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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도살장 (무선) ㅣ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50
커트 보니것 지음, 정영목 옮김 / 문학동네 / 2016년 12월
평점 :
so it goes
하느님, 저에게 허락하소서.
내가 바꾸지 못하는 것을 받아들이는
평정심과
내가 바꿀 수 있는 것을 바꾸는
용기와
늘 그 둘을
분별할 수 있는
지혜를.

두 가지 번역본이 눈 앞에 있는 한 프로불편러는 여간 불편한게 아니다 읽다가 이 부분 다른 역자는 어떻게 번역 했나 하는 궁금증을 외면 할 수가 없다보니 자꾸만 흐름이 끊긴다 거기다 뭔가 한쪽 번역이 이상하다 싶으면 괜시리 짜증까지 덤으로(귀찮아져서 하다 말았다)
절판된 아이월드 박웅희(이하 박) 번역을 기본으로 하고 문동판은 확인 비교 수준으로 들춰봤다
정영목 번역을 탐탁치 않아 하는 이유는 번역자가 자기스타일을 자꾸 드러내려하거나 괜한 어거지스러움이 있다고 몇몇 번역서에서 느꼈기 때문이다 그래서 문동판은 참고로만 했고 필요해 보이는 주석도 인색하다
그렇다고 박의 번역이 매끄럽냐 그것 역시 오래되고 이상한 낱말들 때문에 거슬리긴 매한가지
박 : 날 뒤져봐 Search me 17p
정 : 난들 알겠어 21p
박 : 그렇게 가는 거지
정 : 뭐 그런 거지
기송관18p에 대해 주석 등등이 문동판 없음
그래도 빌리의 양 심장만은 빨갛게 달아오르는 탄 덩어리였다. 박 41
어쨌거나 빌리의 주름진 심장은 타오르는 석탄이었다. 정 44
그녀는 대공항기에 가족이 -> 대공'황'기
수소 이탈 -> 숙소 이탈
여섯개이나 -> 여섯개나
도살장 이라는 말의 살벌한 느낌이랄까 그런것에 괜히 주눅이 들었달까 그와 더불어 작품을 향한 찬사들 역시 오랫동안 방치한 이유 되겠다
일독을 마친 지금 공감 능력이 없어서인지 문해력이 딸려서인지 이게 그렇게 대단한 작품이 맞아?
우리 부모 세대의 전쟁 경험담이 크게 와닿지 않듯 작금의 "계엄"이란 것에 나는 어떤 공포감과 심각함에 치를 떨며 그 새벽을 보냈는데 젊은 세대가 느낀 계엄은 그런 심각함은 아닌듯 했다
경험이란 것은 그런 것이다
보니것이 제5도살장을 쓰게 된 경험과 당시의 세계적 분위기 속에서 살아남은 이들이 읽었을 이 책의 느낌을 나는 알 수 없는 것이다
폭격과 화재로 인한 도시의 참상을 아무리 묘사한들 그것은 그저 문학적 표현에 지나지 않는다
외계인이나 시간 여행 등의 장치가 오히려 역효과 아닐지
한마디로 내 꽈가 아닌 작가라고 하면 그만인 일을...
다만 시간의 흐름이 무의미한 외계인들도 막을수 없는건 막을수 없다는 설정을 작가가 했다는 점
'그렇게 가는 거지' '뭐 그런 거지' 어떤 번역이든 그냥 몇 번이나 썼는지 한번 헤아려보고 싶었다
104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