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 <하울의 움직이는 성>을 봤다. 들어왔던대로 하울은 꽃미남이었다. 하울과 소피의 첫 만남에서부터 두근거리던 가슴은 하울이 계란요리를 하면서부터는 아예 쿵쾅거렸다. 그렇게 멋진 남자라니~~!!

그런데, 재미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몇가지 이해가 안가는 내용들이 있다.  나이가 들어서 이해력이 좀 딸리나보다. 내 멋대로 해석을 했지만, 찝찝함을 어쩔 수가 없다.



1. 소피의 저주는 어찌 되는가!

소피는 저주에 걸려있다. 한데, 애니가 끝날때까지 소피의 저주가 풀리는 것에 대한 언급은 따로 나오지 않는다. 그럼 소피의 저주는 풀린건가?  영화 내내 소피는 할머니였다가 젊어졌다가를 반복한다. 소피의 마음가짐에 따라 변하는 것만은 틀림없는 것 같은데,  그렇다면 나중에라도 다시 할머니가 될 수 있다는 말이지 않나?  중요할 것 같은 소피의 저주에 대해 확실히 끝을 맺어놓지 않으니 어째 어정쩡한 기분이다.



2. 둘은 도대체 언제 사랑에 빠졌나!

소피와 하울은 언제부터 서로 사랑에 빠지게 되었을까? 솔직히 소피는 이해가 좀 간다. 첫 만남에서부터 마음을 뺏겼다가, 하울의 성에 살게 되면서부터 하울의 행동하나하나가 그녀에겐 주목의 대상이었을테니... 하지만 하울의 경우는 좀 뜬금없는 기분이다.  사랑에 빠진 자의 행동이 아니었는데....-.-;;
내 해석으로는 소피가 과거로 돌아갔을때 잠깐 만난 하울이 소피를 계속 마음에 담아두고 있다가, 군인에게 곤란을 겪고 있는 소피를 구해주고.. (말하자면 소피인줄 알고 구해줬다는 얘기..) , 자신의 성으로 찾아온 소피의 정체도 다 알고 있었지만 모른체 했었다는 거라면.. 조금 말이 되는 듯... 제멋대로 해석이다..-.-;;



3. 소피의 변화에 대해 왜 아무도 놀라지 않는가!

하울은 처음부터 소피의 본모습을 눈치채고 있었기에 별로 놀라지 않았다 하지만,  그 주변인물들이나 소피 자신도 변화무쌍함에 대해 크게 신경쓰지 않는 분위기였다. 아니 어째 당연하게 생각하는 것 같았다고나 할까... 최소한 마르클이라도 놀랬어야 하지 않나?



4.  소피가 캘시퍼를 성에서 끌어내던 장면!

하울이 위험에 빠진걸 구하기 위해 성에서 빠져나온다고 생각을 했었는데, 그래서 힘들게 캘시퍼를 성에서 빼 성을 무너뜨리게 한다고 생각했는데.. 그 다음 장면에 바로 성으로 다시 들어가지 않나! 도대체 왜 나왔을까? 내가 뭔가를 빼먹은 것일까? 이해 못하는 장면이었다.




5. 설리만이 전쟁을 끝내겠다던 장면!

설리만은 왕도 아니고, 일개 마법사일 뿐이다. 일개 마법사가 자기 마음대로 전쟁을 끝낸다고? 그럼 전쟁도 자기가 일으켰나? 허수아비 이웃왕자의 역할은 어쩌고 자기 마음대로 전쟁을 끝낸다고 하나!! 좀 허탈하고 이해 안가는 장면이다..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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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마녀 2005-01-13 12: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윽, 저도 궁금해지네요.

날개 2005-01-13 1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얀마녀님도 모르셔요? ㅜ.ㅜ

숨은아이 2005-01-13 12: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짧은 생각으로는...  ^^ (영화를 이미 본 분이나 단기 기억상실증에 걸린 분만 읽으시기를... <(__)> 

