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자 잔혹극 복간할 결심 1
루스 렌들 지음, 이동윤 옮김 / 북스피어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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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독성이 대단히 뛰어나다. 뒤로 갈수록 더하다. 결국 오늘(20120108) 2/3 읽었다. 쉬는 날이기도 했지만.


인간에게 벌어지는 일은 선의와 악의가 버무려져 있다. 소설을 읽은 다시 한번 생각한 바다


소설을 읽을 때는, 결국 누군가에게 감정이입을 하기 마련이다. 그렇다면 '활자잔혹극'에서 감정 이입할 대상은? 없다. 유니스 파치먼이란 문맹자에 대해 연민이란 감정으로 이입하기에는 그녀는 지독하게 계산적이다. 그녀가 동성애자에게 돈을 뜯어내는 장면에서 그녀에 대한 연민은 끝장을 본다.(해설인지 어딘지에서 장정일은 소설을 < 리더> 비교한다. < 리더> 소설을 읽지는 않고 영화만 봤지만, 영화 같은 경우에는 한나에게 감정이입을 하게 된다.) 그렇다고 그녀의 죄를 공범자인 조앤 스미스의 광기에 힘입었다고 몰아붙일 수는 없다.

그렇다고 멜린다나 조지, 재클린 같은 유산 계급들이 엄청난 악의로 포장되어 있지도 않다. 그게 소설의 매력이기도 하다. 악의조차 강박의 일종일 있다는 .

소설의 문장-유니스 파치먼은 읽을 줄도 줄도 몰랐기 때문에 커버데일 일가를 죽였다.

문장을 읽는 순간, ? 라는 의문이 떠오른다. 문맹은 살인으로 연결될 있는가. 루쓰 랜들은 거기에 자아보존본능과 강박을 부여한다.

이로 인해 벌어지는 온갖 사소한 사건들의 흡입력이 대단하다. 문맹이 살인과 연결되는 연쇄 고리 같은 것을 따라가는 느낌. 폭발하기 직전까지 어떻게 달궈져 왔는가. 추리 소설이라 있지만, 추리는 후반부에 시작된다. 과연 유니스 파치먼은 어떻게 범인으로 밝혀지는가 정도.

어딘가 실화 같은 느낌을 풍긴다. 어느 신문의 기사를 파헤친 느낌. 작가의 역량일 수도 있다. 소재 때문일 가능성도 있다.

공범자이자 유니스 파치먼과 동네 친구(?) 사이였던 조앤 스미스라는 인물도 흥미롭다. 그녀의 광기는 어디서 시작했는가. 제대로 교육과 사랑을 받았던 그녀는 광기에 휩싸이고 말았는가. 그것이야말로 천성인가.

배울 점은 차분함이다. 극도로 차분하게 소설이 진행된다. 유니스 파치먼이란 인물이 가정부로 들어와 점점 태도가 돌변해가는 지점이 차분하다. 그녀의 본성이 나타나는 방향이라고 해야 할까.




2012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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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블 - 전2권 - side A, side B + 일러스트 화집
박민규 지음 / 창비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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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근처


이 사람이 나라고 해도 좋고 내가 아니라 해도 좋다. 나라고 해도 나이고 내가 아니라 해도 나이다. 나이고 나 아닌 것 사이에 나라고 할 것도 없다.


추사가 자기 자화상 곁에 붙인 말. 이 말 같은 소설이다. 죽음 근처에서 자기 근처를 서성이는 남자의 이야기다. 어린 시절 살던 시골로 돌아가 친구들을 만나고 여자에게 돈을 빌려주게 되는. 속되고 무엇인지 모를 세상사에 대한.


마지막이 좋다.



'그리고 그는 어디로 가는 걸까. 아마도 이



근처(近處)일 것이다.'


 


예전에 나는 박민규를 좋아하는 사람을 알고 있었다. 그 남자와 사자인지 어디인지 술집에 앉아서 박민규가 왜 좋은가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 오늘 같은 날이었다. 밖에서 술을 마시기 좋은 날. 지금은 그 남자도 없고 그 술집도 사라졌다. 나만 남아서 박민규 소설을 읽다가 삐질삐질 울며 그 남자에게 몇 가지 묻고 싶은 말을 떠올리고 그 남자의 꿈을 꿨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래, 나는 삐질삐질 울며 그 남자를 떠올렸다. 그 남자가 살다가 간 삶 근처에 대해 나는 어떤 말을 해야 할지 아직 잘 모르겠다.



 

2

결국, 다 읽었다. 재밌었다. 글도 쓰고 싶어졌다.


박민규는 자기를 위해서 열심히 글을 쓰는데 그게 좋아 보였다. 여러 종류의 글을 쓰며 영역을 확장하는 느낌이다. 다양한 글이 있다. 그러니까 sf며 과거 선사시대며, 나랑 같은 꿈을 꾸나 보다 싶게 그런 글들이, 내 꿈에서 보고 썼다면 나오지 않을까 하는 글들이 여기저기 있다.  


