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인에어 납치사건 - 재스퍼 포드  북하우스 송경아 옮김 2003

Jasper Fforde

재스퍼 포드는 20여년 이상 영화 산업에서 일해왔다. 그는 잔심부름꾼에서
시작하여 영화 <엔트랩먼트> 와 <퀼스> 촬영 때 카메라맨 보조로 경력을
넓혀나갔다. 그는 영화 촬영 틈틈이 소설을 써나갔고 그렇게 해서 완성된
소설이 여섯 편 있지만 모두 '기묘하다'는 이유로 풀판사로부터 출간을 거
부당했다. 대학도 나오지 못한 그이지만 고전을 즐겨 읽으며 문장력을 키워
나갔고, 영화계에서 일하며 허구의 세계가 어떻게 구성되어지는가에 대한
통찰을 얻게 되었다. 그는 처녀작 '제인 에어 납치사건'으로 그만의 독특한
장르를 탄생시키며 열광적인 독자층을 형성시켰다.

------------------------------------------------------------------
마지막 553 p 를 닫을때까지 독자를 즐겁게 하는.
기발한 상상력에 감탄을 금할 수가 없는.
그러나, 읽는 이로 하여금 약간은 루즈~ 할지도 모를 중간 부분.
그래도 시종일관 궁금증이 내내 일렁이게 하는.
책읽기의 즐거움을 만끽하게 해준. 쿠쿠쿠. 흐뭇.

환타지나 SF 를 좋아하진 않지만 그래서 더욱 재미가 있었을지도 모르겠지만
대체역사, 시간이동, 빠는 놈과 물어뜯는 놈, 영문학 이야기, 형사물, 로맨스 등 두루두루 섞어 놓은것과
서즈데이 넥스트 라는 주인공의 묘사 역시 뛰어나다. 상대역으로 등장하는 악당들 또한
진지하다. 또한, 세익스피어 가 실제했었는가와 그가 쓴 작품들의 진위에 대해서도
나름의 해답을 알려준다.

읽으면서 조금 오바해서 들었던 생각은
우리는 혹은 나는 누군가에 의해 '씌어지는'것은 아닐까 하는 뚱딴지 같은 생각
책장이 한장 넘어가듯 그렇게 우리는 깜박 하룻밤 이라는 책장을 넘어가
알지못할 이야기로 존재하는 건 아닐까 하는.
현실 과 현재 라는 것에 대한 막연하게 뿌연 궁금증들. 과연 현재는 지금의 현재 하나뿐 일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하드보일드 하드 럭 요시모토 바나나  민음사 김난주 옮김 2002

제법 어린 나이때부터 죽음을 어렴풋하게 나마 생각해 왔던것 같다
그때의 죽음은 막연하거나 나의 일은 절대 아닌 나 이외 사람들의 일 정도라고 했겠지
그래서 죽음은 일상의 아주 자연스러운 일 정도

당연하지만
어떤것이 아주 멀게 있거나 그래서 흔적이나 형체를 알 수 없을때는 두렵지가 않다
그것이 주위를 배회하거나 그러다 한번씩 그것의 울음소리를 엿듣거나 거대한 검은 그림자를
목격하게되면 그것은 공포의 대상이 되기 시작하는 것이다

태연자약할 수 있다고 덤덤하다고 하다가도 느닷없이
그것은 거의 너무나 갑자기 덤벼들어 낙궈채 가긴 하지만
그것의 위협이 코 앞까지 왔음을 직감할 때 순간 소름처럼 돋아나는 '공포'그리고 '본능'
같이 살고 싶다는 희망
그런 순간을 느끼고 나면 과연 담담하게 그것을 받아들일 수 있다는게 가능한 일일까
얼마나 각오를 해야하는 일인가 를 짐작캐 하는
우리가 여하한 각오를 하든 하지 않든 그것은 막무가내로 다가오는 것이지만

늘 그것을 염두하고 생각하고

산 사람의 세계에는 죽음과 삶이 공존하겠지만 죽어버린 사람에겐 삶이란 없고
죽음 자체도 없는것일테니

산사람들이 겪는 슬픔이란것은 실상 그것을 당한 사람때문이 아니라 산사람들 자신이 겪을 부재에 대한
상실감 그것때문에 슬퍼하는 것이다 유형이든 무형이든 내것인줄 알았던 그 무엇이 이제 없다는 것
잃어버렸다는 그런 감정 보고 싶다는 마음의 욕망 만지고 느끼고 싶다는 욕망을 이제는 채울수 없다는
산사람만이 가질수 있는 욕구의 불만족이 펑펑 터지는 것
얼마나 이기적인가 살아있다는 것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오후 네시 아멜리 노통 열린 책들 2001

사람은 스스로가 어떤 인물인지 알지 못한다. 자기 자신에게 익숙해진다고 믿고 있지만
실제로는 정반대이다. 세월이 갈수록 인간이란 자신의 이름으로 말하고 행동하는 그 인
물을 점점 이해할 수 없게 된다.
그렇다고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자신이 낯설게 느껴진다고 한들 무슨 불편이 있을 것
인가? 그 편이 오히려 나을지도 모른다. 자신이 어떤 인간인지 알게 되면 혐오감에 사로
잡힐 테니까.

