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한강 소설
한강 지음 / 문학동네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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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가 뱉었던 마지막 숨을 들여 마시며


소년이 온다 라는 대작을 쓴 작가의 

어쩌면 사소하기도 한듯한 

흰 것들에 대한 단상으로 이루어진 소설

에세이인지 소설인지도 불명확한


결국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자유

인간에게 주어진 자유를 누리는 게 아닐까

작가라는 사명보다는 그 자유


희게 뿜어져 나오는 숨


서리


자기만의 흰을 완성할 수 있다면


서리

안개

백열등


'흰'은 나만의 흰 것들에 대한 이야기다. 

모든 언어와 이미지는 중첩 지점이 있으므로 한강의 '흰'은 독자와 만날 수 있으나

정말 이 소설을 잘 읽는 방법은 

자기만의 흰을 써보는 게 아닐까

자기만의 빨강이거나 파랑 검정 노랑 오렌지도 좋다. 

(문득 가을방학의 노래가 떠올라 오렌지도 넣었다. 

샛빨강과 샛노랑 사이 어딘가 있어 라던…)


나의 색

그것들이 드러내는 나의 정체성이 나를 바라보게 하고 

인간을 보게 한다. 


결국 예술은 나를, 인간을, 생명을, 세계를 바라보는 어떤 시선에 대한 것

이 소설이 누군가에게 가닿는 최선의 방법은

자기만의 '흰'을 써보는 일이라 생각이 들었다. 

서툰 문장으로 기억을 더듬으며 

나의 흰을


우선 작가의 방식대로 목록부터 완성해나간다. 


서리

안개

백열등

포말

너의 장례식



다 하려 하지 말고 매일 조금씩 조금씩

기억 혹은 나를 산책하며 


누군가가 뱉었던 마지막 숨을 들여 마시며



2017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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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간의 거리를 둔다
소노 아야코 지음, 김욱 옮김 / 책읽는고양이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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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말 같지만 그래도 읽고 있으면 그렇지 하며 위로가 된다. -2017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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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로 읽는 정신분석 - 김서영의 치유하는 영화읽기 일상인문학 2
김서영 지음 / 은행나무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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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서 들었던 수업 중 명강의를 뽑으라면 망설임 없이 생각나는 수업 '정신분석과 영화'의 김서영 선생님 책이다. 9시부터 12시까지 수업이었고 때로 영문 자료를 나눠줘 읽고 가느라 밤을 새기도 했지만(밤을 새도 다 못 읽은 날도 많았다) 그래도 정말 좋아했던 수업이다. 그 수업을 들을 때의 두근거림 같은 게 아직도 기억난다. 

수업이 너무 재밌어서 혼자 따라가느라 공부도 열심히 하며 프로이트 책도 보고 라깡 책도 보며 밤을 새곤 했다. 밥도 잘 못 먹고 잠도 잘 못 먹었지만 행복한 시절이었다. 지금은 그렇게 생각한다. 라깡의 상징계, 상상계, 실재계도 너무 재미있어서 혼자 노트를 들여다보며 와 세상을 이렇게 바라볼 수도 있구나 했었다. 비록 그때 마지막으로 낸 미야자키 하야오 영화 비평문은 이제와 보니 형편없었지만, 결과물이 비록 미약했어도 그 과정 자체만으로도 행복했다. 

오랜만에 라깡의 인간학을 빌렸으나, 보지 못하고 가져다주다 생각이 나 김서영 선생님 책을 빌렸다. 그동안 잊고 있던, 그렇다고 완전히 지운 건 아닌데 차츰 멀어져가는 기차를 겨우 잡아탄 것처럼 그 시간이 기차를 탄 내게 밀려온다. 더불어 지금 하는 고민도 조금은 멀리 바라볼 수 있게 된다. 



생계를 위해서였는지 꿈을 위해서였는지 불분명하게 가진 지금 직장에서의 거의 무의미하다 생각되는 시간들에 너무 자괴감 갖지 말자는 것 정도이지만, 그러니까 지금이 전부는 아니라는 다음이 있고 다음이 있어 다음에서 보면 지금의 이 늪도 조금은 다른 의미일지도 모른다는….



2017 8 16일 수요일


(전략) 진실의 여러 가지 모습들은 운명이라는 시간의 신비 속에서 눈에 띄지 않게 서서히 그 모습을 드러냅니다. 즉 우리 손을 떠나는 지점이 있다는 것이지요.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요? 우리는 주어진 모든 순간을 진실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하며 살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게 선택하고 결단하고 결론을 내려야 합니다. 그러나 그 순간조차도 우리는 현재의 결정이 아주 먼 훗날에 그려지게 될 큰 그림의 한 조각일 뿐임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어떻게 진행될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입장을 가지고 선택하며 자신의 신념과 믿음을 견지하여 판단하지만 이와 동시에 미래를 열어 놓는 것, 그것이 바로 하나의 진실을 지키면서도 진실의 여러 모습들을 인정하는 것이 아닐까요? - P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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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 넘어 함박눈
다나베 세이코 지음, 서혜영 옮김 / 포레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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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방학 노래를 듣고 있다. 

