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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부에는 ‘여성’이 없다?!

유 나 경 | 공공연맹 조직차장

여성가족부.....여성과 가족을 병렬해 놓은 꼴이 어째 냄새가 심하게 났다.
이름만 들어도 한심하고 대책 없다.
자세한 내용을 들여다보니, 빠르면 5월쯤 기존의 ‘여성부’를 ‘여성가족부’로 확대개편(?)하고 가정기본법과 모부자복지법을 이관하여 가족보호정책과 출산정책을 여성부의 기존기능과 연계하여 핵심정책으로 수행한다는 것이 정부의 계획이란다. 법안은 이미 통과됐고....

가만 보아하니 정부가 출산율 저하와 이혼율 급증에 대해 꽤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듯하다. 위 두 가지 법안의 소관부서였던 보건복지부의 반발이 만만치 않음에도 불구하고 ‘한낱(?)’ 여성부에 미래의 노동력을 담보할 인구정책을 맡긴 것이나 마찬가지 아닌가.
사실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여성만이 출산기능을 가졌기 때문에 여성이 노동력 감소, ‘늙은 한국’을 해결할 주인공인 것만은 확실하다. 거기까지는 정부도 알고 있는 것 같은데 그 해결방법 속에는 ‘여성’이 빠져있다. 진정 현재 한국사회에 살고 있는 여성들의 문제가 무엇이고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에 대한 관심과 고민은 전혀 없고 ,국가와 자본의 이해와 요구에 따라 여성들은 애 낳으러 다시 가정으로 돌아가란다.

앞으로 재편될 여성가족부가 시행할 ‘건강가정기본법’과 출산율 제고를 위한 출산정책의 핵심이 무엇인가? 대표적인 조항 두 가지를 보자.(지난 소식지 참조)
법안 31조 ‘이혼예방 및 이혼가정지원’에 따르면, 이혼하고자 하는 부부는 이혼 전 상담을 필수적으로 받고, 이혼이 불가피하다는 확인서를 건강가정지원센터에서 받아야 법원으로 갈 수 있게 된다. 소위 이혼을 어렵게 만드는 조항이다. - 우리는 이미 이것을 ‘이혼허가제’라 강하게 비판한 바 있다.
법안 제8조 ‘모든 국민은 혼인과 출산의 사회적 중요성을 인식하여야 한다’고 명시하고 출산장려 차원에서 피임 목적인 정/난관 수술은 건강보험 대상에서 제외했다. - 이 조항에 따르면 여성의 신체에 대한 자기결정권 침해 등 고상한 비판을 동원하기도 어렵다. 대다수 출산할 나이에 있는 비/기혼 여성들은 사회적 중요성도 인식 못하고, 의무이행을 하지 않는 반사회인이 된다. 나원....참! 졸지에 가족해체를 조장하고 비사회적인 이탈자가 된 기분이라니...(주변에 어른들이 가끔씩 왜 결혼 안 하냐고 하면서 나라 인구가 어떻고...미래 한국이 심각하다..등등의 질책성 발언까지 겹치면...진짜 이보다 더한 역사의 죄인이 따로 있으랴!! 으~~ 극심한 이데올로기 공세여~~) 사회통념상 혼기에 찼거나, 혼기가 지난 여성들 몇몇에게 물어봐도 알 일을 정부는 왜 모르는 걸까? 우리는 그러한 여성들의 문제와 요구를 ‘여성의 빈곤화(빈곤의 여성화)’, ‘비정규직의 여성화(여성의 비정규직화)’, ‘성적차이’, ‘성폭력, 성차별 해결’ 등 다양한 의제로 표현했다.

최근 정부가 추진하는 ‘여성부’의 ‘여성가족부’로의 확대는 이런 여성들의 목소리는 하나도 안 들었다는 얘기다. 여성문제 해결하겠다고 여성부를 형식적으로 설치해놓고 구색 맞추기 했다가 정작 심각한 상황에 직면하니까 여성들이 정말 무엇을 원하는지는 모른다. 사회적으로 여성의 진출이라는 형식적 진전과 수치들만이 존재할 뿐이다. 여성들을 가정해체의 주범으로 낙인찍어 ‘출산기계화’하고 가사, 육아의 문제는 모두 침묵한 채 재생산의 역할을 국민의 의무로 받아 안으라 한다. 누누히 강조해 왔듯이 정부가 말하는 ‘핵가족 모델’에 근거하지 않은 가족의 형태가 전체 가구수가 3분의 1을 넘어서고 있다. 혼인/혈연/입양 외에도 비혼동거/ 동성애부부/ 독거가구 등의 가족속에도 ‘여성’은 있다.

진지하게 ‘여성’을 고민하라! 정부가 말하는 여성정책에는 ‘여성’이 없다. ‘가족’밖에서 다른 삶들을 살고 있는 여성들의 선택을 이해하라! 정부는 여성에게 가족복지를 짐 지우는 방식이 아니라 다른 삶의 조건들과 동등하게 자연스런 하나의 선택이 될 수 있는 ‘여성’의 삶을 고민해야 한다. 소위 정부가 규정하는 ‘가족’, ‘가정’의 범주 안에 여성을 가두고, 여성의 ‘의무’만을 강조하는 한 여성들은 계속 ‘망명자’, ‘이탈자’의 길을 선택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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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마 2005-04-13 2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새벽별님은 아무것도 아니옵니다.
애없는 부부도 많은데요, 뭘.
헉, 나, 나는 뭐냐 ...
 

