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텔링 육하원칙 아로리총서 19
조정래 지음 / 지식의날개(방송대출판문화원) / 2010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스토리텔링이란 말이 더 이상 낯설지 않다. 텔레비전, 영화, 게임 등 영상 미디어시대는 스토리텔링시대를 활짝 열었다. 스토리텔링이 낯설지 않지만 스토리텔링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고 있는 독자는 많지 않다. ‘스토리텔링 육하원칙’은 스토리텔링의 개념, 역사, 육하원칙을 비교적 적은 분량에 일목요연하게 보여준다. 여기에 더해서 이 책의 부제, 신문을 활용한 스토리텔링 창작법이 알려주듯 신문을 활용해 구체적으로 스토리텔링 작법을 소개한다. 
 

 이 책은 스토리텔링의 기술적 측면에만 초점을 맞추지 않고 이론과 실기 모두를 균형있게 바라본다. 보통 ‘스토리텔링’이란 키워드로 검색되는 많은 책은 스토리텔링 작법에 초점을 맞춘다. 스토리텔링이 근래에 희자되는 이유도 경제적 쓸모가 되기 때문이므로, 스토리텔링을 찾는 독자도 현장에서 응용하려는 독자가 많은 까닭이다. 그렇게 본다면 이 책은 이론적 배경을 비중있게 다룬다는 점에서 서점가에 나와있는 책과 차이가 난다. 오히려 자칫 따분해 보일 수 있지만, 이런 특징이 이 책의 강점이다. 
 

 ‘스토리텔링 육하원칙’을 고른 이유도 1~3장의 스토리텔링의 이론적 배경을 읽고자 했기 때문이다. ‘스토리’의 기본 구성인 인물, 사건, 배경부터, ‘텔링’에 담긴 말하기 방식 등 분명한 개념으로 시작한다. 이 책의 4장에 해당하는 신문을 활용한 스토리텔링은 극적인 사건을 담은 기사가 대부분이다. 물론 이 기사 하나하나는 호기심을 가질만한 이야기이긴 하지만 독자가 상상의 나래를 펼치기에는 한계가 있다. 스토리텔링을 구성할 때 사건을 만드는 데 힘들기 때문에 신문을 활용한 사건 만들기는 나름 장점이 있다. 하지만 이는 스토리를 기사에 한정시켜 버리는 악수를 두기 쉽다. 
 

 스토리텔링은 언어의 탄생 이후 인간의 삶에 함께 했다. 가까이 할머니가 들려주는 전래동화와 어머니의 자장가에서 그리고 동네어귀마다 전해져 온 이야기에 이르기까지 스토리텔링은 우리의 곁에 있다. 스토리텔링에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는 그 중심에 놓여 있는 인간에 대한 관심덕분이다. 스토리텔링을 잘 하려면 스토리텔링에 관한 작법에 관심을 기울이기 보다 삶을 관찰하는 게 더 좋은 공부법이 되리라 믿는다. 다양한 독서만이 인간 삶을 관찰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리라 생각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빅 스위치 - Web2.0 시대, 거대한 변환이 시작된다
니콜라스 카 지음, 임종기 옮김 / 동아시아 / 2008년 11월
평점 :
절판


 ‘클라우딩 컴퓨팅(clouding computing)’이 가져올 사회, 경제적 변화를 예언한 ‘빅 스위치’는 출간된 지 2년이 넘은 책이다. 흘러간 책을 컴퓨터산업의 종사자도 아닌 내가 집어든 이유는 니콜라스 카라는 이름을 우연히 발견해서이다. 인터넷이 가져올 장미빛 미래의 이면에 얕은 지식의 위험을 경고한 기사에서 니콜라스 카의 이름이 눈에 띠였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니콜라스 카의 책이 번역, 출간된 책은 “빅 스위치”가 유일하다. 가장 최근에 출간된 저자의 책을 읽고 싶었지만 아쉽게도 없다. 그래도 사람들의 관심사가 떠난 책을 뒤늦게 읽는 재미가 있다. 과거 거대한 변환을 예고한 저자의 목소리를 현재 우리 사회 변화와 비교해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구성된다. 1부는 새로운 유틸리티의 경제학, 그리고 2부는 구름 속에서의 삶이다. 유틸리티라는 말을 우리말로 풀자면 전기, 물처럼 공공서비스로 번역될 듯 하다. 카는 전기가 문명에 파고든 괘적을 따라가며 사회, 경제적 변화를 관찰한다. 특히 종래 소규모 개별 발전소에서 공급되던 전기 공급방식이 어떻게 대규모 중앙발전소에서 공급하게 되었나를 보여준다. 이런 중앙으로부터 공급 변화는 컴퓨터의 이용방식에서도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따라서 전기산업에서 일어난 변화처럼 컴퓨터산업에서도 비슷한 경제적 변화가 나타난다. ‘클라우딩 컴퓨팅’이란 이 변화를 한 마디로 보여주는 단어이다. 이제 컴퓨터는 네트워크로 연결되어 중앙에서 프로그램을 공급하는 등 통제의 범위를 확대한다. 
  

