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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로 읽는 정신분석 - 김서영의 치유하는 영화읽기 ㅣ 일상인문학 2
김서영 지음 / 은행나무 / 2014년 5월
평점 :
학교에서 들었던 수업 중 명강의를 뽑으라면 망설임 없이 생각나는 수업 '정신분석과 영화'의 김서영 선생님 책이다. 9시부터 12시까지 수업이었고 때로 영문 자료를 나눠줘 읽고 가느라 밤을 새기도 했지만(밤을 새도 다 못 읽은 날도 많았다) 그래도 정말 좋아했던 수업이다. 그 수업을 들을 때의 두근거림 같은 게 아직도 기억난다.
수업이 너무 재밌어서 혼자 따라가느라 공부도 열심히 하며 프로이트 책도 보고 라깡 책도 보며 밤을 새곤 했다. 밥도 잘 못 먹고 잠도 잘 못 먹었지만 행복한 시절이었다. 지금은 그렇게 생각한다. 라깡의 상징계, 상상계, 실재계도 너무 재미있어서 혼자 노트를 들여다보며 와 세상을 이렇게 바라볼 수도 있구나 했었다. 비록 그때 마지막으로 낸 미야자키 하야오 영화 비평문은 이제와 보니 형편없었지만, 결과물이 비록 미약했어도 그 과정 자체만으로도 행복했다.
오랜만에 라깡의 인간학을 빌렸으나, 보지 못하고 가져다주다 생각이 나 김서영 선생님 책을 빌렸다. 그동안 잊고 있던, 그렇다고 완전히 지운 건 아닌데 차츰 멀어져가는 기차를 겨우 잡아탄 것처럼 그 시간이 기차를 탄 내게 밀려온다. 더불어 지금 하는 고민도 조금은 멀리 바라볼 수 있게 된다.
생계를 위해서였는지 꿈을 위해서였는지 불분명하게 가진 지금 직장에서의 거의 무의미하다 생각되는 시간들에 너무 자괴감 갖지 말자는 것 정도이지만, 그러니까 지금이 전부는 아니라는 다음이 있고 다음이 있어 다음에서 보면 지금의 이 늪도 조금은 다른 의미일지도 모른다는….
2017년 8월 16일
수요일
(전략) 진실의 여러 가지 모습들은 운명이라는 시간의 신비 속에서 눈에 띄지 않게 서서히 그 모습을 드러냅니다. 즉 우리 손을 떠나는 지점이 있다는 것이지요.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요? 우리는 주어진 모든 순간을 진실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하며 살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게 선택하고 결단하고 결론을 내려야 합니다. 그러나 그 순간조차도 우리는 현재의 결정이 아주 먼 훗날에 그려지게 될 큰 그림의 한 조각일 뿐임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어떻게 진행될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입장을 가지고 선택하며 자신의 신념과 믿음을 견지하여 판단하지만 이와 동시에 미래를 열어 놓는 것, 그것이 바로 하나의 진실을 지키면서도 진실의 여러 모습들을 인정하는 것이 아닐까요? - P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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