1. 원작을 읽지 않아 단정할 순 없겠지만, 제가 보기에 이 영화는 "미야자키판 미녀와 야수"입니다. 원작도 그러한지, 원작의 어떤 요소를 미야자키가 나름대로 해석했는지 모르지만요. 유치하게 표현해서, "소피의 진정한 사랑과 이해"가 하울에게 내린 저주를 풀었잖아요. 그리고 소피는 마찬가지 방법으로 스스로의 저주를 푼 거라고 봅니다. 소피는 황야의 마녀에게서 하울의 심장을 억지로 빼앗지 않습니다. 마녀는 하울에 대한 집착 때문에 소피에게 마법을 걸었는데, 소피는 마녀의 집착에 폭력적으로 대응하지 않고(디즈니 만화라면 아마 허수아비 등 주변의 도움을 받아 마녀를 호되게 혼냈을 텐데), 도리어 마녀를 껴안고 호소하여 마녀 스스로 심장을 건네주도록 합니다. 소피의 이해와 평화적인 호소 덕분에 마녀는 스스로 집착을 버리지요. 소피에게 내린 저주의 원인(집착)이 사라졌기 때문에 저주도 풀린 거라고 생각합니다.

2. 소피와 하울이 언제 그런 사이가 되었는지 저도 선뜻 감정 이입이 안 되었는데요. ^^ 저는 소피가 하울의 어머니인 척하고 왕궁의 마법사(하울의 스승)에게 가서, 당당히 하울을 변호한 것이 결정적인 계기가 되지 않았나 합니다. 괴물이 되어버린 하울 그 자체를 인정하고, 믿어주었으니까요.

3. 소피의 변화에 아무도 놀라지 않는 건, 하울 마르클 마녀가 다 마법사이고, 허수아비는 스스로 마법에 걸린 몸이라서가 아닐까요. ^^ 소피는 자신의 외모가 수시로 변하는 걸 알아차리지 못하는 것 같고. 그리고 제 생각에는 "늙음"이 벗어버려야 할 저주로, "젊음을 되찾는 것"이 구원으로 인식되는 걸 감독이 원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늙은이 속에 젊음이 있고, 젊음은 늙음을 그림자처럼 데리고 있다는 것... 그걸 말하고 싶은 게 아니었을까요?

4. 저도 영화 보면서 '다시 들어갈 걸 왜 나왔어?' 했어요. 두 가지로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요. 첫째는, 급한 마음에 나오고 보니 하울에게 빨리 갈 방법이 없었다. --;  둘째는, 처음의 성과 다시 들어가서 지은 성은 이미 같은 성이 아니다. 처음의 성은 하울이 캘시퍼에게 심장을 내주어, 그러니까 "악마에게 영혼을 팔아" 지은 성입니다. 소피가 캘시퍼를 데리고 나옴으로써 그 성은 무너졌지요. 그러고 나서 캘시퍼가 다시 일으킨 성은 소피의... (음... 뭐였지요? 윽, 치매... 반지였나요?)  아무튼 그걸로 지은 겁니다. 성을 다시 일으킨 캘시퍼를 소피가 칭찬했을 때, 캘시퍼는 "네 심장을 주면 더 잘할 수 있어!"라고 합니다. 그러나 소피는 심장을 주지 않잖아요. 소피는 캘시퍼를 성 밖으로 데리고 나감으로써 하울이 맺은 "악마적인 계약"의 고리를 끊고, 다시 캘시퍼와 "악마적이지 않은 계약"을 맺은 거예요.

5. 결론이 맺어지는 과정은 좀 갑작스럽고 허탈하지요. ^^ 기껏 마법사와 이웃나라 왕자의 한마디로 전쟁이 끝나다니... 장편소설을 두 시간가량 되는 영화로 압축하다 보니 나온 문제 같아요. 그런데 그 마법사의 힘이 크기는 큰가 봅니다. 국왕이 전쟁 수행을 위해 마법사들을 소집하게 하고, 또 국왕을 지키는 여러 가지 일을 다 마법으로 했으니...



날개 2005-01-13 13: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숨은아이님, 대단한 코멘트라 감격했습니다..ㅜ.ㅜ 읽다보니 얼핏 이해가 가기도 하는군요.. 한데,

1. 소피의 저주가 다 풀렸다고 하기에는 머리색깔이 어정쩡하지 않습니까? 저도 스스로 저주를 풀었다고 이해를 하고 싶었는데, 머리색이 할머니때의 색이랑 똑같으니(하울은 별빛머리색이라 했나요? ) 이걸 제대로 풀렸다고 해야 할지 고민이더라구요...-.-;;

2. 영화를 다시 훑다가 생각해보니, 소피가 과거로 갔던 장면요.. 거기서 빠져나오기 직전에 하울에게 소리치죠




현재로 돌아오자마자, 소피는 깃털로 덮힌채 바로 앞에 서있던 하울에게 말합니다..