이라크 저항에 대한 타리크 알리 인터뷰

- 사회주의노동자, 2005. 3. 17
(*출처 : http://www.zmag.org/content/showarticle.cfm?SectionID=15&ItemID=7467)

이라크 침략 2년이 지난 지금, 저술가이자 활동가인 타리크 알리는 ‘사회주의노동자’에 미국의 중동전략과 점령에 대한 저항의 성장을 말해주었다.

사회주의노동자(이하 ‘사’) : 이라크인들의 저항이 부시와 블레어에 의해 테러리스트, 사담후세인의 지지자, 이슬람 근본주의자 등으로 악마화된다. 저항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말해달라.

타리크 알리(이하 ‘알리’) : 제국주의에 대항하는 모든 저항운동은 테러리스트로 범주화되어왔다. 케냐의 마우마우 운동은 영국에 의해 악마화되었고 가혹하게 탄압받았다. 알제리의 FLN은 프랑스에 의해, 베트남인은 프랑스와 미국에 의해 탄압받았다.
오늘날 이스라엘 아리엘 샤론 총리는 팔레스타인안을 테러리스트로 부르고,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테러에 대한 싸움이라는 이름으로 체첸인들을 짓밟았다. 토니 블레어는 역시 테러에 대한 싸움이라는 이름으로 이 나라에서 전통적 시민의 자유를 공격하고 있다. 이라크인들의 저항이 똑같은 방식으로 규정되는 것은 놀랄 일이 아니다.

제국주의 점령을 쫓아내기 위해 사용되는 수단들이 점령의 본질에 의해 결정되는 것은 명백하다. 미군과 그들이 자행해온 조직적인 고문의 잔인성은 잘 기록되어 있다. 그러니 어떻게 저항이 아름다울수 있겠는가?
알제리 전쟁중에 민족해방전선(FLN)의 지도자는 알제이(수도)의 카페에서 폭탄을 터뜨려 프랑스 시민들을 향해 테러를 사용하는 방식에 관해 질문받았다. 그는 “우리가 공군이 있다면, 우리는 프랑스 병영만을 목표로 할 것이라고 약속하겠다. 그러나 그때까지는...” 이라고 대답했다.


사 : 알제리에서 프랑스의 식민통치나 베트남에서 미국의 식민지배에 저항하는 투쟁에 비해 이라크에서의 제국주의와 저항세력 사이의 투쟁은 어떠한가? 제국의 수단이 바뀌었나? 저항의 본질은 다른가?

알리 : 제국의 수단은 전혀 바뀌지 않았다. 베트남에서는 2백만명의 베트남인들과 5만명의 미군병사들이 죽었다. 오늘날 이라크에서는 10만이상의 이라크인과 1500명의 미군이 죽었다. 비율은 변하지 않았다. 바뀐 것은 우리가 사는 세계이다. 전통적인 좌파의 붕괴와 함께 커다란 공백이 생겨났다. 베트남과 알제리에서 운동은 공산주의자(베트남)나 세속 민족주의자(알제리)에 의해 지도되었다.

오늘날 이라크에서 이라크 공산주의자의 후예들 - 그들의 지도자들은 영국 제국에 의해 참수되었다 -은 모둔 수준에서 노골적인 점령 부역자들이다. 무장저항은 종교세력, 구 바트주의자, 어떤 지역에서는 이라크 민족주의자들에 의해 지도된다. 민족해방전선을 형성하는 데 정치적으로 실패한 것은 저항의 아킬레스 건이다.
자르카위의 알-카에다 조직은 미 점령후에야 이라크에 진입하였다. 그것은 극소수이고 그 전술은 점령에 반대하는 대부분의 이라크인들에게 비난받는다.

또한 무크타다 알-사드라와 그의 분파에 의한 정치적 저항이 있는데 이는 바그다드의 시아파 슬럼가와 남부 바스라와 다른 도시들의 빈곤지대에 기반한다. 그는 모든 외국군대의 철수를 요구할 것이고 영구적인 미군기지에 대해 반대할 것이다.
만약 통일이라크연맹(UIA)의 지도자인 압둘 아지즈 알-하킴과 시아파 성직자 알리 시스타니 - 사기꾼 아흐메드 찰라비는 말할 것도 없다 - 가 굴복한다면, 저항은 남부 이라크까지 퍼질 것이다.

