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연 스님의 반야심경 읽기
재연 지음 / 문학동네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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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로 또는 철학으로 불교에 관심이 있다면 추천하고픈 책

재연스님은 한문 불교 경전이 아닌 불교가 발생한 인도의 빨리어로 된 초기 경전으로 공부해야겠다 싶어 13년 간 인도 유학을 했다고 한다
그렇다보니 이를테면 한문으로 표현된 무상(無常) 고(苦) 무아(無我)라는 개념을 인도 빨리어가 뜻하는 바로 설명을 한다
삼법인이라는 무상 고 무아의 뜻하는 바를 빨리어 차원에서 풀어주는 설명을 읽어보니 문화와 문자 사이의 간극이 얼마나 큰 것인지 실감했다
이 한 권을 읽는다고 겐지스 강가의 모래 한 톨만큼이나 알까만은 빨리어에 기초한 재연스님의 설명은 새롭다 흔히 무아 를 말하며 ‘나‘가 있네 없네 하지만 재연스님에 따르면 따질 건더기가 없는 것이다 그런 차원에서 한번 읽어보면 좋은 책
그 한가지 만이라도 제대로 깨치면 이 한 생 더없는 것이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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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고백한다 3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71
자우메 카브레 지음, 권가람 옮김 / 민음사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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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우리 모두는, 우리 전부는, 우리 모두의 감정은, 여어엇 같은 우연일 뿐이라는 거야.
366

요근래에 읽었던 아니 몇 년 사이에 읽은것 가운데 가장 감정이입이 깊었다 왜 그런가 돌아보니 한 사람의 출생에서 사망까지 통으로 다룬 소설 읽기를 꺼린 소설 취향을 원인으로 꼽았다 물론 그렇다고 모두 감정이입이 되는건 아니다 세계와 인간에 대해 회의적이고 비관적인 사람이다보니 인간 아드리아의 인생을 따라 읽는게 짜안해서 였을지도

알츠하이머 진단을 받은 아드리아가 회상하는 형식이다보니 살아온 시간을 자꾸만 돌이켜보며 결국 인생이란게 별거 없더라는 나름의 결론을 내버린 마당이라 감정이입이 더 깊었던것 같다

대부분 퍼즐들의 맞춰짐과 그래서 사라와 바이올린은 어떻게 되는데 하는 호기심이 막바지 읽는데 가속을 붙여줬다 소설이 끝날 때까지 이걸 또 이렇게 뒤집어주신다고? 진짜 미친 소설은 맞네 했다

이 소설이 재미 있다고 느껴지는 포인트는 선형적 시간 위의 사람들과 사건들을 무작위로 흩뿌려놓은듯 하지만 동떨어진 앞뒤 이야기와 인물들이 끼워맞춰지며 길고 긴 이야기가 이어진다는 지점 같다

소설속 인생사가 회한 가득한 건 어제오늘이 아니지만 아드리아 사라 두 사람 각자가 도착하는 종점를 지켜보는 일은 눈가를 시큰하게 했다

사소한 것이지만 인물들을 확실하게 끝을 내버리던 카브레였는데 아드리아만 두루뭉술한 끝으로 처리했다는 것이 다소 의외이긴 했다 여운을 품기를 바랐던 것일까 라고한다면 그닥 좋은 방법으로 읽히지 않았다

전지전능한 신이 악을 허용한다면 신이란 나쁜 취향의 결과물이라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제 마음은 피폐해져 문드러져 버렸고요.
175

그들은 참사를 기록했고, 이제 죽을 수 있었어. 나는 그렇게 생각해. 하지만 그것을 쓴다는 것은 그것을 다시 살아 내는 거라는 사실도 깨달았지. 수년 동안 지옥을 다시 경험하는 것은 견디기 어렵지. 그들은 이미 경험했던 비극을 쓰느라 죽었던 거야. 결국 그렇게 극심한 고통과 공포는 1000쪽 혹은 2000절의 운문으로 축소 되었거든. 그러한 고통을 손바닥 반 정도 되는 두께의 종이 묶음에 집어넣다니 조롱에 가깝지.
198

악이 머무는 곳을 찾고 싶었으며, 그것은 어느 한 사람의 내면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또한 알고 있었다
327


78p 자체를 ‘하‘지 말지 하 -> 할
342p 우수에 찬 눈‘와‘ 와 -> 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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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고백한다 2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70
자우메 카브레 지음, 권가람 옮김 / 민음사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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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제작 사고 참고 사항
1판 1쇄 기준 2권 352 다음 353페이지 첫 문장이
카테리나 파르게스 씨.˝ 이면 정상 페이지
1판 1쇄 가운데 정상도 있으니 확인이 필요함
352 이후 321 ~ 336 중복 인쇄되어 있음 그만큼의 내용은 누락됨