 저자가 보여주는 주장은 주로 역사적 사료에 의존해 내린 귀납적 서술에 의존한다. 과거 전기산업변화에서 오늘 또는 미래의 컴퓨터산업 변화를 추론한다. 유비추론과 귀납적 일반화가 섞인 서술은 조금 혼란스럽다. 다양한 사례가 동원되지만 큰 그림을 보여주기에 저자의 주장은 산만하다. 그러면서 저자의 기술결정론적 사고가 교묘히 이 책 곳곳에 배치되었다. 이 책에서 주의 깊게 관찰할 대목은 기술을 바라보는 저자의 태도이다. 컴퓨터 산업이 대표하는 신경제를 유발한 기술은 우리 삶의 양태를 바꾼다. 여기서 카는 이 변화가 어쩔 수 없다는 논조를 계속 유포한다. 그런데 불행히 카가 보여주는 미래는 개방과 인간중심의 가치가 존중되는 유토피아라기 보다 통제와 경제적 가치가 판치는 디스토피아이다. 유토피아는 잊고 저항하기 보다 이 변화가 가져올 파도에 몸을 맡기고 서핑을 즐겨라! 니콜라스 카의 예언자적 풍모는 경제적 미래에 한정되어 있을 뿐이다. 
 

 이 책 번역은 상당히 거북하다. 벌써 초판 3쇄나 찍어낸 책이라면 어느 정도 독자에게 호응을 얻은 책이다. 하지만 이 책을 꼼꼼히 읽은 독자라면 번역에서 보이는 빈번한 삽입절에 머리가 아프다. 영어의 문장구조를 한글로 그대로 옮겨온 것에 더해, IT전문용어가 섞여 쉽게 읽을 수 없다. 빠르게 돌아가는 세상에 따끈따끈한 책을 독자에게 소개하는 것이 미덕이라고 하나 번역의 질이 아쉽다. 저자의 통찰을 빨리 읽고 싶은 독자의 요구에 부흥하고자 한 일이라지만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 수밖에 없다. 여기에 마지막으로 지적하고 싶은 것은 적절한 번역어를 못 찾아서인지 몰라도 외래어가 남발되어 있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단어가 이 책에서 처음부터 언급되는 ‘유틸리티’라는 단어이다. 이래저래 독자를 배려한 번역이 아쉽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프로파간다 - 대중 심리를 조종하는 선전 전략
에드워드 버네이스 지음, 강미경 옮김 / 공존 / 2009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무상급식을 두고 벌이는 논쟁을 보면 으레 등장하는 단어가 있다. ‘포퓰리즘’이란 단어가 바로 그것이다. ‘포퓰리즘’의 정확한 개념적 정의를 별개로 이 단어에는 비이성적인 대중영합적인 정책이란 의미가 숨겨 있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대중을 규정하는 ‘비이성적’이란 단어이다. 대중의 광기에 집중하여 한쪽을 비이성적이라고 규정하는 낙인효과는 꽤나 섬뜩하다. 대중의 요구는 그저 철모르는 아이의 울음 정도로 치부되곤 한다. 그래서 무상급식을 반대하는 행정기관에서 내놓은 광고에 등장한 아이의 우는 모습이 예사롭지 않다. 대중은 자신의 요구가 받아지지 않으면 울면서 떼쓰는 아이에 불과하다. 광고사진이 어른의 몸에 아이의 얼굴을 합성한 사진은 대중이란 어른의 몸을 빌렸을 뿐 여전히 아이 정도의 판단력밖에 못 지닌 존재이다. 