내 생각에 점령 제국군대의 보호 하에서 선거를 요구하고 받아들이는 것은 더욱 심각한 (점령)부역에 이르게 될 뿐이다. 시스타니는 스스로를 간디와 같은 모델로 여기는데, 그러나 인도는 이라크와는 역사가 매우 다르고 간디는 2차대전의 정점에서 영국에게 인도를 포기하라고 요구했다.
미 행정부는 누가 이라크를 이끌어야 하는지에 대해 갈라져 있다. 첫번째 선택은 이야드 알라위였고 그 다음 선택은 시스타니/알-하킴/찰라비이다. 그러나 시스타니 체제가 신속한 철군을 가져오지 못한다면 사상누각은 급격히 붕괴할 수 있다.


사 : 2003년 이래로 우리는 팔루자에 대한 두 번의 공격, 나자프에서의 반란, 총선과 또 다른 과도정부 등장을 보아왔다. 2003년 이후 이라크 저항은 어떻게 발전해왔고 변화해왔는가?

알리 : 팔루자는 아랍세계의 ‘게르니카’이다. 도시는 파괴되었고 시민은 학살당했고, 고문당했으며, 이주당했고, 아이들은 고아가 되었다. 첫 번째 공격과는 대조적게도, 비극적으로 11월에는 시스타니가 침묵을 지켰다. 다른 말로 하면, 그가 이끄는 블록이 권력 공유를 보상으로 하여 팔루자 파괴를 마지못해 받아들였던 것이다. 이 사건은 이라크의 단결에 있어 최초의 중대한 파열구이다.

워싱턴은 애초에 선거를 양보로 간주했는데, 미국인보다는 시스타니가 반란을 진압하는데 최상이라는 이유를 들면서 미국 언론인 토마스 프리드먼은 뉴욕타임즈에서 총선을 주장했다. 샤론보다는 아부 마젠(최근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이 된 ‘마무드 압바스’를 가리킴)이 팔레스타인의 저항을 진압하는 것이 최선인 것처럼 말이다.

점령된 국가에서 제국주의는 언제나 분열시켜 지배한다. 인도, 아프리카, 베트남, 한국, 사이프러스, 아일랜드, 중동은 과거 사례이다. 미 제국은 예속체제를 원할 것이고 각 세력이 다른 세력에 대항하도록 각각의 세력을 이용할 것이다. 시스타니에 대항하는 알라위, 알-사드르에 대항하는 무장세력 식으로 말이다. 이는 정치적 수준에서 어느정도 기본적인 단결이 사활적인 이유이다. 만약 사회의 다수 목소리로서 시스타니가 팔루자 파괴를 비난했다면 그것은 어떤 형태의 단결을 위한 기초를 형성했을 것이다. 따라서 내 생각에 저항은 지난 2년동안 거의 진보하지 않았다. 이는 이라크의 비극이다.


사 : 미국이 이라크에서 하는 일에 대해 군사, 정치, 경제 등 몇가지 부분이 있다. 이 세 영역에 있어 저항은 어느 정도로 반격하고 있는가?

알리 : 군사적으로 저항은 수백만명이 사는 바그다드를 포하하여 이라크를 통치불가능하게 만들었다. 경제적으로 외국기업과 파이프라인들을 겨낭하는 것은 효과적이었다. 석유기업 핼리버튼은 바스라에서 환영받았지만 바그다드에서는 그렇지 않았다. 이는 최초의 중대한 신자유주의 점령이고, 미군과 영국군 다음의 세 번째 주둔군은 기업들이 운용하는 사병들이다. 몇 개월 전에 남아공 용병 한명이 총에 맞아 죽었다. 나중에 알려진 바로는 그는 ‘스티브 비코’(남아프리카 인종차별 정책에 저항하다가 경찰에 의해 암살된 흑인인권운동가) 고문자들 가운데 한사람이었다. 그때(그가 죽었을때) 나는 남아공에 있었는데 많은 사람들이 기뻐했다.


사 : 저항은 승리할 수 있나 - 그리고 이는 무엇을 의미하게 될까?

알리 : 모든 외국군대의 철수, 군사기지 폐쇄, 이라크인에 의한 이라크 석유 통제가 승리를 의미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미국이 이러한 일이 발생하도록 놔두겠는가?
헨리 키신저는 이라크의 발칸화를 요구했다. 쿠르드족이 유전을 얻게 된다면 이에 대해 준비되어 있는 유일한 세력은 그들이 될 것이다. 터키(자기만의 야비한 이유때문에)나 나머지 이라크인들은 자진해서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그것은 혼란이 될 것인데, 군사적 정치적 저항세력이 전체적인 정치적 프로젝트가 부족하다는 것은 매우 심각한 결점이다.

사회진보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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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마태우스 > 자살의 타살화

 

 

 

 

* 이번주는 유난히 바쁜 한주네요. 수업도 많고 행사도 많고, 술도 많이 마시고.... 잽싸게 글 하나 써서 올립니다. 30위 안에 드는 건 틀린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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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시민운동가였던 장원 씨가 성추행을 했다. 팔베개만 해줬다느니 하는 변명은 시민운동가도 예외가 아니었는데, 안그래도 시민운동을 고깝게 바라보던 보수 언론은 일제히 장원을 비난했었다. 가정 한 가지. 그래서 장원이 자살을 했다고 치자. 그 죽음은 누구 책임일까? 사설로까지 장원을 공격한 조선일보일까? 그렇게 말할 사람은 아마 없을 거다. 문제는 성추행을 한 장원에게 있지, 그걸 비판한 조선일보가 아니니까. 이렇게 생각하는 것이 상식적이다.


