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중에서...

나는 본능적으로 알지. 시가 결핍의 소산임을. 동시에, 그 결핍의 끝에
문득문득 피어나는 잠깐의 충족임을. 그 충족이 잠깐의 상상의 산물임
을. 그러나 상상적 허상이 아니라 상상적 실체라는 것을 제 꼬락서니로
증거하는, 피 같은 말임을.

미쳐버리고 싶은데 미쳐지지 않는 이유는, 뭘까?
미쳐버리고 싶다는 말이 곧 미쳐지지 않는다는 말일 텐
데, 그걸 밑받치고 있는 것은, 뭐랄까, 아슬아슬한 자의
식, 혹은 자존심?

그렇다면, 그렇게 견뎌서 어떻게 되는거지?
그저 견딤의 어떤 결정체가 되는 거겠지.

침묵의 말이란… 어차피, 말은 아니고…겨우 겨우 말
같은… 말을 스쳐가는, 그저 목소리 같은… 넋두리…그
건, 그러니까… 치묵이 원래… 가시처럼 박혀오는… 처음
엔, 잔가시들처럼, 몸 여기저기… 조금 지나면, 굵은 가시
들처럼… 나중엔, 큰 못처럼… 기어이는 몸만한, -p166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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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아니 정말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살고 있거나 그럴듯하게 위장되버렸거나
지금도 추진되고 있거나 그럴것.

가능성 충분한 이야기 그리고, 모르고 있을 뿐 일어났었을 .
인간 이란 종족은 결코 자신 이외의 것에 대해 '이해'를 하지 못하는 종족
이해한다, 는 말만 할 수 밖에 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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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민 선생님이 들려주는 한시 이야기/ 저자 정민/ 출판사 보림/2002'

한글세대에게 한자는 그림보다 못할 수도 있을 것이다
딱딱하고 어렵다고 생각되는 한시를 한글로 풀리 하고 그 안에 숨겨져 있는 이야기를
쉽게 들려 주고 있다. 지은이의 아이에게 들려주는 형식이라 책장이 잘 넘어간다

詩라는 것이 가지는 매력을 유감없이 느껴 볼 수 있게 만들어준 지은이에게 고마움을
전해드리고 싶었다.

감추기 한단계 건너뛰기 ...그런 낱말들이 떠오른다
아닌것 같은 말을 하면서도 맞는 뜻을 지닌 말...詩
언제나 詩를 써 볼 수 있으려나...

詩를 좋아한다면 적극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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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꽃의 여자 시몬느 베이유의 사색1 중력과 은총-시몬느 베이유 사회평론 윤진 옮김 1999

시몬느 베이유(1909~1943)의 짧은 문장으로 이루어진 이 책을 집어 온지 벌써 3년째인데 아직도 책갈피는 중간 즈음에 꼽혀져 있다. 어렵다거나(어떻게 보면) 지루하다거나 두껍다거나 그러해서가 아니다.
한 페이지에 네 다섯 개의 짧은 단문일 뿐이지만 하나의 단문을 읽고 어떤 때는 몇 십분 몇 시간, 혹은
며칠 그러다가 팽개쳐 두고 있다가 다시 읽고.
그만큼 생각을 좀 하게 만드는 그런 책. 한번 펼쳐서 한문장 읽고 덮어두고 있어도 좋은.
긴말이 필요 없을 듯. 취향에 따라 틀리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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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의 연구-알프레드 알바레즈 청하 최승자 옮김 1982

저자의 친구 테드 휴즈의 아내인 실비아 플라스와의 만남과 그녀의 죽음에 이르기까지를 비교적 상세히 들려주고 있다는 점과 한번쯤 흥미롭게 관심을 가져봤을 법한 '자살' 이라는 것 때문에 덥석 집어들고 나왔었는데 수업시간에 그녀의 이야기를 다시 듣게 되다니...

저자의 실비아 플라스에 관한 회상으로 프롤로그는 시작되고, 결국엔 저자 자신의 고백이 에필로그를 대신한다.
그 중간 중간엔 고리타분한 부분도 있지만, 부분부분 실비아 플라스의 詩속에 나타난 죽음이라든가 그녀 개인사와 연결시켜 해석한 부분은 흥미롭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죽음 그것도 '자살' 이라는 테마를 통해 본 문학사 속의 인물들과 갖가지 사례들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다.(적어도 내게는)
도스토예프스키-'악령'의 키릴로프, 괴테-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까뮈-시지프 신화 그외 많은 시인들.

책 속에서 한 말처럼
자살의 이유란 곧, 거꾸로 보면, 생존의 명분을 발견하는 길이 된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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