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   대리님2가 어제 주신 300여개 정도의 설문지 인적사항을 엑셀에 넣는 작업을 이어서 한다. 양이 많다. 그리고 또한 오전엔 최근에 진행한 호텔 가견적을 받은 곳 중 한곳의 영업담당자가 갑자기 찾아왔다. 전화가 와서 받으니 일층이란다. 얼굴만 잠깐 보고 가시겠다고 한다. 잠시 기다리라고 하시니 그새 우리층으로 올라오셔서 강제 만남. 원래 이 행사의 주체인 대리님3이 나랑같이 가서 영업분의 설명을 듣고, 잘 맞이하신 다음 15분만에 끝내고 보내드린다. 40대가 넘어보이시는 분의 방문, 인턴나부랭이인 내가 호텔 연락 담당자였다는 것을 봤을 때 어떤 느낌이 드셨을까. 자신의 위치와 자리와 환경에 따라 변하는 사람의 역할을 여실히 볼 수 있었던 오전.


점심은 역시 인턴 친구들과 메밀막국수.


<오후>

-   오전에 이어 설문지 작업의 계속, 지겹고, 손아픈 작업이다.그래도 4시쯤에 겨우 인적사항 넣는 일 끝. 이제 설문질문에 대한 답들을 데이터화해야한다...내일 하기로 하고, 잡지 정리 작업, 그 외 자잘한 업무로 종료



-   오늘은 내일 시험이 끝난다는 대학 친구들을 위해 뭐 간식이라도 사다주고 싶어서 학교로 간다. 내가 뭐 정직원도 아니고, 인턴 월급이 많은 것도 아니지만 그래도 사주고 싶다. 왜냐면 그들은 4학년을 두려워하지 않고 해내고 있기 때문에. 


내가 25살에 호기롭게 휴학을 한 이유는, 다른 사람들에게 말한 것들은; 나는 재수를 안했고, 군대도 최적의 타이밍에 안끊기게 갔다왔으니까 괜찮다는 논조였다. 그리고 25살이니까 반오십일때 내가 정말 하고 싶었던 걸 할테야 라고 말했고, 창업을 하겠다고 말했었다.


근데 4학년이 되는 것이 두려웠다. 4학년이 되면 나의 대학생활은 완전히 끝나버리고 순전히 취업 준비만을 할 것만 같아, 내가 쌓아놓은 것도 없이 조용히 평범하게 학교만 다녔을 뿐인데 사회로 나갈 준비를 해야 한다는 것이 두려웠다. 4학년을 마주할 용기가 안났다. 그래서 내 친구들에게 사주는 것이 아깝지 않고, 부럽다. 마주한 현실에 피하지 않는 친구들. 물론 오늘 맥주 한캔씩 마시면서(시험 전날에도 음주하는 친구들) 뭐 인턴 떨어졌다, 앞으로 살기 너무 힘들다, 왜 공부를 하느냐 앓는 소리를 하지만 현실을 마주한다는 것에 대해 부러움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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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6-19 00: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6-19 17: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5-06-19 17: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死학년... 그 심정은 졸업자인 저도 이해합니다.

윙헤드 2015-06-19 17:58   좋아요 1 | URL
독서가 길을 열어줄거라 믿고 있습니다...!!

cyrus 2015-06-19 18:01   좋아요 0 | URL
그런 마음가짐 좋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