<나는야 통일 1세대>라는 책을 집필한 이장희 교수가 빨갱이로 몰린 적이 있었다. 통일부에서 우수 저서로 뽑히기도 했던 그 책이 월간조선에 의해 난데없이 용공으로 몰린 것. 조선일보의 영향력을 무서워한 검찰은 수사에 착수했고, 수년간의 지리한 재판 결과 이장희 교수는 무죄 판결을 받았다. 또다시 가정. 재판도 징그럽고, 빨갱이로 오인받는 것도 억울하고, 주위에서는 자신을 이상한 눈으로 쳐다보고, 술도 같이 안마시려고 하고, 이런 것들에 분노가 솟구쳐 이장희가 확 자살을 해버렸다 치자. 이 경우 이장희의 죽음은 조선일보에 의한 타살일까? 그렇게 말할 사람도 있겠지만, 그건 아니다. 조선일보는 언론기관으로서 빨갱이 사냥을 할 권리가 있고, 그건 공익을 위한 일이라고-설마 그렇겠냐마는-믿기 때문이다.


대우 남상국 사장이 자살을 했다. 사람들은 대통령이 TV에 나와서 남상국 욕을 한 것이 이유라고 한다. 기자회견은 안봤지만, 그때 대통령은 “좋은 대학 나온 분이 무식한 우리 형한테 왜 뇌물을 줬냐”고 남사장을 비난했단다. 이 경우 남상국은 노무현이 죽인 걸까? 노무현은 언론기관이 아니니까 그가 아무리 비리를 많이 저질렀든간에 다른 사람을 비판하면 안되는 걸까? 이것도 생각해 보자. 한나라당 주성영 의원이 열린우리당 이철우 의원이 조선노동당에 입당했다고 구라를 친 적이 있다. 이게 하도 화가 나서 이철우가 목을 매어 자살했다면, 이건 주성영에 의한 타살일까. 아니다. 세상을 살다보면 억울한 일이 얼마나 많은데 겨우 그깟 일에 자살을 하냐고 하지 않을까?


여기에 동의하지 못할 수도 있다. 좋다. 노무현이 남상국을 죽였다고 치자. 그러면 정몽헌은 누가 죽인 걸까. 그런 논리라면 무리하게 대북송금 특검을 밀어붙인 한나라당이 살인자가 되어야 맞지 않을까. 하지만 노무현을 살인자라고 부르던 그 누구도 이런 주장을 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들은 “김대중이 죽였다”고 한다. 멀쩡히 잘 있는 기업인을 대북사업에 동참시켜 결국 죽게 했다고 주장한다. 같은 논리라면 남상국을 죽인 것도 로비를 하도록 만든 어떤 높은 분에게 돌려야 할텐데, 그저 이렇게 탄식할 뿐이다. “이 정권 하에서는 유능한 기업인이 왜 이렇게 죽어나가냐”


안상영 역시 이 정권 하에서 자살을 한 사람 중 하나다. 부산시장이던 그는 뇌물수수 혐의로 수사받던 도중 자살을 택했는데, 아까 그 사람들은 이거 역시 노무현의 타살이라고 주장한다. 열린우리당으로 오라고 회유를 했는데 안상영이 말을 안들어서 수사를 한 거고, 그게 분해서 자살을 했으니 그렇다는 거다. 정권보다 언론권력의 힘이 세진지가 언젠데 아직도 이런 음모론이 먹히는지 신기할 따름이지만, 두가지만 지적하자. 정 그게 분하고 억울하면 죽기 전에 유서라도 한 장 써놓을 것이지 왜 그냥 죽었을까. “노무현이 날 죽였다”고 한마디만 썼다면 조선일보가 대서특필했을 테고, 열린우리당은 엄청난 타격을 받았을 텐데. 두 번째, 그 주장이 사실이라면 안상영의 가족들은 왜 그걸 극구 부인하는 것일까. 오히려 그들은 조선일보와 한나라당에게 “근거없는 사실을 가지고 고인의 죽음을 욕되게 하지 말라”고 했다. 유족들은 자살이라는데 다른 집단이 타살이라며 음모설을 터뜨리는 진풍경이라니.


자살은 자살이지 타살이 아니다. 어떠한 이유가 있었건 간에 죽음은 결국 자기 책임이다. 그걸 자꾸 타살화함으로써 정치적으로 이용하려 드는 것은 죽은 이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한가지 궁금한 것은 있다. 매번 자살의 배경을 탐구해 ‘살인자’를 찾기에 바쁜 그 집단들은 왜 노동자의 죽음에는 그토록 인색한 것일까. 사장이 협상에 응하지 않고 탄압만 한다고 두산중공업 노동자가 자살을 한 적이 있었다. 그때 그들은 사장보고 ‘살인자’라고 비난하지 않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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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숨은아이 > 해고가 어렵다고 ?

