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을 실감하는 순간이 있다.
선풍기를 꺼내 준비할 때, 어제도 입은 긴팔이 하루 차이로 무색하게 더울 때, 점심메뉴로 냉면만한 게 없을 때. 내겐 이런 순간보다 여름을 실감하는 때가 있는데, 바로 정유정의 책을 읽을 때다.

너무 더워 잠이 오지 않던 여름밤, 날을 새워 <7년의 밤>을 읽은 기억. 후두둑 떨어지는 빗소리를 들으며 <28>을 읽던 오후의 기억. <내 심장을 쏴라>의 주인공 승민이 마지막 순간까지도 그리워하던 신들의 땅 히말라야. <정유정의 히말라야 환상방황>을 읽은 것도 여름이었다.

소설로는 3년만이다. 늘 그랬듯 여름에 찾아온 신작. 예약판매하는 책을 미리 구매하며, 여름이 왔음을 실감한다. 이번엔 또 어떤 시공간에서, 어떤 캐릭터가 나를 비록한 독자들을 기다리고 있을까.

5월. 영화에 <곡성>이 있다면, 책에는 단언컨대 <종의 기원>이 있다. 두 작품을 만날 생각을 하니, 여름이 오는 게 나쁘지만은 않다.


아래는 책 소개.

작가 정유정이 돌아왔다!

펴내는 작품마다 압도적인 서사와 폭발적인 이야기의 힘으로 많은 독자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아온 정유정이 전작 《28》 이후 3년 만에 장편소설 《종의 기원》으로 독자들을 찾았다. 새로운 작품을 내놓을 때마다 다음 작품을 기다리게 하는 작가이기에 3년 만에 만나는 그의 신작을 향한 독자들의 기대는 그 시간만큼이나 높게 쌓였을 것이다.

작품 안에서 늘 허를 찌르는 반전을 선사했던 작가답게, 이번 작품에서 정유정의 상상력은 전혀 다른 방향에서 빛을 발한다. 미지의 세계가 아닌 인간, 그 내면 깊숙한 곳으로 독자들을 초대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껏 ‘악’에 대한 시선을 집요하게 유지해온 작가는 이번 신작 《종의 기원》에 이르러 ‘악’ 그 자체가 되었다. 그리하여 그 누구와 비교할 수 없는 정유정만의 독보적인 스타일로 ‘악’에 대한 한층 더 세련되고 깊이 있는 통찰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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