가끔 한 편씩 보고 있는 다나베 세이코의 단편을 두 편 본 오늘.

다나베 세이코 책은 페이스북에서 우연히 서평을 보고 빌려 읽고 있었는데 꽤나 재밌다. 

서평에서 본 단편은 '깜짝우동'

엄마와 사는 노처녀(이 단어가 싫지만 통용되는 단어이기도 하니까)의 엄마가 가출하고 

엄마를 찾아다니다 갑작스럽게 깜짝우동 집에서 만난 남자와 썸을 타게 되는 이야기

그래서 어떻게 됐냐고?

모른다. 그 다음은 그 다음, 깜짝우동 집에서 양이 많아 놀라고 맛있어서 놀라고 다 비우니 깜짝이라 써있어 놀란다는 그런, 그래서 그릇을 다 비우고 깜짝 놀랐으니 어쩐담

그건 알아서 하기로.

그런 정도의 내용이다.


'서른 넘어 함박눈'은 또 어찌나 웃긴지

두 노처녀(!)가 회사 동료로 지내며 연애 얘기도 주고 받고 밥도 같이 먹고 그러다 사별한 다른 남자 동료와 얽히기도 하는, 그렇다고 뭐 얽혀서 머리 쥐어뜯고 싸우는 게 아니다. 다들 그럭저럭 사는 채로 함박눈이 내리는, 그러니까 서른 넘어 내리는 함박눈은 어떻게 맞아야 할까

기쁘지만 온전히 기뻐하기도 뭐하게 너무 많이 봐버린 함박눈

그렇다고 기쁘지 않지는 않은

이런

이상하고 은근한 감정을 잘 보여준다. 


현실은 환상과 달라 어느 정도 찌질한 채로 환상 근처를 서성이게 되는데

그런 채로 사는 그런 감정 없는 듯 감정이 생기기도 하는 어느 일상의 단면이 소설에서 드러난다.



그리고 가을방학의 남자가 다나베 세이코의 '여자는 허벅지'를 어느 책에서인가 얘기해

예전에 보려고 했는데 못 봤던 게 떠올랐다. 

더불어 다나베 세이코가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 작가라는 것도.

그 책은 예전에 다 읽었는데 

그저 그렇다 였는데

지금은 이 책이 참 재밌다. 

내가 달라졌나 이 사람이 더 잘 쓰게 된 건가

가을방학 가사도 가끔 이 사람 소설 같은 그런 구석이 있다는 생각도 든다.

3곱하기4 사이즈 사진을 얘기할 때, 취미는 사랑인 여자에 대해 얘기할 때, 여배우와 소개팅하는 그런 가사들에서 언듯언듯 다나베 세이코 같은 소설이라 해도 좋겠군 싶다. 


예전보다 더 시야가 넓어진 건지 편협함을 버린 건지 아니면 가을방학을 많이 들어서인지 

어쨌든

뭐 노래도 좋고 소설도 좋고 

다들 그럭저럭

나도 그럭저럭 


2017 7 28일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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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바보 한창기 우리 문화의 뿌리 깊은 나무가 되다 세상을 바꾼 작은 씨앗 9
김윤정 지음, 이상권 그림 / 청어람미디어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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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 깊은 나무의 발행인 한창기 선생님.

예전에 팟캐스트 이이제이에서 들었던 것 같다. 브래태니커 백과사전을 팔겠다고 어느 날 뛰어든 젊은이. 그 얘기가 인상 깊었으나 또 까먹었다가

'안녕 돈키호테'를 보고 다시 떠올라 

성인용 도서 '특집! 한창기'를 빌렸으나 당장 읽을 수 있는 어린이 도서를 외출을 내고 봤다.

어린이 도서답게 내용은 간결했고 그 깊은 뜻까지 다 담아내지는 못했으나 

그래도 참 멋있게 자기 뜻을 올곧게 지켜나갔다. 

하고 싶은 것을 하다 죽은 사람

'뿌리 깊은 나무', '샘이 깊은 물'을 발간해 잡지계에 혁명을 일으킨 사람

누구도 아니라 해도 내가 맞으니까 하는 사람

그래서 그 깊은 곳에서 기뻐하는 사람

그런 사람이고 싶다. 

아직도, 여기서는 잘 못 그래도, 그렇게 살고 싶다. 


요새 인정하게 된 것 하나는

누구나 그런 욕망을 갖는 것은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

명예가 더 그립고 권력이 더 탐날 수도 있지

나도 때로 그러니까

아니라 할 수는 없이 때때로 그러니까

그래도 거기 젖지 말아야지 거기 물들지 말아야지 

결국 나는 그게 아니니까 별종이라 해도 할 수 없이 아니니까.


2017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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