해고가 어렵다고 ?
2005.03.21

 

내 결론은 한마디로 "웃기는 소리 하지 마라" 다.


아 ! 누가 어렵다고 그러냐고 ? 누구긴 누구야. 경총이나 전경련 등 사업한다는 사람들이 모인 단체에서 그러는 거지.

 

과연 그럴까 ?


근로기준법 제31조를 보면 그럴듯한 제목이 붙어 있다. 짜잔 !! 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 누구나 쉽게 알아들을 수 있는 단어를 써서 정리해고라고 하면 되지 왜 굳이 말을 돌려 그럴듯한 제목을 붙여 두었는지는 모르겠다만, 아무튼 거기에는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을 경우 정리해고를 할 수 있다고 하였다.


정리해고를 할 수 있다는데 해고가 뭐가 어렵다는 것인가 ? 경총 등의 말을 들으면 정리해고가 법적으로 불가능하다는 말로 들리기까지 하니 말이다.

그러고는 엄살 떤다. 긴박한 경영상의 이유라는 요건이 너무 해고를 어렵게 한다고 한다.


다음 판결을 보자.


정리해고의 요건이 되는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라 함은 반드시 기업의 도산을 회피하기 위한 경우에 한정되지 아니하고, 장래에 올 수도 있는 위기에 미리 대처하기 위하여 인원삭감이 객관적으로 보아 합리성이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도 포함되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2.7.9 선고, 2001다29452 판결, 대법원 2004.11.12 선고, 2004두9616 등 다수).


위 판결을 보면 사업을 합리적으로 하기만 한다면 언제든지 정리해고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지금 그렇게 하지 않으면 미래에 사업이 어려워지고 그 때가면 어차피 정리해고를 할 수밖에 없게 되는데, 객관적으로 보기에 그런 경우라면 지금이라도 정리해고는 가능하다는 것이다.



경총 등의 속내는 이렇다. 해고를 어떻게 하든 사업을 하는 사람이 알아서 하자는 것이고 법률로 정하거나 법원이 사후에 심사하지 말라는 것이다. 노동자는 시키면 시키는대로 하고 정리해고를 하든 말든 따지지도 말라는 것이다(참고로 정리해고를 반대하는 파업은 모두 불법이라고 정부, 경총 등, 법원, 검찰, 노동부, 산자부, 언론...등등이 핏대를 세우고 있음은 수차 말한바와 같다).


한편, 정당한 이유없는 해고는 할 수 없다고 근로기준법 제30조에 적혀 있다. 바꾸어 말하면 정당한 이유가 있다면 해고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사용자의 권리고 그 권리가 정당하게 행사되었는지를 입증하기만 하면 된다는 것이 법원의 입장이다. 그리고 위와 같이 합리적인 이유가 있어서 정리해고를 한다면 그것은 정당한 이유있는 해고로 봐주겠다는 것임을 또한 제31조에서 분명히 적고 있다. 그런데 도대체 해고가 뭐가 어렵다는 것인가 ? 법원이 경총 등의 입장을 이렇게 잘 반영하는 판결들을 수없이 쏟아내고 있는데도 말이다.


합리적인 경영을 위한 정리해고는 니들 맘대로 하라고 법원이 손을 들어주는데, 합리적인 경영도 못하겠다는 말인가 ? 정당한 이유를 들어 해고를 해도 좋다는데, 그럼 정당한 이유도 없이 해고하겠다고 ?


제발 엄살 좀 그만 떨어라.  솔직해져라. 더 갖고 싶다고. 누구도 그 욕망을 깨뜨리지 말라고. 돈이 최고라고. 노동자야 회사에서 잘려서 죽든 말든 더 갖을 수만 있다면 뭐든지 하겠다고 말이다.


이러면 또 대들만한 말이 나올만 하다. 자를 놈은 잘라야 한다고 말이다. 그래, 누가 아니래냐 ? 정당한 이유가 있으면 그렇게 해라. 알겠니 ? 그리고 합리적인 경영을 해라. 내가 보기에 법원은 대충 숫자 몇개 보여주고 경제 동향, 업계 동향, 회사 사정이 어쩌고 저쩌고 하면 다 인정하더라. 그러니까 최소한 그 정도는 보여주는 성의 정도는 있어야 하지 않겠니 ? 그것도 못하면 사업을 하지 말던지. 그렇게 하는 게 괜히 사업 말아먹고 폐업율이나 부도율 높여서 경제 어렵다는 말 나오게 해서 그 고통을 노동자나 서민들에게 떠넘기지 않을 테니까. 그래서 결국 본의는 아니더라도 아주 좋은 일을 하는 거 아니겠어 ?


물건을 만들고 팔고 다시 사고 또 만들고 그렇게 해서 세상을 이만큼 만들어 놓은 사람이 누구인가 ? 바로 노동자들이다. 노동자들을 그리 함부로 대하겠다는 데 무슨 상생이며 무슨 노사화합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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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여, 법대로 하라!

