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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태준 이우일의 도쿄 여행기
현태준. 이우일 지음 / 시공사 / 2004년 9월
평점 :
품절
나는 정해져 있는 관광지를 찾아다니는 여행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무슨무슨 관광지라 하여 억지로 찾아가고, 사진찍고, 그러고나면 할 일을 다했다는 듯 또 다른 이름난 관광지를 찾아다니는 데에서는 별반 재미를 못느낀다. 차라리 길가다가 만난 신기한 가게에서 물건을 구경하거나, 자연을 만끽하며 맘껏 걷다가 아무곳에나 푹 퍼져앉아 다리를 쉰다든가 하는.. 그런게 좋다.
현태준과 이우일의 여행은 바로 내가 원하던 여행이었다. 여행사에서 나오는 틀에 박힌 관광지 코스가 아니라 자신이 관심있는 분야, 자신이 원하는 곳만을 찾아다니는 여행이다. 너무도 자유분방하여, 정신은 없지만 활기가 넘치는 여행.. 바로 그것이다.
책은 두 부분으로 나뉘어져 있다. 앞 부분은 이우일이 쓴 맛깔스런 여행기, 뒷 부분은 현태준의 장난끼 가득한 여행기이다. 개인적으로 이우일식 여행기가 더 맘에 들지만, 뭐.. 취향 나름이 아닐까...^^
만화가라는 특성답게 책안은 손수 그린 그림이 가득하다. 재밌는 설명과 함께, 눈에 쏙쏙 들어오는 그림을 보노라면 그들의 여행모습이 손에 잡히는 듯한 느낌이다. 너무도 인간적인 그들의 충동구매(그래, 그래.. 나도 잘 그런다구..ㅎㅎ)는 공감이 팍팍 가고, 엉뚱한데 더 관심이 많은 듯한 모습은 친근감마저 준다.
책방을 순례하고, 고양이를 따라 길을 걸어보기도 하고, 100엥짜리 물건을 사러 벼룩시장에도 가보고, 맛있는걸 찾아 돌아다니기도 하고... 하고 싶은 것만 하고, 보고 싶은 것만 보는 즐거운 여행이다.
도쿄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서라면 이 책은 그다지 권하고 싶지 않다. 이 책은 순전히 현태준, 이우일의 취향에 맞춘 여유로운 여행기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새로움을 느끼고 자유를 즐기기 위해서라면 이 책을 읽어도 좋으리라 본다. 그들의 여행이 바로 자유이기 때문에...
여행을 떠나기전 미리 계획을 세우지 말자. 피곤하기만 할 뿐이다.
일단 그곳에 도착하면 어디로 향해야 할지 우린 이미 알고있다. 그렇게 몸을 맡기자.
어디로 가고 있든지간에 자신을 믿어보자.
이우일의 말처럼 나도 발길 닿는대로의 여행이 하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