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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 넘어 함박눈
다나베 세이코 지음, 서혜영 옮김 / 포레 / 2013년 3월
평점 :
절판
가을방학 노래를 듣고 있다.
가끔 한 편씩 보고 있는 다나베 세이코의 단편을 두 편 본 오늘.
다나베 세이코 책은 페이스북에서 우연히 서평을 보고 빌려 읽고 있었는데 꽤나 재밌다.
서평에서 본 단편은 '깜짝우동'
엄마와 사는 노처녀(이 단어가 싫지만 통용되는 단어이기도 하니까)의 엄마가 가출하고
엄마를 찾아다니다 갑작스럽게 깜짝우동 집에서 만난 남자와 썸을 타게 되는 이야기
그래서 어떻게 됐냐고?
모른다. 그 다음은 그 다음, 깜짝우동 집에서 양이 많아 놀라고 맛있어서 놀라고 다 비우니 깜짝이라 써있어 놀란다는 그런, 그래서 그릇을 다 비우고 깜짝 놀랐으니 어쩐담
그건 알아서 하기로.
그런 정도의 내용이다.
'서른 넘어 함박눈'은 또 어찌나 웃긴지
두 노처녀(!)가 회사 동료로 지내며 연애 얘기도 주고 받고 밥도 같이 먹고 그러다 사별한 다른 남자 동료와 얽히기도 하는, 그렇다고 뭐 얽혀서 머리 쥐어뜯고 싸우는 게 아니다. 다들 그럭저럭 사는 채로 함박눈이 내리는, 그러니까 서른 넘어 내리는 함박눈은 어떻게 맞아야 할까
기쁘지만 온전히 기뻐하기도 뭐하게 너무 많이 봐버린 함박눈
그렇다고 기쁘지 않지는 않은
이런
이상하고 은근한 감정을 잘 보여준다.
현실은 환상과 달라 어느 정도 찌질한 채로 환상 근처를 서성이게 되는데
그런 채로 사는 그런 감정 없는 듯 감정이 생기기도 하는 어느 일상의 단면이 소설에서 드러난다.
그리고 가을방학의 남자가 다나베 세이코의 '여자는 허벅지'를 어느 책에서인가 얘기해
예전에 보려고 했는데 못 봤던 게 떠올랐다.
더불어 다나베 세이코가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 작가라는 것도.
그 책은 예전에 다 읽었는데
그저 그렇다 였는데
지금은 이 책이 참 재밌다.
내가 달라졌나 이 사람이 더 잘 쓰게 된 건가
가을방학 가사도 가끔 이 사람 소설 같은 그런 구석이 있다는 생각도 든다.
3곱하기4 사이즈 사진을 얘기할 때, 취미는 사랑인 여자에 대해 얘기할 때, 여배우와 소개팅하는 그런 가사들에서 언듯언듯 다나베 세이코 같은 소설이라 해도 좋겠군 싶다.
예전보다 더 시야가 넓어진 건지 편협함을 버린 건지 아니면 가을방학을 많이 들어서인지
어쨌든
뭐 노래도 좋고 소설도 좋고
다들 그럭저럭
나도 그럭저럭
2017년 7월 28일
금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