노동부 시정 지시 무시한 비정규직 불법 파견행위 계속… “직접고용”주장하는 농성엔 강경대응만

▣ 울산=글 이춘재 기자 cjlee@hani.co.kr

▣ 사진 박승화 기자 eyeshoot@hani.co.kr

매출액 27조원, 순이익 1조7천억원, 판매실적 세계 6위. 현대자동차가 지난해 거둔 화려한 실적이다. 이런 성과에 힘입어 정몽구 회장은 <비즈니스위크>에 의해 2004 세계최고경영자로 선정됐고, 정규직 노동자들은 지난해 연말과 설 연휴 때 두둑한 보너스를 받았다. 하지만 현대차 울산 제5공장의 비정규직 노동자 71명은 그 어느 때보다 서러운 설 명절을 보내야 했다. 노동부의 불법 파견 시정 지시를 무시하고 있는 회사를 상대로 무기한 밤샘농성을 벌였기 때문이다.

주야 교대 근무·재계약 여부도 직접 결정

현대차는 비정규직 노동자의 직접고용을 거부한 채 오히려 이를 요구하는 집단행동에 강경 대응으로 일관해 노동계의 거센 비난을 받고 있다. 현대차 울산공장은 지난해 12월 8천여명의 비정규직 하청 노동자를 불법 파견 형태로 운용해 노동부의 시정 지시를 받았다. 노동부의 조사 결과, 89개 하청업체는 형식상 현대차와 도급계약을 체결하고 있으나 하청 노동자들에 대한 작업 지시나 인사·노무 관리는 사실상 현대차에서 맡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현대차는 하청 노동자들에게 정규직 노동자와 주야교대 작업을 시키는가 하면, 정규직 노동자가 산재 등으로 일을 하지 못할 경우 대체인력을 투입하기도 했다. 현대차는 심지어 하청 노동자들의 재계약 여부도 직접 결정한 것으로 드러났다. 현행 파견법은 제조업의 직접 생산공장에는 파견 노동자를 아예 둘 수 없도록 하고 있고, 도급을 위장한 불법 파견이 적발될 경우 사용자와 고용주 모두에게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도록 하고 있다.


△ 현대차비정규직노조가 농성에 돌입한 지 50여일이 지났지만 회사쪽의 버티기로 사태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고 있다. 노조원들은 하청업체용 탈의실을 농성장으로 사용하고 있는데, 회사쪽은 이를 비워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현대차가 사법 처리를 받지 않으려면 비정규직인 하청업체 노동자들을 모두 직접고용해야 하지만, 현대차는 “노동부의 판정이 부당하다”며 이를 거부하고 있다. 그러고는 지난 1월18일부터 직접고용을 주장하며 무기한 농성을 벌이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다양한 방법으로 괴롭히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해 12월10일 집회금지가처분신청을 울산지방법원에 낸 데 이어 비정규직 노동조합과 조합원 88명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현대차는 또 안기호 비정규직노조위원장을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해 그를 구속시키는가 하면, 최근에는 제5공장의 하청 노동자용 탈의실을 농성장으로 사용하고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상대로 퇴거단행가처분신청을 냈다.

17일동안 농성장에 전기와 수도 끊어

현대차는 지난 2월7일 집회금지가처분신청이 법원에서 받아들여지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집회를 물리력으로 ‘진압’하기 시작했다. 현대차비정규직노조 임선우 대의원은 “회사가 관리직 직원들과 경비대원들을 동원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집회 참석을 힘으로 막고 있다”며 “경비대원들의 폭행으로 많은 노동자들이 다쳤다”고 밝혔다. 실제로 지난 2월21일에는 회사쪽이 비정규직 여성 노동자들의 단식농성을 막으려다 이를 저지하는 다른 남성 농성자들과 충돌을 빚어 노조원 1명이 머리에 상처를 입는 폭행 사건이 발생했다. 회사쪽은 “농성 장소를 다른 곳으로 옮기도록 권유하는 과정에서 양쪽이 가볍게 몸싸움을 벌인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노동자들은 “관리직 직원들이 한 조합원을 끌고 가 머리를 시멘트벽 모서리에 짓이기는 등 상상을 초월하는 폭행을 가했다”고 주장했다.


△ 현대차 비정규직 노조원들은 법원이 집회금지가처분신청을 받아들이는 바람에(오른쪽) 공장 안에서 집회를 할 수 없다. 현대차 노조와 비정규직 노조원들이 지난 3월8일 회사 정문 밖에서 집회를 하고 있다.

현대차는 또 설연휴인 지난 2월8일부터 무려 17일 동안 농성장에 전기와 물을 공급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회사쪽은 “연휴기간 동안에는 작업을 하지 않기 때문에 모든 시설에 전기를 공급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연휴가 끝난 뒤에도 14일 동안이나 전기와 물을 공급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제대로 설명을 하지 못했다. 조가영 현대차비정규직노조 위원장직무대행은 “회사쪽은 연휴가 끝난 뒤 다른 작업장에만 전기를 공급하기 위해 별도의 배선공사까지 했다”며 “밤에는 체감온도가 영하 20도까지 내려갈 정도로 추웠는데, 전기가 끊기는 바람에 난방이 전혀 안 돼 애를 먹었다”고 말했다. 회사쪽은 여성 노동자 4명이 이에 항의해 무기한 단식농성에 들어가고 민주노총이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하자 지난 2월25일 전기와 물 공급을 재개했다.