본문 중에서
------------------------------------------------
에밀 안에 숨어있던 또다른 에밀
서로가 서로에게 네가 나냐,라고 하며 살겠지
면을 알 수없는 다면체가 있다면 사람이라는 인격체겠지
고로 나도 날 모른다 알려고 발버둥치는게 사는거겠지만 끝내 모르겠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와타야 리사 - 발로 차 주고 싶은 등짝 황매 2004 정유리 옮김

제대로 간파해내지 못하는 책읽기 이어서인지 일본작가들의 작품들에서 풍기는
그 '일본'특유의 이야깃거리들이 영 신통치가 않다 그럼에도 '극찬'을 받으며 당 당 하게
수상을 하고 상업적 보상까지 받고있다지만
그것이 상업적 생명력을 위한 상의 수여인지 그 반대인지는 모르겠지만 뭐 그것이 어디
일본뿐만은 아니며 우리나라 역시 각종 문학상을 이유로 책을 만드니까 그렇다치고

여하튼 이 상의 수상작들에 대해서는 몇년전에 관심을 끄자고 했었지만 작은 호기심에
(표지의 만화스러운? 일러스트) 가볍게 읽어보았으나 ...


누구나 어쩌면 인간이라면 겪을 이른바 사춘기 시절과 그시절의 내적변화? 뭐 그런걸 다룬
이야긴 부지기수이며 성장소설류 라고 할 만큼 많고 적어도 내가 보기엔 그 시절에
느끼게되는 것들이 큰 범위를 벗어나지는 않을것이고 그것을 어떻게 그려내느냐만
좀 다를수 있을것인데 물론 그것이 작가적 역량이겠지만
'당시'로서는 심각했겠지만 지나간 지금으로서는 별것도 아닌 일들이 투성이인
그때의 소설이라는것과 나름의 일본냄새에 별 흥미도 없이 읽혀지는
재미없다
어쩌면 이미 나는 그만큼 무뎌질대로 무뎌져서 이렇게 궁시렁 거리고 있을것이고
식별해내지 못하는 닳을대로 닳아버렸을지도...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잉게보르크 바흐만(1926~73) 삼십세 문예출판사 차경아 옮김 2000'

'철학박사 시인의 최초의 산문집'이라고 책날개에 소개되어 있음
총 7편으로 이루어져 있음

-딴생각-
제목에만 비춘 생각은 아니겠지만
서른, 유독 그 나이에 민감해하는것은 왜 그럴까 (김광석의 서른즈음에 도 그렇다 할 수 있는건가)
남성보다는 여성이 더욱 그러하겠지만 남성이든 여성이든 그리 큰 차이는 없으리라 본다
서른
서른 보다는 스물 아홉
아마 그때 나도 꽤나 심란?한 심사를 하고있었던듯 싶다
삼십대 이제 삼십대라는 막연한 서글픔이나 위기감 등등
그것은 막연함이었는지도 모른다
서른이라고 명퇴를 강요받을 것도 아니고 폐경기가 닥치는것도 아니다
서른 잔치는 끝났다 라고도 하지만
잔치도중의 흥겨움과 부산함은 없겠지만 그 뒤에 찾아드는 차분함이나 아쉬움은 있겠다
서른이 닥쳤다고 만사가 끝나는것도 아니고 절망적으로 살아가는것도 아닌데
저자는 다분히 과잉된 감정인듯 보인다 여하튼
무심히 간과할 수 없는 한 단계이기는 한 것 같다
누구나 그 즈음에는 골똘해질
이미 훌쩍 지나버린 나는 이제 무덤덤
다만 마흔 이후를 생각하고 싶지가 않다


책 중 -빌더무트라는 이름의 사나이-에서

키워드 '진실'

'내'생각에 사람들은 진실과 사실을 혼동하는것 같다
흔히 누군가에게 그것이 진실이냐 라고 다그치거나 젶나정 앞에서 진실을 선서하는것 조차
오로지 사실만이 있을 뿐 진실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거짓의 반대가 진실이라 하지만 거짓의 반대는 '사실'이다
진실이 없다는것이 아니라 진실은 사실이 감싸고있는 어떤 덩어리일 뿐이다
그 덩어리가 있기때문에 거짓이든 사실이 있을수 있는것이지 우리는 결코 진실 그
본모습 사실의 나신인 진실은 볼 수도 알 수도 없다
맨눈으로 태양을 마주 볼 수 없을때 썬그라스를 쓰고 보는 태양은 벌써 한겹 덧씌워진 태양이다
어떤 색깔의 썬그라스를 쓰느냐에 따라 태양의 색깔이 약간씩 다르게 보이듯이
빌더무트가 재판중 소리를 지르고 실신?했듯이
수없이 되풀이 되는 진실이라는 단어와 맞닥뜨리며 읽어가는 동안 나 또한 역겨웠다
물론 빌더무트와는 다른 이유였지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