괴테가 이미 말한 적이 있다. 어린 시절의 소망을 어른이 되어서 실현하려는 자는 반드시 실패하게 되어 있다고. 적절한 순간에 행복이 무엇인지 모르거나 행복을 자각하지 못하는 자는 아무리 노력해도 늦었다는 것이다. 성인이 되어서 되찾은 사랑이란 기껏해야 행복했던 순간들의 애정 어린 반복일 뿐이었다.
236

3권이 아직 남았지만 2권에 벌써 아드리아 인생의 정리 장면이 나오는 만큼 위 문장이 마치 아드리아의 인생을 정리해 놓은듯 하여 울컥했다 그리하여 문장의 출처인 괴테의 ˝친화력˝까지 빌려놓음 ㅋ

특히나 평생 친구 베르나트가 아드리아의 빈집에 와 친구가 남긴 금고의 편지들을 꺼내고 거실에 앉아 인생을 회상하는 장면 다음에 위 문장을 보니 14개국어를 할 만큼 천재적이었지만 곧잘 ‘여엇 같은 인생‘이라 하던 ‘찌질한‘ 아드리아에 감정이입이 와락

제대로된 부모의 사랑을 받지 못한 결핍을 안고 살아온 아드리아 인생의 굴곡이 소설의 한 축인데 비알 이라는 바이올린과 그에 얽힌 인간들의 악에 관한 또다른 이야기에 경악하기엔 세계는 여전히 나아진게 없다 그래서 만약 아드리아에 관한 소설이 되었더라도 괜찮았을듯

카브레는 클래식 음악에 소양이 있는지 곳곳에 클래식 음악을 언급하는데 그 느낌을 안다면 소설이 한층 더 깊게 느껴지겠구나 싶어 아쉬웠다

615428 728065 뭔가 장치가 되겠구나하는 숫자 조합이 두 개 나오는데 역시나 허투로 써놓은 것이 아니었고 2권에 들어서면서 퍼즐들과 떡밥들이 수거 되기 시작한다 소설의 큰 틀이 보였다는 말

이야기 자체의 ‘재미‘로만 보면 10점 만점에 10은 차고 넘친다 아직까지는 하지만 1권에서 지적했던 소설의 시점과 화자가 24장 처럼 혼합된 지점에서는 아 막 짜증이 나려고 ㅋ

살아 있는 경험의 진실 말이야. 이것은 학술적인 연구로 전해지지 않아 /.../ 예술만이 그것을 전할 수 있지. 문학 작품을 통해서 말이야, 생체험에 가장 가까운 장르라고나 할까
343

˝악 말이야. 왜 너의 신이란 자는 그것을 허용하는 거야? 악을 막지 않는단 말이야. 악을 저지른 자들을 영원한 불길로 처벌하는 게 고작이잖아. 왜 악 자체를 막지 않아? 대답해 봐.˝
˝아니. ...... 그러니까. 신은 인간의 자유를 존중해.˝
67

예술은 내게 구원입니다. 하지만 인류를 구원할 수는 없습니다
338


47p 누굴 기다리기라‘고‘ 하는 ‘도‘
86p 그는 루마니‘아‘어로 ‘아‘ 누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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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고백한다 1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69
자우메 카브레 지음, 권가람 옮김 / 민음사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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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읽었던 단편집 ˝겨울여행˝에 꽂혀 부리나케 빌려온 세 권 짜리 ˝나는 고백한다˝를 곧바로 읽기 시작

빌려온 책 구경이나 한다 싶어 세 권을 후루룩 넘겨보다가 3권 끝에 첨부된 등장인물 페이지를 발견 했는데 이런 미친... 이란 소리가
아무리 세 권 짜리 수백 년의 시간이라도 이렇게나 많을 일인가 싶었는데 읽어가며 두어 번 확인해보니 인물에 대해 설명이 없는 것도 있고

카브레의 단편을 읽으며 알게 되었지만 그의 소설 서술 방식은 독자를 헷갈리게 하는 면이 분명 있다 옮긴이는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면이 있다고 긍정하고 있지만 불호 쪽에 점수를 더 주겠다 읽기 난해 까지는 분명 아니지만 행 갈이도 문단 나눔도 없이 느닷 없이 시점과 시간이 휙휙 바뀌는 점에서 살짝 당황스럽기도 슬슬 짜증으로 바뀔듯 ㅋ