현대차가 이처럼 ‘적반하장’식의 태도를 보이는 이유는 뭘까. 현대차는 노동부의 불법 파견 판정이 부당하다고 주장한다. 울산공장의 김승룡 이사는 “하청업체 노동자들의 인사·노무 관리를 현대차가 직접 하고 있다는 노동부의 주장을 수용할 수 없다”며 “우리는 적법한 도급계약을 맺고 그에 맞게 하청 인력을 운용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노동부는 불법 파견 판정이 정확한 것임을 재차 확인했다. 울산지방노동사무소 관계자는 “불법 파견이라고 판정한 근거는 충분히 있다”며 “만약 판정이 부당하다면 이의를 제기하면 되는데, 현대차는 단 한번도 이의제기를 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증언도 현대차의 주장과 상반된다. 임선우 대의원은 “원청(현대차)의 관리직 직원이 직접 작업지시를 내릴 뿐 아니라, 특근·잔업과 휴가도 원청의 지시에 따라 집행됐다”고 밝혔다. 사실상 현대차가 하청 노동자들의 노무·인사 관리를 직접 했다는 설명이다. 단병호 의원(민주노동당)의 강문대 보좌관은 “불법 파견에 매우 보수적 입장을 갖는 노동부의 판단이라는 점에서 현대차의 항변은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노동부는 지난해 불법 파견 의혹이 숱하게 제기됐던 조선업체들에 대한 실태 조사에서 단 한건도 불법 파견을 적발하지 못했다.

현대차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집회에 대해 “그들은 하청업체에서 해고됐기 때문에 더 이상 이곳에 있을 이유가 없다”며 “남의 회사 시설을 무단으로 점거하고 있어서 퇴거단행가처분신청을 낸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주장은 사태를 왜곡한 측면이 있다. 비정규직들의 농성 원인은 불법 파견 시정 지시를 무시하고 있는 회사쪽에 있기 때문이다.

노동부 균형감각 있나… 정규직도 무관심

전문가들은 현대차의 ‘버티기’ 전략에 두 가지 노림수가 있다고 분석한다. 먼저 현행 파견법에 불법 파견의 고용의제(파견 근로기간이 2년이 지난 비정규직을 직접 고용해야 하는 규정) 조항이 없는 허점을 이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허점 때문에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구제를 받으려면 개별적으로 소송을 진행해야 하는데, 대법원의 최종 판단까지 2∼3년이 걸리기 때문에 현대차로서는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손정순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정책부장은 “현대차는 불법 파견 판정 이후 완전도급화를 추진하고 있는데, 2년이면 충분히 준비할 수 있다”며 “이 과정에서 비정규직이 가장 먼저 구조조정의 위험에 노출되기 때문에 소송을 포기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 현대차는 "정규직들의 반발 때문에 비정규직의 직접고용은 어렵다"고 밝혔다. 지난 3월9일 현대차 정규직 노조원들이 작업 물량 확대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또 하나는 현대차가 국회 통과를 앞둔 비정규직법 안에 기대를 걸고 있다는 분석이다. 새 법안은 제조업의 직접 생산공장에서도 파견 노동자를 쓸 수 있도록 하고 있기 때문에 이 법이 통과되면 자연스럽게 불법 파견 문제가 해결된다는 것이다.

노동계는 노동부의 어정쩡한 태도가 현대차의 이런 태도를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한다. 노동부가 노동자들의 ‘애매한’ 불법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대처하면서 재벌의 ‘명백한’ 불법에 대해서는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노동부는 현대차를 경찰에 고발한 채, 수사 중이라는 이유로 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반면 지난 1월18일 현대차비정규직노조가 파업에 돌입하자 울산지방노동사무소는 다음날 “불법 파업이니 당장 업무에 복귀하라”는 공문을 노조에 보내 노조원들의 거센 반발을 샀다. 민주노동당 강문대 보좌관은 “지난해 금호타이어에서 불법 파견이 적발됐을 때 노동부는 회사쪽에 직접고용을 지시했는데, 이번에는 그런 지시를 내리지 않고 있다”며 “행정기관의 의무를 다했다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노동부는 “불법 파견 고용의제에 대한 법원의 판례가 확정돼 있지 않기 때문에 직접고용 지시를 내리기가 어렵다”고 해명했다.

현대차는 비정규직의 직접고용은 정규직들도 반대하기 때문에 수용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현대차비정규직노조 관계자도 “농성을 격려해주는 정규직 노동자들도 많지만, 노골적으로 비난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회사와 정부의 무책임한 태도와 정규직 노동자의 무관심 속에 71명의 비정규직 노동자는 지쳐가고 있다.