 대중사회가 도래할수록 선전과 홍보의 역할이 지대하다. 이는 곧 대중을 유약하면서 충동적인 집단으로 여성적 이미지를 떠올리게 한다. 대중은 휩쓸리기 쉬우며 적당한 촉매제를 넣어주면 불꽃처럼 반응한다. 에드워드 버네이스의 ‘프로파간다’는 대중의 여론을 조작하고 선전하기 위한 전략서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 프로이드의 사촌이기도 한 저자는 프로이드의 정신분석학과 대중심리학을 결합하여 대중을 선동하는 방책을 내놓는다. 대중을 조종하는 선동가는 냉철하고 남성적인 이미지로 그려진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선전은 ‘보이지 않은 정부’의 역할을 수행한다. 시장의 작동원리처럼 은밀하게 대중의 심리에 스며드는 이 정부는 전쟁 참여의 정당성부터 흡연의 정당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일을 한다.   

 히틀러의 선전장관인 괴벨스가 탐독했다는 이 책은 자연스럽게 전체주의 사회를 떠올리게 한다. 조지 오웰의 소설 ‘1984’에 그려진 전체주의 사회는 텔레스크린이 도처에 깔려있는 감시사회이기도 하지만 잦은 집회로 대중을 선동하는 사회이다. 전체주의 사회의 선전이 직접적으로 외쳐대는 확성기라면 민주주의 사회의 선전은 은밀한 속삭임이다. 정치장에서 중요했던 선전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광고라는 탈을 쓰고 등장한다. 너나없이 들고 다니는 잇백에서 우리는 광고의 힘을 느낀다. 유행은 파리, 뉴욕, 도쿄, 서울 등을 가릴 것 없이 순식간에 우리를 휘감는다. 잡지에 넘쳐나는 온갖 브랜드의 광고를 보면 브랜드의 이름과 이미지만 있을 뿐이다. 거기에 제품의 기능이나 가격은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지 않는다.  

 선전은 은밀하게 다가온다. 저자가 교묘하게 자신의 주장을 포장하는 방법에서 이는 쉽게 들어난다. 버네이스는 자신의 주장을 직접화법으로 전달하지 않는다. 간접화법에 담긴 그의 주장은 무의식을 염두한다. 최대한 객관적인 화법으로 전달되는 책의 서술방식에 담긴 선전은 놀랍다. 언어를 조작하여 마음을 조작한다. 버네이스는 바람직한 사회로 대중을 이끌기 위해서 선전의 정치적 힘을 강조한다. 그러나 그 바람직한 사회는 어떤 사회인가? 그 사회란 지배엘리트 계급이 꿈꾸는 사회로 플라톤의 ‘국가’에서 등장할 법한 철학자왕의 국가이다. 바람직한 사회로 부르든, 유토피아로 부르든 그 사회의 지향점을 결정하는데 소수의 엘리트의 역할만 강조되어 있다. 우리를 따르라는 구호만 있을 뿐 왜 따라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답변은 없다. 

 한국사회는 민주주의 사회이자 자본주의 사회이다. 그러나 정치적 힘은 전직 대통령의 자기고백적 말을 빌리자면 경제적 힘에 굴복한지 오래이다. 자본의 압력에 우리는 불안을 느낀다. 지금의 불안은 미래의 불안으로 이어지고 삶의 전망을 어둡게 한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저항은 분노이다. 분노의 힘은 결국 우리 사회가 정의롭지 못하다는 깨달음으로부터 나온다. 분노하기 위해서 우리는 명확하게 현실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데이비드 버네이스의 ‘프로파간다’는 우리를 뒤엎고 있는 선전의 원리를 깨우치는데 유용하다. 도처에 넘쳐나는 선전의 물결에서 중심을 잡아보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작가 수업 (양장) - 글 잘 쓰는 독창적인 작가가 되는 법
도러시아 브랜디 지음, 강미경 옮김 / 공존 / 2010년 8월
평점 :
품절


 글을 쓰려고 마음먹고 자리에 앉아 있으려면 먹먹할 때가 한두번이 아니다. 쓰려는 글이 짧은 일기이든 아니면 전문적인 논문이든 언제나 고민이 앞선다. 그 이유는 무엇보다도 글을 잘 쓰려는 욕심 때문이기도 하지만, 글을 쓰기 전에 따라붙는 심리적인 장애 때문이다. 어떻게 하면 잘 쓸 수 있을까? 이 책을 집어든 이유는 바로 이런 근본적인 물음 때문이다.   