1권에서는 주인공이랄 수 있는 아드리아의 유소년 시절과 가족 친구 등 그의 주변 인물들 그리고 시간을 거슬러 문제의 바이올린이 만들어지는 과정과 인물들 등의 이야기다 ‘악의 본질‘ 운운한 소설이니만큼 아드리아의 아버지 부터 다양한 인간들의 악과 홀로코스트 까지 과연 어떻게 이야기가 흘러갈지 궁금
숨이 턱턱 막히는 주인공 부모부터 할 말은 많지만 다 하기도 귀찮ㅡ

등장인물이 많고 엮여 있는 만큼 누가누군지 메모는 필수

분량적으로 방대한 대작들의 독서 경험이 많지 않다보니 솔직히 어떤 주제 하나를 드러내기 위해 조연이랄수 있는 인물들을 이렇게나 많이 내세울 필요가 있나 이제 시작점을 지났을 뿐이지만 그런 생각이 든다 두세 시간 영화도 길어서 안보고 짧은 숏츠 영상에 익숙해졌다는 진단처럼 나 역시 그런 영향에서 자유스럽지 않은 인간이 된건가 싶기도 하다만
이런 대작이 아닌 적당히 두꺼운 카브레의 다른 소설들이라면 더 읽겠다 싶기도

사족으로 초반을 읽을 즈음엔 표지의 소년과 빼곡한 책들이 딱 어울리는 표지구나 했지만 본문의 표현처럼 (219p) 에드워드 호퍼의 그림이 더 적절하지 않을까 싶기도 했다 주인공 아드리아와 그의 부모가 보여주는 풍경이 딱 호퍼 그림이 맞겠다 싶다

인간은 어떤 국가에 살지 않는다, 어떤 언어를 사는 것이다.
31

28p 버리게 말(만 으로 수정)들 수
120p 차례를 기다리‘기‘(삭제)는
379p 아드리(‘아‘ 누락)는
437p 내 가장 (‘친한‘ 누락)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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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여행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54
자우메 카브레 지음, 권가람 옮김 / 민음사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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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브레는 ‘여지없는 작가‘라는 느낌이다 그래서 이 작가의 다른 작품은 뭐가 있나 봤더니 무려 3권짜리 ˝나는 고백한다˝ 가 국내 출간되어 있었다 그의 다른 작품들도 어서어서 많이 번역되기를 희망해 본다

여지가 없다는 것은 단편 ‘나는 기억한다‘ 또는 ‘발라드‘ 또는 표제작 ‘겨울여행‘을 비롯 다른 대부분 때문인데 열린 결말처럼 뜨뜨미지근하게 여지를 남기는게 아니라 여지는 확실하게 싹둑 잘라버리고 당길 방아쇠는 확실히 당겨버린다는 뜻인데 그만큼 뒤에 남는 여운에 ‘와 씨 이런 작가를 이제야 알 게 됐단 말이야‘ 했다는 것이다

마지막에 수록된 표제작 ‘겨울 여행‘을 다 읽고나면 이미 많이 인용된 마지막 문장을 나 역시 재차 따오지 않을 수 없을만큼 단편집 전체를 아우르고 있구나 했다

인생은 하나의 경로도 목적지도 아닌 여행이며, 우리가 사라질 때는 그 위치가 어디든 우리는 언제나 여행의 중간지점에 있다는 것을 이해했다. 그의 불운은 하필이면 가혹하기 짝이 없는 겨울 여행에 당첨되어, 영혼이 완전히 파괴되어 버렸다는 데 있다.
285

우리가 원하지 않았음에도 출생을 해버렸듯 겨울 여행에 당첨된 자들의 혹독한 이야기들에 일말의 어정쩡한 여지 따위를 주지 않는 작가의 태도에 광광 호들갑을 떨지 않을수 없었다는 것이지

14편의 각각의 단편들이지만 알게모르게 조금씩 얽혀 있다 앞 소설의 인물들이 언급 된다거나 렘브란트의 그림들과 클래식 음악들이 중복되기도 한다
근래에 들어 이렇게 관심 폭발하는 작가는 없었기에 3권 1200여 페이지 짜리를 더 빌려왔겠냐고... 완독은 모르겠지만

딴 얘기로 내가 출판업자라면 카브레의 소설들을 모조리 국내 출간해서 노벨상 잭팟을 한번 노려보겠다는 생각도 했다 어떤 독자는 나는 고백한다 그 하나만으로도 노벨상감이라고 했더라만은

스승님의 그리하라 하셨잖아요 -> 스승님‘이‘
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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