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 소설의 리뷰를 쓸 때, 소실점을 어디에 둘까 오래 고민했다.
고민 끝에 첫 장은 책 곳곳의 구절을 담아서 내 식대로 책 소개를 했고, 남은 두 장은 스포일러 말머리 달고 원없이 쓰기로 결정. 요시다 슈이치의 《분노》를 읽고 글을 쓸때 스포일러를 거르지 않고 쓰는 게 쉽지 않아, 뜬구름만 잡고 끝낸 기억이 영 안좋게 남아서 이번엔 작정하고 썼다.
3장에 조금 못 미치는 분량의 리뷰는 블로그와 인터넷 서점 곳곳에 올려둔만큼 인스타에서는 조금 다른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2. 소설 뒷 표지의 문구에서도 느껴지듯이 이 책은 다소 수위가 있다. 특히 용의자의 진술 수위가 세서 나로서는 읽는데 다소 버거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읽어낼 수 있었던 건 이걸 읽어내면 뭔가 있을거야, 라는 믿음 때문이었다.
드라마로 학습된 믿음이었다. 드라마 '특수사건전담반 텐' 1회. 사건이 워낙 그로테스크해서 이걸 봐야하나 말아야하나 고민하다가 한 편의 영화 같은 연출에 홀려서 결국 다 보고 말았는데, 사건 뒤에 가려져있던 사연이 워낙 먹먹해서 오랜시간 여운에 잠겨있었다. 그 회차에 삽입곡으로 쓰였던 제프 버클리의 'Hallelujah'와 함께.
책도 예외는 없어서, 가깝게는 요시다 슈이치의 소설이 그랬다. 사건의 끝에 밝혀진 진실 앞에서, 사연을 관통하는 하나의 주제가 나를 울렸다.
사연의 극대화를 위해 보다 더 자극적인 사건을 만들어서는 안되지만, 자극적인 사건이 등장하면 왠지 모르게 기대하게 되는 건 사실이다. 이번엔 또 어떤 사연이 내게 오려고 사건이 이렇게 센가 싶어서.
3. 소설에서 유일하게 배우를 대입해 읽은 캐릭터가 있었는데, 최선우 사건을 맡은 강력부 검사 강주희였다.
'더 킹'에서 "경찰 역사상 이 정도 쓰레기들이 있었습니까?"라는 대사를 쳤던 김소진 배우님. 검사 캐릭터가 참 잘 어울렸다.
박무현 캐릭터는 왠지 김태훈 배우님이 생각났는데, 정작 중요한 두 사람 최선우와 서인하는 떠오르지 않았다.
만약 영화화 된다면 과연 어떤 배우들이 연기할까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