역시 하울이 소피를 저 먼 과거에서부터 기다리고 있었다. 하울은 이미 처음부터 소피를 사랑했다.. 라는게 어울리지 않나요? ^^

3은 이해가 좀 가는군요..

4. 이미 다른 성이라는 설정이  괜찮은것 같습니다만, 아직 뭔가 빠진듯한 기분이 드는건...-.-;;

5. 역시 셜리반의 영향력이 그만큼 크다는 걸로 이해해야겠죠?


파란여우 2005-01-13 14: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숨은아이님의 멋진 코멘트에 그만 넋을 잃고 있어요...

숨은아이 2005-01-13 14: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파란여우님 :-) 고맙습니다.)
날개님, 으아 일일이 캡처하시고... O.O 멋져용.
첫번째 문제에서요, 머리 색이 완전히 돌아오지 않은 것은 3번에 대해 제가 말씀드린 것-늙음을 버려야 할 것으로 상정하지 않고 젊음의 그림자로 놓은 것-과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어쩌면 늙음이란 건 인간이 영원히 풀 수 없는 저주인지도... 두 번째 문제는, 그렇군요. 날개님 생각이 맞는가 봐요. 저는 "애초부터 정해진 운명적 사랑" 같은 설정을 안 좋아해서 그냥 대충 보고  넘어갔나 봅니다. --;

날개 2005-01-13 15: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파란여우님.. 그렇죠? 저렇게 정성들여 코멘트를 써주시니 몸둘바를 모르겠다는..^^;;



숨은아이님.. 님의 멋진 해석에 경의를 표합니다..^^* 영화보다 해석이 더 좋아요..ㅎㅎ

숨은아이 2005-01-13 16: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참, 날개님 코멘트 퍼가용. (에이, 영화가 더 좋지요. ^^ 좋게 봐주셔서 고맙습니다!)

2005-01-13 16: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5-01-13 17: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LAYLA 2005-01-13 19: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알아요!!!!!!!!!!!!!(흐뭇!!)

저주가 풀리고도 소피의 머리색깔이 변하지 않은것에는 별다른 의미가 없다고 합니다.

원래 초반 작업에서는 저주가 풀리면서 머리 색깔도 다시 갈색으로 돌아오도록 했는데

그걸 만들어서 보니 뭔가 이상하더랍니다.

그래서 다시 하얀머리로 작업을 했데요.

그건...저주에 걸린동안 소피가 경험한 모험.사랑 그런것들을 통해 성장했다는걸 나타낸다고 봐요.

^^

2005-01-13 20: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5-01-14 09: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날개 2005-01-14 12: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라이라님..!!! 뭔가 이상해서 그 머리 유지했다니.. ㅠ.ㅠ 그런 허탈함이라니!!

역시 숨은아이님 해석이 멋지군요.. 그리고, 라이라님의 성장이라는 해석도 괜찮네요..^^ 그런 해석으로만 알고 있어야지..ㅎㅎ

숨은아이 2005-01-14 1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 라일라님 코멘트도 퍼가요. ^^

날개 2005-01-14 12: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숨은아이님... ^^ 따로 살림을 차리시는군요..흐흐~

2005-01-14 15: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숨은아이 2005-01-14 19: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흐... 이 영화 보고 정리하는 거 귀찮아서 안 하고 있었는데, 날개님 덕분에 댓글 쓰면서 조금 정리가 되었어요. 그 김에 한 상 차렸슴당.

2005-01-14 19: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날개 2005-01-14 19: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거이거.. 숨은아이님 리뷰 읽을 기회를 놓친거 아닙니까!!!

2005-01-14 20: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明卵 2005-01-15 16: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1번과 4번, 저도 가졌던 의문이네요^^ (4번은 의문이라기보다도 화를 낸 거였음;) 숨은아이님의 해석, 너무 멋져요~
그런데 그 마법사 할머니 이름은 설리만이예요.

날개 2005-01-15 16: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에~ 명란님..^^ 설리만이로군요.. 불법 해석을 봤던지라..ㅎㅎ

marine 2005-02-14 15: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날개님, 저는 반은 졸다가 봐서 궁금한 것 자체가 없습니다 그냥 영상이 아름답다, 이걸로 감상 끝이예요 ^^

날개 2005-02-14 16: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하하~ 나나님 넘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