 '작가수업'은  작가가 되려고 하는 사람 또는 작가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는 사람에게 모두 유용한 책이다. 특정한 글쓰기 방법은 이 책에 없다. 이 책의 매력은 바로 여기에 있다. 만약 '작가수업'이 이런 저런 글쓰기 테크닉으로 도배한 책이라면 지금껏 장수할 수 있는 책이 될 수 없었다.(이 책이 처음으로 출간된 해는 1934년이다)  

 이 책은 글쓰는 어려움을 단 하나로 이야기한다. 바로 심리적인 장애물로 재능이 없을지 모른다는 두려움이다. 이런 무시무시한 괴물을 제거하기 위해 저자는 무의식을 동원해 넘어설 것을 조언한다. 책의 첫 머리에서 '무의식'을 동원한 글쓰기를 이야기할 때 약간의 거부감(?)이 스물스물 올라오긴 한다.('무의식'이 무엇인지 누가 알랴?) 하지만 책 뒷머리로 갈수록 알수없는 무의식에 기댄 저자의 글쓰기 지침은 수긍할만 하다.  

 무의식적 기술 또는 자동기술이라 일컬을 글쓰기 방법을 이 책은 소개한다. 결국 누구도 작가가 될 수 있다. 단, 매일 아침에 일어나 15분동안 글을 쓰고, 매일 일정한 시간에 글을 쓸 수 있는 자만이 가능하다. 저자가 소개하는 글쓰기 방법이란 한마디로 하자면, 연습! 연습! 연습하라는 자명한 조언이다. 재능이란 연습의 산물이다.   

 작가가 되고 싶은가? 아니면 적어도 글쓰기의 두려움을 날려버리고 싶은가? 그렇다면 저자의 목소리에 귀기울여 매일 써라. 당신의 무의식이 당신을 인도하리라. 그리고 무의식의 끝에서 의식이 당신의 글을 다듬으리라. 결국 작가란 이중, 삼중 인격자일 수밖에 없는 존재이다. 이디스 워턴의 말처럼 작가의 독창성이란 새로운 방법이 아니라, 새로운 시각에서 온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스토리텔링 쓰기 - 전방위 문화기획자를 위한
장상용 지음 / 해냄 / 2010년 6월
평점 :
품절


 글을 쓰다보면 '어떻게' 독자에게 다가설지를 고민하게 된다. 짧은 단문이라도 글쓴이의 생각을 고스란히 전달하려면 이런저런 노하우가 필요하다. 그 방법이 꾸준한 연습의 산물인지 아니면 우연히 번개처럼 머리에 스친 직관의 산물인지는 모르지만.  

 이 책은 책의 제목 그대로 스토리텔링의 방법적 지침을 열거한다. 주로 열겨된 스토리텔링쓰기의 방법은 소설, 드라마, 만화, 영화 등 대중매체에 활용된 방안이다. 이 책은 스토리텔링쓰기의 이론적 분석을 담은 책이 아니다. 대중매체의 다양한 사례로부터 저자의 관점에서 뽑아낸 이런저런 방도가 대다수다.  

  다양한 대중매체의 사례에서 뽑아낸 스토리텔링의 지침은 그 자체로 호기심을 불러 일으킨다. 그러나 이 책은 딱 거기까지이다. 다양한 방법이라고 열거된 것들(책을 사기 전에 목차로 각 장의 제목을 보라)을 보면 서로 겹칠뿐더러 현장에서 전혀(?) 써먹을 만한 구체적 수법이 아니다. 달만 가리키지 달을 어떻게 갈지는 알려주지 않는다.  

 이 책에서 각 장의 끄트머리에 딸린 대중문화 종사자들의 짥막한 인터뷰가 차라리 읽을 만하다.(그러나 정말 짧은 인터뷰다. 몇 가지 질문과 답변은 2쪽을 넘어가지 않는다) 현장에서 수년간 굴러가며 일을 배운 이들이기에 더 생생하게 다가온다.  이 책을 구성할 때 어설픈 방안을 열거하기보다 대중문화 참여자들의 스토리텔링 인터뷰로 꾸몄으면 더 좋았을 책이다.  

 스토리텔링 쓰기를 알려주겠다고 거창하게 시작했지만 책 자체의 스토리텔링은 없는 책. 제목과 평점에 혹해 샀지만 스치며 빌려보면 더 좋을 책. "(전방위 문화기획자를 위한) 스토리텔링 쓰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