  

3

박민규 소설과 아이작 뉴턴의 전기를 가방에 넣고 월드컵 공원에 갔다가, 겨우 절까지는 읽었는데, 그 감흥에 젖을 수는 없었다. 예전에 읽을 때는 정말 재밌었는데 말이다.(계간지에 실렸을 때 읽었었다. 나는 그의 문학을 감히 '짬뽕' 같다고 했다. 휘저어 휘저어 국물 맛이 죽여줘요 그런 의미로다가) 그런데 이번에는 눈 앞에 세 연인이 나의 독서 생활을 방해했다. 확실히 세 쌍의 연인 앞에서 네 마리 용이니 뭐니 하는 게 좀 웃겼다. 다 읽긴 했는데, 처음 읽었을 때만큼 신선하지는 않았다. '고도를 기다리며'를 패러디한 작품도 예전엔 대단하다, 멋지다, 간지난다 였는데, 이제 보니 그냥 그렇지 뭐 싶어졌다. 그러니까 우디 알랜이 어느 영화에서 소설가는 대단한 작품을 패러디하든가, 뭐하라든가 그런 말들과 비슷하구나 싶었다.


에이 그래도 요새 박민규 소설 아니면 읽을 맛도 안 난다. 재미도 없고 지겹고 말이다. 그런 면에서 대단한 사람이다. 그리고, 그리고, 그래서, 책 한 권 더 샀다. 저 잘했죠?


 


 2011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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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가슴 아래께에 온 통증 창비시선 204
장석남 지음 / 창비 / 200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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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 김수영 시가 생각난다. '사랑', '설움'이란 단어나 종결어미의 느낌이 그렇다. 특히 '여름숲' 같은 시는 그렇다.

시인의 첫 번째 시집으로 김수영 문학상을 타고 시인으로서는 스무스한 행보를 한다. 그는 그런 말도 했다. 자기가 얼마나 영악한지 아느냐고 그랬단다. 비슷한 . (찾아봐야지)

그는 모를 거라 생각할 테지만 알고 있을 지도 모른다. 그의 시에서 나는 어떤 냄새, 김수영의 냄새나 서정주의 냄새를 맡을 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괜찮은 어떤 부분, 그가 그렇게 이어가 어디로 이를까 세상은 보아주고 싶었던 아닐까.



자리에 들어가는 못물처럼

 

 

 

누구나 혼자 있을 때는

걱정 여자 걱정 같은 거나 면하면

못자리에 들어가는 못물 같은 것이나 생각해보면 좋다

못물이 못자리 한바퀴 돌아

새로 논둑에 생긴 손자국 발자국 앞에 슬몃 머무는

생각해보면 좋다

 

그것도 아니면

못자리에 들어가는 못물의 소리를

하루 가장 조용한 시간 가운데다

앉혀보는 것은 어떤가

소리로써 잠자리의 곁을 삼아보는 것은 어떤가

 

못자리에 들어가는 못물처럼

하루나 이틀 살아보는 것은 어떤가

아니, 여러날씩

살아보는 것은 어떤가

 

2010년 10월 21일 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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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답게와 나고은 사계절 저학년문고 20
김향이 지음, 김종도 그림 / 사계절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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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들은 가끔 대단히 신기하다. 엄마 없다, 이런 말을 훨씬 아무렇지 않게 하기도 한다. 그러다가도 그런 애를 놀리기도 한다. 애들에게 가족이 혈연공동체일 필요는 없음을 알려주고 싶을 , 세상 사람이 모여 사는 방식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을 좋은 책이 있을 같다. 잃거나 얻는 인생사 사건은 애들에게도 어른에게도 앓이가 필요한가 보다. 오히려 꼬마애는 앓이를 확실히 하고 확실히 성장한다. 어른은 그렇지 못한데 말이다.


2010년 12월 6일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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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베스 셰익스피어 3
윌리엄 셰익스피어 지음, 이덕수 옮김 / 형설출판사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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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더프가 나는 여자에게 태어나지 않았다 라고 밝힐 때는 띠리리리리 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이런 어설픈 구성으로도 글을 있나 싶다가도 문제를 내고 거기에 어떻게든 끼워 맞추며 절정을 만들어내고 그런 식으로 하면서 대사로 먹고 들어가는 셰익스피어의 방식에 찬사를.

멕베스는 셰익스피어의 작품이 아니라거나 조잡하다는 욕을 많이 먹긴 했다지만 그래도

어떤 대사는 훌륭하다.


2010년 9월 30일 목요일


이후로 맥베스 연극을 몇 편 보았다. 그리고 희곡을 보는 것과 연극을 보는 것의 차이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절정으로 치달을 때의 긴장감, 미친 레이디 맥베스와 맥베스의 고뇌들이 가득한 무대, 여전히 눈앞에 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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