짐모드를 피할 수 있는 것이다. 언니와 나는 서둘러 친정으로 향했다. 물론, 가기전 꽃집을 들러 화분을 사는 것도 잊지 않았다.
아..!! 내가 차를 몰고 갔다.. 오랜만에 운전을 하느라 다시 덜덜 떨면서..흐흐~
오래 앉아 있지도 않았다. 차 한잔.. 그리고, 수다를 떨어 좀 웃겨 드리고..^^;;
가지고 간 화분은 노란꽃이 핀 화분이었는데, 언니와 난 서로 이름이 다섯자란 것 밖에 기억을 못해서 이것저것 이름을 만들어 보다가 포기했다.. 아~ 단기기억력..ㅜ.ㅠ
집으로 돌아오는길에 이마트에 들러, 스파티필름을 받아왔다. 플라시보님이 지난번 페이퍼에서 알려주셨던 그 공짜 화분이다. ^^ 생각보다 이쁜 걸 줘서 어찌나 기분이 좋은지...

일요일에 인사동에서 산 미키로즈도 같이 찍었다.. 이파리가 배춧잎 모양에, 꽃은 장미꽃 같다..^^

날씨가 너무 따뜻하여, 기분까지 따뜻해지는 것 같았다.. 추운가 했더니 어느 새 봄이 왔나보다. 벌써 새 화분이 두 개나 생기지 않았는가..ㅎㅎ
오늘이 무슨 날이라고? 그래.. 봄날이다 봄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