차디찬 탈의실, 아버지의 눈물


“아들들이 맞고 있는 걸 그냥 보고만 있을 수 없어서 단식하자고 했는데….” 현대차 울산 제5공장 비정규직 노동자 김정희(49)씨. 현대차 하청업체인 ㅇ사 입사 9년차 ‘베테랑’인 그는 30대 미만의 젊은 노동자들을 ‘아들’이라고 불렀다. 하지만 그는 단식을 시작해보지도 못했다. 단식을 막는 회사쪽 직원들과 실랑이를 벌이다 실신하는 바람에 병원에 실려갔다. 나머지 4명의 여성 노동자는 지난 2월21일부터 무기한 단식에 돌입했으나 건강 악화로 15일째인 지난 3월8일 단식을 중단했다.

김씨의 남편도 현대차 하청 노동자 출신이다. 김씨의 남편은 강원도 탄광에서 일하다 15년 전 울산으로 왔다. 그는 현대차 하청업체에 입사한 지 한달 만에 작업 도중 허리를 다쳤다. 보상금으로 2천만원을 받았지만, 김씨의 남편은 다시는 일을 할 수 없는 몸이 됐다. “졸지에 가장이 되는 바람에 건설 잡부와 청소부 등 안 해본 것이 없는데, 현대차에서 일하게 돼 매우 기뻤죠.” 하지만 기쁨은 잠시였다. 김씨는 비정규직의 설움을 톡톡히 맛봐야 했다. 야간 잔업은 물론 휴일에도 10시간씩 특근을 하는데, 한달에 특근을 다섯번씩 해도 월급은 고작 120만원에 불과했다. 그나마 시급이 2년 전부터 오른 게 그 정도였다. (그러나 현대차 관계자는 입사 3년차 비정규직이 180∼200만원을 받는다고 <한겨레21>에 주장했다.) 이 돈으로는 네 식구의 생계를 꾸릴 수 없어 일요일에도 공장 청소 등 일용직 잡부로 일해야 했다.

하지만 노동 강도는 지난 9년 동안 계속 세졌다. 김씨가 일하는 제5공장의 52라인은 지난해 하루 생산량을 270대에서 400대로 늘렸다. 그러나 30여명이 일하던 김씨의 조에는 고작 3명이 보강됐다. 다른 조도 사정은 비슷했다. “차가 빨리 나오니까 쉴 틈 없이 일해야 해요. 화장실 갔다오는 것도 반장한테 허락을 받아야 할 정도였으니까.”

추운 겨울을 차디찬 탈의실에서 지내야 했지만, 농성은 동료들을 더욱 가깝게 만들었다. 하지만 회사쪽의 압박은 집요했다. 회사는 해고통지서를 농성 참가자들의 부모에게 직접 보내는가 하면, 부모들을 공장으로 불러 이들을 회유하도록 했다. 임선우 비정규직노조 대의원은 “젊은 동료들 중에는 아버지나 삼촌 등 친인척이 현대차 정규직인 경우가 많은데, 회사의 협박을 받은 이들이 농성장 앞에 와 울면서 회유하는 바람에 농성장을 이탈하는 동료가 많았다”며 “회유에도 불구하고 농성장에 남은 동료들이 ‘아버지와 인연 끊었다’고 우스갯소리를 할 때는 참 씁쓸했다”고 안타까워했다.

최근에는 현대차 정규직 노동자 한명이 이들의 농성에 합류해 농성장이 활기를 띠고 있다. 울산공장 자동변속기2부에서 일하는 윤성근씨는 지난 2월23일부터 일과가 끝난 뒤 농성장을 찾아 함께 농성을 하고 있다. 윤씨가 맡은 임무는 정규직 노동자들을 상대로 비정규직 문제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는 것이다. 그는 시간이 날 때마다 정규직들을 만나 비정규직 문제의 중요성에 대해 얘기를 나눈다. 물론 동료들의 반응은 ‘각양각색’이다. “나중에 우리 애들도 비정규직이 될지 모르는데, 이런 차별을 고스란히 물려줄 수는 없잖아요.” 비정규직 농성에 참가한 이유를 묻는 기자에게 윤씨는 빙그레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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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5-03-19 0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휴~~ 4월에 비정규직 투쟁이 있을 예정이라던데....노조에서 얼마나 힘을 실어줄런디...(반갑습니다.'달마스님'님 ^^ 발마스님 글도 잘 보고 있답니다. 두분이 친구분시나 봐요. ^^)

달마 2005-03-19 02: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안녕하세요, 폭스님.^^ 발마스가 친구라뇨, 원수에 가깝죠. 으~~~~~~~~
정말 4월 투쟁이 잘 돼야 할 텐데 말이죠. 폭스님도 힘내세요!!!

balmas 2005-03-19 02: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퍼간다, 이눔아, 이 원수야!!!

비로그인 2005-03-22 22: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ㄷㅋㄷ
달마스님, 홧띵! 요즘 뜸 하네요, 칩거에 들어가 수도생활 열심이신가?
추천은 접니다.
ㅋ(요거 예전에 발마스님이 추천할 때 꼭 하던 멘트였죠? ^^;)

MANN 2005-03-27 02: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엇 달마스님과 발마스님 말투가 바뀐 듯 -ㅁ-a

달마 2005-03-28 22: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옷, 날카로운 지적 ... -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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